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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UFO 보고서 발표를 이끈 주역들 한국 언론 최초 인터뷰

이제는 ‘미확인비행물체’가 아니라 ‘실존물체’다!

글 : 김영남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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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를 PO(Physical Object)로 만든 사람들 이야기

⊙ “나는 앞으로 몇 년 내지 10년 안에는 흥미로운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전 세계에 천체망원경 설치해 UFO 추적 나서는 에비 로엡 하버드大 교수)
⊙ “코로나바이러스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미국 정치권에서 UFO만이 거의 유일하게 통일된 현안… 정치인과 정부 당국자를 계속 압박해야!”(20년간 각국 정부의 UFO 자료 추적해온 레슬리 킨 기자)
⊙ “누군가가 믿건 말건 존재하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UFO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이미 밝혀졌다”(2017년 《NYT》의 UFO 특종기사 필진 랄프 블루멘탈 기자)
  2021년은 미확인비행물체(UFO) 현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 6월 25일 공식 보고서를 발표, ‘UFO는 물체(Physical Object)다’라고 인정했다.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이 만든 기술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민간인들이 아닌 해군 조종사 등 군(軍) 관계자들이 보고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정부 보고서 발표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굴까?
 
  우선 국가정보국장실이 국방부와 함께 보고서를 발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美) 의회의 예산 때문이다. 2018년 여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2019년 국방수권법(國防授權法)에 기밀로 된 내용을 포함시켰다. 국방부가 UFO 문제를 조사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2020년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2021년도 정보수권법안에 ‘UFO를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180일 이내에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를 통해 2021년도 중순 180일 마감 시한에 맞춰 보고서가 대중에 공개된 것이다.
 

  금기시되던 UFO라는 문제를 정치권에서 진지하게 다루게 된 배경 역시 중요하다. 미국 전문가들은 2017년 12월 《뉴욕타임스》의 특종기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이 기사는 미 국방부가 비밀리에 UFO를 분석하는 부서를 운영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추가로 미 해군 조종사들이 촬영한 UFO 영상 세 개를 공개했다.
 
  국방부는 결국 동영상의 진위(眞僞) 여부를 인정하기도 했다. 기존까지는 민간인들이 촬영한 희미하고 뿌연 사진들이 대다수였으나 해군 레이더 등에 포착된 UFO의 움직임이 공개된 것이다. UFO는 대개 주류 언론에서 가십성으로 다뤄지고 조롱의 대상이 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갈릴레오 프로젝트’
 
미국 정부의 〈미확인항공현상〉 보고서.
  2021년 미국 정부의 공식 보고서가 발표되고 얼마 후 또 하나의 큰 뉴스가 전 세계 UFO 마니아들을 흥분시켰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천문학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에비) 로엡 하버드대학 교수가 ‘민간인의 기부금을 받아 UFO의 증거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 천체망원경을 설치해 UFO를 관찰하는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보고서 발표 얼마 후 진행된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밀로 된 보고서를 봤다”고 했다. 그는 “과학자들에게 이런 목격 사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고, 이들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UFO, 나아가서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가 철학적 측면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었는데, 이를 과학의 영역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고백이었다. 이런 논의가 나오자마자 하버드대학 천체물리학 교수가 미국 프린스턴대학과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 등 전 세계 물리학자들과 함께 UFO의 증거를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시 지난 5년간의 상황을 되짚어보자면, 우선 국방부의 비밀 부서인 ‘고등항공우주위협식별프로그램(AATIP)’을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이끌던 방첩 담당 장교 출신 루이스 엘리존도가 불씨를 댕겼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퇴직 얼마 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던 레슬리 킨이라는 여성에게 비밀 프로그램의 존재를 털어놨다. 그는 UFO 관련 사실을 은폐, 혹은 대중에 숨기려는 국방부의 폐쇄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레슬리 킨 기자는 이란과 페루, 브라질 등 여러 국가의 전투기 조종사들이 목격한 UFO 사례와 각국 정부의 UFO 관련 프로그램을 다룬 《UFOs》라는 책을 2010년에 냈다. UFO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자로 알려져 있었다.
 
