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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정보

전립선 비대증 치료술 ‘유로리프트’

“남자는 피하기 어려운 전립선 비대증, 20분 투자로 20년 편해”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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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재상 원장, 10년 동안 2500차례 유로리프트 시술, 아시아 최다
⊙ ‘약물 치료’ ‘전립선 절제술’의 주요 부작용은 성욕 감퇴·사정 장애
⊙ ‘전립선 결찰술’은 조직 손상 없이 치료… 효과는 수술과 비슷
자이비뇨의학과병원 변재상 원장. 변 원장은 2016년 이래 유로리프트 시술을 2500회 이상 실시했다. 사진=자이비뇨의학과병원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고, 화장실을 나오고도 잔뇨감을 느낀다. 밤에도 몇 번이나 깨야 한다. 삶의 질이 떨어진다…. 전립선 질환을 앓는 이들이 겪는 증상이다. 중장년층 남성 중 상당수가 겪는 문제다. 이르면 50대부터 시작되는데, 60대가 되면 전체 남성의 3분의 2, 70대의 70%, 80대는 80% 이상이 전립선 질환으로 고통받는다.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명암(明暗)일까. 전립선 문제는 남성, 노인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전립선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에 비례해 전립선도 커지기 때문이다.
 
 
  중장년층 남성의 고통,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 비대증의 대표 증상은 ▲빈뇨(기상 후부터 취침까지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경우) ▲야간뇨(야간 취침 후 1회 이상 배뇨를 위해 일어나는 경우) ▲잔뇨감(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 ▲지연뇨(소변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림) ▲세뇨·약뇨(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증상) 등이다.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요로감염 ▲방광염 ▲신(腎)부전 ▲전신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의외로 ‘무서운 질환’이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 환자 다수는 약물 부작용(성욕 감퇴, 발기부전 등) 또는 수술 부작용(조직 손상, 사정 장애 등)을 우려해 치료에 소극적이다.
 
  전립선 비대증을 경험하면 대개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경우가 많다. 또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을 복용하고, 심하면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약은 평생 복용해야 한다. 몇 주, 몇 개월 복용한다고 말끔히 낫는 병이 아니다. 혈압약처럼 하루도 거르면 안 된다. 부작용도 뒤따른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수술 방식도 있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으나 이 역시 출혈 등 부작용 우려가 상존한다.
 
  이에 새로운 방식의 전립선 비대증 시술인 ‘전립선 결찰술’이 주목받고 있다. 결찰(結紮)이란 ‘동여맨다’는 뜻이다. 끈이나 실로 꽁꽁 묶는 방식이다. 호주에서 개발된 유로리프트(UroLift)라는 기기를 이용한 비침습(非侵襲)적인 시술을 말한다. 비침습이란 신체를 절개하거나 상처를 내지 않고 행하는 시술이나 검사(예를 들어 초음파 검사)를 말한다.
 
  유로리프트 국내 최고 권위자 중의 한 사람인 자이비뇨의학과병원(서울 서초동 소재) 변재상(卞在祥) 원장을 만났다. 국내 유일 병원급 비뇨의학과 단일 의료기관이다. 변 원장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유로리프트만 약 2500차례 시술했다”고 했다.
 

  ―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습니다. 어떤 기능을 합니까?
 
  “전립선은 전립선액을 분비하는 남성 생식기입니다. 전립선액은 정액 구성 요소의 30%를 차지합니다. 정자의 영양분, 윤활제 역할을 하죠. 소변 저장 기관인 방광 아래 있죠. 소변 배출 통로인 요도를 감싸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배뇨(排尿)에도 관여합니다.”
 
  ― 왜 나이가 들면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까?
 
  “성인 남성 전립선의 정상 크기는 호두알 정도입니다. 무게는 15~20g이죠. 60대 초중반이 되면 전립선 무게는 35~40g, 부피는 작은 귤 정도로 커집니다. 이렇게 전립선 크기가 커지면 소변 통로인 요도를 좁게 만들어 소변 보는 게 점차 어려워지죠. 소변이 방광에 꽉 찼는데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고통이 따르게 됩니다. 심할 경우 ‘급성 요폐(尿閉)’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지금까지 몇 명의 환자를 시술했습니까?
 
  “지난 30년 동안 1만 회 이상 전립선 질환을 치료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로리프트’ 전립선 결찰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됐는데, 유로리프트로만 2500차례 이상 시술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이 했을 겁니다.”
 
