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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소식

현대차·기아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

현대차·기아의 위상 높아져… 벤츠·BMW와 같은 신용등급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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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무디스·피치 모두 신용등급 A 줬다
⊙ 자금 조달 시 낮은 이자율 기대… 신사업 투자 박차
  현대차·기아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8월 22일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BB+’에서 ‘A-’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했다.
 
  이번 등급 상향이 현대차에 주는 의미는 크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올해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모두에서 신용등급 ‘A’를 받았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제품 및 브랜드 경쟁력, 수익성 및 재무 건전성, 글로벌 시장 지위 등이 세계에서 높게 평가받은 것을 의미한다. 또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이 한층 줄어들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는 지난 2월에 현대차·기아에 신용등급 ‘A3’와 ‘A-’를 줬다.
 
 
  현대차 신용 상태 ‘안정적’
 
  S&P는 AAA부터 D까지 22개로 등급을 나누어 국가나 회사의 신용을 평가한다. 상위 7번째 신용등급인 ‘A-’는 신용 상태가 양호해 신용 위험이 크게 낮은 수준을 의미한다. S&P 신용등급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한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토요타·메르세데스 벤츠·BMW·혼다 등 6개에 불과하다. S&P는 “지속 향상 중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탄탄한 수익성과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갖춘 것을 고려해 등급 상향을 결정했다. 제품 믹스 개선, 주요 시장 점유율 증가, 우호적 환율 등으로 지난 3년간 수익성이 향상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A-’ 등급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전동화 전환기 시장 변화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전망은 앞으로도 탄탄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3대 신용평가사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하루에만 수십조원의 자금이 전 세계를 넘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폴크스바겐만 하더라도 연간 생산 대수는 현대차·기아보다 많지만, S&P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이다. 현대차·기아(A-)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자동차 ‘빅 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는 신용평가사 3곳 모두에서 B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3사 모두로부터 A등급을 받은 것은 현대차·기아의 우수한 재무 건전성 및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등급 상향으로 글로벌 시장 대외 신인도 상승과 자금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해 재무 건전성과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가 최근 인도에서 최대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기업 공개(IPO)를 추진하는 점은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축이다. EV와 하이브리드차 동시 대응이 가능한 현대차·기아의 유연한 생산 능력도 3대 신용평가사의 주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EV만 생산하는 테슬라, 하이브리드 생산에 주력하는 토요타와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는 시장 상황에 맞춰 EV와 하이브리드차의 생산을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EV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혼류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어나자 기민하게 시장 변화를 반영한 조치다.
 
 
  외신 ‘트리플 크라운’ 달성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내 높아진 위상 전해
 
  현대자동차·기아가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데 대해 해외 주요 언론들은 관련 소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토요타, 폴크스바겐과 함께 ‘글로벌 톱3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한 데 이어 금융 시장에서도 투자 가치와 안정성이 업계 최정상급으로 올라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AP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 미국 금융 전문 매체 《벤징가(BENZINGA)》, 싱가포르 일간지 《아시아원》 인터넷, 호주 일간지 《캔버라타임스》 인터넷, 독일 경제금융포털 ‘피난첸(finanzen.net)’ 등이 현대차·기아의 신용평가 트리플 크라운 소식을 게재했다.
 
  대다수의 평가를 종합하면 이렇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에 있어 의미 있는 이정표(성과)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서 현대차·기아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 상향은 (주요) 시장 점유율 증가와 제품 믹스 개선, 일부 우호적 환율 등으로 2021년부터 3년간 수익성이 현저히 향상된 데 따른 것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하는 회사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동화 전환기의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2033년까지 현대차 120조, 기아 38조원 투자
 
현대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 G90
  현대차·기아는 신용등급 A ‘트리플 크라운’을 바탕으로 미래사업 추진에 속도를 냄으로써 높아진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A 등급으로의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글로벌 금융 시장 내 위상 및 브랜드 가치 제고는 주주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강화하고, 미래사업 투자 재원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물론 금융 시장에서 격상된 위상에 맞춰 국내외 더욱 적극적이고 투명한 소통에 나서는 동시에 차질 없는 중장기 미래 전략 실행을 통해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AAM(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신사업과 관련해 현대차·기아는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2033년까지 10년 동안 총 120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계획은 지난해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109조4000억원 대비 10%가량 늘어났으며,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 EV, SDV, 수소 등 중장기 핵심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실행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기아도 오는 2028년까지 총 3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5개년(2023~2027년) 투자계획 대비 5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이 중 15조원은 전동화와 PBV, SDV, AAM,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에 집행된다.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 상향은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 과정에서 신규 주주 및 투자자 유치는 물론 필요시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AAM,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면서 IT, 전자, 항공 등 다양한 산업계의 한 차원 높은 글로벌 리딩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기대해볼 수 있다. 금융 시장 내 위상 격상은 ▲주주와 투자자 신뢰도 상승 ▲기업 위상 및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 추진 시 거래 조건 개선 ▲금융 시장 조달 가능 자금 확대 및 조달 금리 하락 등으로 이어져 미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창출 능력 뛰어나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액 139조4599억원, 합산 영업이익 14조905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85조6791억원, 영업이익은 0.7% 감소한 7조8365억원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206만393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기아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53조7808억원, 영업이익은 12.6% 증가한 7조694억원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155만5697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10%를 넘었다. 대표적인 회계지표인 EBITDA는 이자비용과 세금, 감가상각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일컫는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기업이 돈을 벌어들이는 능력, 즉 현금창출 능력이 빼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지난 1월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올해 경영 목표를 2023년 실적 대비 ▲매출액 4~5% 성장 ▲영업이익률 8~9% 성장으로 세웠다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 4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올해 경영 목표로 매출액 101조1000억원(2023년 실적 대비 1.3% 증가) ▲영업이익 12조원(3.4% 증가) ▲영업이익률 11.9%(0.3% 포인트 상승)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위상 전환점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단순히 기업 차원의 성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과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우수한 신용등급은 거래 관계에 있는 부품, 원자재, 자동차 금융 등 협력사의 신인도 상승에도 이바지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투자 집행은 국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판매 톱3 안착에 이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의 올 A 등급 획득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위상이 상향되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 상승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맞는다. 신용등급 상승은 곧 기업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주가 역시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차나 기아에 투자한 소액 투자자 역시 밸류업 효과로 더 많은 수익을 자연스럽게 기대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자 비용 감소에 따라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더 많아지기 때문에 신사업 투자나 배당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현대차의 EV 시장 영향력은 여전하다. 미국 자동차 관련 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에서 현대(제네시스 포함)·기아차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로 집계됐다. 테슬라(50.8%) 다음으로 2위다. 포드(7.4%)와 GM(6.3%)은 각각 3, 4위에 그쳤다. 유럽에서도 연내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공개하며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탈출에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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