  엘리존도는 킨 기자와 만나 정부가 가지고 있는 UFO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조건을 붙였다. 이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킨 기자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뉴욕타임스》의 랄프 블루멘탈 기자에게 연락했다. 《뉴욕타임스》 편집장은 베테랑 국방부 출입 기자인 헬렌 쿠퍼를 투입해 세 명이 공동 기사를 쓰도록 했다. 그렇게 2017년 12월 16일, UFO를 정면으로 다룬 특종기사가 탄생했다.
 
 
  최고의 UFO 전문가들을 만나다
 
  기자는 레슬리 킨과 랄프 블루멘탈 기자, 그리고 하버드대학 로엡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진지하게 UFO 문제를 선도(先導)하고 있는 인물이다.
 
  랄프 블루멘탈은 1964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타임스》 기자로 활동했고, 이후에는 프리랜서 신분으로 이 신문에 글을 쓰고 있다. 그는 1993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트럭 폭탄 테러 공격이 발생했을 때 《뉴욕타임스》 메트로 취재팀을 지휘했다. 이 팀은 당시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또 그는 서독과 월남 등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텍사스주에 있는 남서지국 지국장을 지냈다. 2021년에는 하버드대학 의대 정신과 과장을 지낸 존 맥 박사의 전기(傳記)인 책 《빌리버(Believer)》를 냈다. 맥 박사는 UFO 현상보다 한 차원 위 이야기로 분류되는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는 사람들’을 연구했다. 맥 박사는 약 200명의 납치 경험자를 만난 뒤 ‘이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지 않다’며 ‘이들의 말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에비 로엡 교수도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하버드대학 천문학과 학과장을 지냈는데, 학교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학과장을 지낸 사람이다. 그는 이스라엘 예루살렘대학에서 24세 때 박사 학위(플라스마 물리학)를 받았다. 1993년부터 하버드대학에서 근무했고, 1996년 종신직 교수로 임명됐다. 그가 UFO 문제와 관련해 언론에 처음 언급된 것은 2018년 무렵이었다. 2017년 10월 ‘오우무아무아(Oumuamua·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처음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라는 성간(星間) 천체가 관측됐다. 이는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 천체로는 처음 관측된 사례였다. 천문학자들은 이 천체가 일반 혜성이나 소행성처럼 비행하지 않아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당시 로엡 교수는 외계 고등 생명체가 보낸 인공물(人工物)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는 하버드대학 교수가 제정신이 아닌 말을 하고 있다고 그를 공격했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 이어갔고, 2021년 초 《외계생명체: 지구 너머 지적(知的) 생명체의 첫 신호(Extraterrestrial: First Sign of Intelligent Life Beyond Earth)》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25개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레슬리 킨 기자는 2017년에는 《죽음으로부터 살아남다(Surviving Death)》라는 책을 썼다. 임사체험(臨死體驗)과 사후세계(死後世界)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세명 모두 꾸준히 특정 주제를 연구하고 글을 써온 사람들이다. 이들과의 인터뷰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에 걸쳐 진행됐다. UFO에 왜 관심을 갖게 됐는지, 정부 보고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블루멘탈, 킨, 로엡 순(順)으로 진행했는데, 기사 역시 이런 순으로 정리한다.
 
 
  20년간의 UFO 취재 고충
 
레슬리 킨 기자. 사진=킨 제공
  ― UFO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블루멘탈: “《뉴욕타임스》 기자로 활동하며 여러 특이한 이야기들을 많이 다뤘다. 마피아에 대해서도 쓰고 나치 전범(戰犯)들에 대해서도 썼다. 부패한 정치인들, 그리고 연방수사국(FBI)과 경찰에 대한 내용도 많이 썼다. 여러 분야의 내용을 취재해왔는데 UFO나 외계인에 납치됐다는 현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다.
 