 
  전립선 결찰술 ‘유로리프트’
 
유로리프트 시술에 활용되는 시술 기구. 사진=자이비뇨의학과병원
  전립선 결찰술인 유로리프트는 2004년 호주 네오트랙트(2017년 미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텔레플렉스가 인수)가 개발한 전립선 비대증 치료법이다. 전립선 절제술이 필요하지만 전신마취·척추마취로 인한 사망 또는 후유증 위험이 큰 환자들을 위해 개발됐다. 전립선 결찰술은 부분마취 또는 수면마취 후 진행하는 ‘최소 침습적 시술’이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좌우로 벌린 뒤, 특수 금속 실인 ‘결찰사(絲)’로 고정해 요도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으므로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2005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 대한 임상 결찰술 시술이 시행됐다. 미국에서는 2011년에 최초 시행됐고, 2013년에 현지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다. 전립선 결찰술의 국내 도입 시기는 2015년, 본격적으로 시술되기 시작한 것은 그 이듬해다.
 
  변재상 원장은 2016년 5월 전립선 결찰술 시술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200회 시술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국내 비뇨기과 의사로는 처음으로 호주 개발사(社)로부터 ‘키 닥터(의사들을 대상으로 의료 신기술 등을 전하는 실력과 파급력을 가진 의사)’로 인정받았다. 그해 변 원장은 개발사 초청을 받아 호주로 가서 시술법 연수를 받았다. 전립선 결찰술 개발자인 피터 친 박사로부터 전수받고, 현지 5개 병원에서 시술 과정을 살폈다.
 
  2021년에 변재상 원장은 누적 시술 1000회를 달성했으며, 2025년 3월 현재는 2500회 이상 시술했다.
 
  ― ‘전립선 결찰술’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요도를 압박하는 전립선 조직을 좌우로 벌리고, 스테이플러(지철기)로 찍어서 벽에 고정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통로를 확보해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외측엽뿐만 아니라 중간엽 비대도 가능
 
유로리프트 시술을 하면 좁아진 요도관이 넓어져 소변 문제가 해결된다. 사진=자이비뇨의학과병원
  ― 전립선 비대증이 있다고 모두 적용할 순 없는 것 아닙니까.
 
  “초창기에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전립선 외측엽(말초대·Peripheral zone)이 비대해진 환자에게만 주로 적용할 수 있었죠. 하지만 2018년부터는 중간엽(중앙대+이행대) 비대 환자에게도 시술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발전한 덕분에 적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웬만한 환자는 다 할 수 있죠.”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대부분 외측엽 비대 증세를 보인다. 일부 중간엽 비대 환자도 있으나, 2018년까지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주로 외측엽 비대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했다. 하지만 이제는 중간엽 비대 증세를 보이는 환자에게도 유로리프트를 시술할 수 있다.
 
  ― 유로리프트 외에 전립선 비대증과 관련한 수술·시술법으로 ‘리줌’ ‘아쿠아블레이션’ ‘홀렙’ 등이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근본적인 차이점은 유로리프트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한 수술·시술들은 격요도절제술(칼로 깎아 냄)입니다.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인데, 어떤 방식으로 조직을 잘라 내느냐의 차이입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요실금, 사정 장애 등이 올 수 있습니다.”
 
  ― 결찰술이기에 묶은 ‘끈’이 풀려서 재발하는 경우는 없습니까?
 
  “10년 동안 시술했는데 그런 사례는 없었습니다.”
 
  ― 수술이나 시술 말고 약으로 대신할 순 없나요?
 
  “전립선 비대증은 약물로 일정 기간 관리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이지 않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죽을 때까지 약 먹으면서 관리 잘하면 되지 않느냐? 아닙니다.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해도 방광 손상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지나면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어서 증상이 악화하거나 잔뇨가 많이 남는 등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 오게 됩니다. 전립선 때문에 요도가 막혔으니까 방광에 과부하가 걸려서 계속 세게 짜야 하잖아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5년 10년, 이렇게 가면 결국 방광이 망가져요. 그럼 급성 요폐가 생겨서 병원 응급실 가서 소변 빼는 게 반복되고, 그러다가 결국 신장까지 망가져서 합병증을 앓게 돼요. 그렇게 되면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하죠.”
 
 
  “고령사회 되며 부작용에 민감해져”
 
  ― 약물 치료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말이군요.
 
  “과거에는 전립선이 아주 크거나 방광이 망가진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약물 치료를 했습니다. 성(性)생활을 하는 60~70대가 많지 않아서 부작용이 문제 되는 일도 드물었고요. 또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이 오기 전에 대다수가 사망했거든요. 60대 초·중반에 약을 먹을 경우 한 10년 지나면 거의 돌아가셨으니, 문제가 안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릅니다.”
 
  ― 어떻게 다릅니까?
 
  “과거에는 70대쯤 되면 거의 돌아가셨으니까 괜찮았는데, 지금은 복지관 같은 곳 가면 70대가 막내 취급 받는 세상이잖아요. 평균수명이 80대 중반이고 90대도 흔하잖아요. 그래서 약을 일찍 먹기 시작한 분들은 70대 중반, 늦게 먹기 시작한 분들도 80대 초반이면 약이 듣지 않아 불편하고 힘드니까 고령에 병원에 와서 수술을 받게 되는 거죠. 고령사회가 되면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법도 약물 치료에서 수술 치료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 약물 치료는 부작용이 심한가요?
 