  왜 관심을 가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두 가지 답이 있을 것 같다. 우선 《뉴욕타임스》에 있으면서 여러 주제를 다룰 기회가 있었고, UFO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 아니었나 싶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어렸을 때 항상 공상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관심 갖고 있던 문제가 성인이 돼서 다시 머릿속에 불씨를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킨: “1999년이었던 것 같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프랑스에 있는 지인(知人)이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내게 보내왔다. 여러 장군과 과학자 등이 정부와 함께 일하는 싱크탱크 소속으로 작성한 보고서였다. 이들은 몇 년에 걸쳐 UFO를 연구해서 90쪽짜리 보고서를 냈다. UFO가 외계에서 왔다는 가설(假說)이 가장 신빙성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를 보게 됐을 때 큰 기사가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만 해도 UFO 관련 기사를 쓰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사람들은 이런 주제를 다루면 조롱하기 바빴다. 오래 알아온 《보스턴글로브》 신문의 여성 에디터에게 이런 기사를 쓰겠다고 발제한 뒤 그를 설득하는 시간을 보냈다. 결국 2000년 5월 《보스턴글로브》 주말판에 기사가 실렸고, 그때부터 나는 UFO 문제를 계속 취재하게 됐다. UFO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내 기사를 좋게 봐줬다. 어떤 기자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엡: “이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나는 새로운 은하계와 새로운 별을 찾아내는 일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우주에 있는 빛을 내지 않는 물질로 정체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암흑물질과 블랙홀에 대해 연구했다. 내가 이런 문제를 처음 제기했을 때 사람들은 무시했지만 결국에는 뜨거운 주제가 됐다.
 
  나는 2017년에 발견된 ‘오우무아무아’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이것은 일반적인 돌덩이나 혜성, 소행성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기술을 가진 문명이 만든 인공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여러 천문학자는 이를 소행성이나 혜성일 것으로 봤다. 하지만 나는 이 물체에서 혜성 꼬리를 보지 못했다(혜성 꼬리는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며 지나갈 때 남기는 흔적을 뜻한다). 가스나 먼지도 보이지 않았다. 어떤 탄소 입자도 발견되지 않았다. 무언가 증발하는 것이 없었다는 뜻이다. 다른 혜성처럼 가스를 배출하지 않았다. 혜성이라는 것은 얼음으로 뒤덮인 돌덩이다. 태양과 가까워지면 얼음이 녹아 증발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혜성과 다른 물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물체는 8시간 간격으로 다른 빛을 보내왔다. 태양에서 반사된 빛이다. 이렇다는 것은 팬케이크처럼 얇고 납작한 물체라는 점을 의미한다. 혜성 꼬리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태양으로부터 멀어졌다.”
 
 
  특종의 탄생
 
  ― 커리어 측면에서 봤을 때 주류적 관심사로 분류되지 않는 이런 주제를 다루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가.
 
  블루멘탈: “나는 UFO와 관련한 첫 번째 기사를 쓰기로 했을 때 에디터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없었다. 후속 보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기사는 2017년 12월이었다. 이 기사를 쓰게 된 이유는 실명(實名)으로 이를 증언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익명(匿名)의 소식통’ 같은 것 없이 관계자들을 모두 실명으로 기사에 담았다. 우리는 해군 조종사들 영상 중 기밀 해제된 것을 구해 보도했다. 강력한 증거였다. 이런 중요한 문제에 증거가 뒷받침된다면 《뉴욕타임스》나 다른 주류 언론에 실리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국방부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밀 부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뉴스성이 있는 것 아닌가? 이 기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다. 좋은 취재 기사의 모범 사례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기사인 것이다.”
 
  킨: “20년 전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보스턴글로브》에 UFO 관련 기사를 처음 실었다. 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러 에디터에게 관련 기사를 보냈는데 이들은 기사를 실어주지 않았다. 《보스턴글로브》에서 활동하던 한 여성 에디터가 내 기사를 좋게 봐줬지만, 역시 기사를 실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기사를 수정할 테니 다시 검토해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UFO 문제를 다루게 되면 평판이 안 좋아질 것을 우려했다. 사람들은 이런 기사를 보면 조롱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첫 번째 기사가 나오게 될 때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 번 쓰고 난 후로는 후속 보도를 하는 게 쉬워졌다. 물론 기자라는 커리어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내 기사를 두고 공격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사실을 다룬 것이기 때문에 비난할 이야기도 없었다. 기사에는 내 추측을 담지도 않았고, 특정 결론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나는 UFO를 써온 사람들이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황당한 내용을 소개하는 식이었는데 사람들이 조롱하기 딱 좋은 내용들이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한 번도 기사에 소개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의 반응을 담는 등 사실만 다뤘다. 내 기사를 두고 비판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로엡: “대다수의 별이 태양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면 우리와 같은 문명을 가진 곳이 수십억 년 전부터 존재했을 수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내 말은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탐구해보자는 것이다. 수십억 년 전부터 존재한 문명이 보내온 기기(器機)가 있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공격한다.
 
  나는 UFO 문제가 주류(主流) 학문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사람들은 현재 (우주가 여러 개 있다는) 멀티버스, (만물의 최소 단위가 점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이라는) 끈 이론, 그리고 새로운 차원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를 입증하는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이런 이론들은 학계에서 인정받는다. 이런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각종 상(賞)을 받고 있다. 그런데 왜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는 것은 무시받아야 하는가? 이는 현실을 증명하는 물리학의 목적에 위배된다. 천문학자들 역시 다른 문명을 가진 집단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린다.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연구하는 데 따른 위험을 피하려는 것이다.”
 
 
  ‘충돌 직전(near miss)’ 상황과 ‘UFO는 물체다’가 美 보고서의 핵심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UFO 관련 영상.
  ― 미국 정부 보고서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블루멘탈: “해군 조종사들의 증언이 나온 뒤 바뀐 점은, 정부가 처음으로 최소한 ‘실제 존재하는 물체’라고 말한 것이다. 이것이 6월 25일 보고서의 핵심이다. 이번 보고서는 처음으로 이런 현상이 망상(妄想)이나 착시(錯視), 다른 실체를 잘못 인식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존재함을 인정한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군 조종사들이 촬영한 영상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국방부는 이를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킨: “UFO에 관심을 가진 사람 중 상당수가 보고서에 불만족하지만, 나는 이 보고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UFO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UFO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UFO를 물체라고 불렀고, 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주목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 많이 담겼다.
 
  우선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이 만든 기술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이것이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UFO 현상에 대한 현실을 인정했고, 이 문제를 진지하게 조사하겠다고 했다.
 
  보고서에 담긴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은 여러 정부 기관이 정보를 공유(共有)하겠다고 한 점이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만 검토해왔다. 연방항공청(FAA)도 이런 정부의 태스크포스에 참여하게 했다는데, 이는 중요한 진전이다. FAA는 UFO 문제에 있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사람들은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보고서가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본다.”
 
  로엡: “내 책을 출간한 후인 2021년 6월 미국 국방부는 UFO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분석한 144건 사례 중 143건에 대한 설명이 불확실하다고 했다. 여러 센서를 통해 포착된 물체들인데 실제로 존재하는 물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런 물체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고 했다.
 
  나는 정보당국이 제대로 일하지 않고 있다고 느꼈고, 이 문제를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70년간 사람들은 UFO 이야기를 해왔다. 이들이 목격했다는 물체들은 단순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건 고화질의 증거자료를 모아 과학적 분석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정부의 기밀자료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정부 자료에 의존하다 보면 학자로서 표현의 자유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더 확실한 증거자료는 현재도 기밀”