  “전립선 비대증에는 알파 차단제(전립선 근육 이완제)와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남성 호르몬 억제제)를 주로 씁니다. 알파 차단제를 쓰면 역행성 사정(사정 시 정액이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일부 또는 전부가 방광으로 역행)이 생길 수 있는데, 이건 약을 끊으면 됩니다.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는 아주 강력한 남성 호르몬 차단제여서, 대다수 환자가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을 겪습니다. 이것도 예전에는 문제가 안 됐어요. 당시 60대 중반은 성생활을 안 했으니까요. 지금은 80 넘은 분들도 전립선 결찰술을 받고 퇴원하면서 ‘언제부터 성관계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시대예요. 60대는 스스로 한창때라고 여기죠. 그런데 약물 부작용으로 성욕 감퇴, 발기부전을 얘기해 봐요. 당장 거부반응을 보입니다. ‘내가 지금 당장 죽을 것도 아니고 정력에 좋다는 것 찾아 먹기도 바쁜데, 지금부터 약을 먹어야 하느냐’고 하죠.”
 
  ― 그에 비해 전립선을 절제하는 수술은?
 
  “수술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약 40~80% 확률로 사정 장애가 발생합니다.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이것도 문제가 안 됐습니다. 성관계를 안 하니까 사정 장애가 생겼는지 안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죠. 지금은 70대 후반도 10명 중 6~7명은 지속적으로 성생활을 하는 시대니까 문제 될 수밖에 없죠.”
 
 
  10~20분 시술 후 바로 퇴원
 
자이비뇨의학과 병원.
  ― 수술 중에서도 전립선 결찰술이 우수한 점은?
 
  “조직 절제나 레이저로 태우는 기존 수술법과 달리 조직 손상이 없습니다. 요실금, 요도 협착 등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사정 장애·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가 없는 유일한 시술법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효과는 수술에 버금갑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약을 안 먹어도 되고, 결과도 수술처럼 꽤 괜찮으면서 부작용도 없으니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약물·수술 대체요법이죠.”
 
  ― 시술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전립선 결찰술은 시술 시간이 10~20분 정도로 짧습니다. 수술과 달리 일상생활 복귀도 빠릅니다. 보통 수술을 받게 되면 통증 때문에 진통제 맞아야 하고, 적어도 3~4일은 소변줄을 달아야 합니다. 재출혈 위험이 있는 1~2달 동안에는 간단한 일상생활만 해야 합니다. 이와 달리 전립선 결찰술은 당일 퇴원할 수 있고, 그다음 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 수술 이후 통증은 어느 정도 지속됩니까?
 
  “통증은 없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치아에 보철물을 처음 달면 하루이틀 정도는 불편하죠. 그렇다고 해서 진통제를 먹을 정도는 아니고요. 전립선 결찰술도 그 정도입니다. 만일 정말 불편하다면 시술 받은 다음 날 골프 치러 가지는 않겠죠.”
 
  ― 고령자, 만성 질환 보유자도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까?
 
  “전립선 결찰술 시술은 내시경 방식으로 진행돼 시술 후유증이 없습니다. 부분마취나 짧은 수면마취로 가능하니,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로 인한 부작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이 심한데도 마취 자체만으로도 위험해질 수 있어서 수술받지 못하는 고령 환자, 심뇌혈관 질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도 시술 받을 수 있습니다. 전립선 결찰술은 ‘최소 침습적 시술’이므로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약물 중단 기간 없이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결찰사는 언제든 제거 가능”
 
  ― 전립선 결찰술 시술 효과는 영구적인가요?
 
  “전립선 조직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자랍니다. 결찰술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고, 전립선 비대증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기존 보고 논문을 보면, 전립선 결찰술의 경우 5년 내 재시술 시행률이 13.6%입니다. 경요도 절제술이나 레이저 기화술(9.3%)보다 약간 높습니다만, 그럼에도 ‘내가 이것 하고 나서 5~6년이라도 성기능 장애 같은 부작용 없이 지내고, 소변 시원하게 보고 싶다’며 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술 역사가 짧아 아직 장기간 효과에 대한 정확한 보고는 없지만, 10년 뒤 재발률은 20~30%, 15년 뒤 재발률은 30~45% 정도가 될 거라고 짐작합니다. 바꿔 말하면, 전립선 결찰술을 시술받은 환자의 3분의 2는 지속적인 효과를 본다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만약 재시술을 할 때, 기존에 묶었던 실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까?
 
  “아닙니다. 기존 결찰사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시술을 할 수 있고, 필요하면 쉽게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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