 
블루멘탈 기자. 사진=블루멘탈 제공
  ― 이번 정부 보고서에는 이들이 분석한 구체적인 사례가 담기지 않아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의 발표가 UFO 학문에 있어 발간 전(前)과 후(後)를 나누게 될 획기적 사건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블루멘탈: “아니다. 이 보고서는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생각한다. 9쪽에 불과했다. 이들은 여러 설명을 내놓으며 사실상 이를 통해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모든 가능성에 대한 해설을 달았다. 미국이 개발한 비밀 기술일 가능성, 러시아나 중국, 혹은 다른 국가가 만든 기술일 가능성, 빙정(氷晶)과 같은 자연현상, 혹은 항공 잡음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나씩 소개한 이유는 UFO 현상이 이런 현상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구에 있는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가 만든 어떤 기술도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러고 나서 ‘기타’라는 항목을 남겨놨는데 이것이 가장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다른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있다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한 어떤 추측도 내놓지 않았다. 이들이 이런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 보고서에 또 하나 중요한 표현이 있다. ‘충돌 직전(near miss)’ 상황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실제로 겁을 먹었고, 이런 현상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이것이 획기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킨: “미국 정부가 (UFO는 외계에서 왔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회의론자들은 증거가 부족하고 영상 화질이 좋지 않다고 비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더욱 확실한 증거자료들은 현재 기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회의론자들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런 영상을 보지 못했다. 이 영상들은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장면을 담고 있다. 나는 정부의 UFO 태스크포스에서 근무하며 영상을 봤다는 사람들로부터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뛰어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가 이런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루이스 엘리존도와 크리스 멜론 등이 더욱 구체적인 기밀들을 본 사람들이다. 미국 의원들 역시 비공개 청문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 UFO가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러시아나 중국, 미국이 만든 물체가 아니라는 내용을 보고받은 것이다.”
 
  로엡: “나는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UFO 보고서를 냈는데 과학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썼다. 군인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들이 UFO를 포착했다는 카메라나 센서는 그리 뛰어나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의 UFO 관련 기밀자료에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내 학문적 자유에 제약이 생기게 될 것 같다.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기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싶다. 최고의 기술을 사용한 기기를 통해 최고의 분석을 하는 것이다. ‘누구누구가 이런 말을 했다’는 내용을 가지고 과학 논문을 쓸 수는 없다. 법정에서는 증인의 증언으로 누군가를 감옥에 보낼 수도 있지만 과학은 다르다. 과학은 누군가의 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수치화할 수 있는 자료를 내놓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특이한 현상을 찾아낸다면 과학계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본다.”
 
 
  “최고의 器機로 사진 한 장만 찍으면 돼”
 
블루멘탈 기자의 책 《빌리버》.
  ― UFO에 대한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사실과 음모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일 같다.
 
  블루멘탈: “정보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 분야는 여전히 기밀로 유지되고 있다. 기자들로서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기밀을 폭로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는 범죄에 해당한다. 누군가의 목숨이 위태롭지 않은 이상 이런 기밀을 폭로하는 것은 《뉴욕타임스》에서 금지다.
 
  우리 기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소식통을 계속해서 접촉해 무엇을 실명으로 알려줄 수 있는지 취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부에 계속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정보공개 요청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 분야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이 문제를 열심히 조사하고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기밀이 아닌 내용 중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들을 말해주도록 했다. 이렇게 계속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킨: “정치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UFO 보고서를 발표하도록 한 것 역시 정치인들이 이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UFO 관련 부서에 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것도 정치인들이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UFO 관련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유일하게 통일된 의견을 보이는 게 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곳이 미국 아닌가? 극우 성향의 정치인, 극좌 성향의 정치인, 극우 언론, 극좌 언론을 막론하고 이 문제에 똑같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는 정책 입안자들과 정보 당국자들을 만나 UFO 관련 문제들을 취재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 자료와 당국자의 증언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외계인에 의한 납치 같은 더 특이한 현상을 다루게 되면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로엡: “우리가 망원경을 통해 찾는 장면은 특이한 현상이다. 외계의 기술로 만들어낸 물체들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우리가 포착한 99.9%의 장면이 모두 평범한 방법으로 설명이 될 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물체만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발견이다.
 
  수족관에 가는 것과 비슷하다. 이들 중 특이한 물고기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다. 대다수의 물고기가 평범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온 물고기 하나만 찾아내면 된다.
 
  얼마 전 기자 한명이 ‘이미 나온 수많은 자료가 있는데 왜 이를 검토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느냐’고 물었다. 이런 현상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료가 신빙성 있었다면 이 현상에 대한 논쟁이 벌써 끝나지 않았겠는가?
 
  과학자들은 신빙성 있는 고화질의 자료가 있다면 이를 제시해 증명해보라는 식으로 UFO 현상을 조롱한다. 나는 수십 년 전 자료들을 검토하며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기기가 훨씬 더 뛰어나다. 새로운 자료를 찾아내자는 것이다. 과학이라는 것은 새로운 결과를 계속 생산해내는 것이다. 선입견(先入見)을 갖지 않고 자료를 모으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몇 년 내지 10년 안에는 흥미로운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새나 드론, 비행기 같은 물체도 보겠지만 ‘오우무아무아’ 같은 물체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물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나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이 분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똑똑한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 우리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이런 생각은 매번 틀린 것으로 증명됐다.”
 
 
 
‘UFO를 믿느냐’는 잘못된 질문!

 
로엡 교수. 사진=로엡 제공
  ― UFO 문제를 언급하다 보면 영어 단어 빌리브(Believe)가 자주 언급된다. ‘UFO를 믿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함축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블루멘탈: “이 단어는 누군가를 경멸하는 뉘앙스로 많이 쓰인다. 증거와 과학을 무시하고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을 갖는 사람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된다. ‘믿음’이라는 단어에는 ‘아무 이유 없이 무언가를 신봉한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신(神)을 믿는다’고 해보자.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이를 믿는 것이다. 이와 똑같은 것이다.
 
  마거릿 미드라는 저명한 인류학자는 수년 전 《레드북》이라는 잡지에 흥미로운 글을 썼다. 누군가에게 ‘UFO를 믿느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황당한 질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UFO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존재하는 것을 두고 ‘존재한다고 믿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했다. ‘바다가 존재한다고 믿는가?’ ‘달이 존재한다고 믿는가?’와 똑같은 질문이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믿건 말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킨: “나는 ‘믿느냐’는 질문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이미 UFO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많이 나왔다. 사람들은 ‘UFO를 믿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들이 실제로 궁금한 것은 ‘외계인을 믿느냐’는 질문인 것 같다.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찾고 있다고 믿느냐는 것인데 나는 이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믿고 안 믿고는 사람들의 선택인 것 같다.
 
  하지만 UFO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것이기 때문에 ‘UFO를 믿느냐’는 질문은 잘못됐다. 하늘에 구름이 있다는 것을 믿느냐는 질문과 똑같은 것이다. ‘나는 UFO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 정부가 UFO는 존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정치인과 군인들이 공개적으로 이런 내용을 알리고 있다.
 
  ‘UFO’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 정부는 UFO가 아니라 ‘미확인항공현상(UAP)’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UFO가 갖고 있는 음모론적인 인식 때문에 UAP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엡: “믿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 하나를 보여준다고 생각해보라. 이 물체에 있는 나사와 볼트를 볼 수 있고 글이 쓰여 있을 수도 있다. 이걸 보고도 이를 돌덩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신병동에 가야 할 것이다. 증거가 있으면 되는 문제다. 흐릿한 이미지를 두고 이를 믿느냐 안 믿느냐 논쟁하는 것은 평생 해도 끝이 나지 않는다. 나는 논쟁하고 싶은 게 아니라 더 나은 자료를 찾고 싶은 것이다.
 
  어느 한쪽의 의견이 더 낫다고 다른 사람을 설득한다고 해서 진전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 트위터에 ‘좋아요’가 더 많이 눌렸다고 해서 이것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학자들이 동의해온 사안이 있으면 이를 당연히 사실일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으면 사실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는 종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서로를 설득해가며 큰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말하는 것이 진실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과학적 증거, 실험을 통한 증거가 중요하다. 핵심은 이 문제를 과학의 영역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보자는 것이다.”
 
 
  百聞不如一見
 
로엡 교수의 《외계생명체》.
  현재 미국 언론에서 UFO와 관련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로엡 교수와 나눈 대화를 조금 더 소개하도록 하겠다.
 
  ― 과학의 영역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등 ‘과학’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하는 것 같다.
 
  “약 100년 전 양자역학(量子力學)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을 때 여러 과학자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과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이에 반대했다. 그는 양자역학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수개월, 수년에 걸쳐 양자역학이 잘못된 이론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지만 완전히 틀렸다. 양자역학이라는 것은 특이하고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실험과 증거를 통해 증명된 이론이다.
 
  갈릴레오가 살던 시절 철학자들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자만심에 빠져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이를 연구한 뒤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자 사람들은 화가 나 그를 가택연금시켰다. 이들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갈릴레오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 우리가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통해 하려는 일은 사람들에게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 UFO 문제 전문가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철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당신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과거 철학자들이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얼마 전 한 잡지에 ‘오우무아무아’는 자연적으로 생긴 물체라는 글이 실렸다. 철학자가 쓴 글이었다. 이 글을 읽고 난 뒤 ‘갈릴레오가 살던 시기로부터 40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교훈을 얻지 못했나’ 하는 생각에 빠졌다. 철학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망원경으로 증거를 찾는 사람들이다.”
 
  ―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미확인항공현상(UAP)을 망원경으로 촬영할 계획이다. 고화질의 사진을 토대로 과학적 연구를 할 생각이다. 사람들은 사진 하나가 1000개 단어보다 파급력이 크다고 말한다. 내 책 분량은 6만6000단어였는데 나의 경우에는 6만6000단어보다 사진 한 장이 의미 있을지도 모르겠다.
 
  운 좋게 몇 명의 자산가가 내게 연락해 책에 관해 묻고 200만 달러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내가 앞장서서 기금을 모금하려 한 적도 없다. 기부금은 내가 소속된 하버드대학을 통해 들어왔다. 하버드대학으로부터 연구 허가를 받은 뒤 24명의 과학자를 섭외해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망원경에 대한 지식이 많고 기계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전문적인 천문학자와 기술자들이다.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자료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 쏘아 올릴 우주선에 카메라 장비를 달아 이상(異常)현상 목격 시 근접거리에서 사진을 찍도록 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이런 사진을 실제로 구하게 되면 이런 물체가 단순한 돌덩이인지, 누군가가 만들어낸 물체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총 200만 달러를 지원받았는가.
 
  “그렇다. 기부금을 지금의 10배 이상으로 늘리려는 목표가 있다. 여러 방향에서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해당 물체가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야간에도 관찰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센서가 필요하다. 200만 달러로는 약 10개의 망원경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0개는 설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0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는 필요할 것 같다.
 
  나는 최근 정부의 보고서도 그렇고 우리가 이런 현상에 대해 배워나가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석기(石器) 시대에 사는 사람에게 휴대폰을 던져주는 것을 상상해보라. 이들은 처음에는 이를 그냥 빛이 나는 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다 버튼을 하나씩 만져보게 될 것이다. 목소리가 녹음되고 사진이 찍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돌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물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은 고화질의 사진을 구해 버튼을 하나씩 눌러보는 것이다. 지난 70년간 UFO 관련 논쟁이 있었는데 이를 연구하기 위한 예산 지원을 받은 것은 내가 처음인 것 같다. 예산 지원이 없었던 이유는 과학계가 이런 현상을 조롱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UFO 목격자들이 비상식적인 이야기를 한다며 이런 문제를 연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이런 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약 1000년 전 사람들은 인간의 몸에는 영혼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시체를 해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과학자들이 이들의 말을 듣고 인간의 몸을 수술하거나 연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겠는가?”
 
  그는 최근 한 언론 기고문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과학은 왜 지루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를 어떻게 감히 무시하려 하는가?〉
 
 
  풀리지 않은 인류의 미스터리, 그리고 인간의 호기심
 
  기자는 《빌리버》라는 책을 쓴 블루멘탈 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 질문으로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잠깐 생각에 빠지더니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는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동영상과 같은 증거를 보고 실명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익명으로 하는 이야기들과는 거리를 둔다.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뉴욕타임스》에 관련 기사를 싣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나중에 쓰게 될 수도 있으니 차곡차곡 정리해놓는다. 내가 공개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많은 일을 그냥 무시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기자라는 것은 증거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이에 대한 의심을 하는 일이다. 알아낸 것에 대해서 쓰고,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쓰는 것이다. 증명할 수 없는 일이 나오면 무엇을 증명할 수 없는지 쓰면 된다. 이는 다른 모든 취재에도 해당되는 기본 원칙이다. 현재 취재할 수 있는 일들과 실명을 걸고 하는 증언에 집중하며 익명의 소식통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사실 기자는 그에게 UFO를 믿는지, 나아가서는 납치 현상을 믿는지를 묻고 싶었다. 그는 내가 의도한 믿음에 대한 답변이 아닌 그가 기자로서 갖고 있는 신조(信條)를 설명했다. 그는 그의 책 에필로그에서 “처음 이 문제를 연구할 때보다는 많은 것을 알게 됐지만 결국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다. 하나하나 자료를 모으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까지 확인한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지만 완벽하게 증명해내지 못했다는 하나의 고백이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맥 박사의 전기를 쓴 이유는 맥 박사나 납치 현상을 믿어서가 아니라, 이를 취재한 결과를 사실 그대로 독자들에게 보고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내게 하려 한 것 같다.
 
  킨 기자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는 왜 임사체험이라는 주제에 빠지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UFO를 연구한 사람이 임사체험과 사후세계에 빠지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비슷한 주제로 보는지 궁금했다. 그는 “전혀 다른 주제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물론 인류가 갖고 있는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라는 점에서는 비슷할 수 있다. 나는 인간이 죽음을 경험한 뒤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인류가 가진 중요한 의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가진 또 하나의 의문은 ‘이 우주에 우리밖에 없을까’라는 질문이다. 나는 UFO를 취재하며 이런 주제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나는 ‘인간의 의식(意識)이란 무엇인가’를 다루는 책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자는 ‘임사체험을 했다는 사람들을 믿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며 “의식이라는 것이 인간의 뇌와는 따로 기능한다는 이야기들을 접하게 됐다. 뇌가 정지된다고 하더라도 의식이라는 것은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했다.
 
  기자는 그가 쓴 책에 담긴 여러 나라 전투기 조종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1980년 한국의 팬텀 전투기 조종사 네 명이 UFO를 목격하고 추격한 사례가 있다고 알려줬다. 경고사격을 고려했지만 위험할 것이라는 판단에 사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웃으며 “우리 기술보다 뛰어난 물체를 향해 사격하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고는 “한국 조종사들의 이야기가 외국에 소개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한국 조종사들이 미국 공군에 이를 보고했는데 유사한 보고를 약 500건이나 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고 말해줬다. 그는 “흥미롭다”며 한국 조종사들이 이후에도 목격한 사례가 있는지, 한국 정부에 UFO 전담 부서가 있는지, 당시 사건에 대한 공식 보고서가 있는지 등 질문을 계속 이어갔다. 기자의 질문은 그녀의 호기심이 풀린 한참 뒤에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
 
  로엡 교수는 “과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어렸을 때 가졌던 호기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내게 말했다. 기자와 과학자는 역할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블루멘탈 기자와 킨 기자, 로엡 교수 모두는 호기심이라는 관점, 증거를 찾아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 취재하고 실험을 하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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