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자원 개발은 100개 사업 중 10개만 잘해도 성공”
⊙ 성공 사업과 실패 사업 합산하면 투자비(6조8500억원)보다 회수액(7조4700억원)이 더 많아
⊙ 성공 사업(30개)의 누적 투자비 20억5800만 달러(약 2조4700억원), 누적 회수액 61억2400만 달러(약 7조3500억원)… 회수율은 297.5%
⊙ “이미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 붕괴, 민간 기업 참여 여력 없어”
⊙ 각종 원자재 값 폭등… 최대 수혜자는 중국과 러시아
⊙ 성공 사업과 실패 사업 합산하면 투자비(6조8500억원)보다 회수액(7조4700억원)이 더 많아
⊙ 성공 사업(30개)의 누적 투자비 20억5800만 달러(약 2조4700억원), 누적 회수액 61억2400만 달러(약 7조3500억원)… 회수율은 297.5%
⊙ “이미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 붕괴, 민간 기업 참여 여력 없어”
⊙ 각종 원자재 값 폭등… 최대 수혜자는 중국과 러시아
- 2014년 11월 14일 민주당 국부유출 자원외교진상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린 ‘MB 정부 해외자원개발사업’ 관련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관부처 업무 보고 모습. 사진=뉴시스
2020년 기준 우리나라는 ▲원유·우라늄 100% ▲천연가스 99.7% ▲석탄 99.1%를 수입했다. 산업용 원자재인 금속광물 자원도 99%가량을 해외에서 들여온다. 통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 해외 의존도가 95~99% 수준이라고 밝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작성한 〈에너지 수급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가 총수입은 약 5352억 달러(한화 642조원, 환율 1200원 기준)였다. 같은 해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에 지출한 금액은 약 1460억 달러(175조원)로 국가 총수입 대비 27.3%를 차지했다.
2019년 국가 총수입은 약 5033억 달러(한화 604조원), 에너지 수입액은 1267억 달러(152조원)로 총수입 대비 25.2%였다. 2020년에는 총수입이 약 4676억 달러(한화 561조원), 수입액은 865억 달러(104조원)로 에너지 수입액이 18.5%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2%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예산(2022년 기준 607조원)의 3분의 1가량인 약 180조원(2021년 기준) 이상을 매년 에너지·자원 수입에 쓰고 있다”며 “자원 빈국(貧國)인 우리나라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특히 취약하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반도체 수요 증가, 탄소 중립을 위한 친(親)환경 산업 확대로 인해 희토류(稀土類) 같은 첨단 광물(鑛物) 수요는 급증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자원민족주의가 심화해 원자재 수입에 드는 비용과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역대 최대 규모 수출에도 원자재 값 오르자 ‘무역 赤字’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발표한 ‘2022년 4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2.6% 증가한 약 576억9000만 달러(72조8600억원)였다. 이는 4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이다. 하지만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늘어 4월 무역수지는 약 26억6000만 달러(3조3630억원) 적자(赤字)였다.
지난 4월 수입액은 약 603억5000만 달러(76조2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6% 늘었다. 국제 시장의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수입액(약 18조7228억원)은 1년 전(9조7581억원)과 비교할 때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4월 배럴당 63달러(약 7만5000원)였던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올해 4월 103달러(약 12만3000원)로 60%가량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연말과 비교해 3배가 올랐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오히려 에너지 수출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이 침공 이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스 호크스테인 미국 에너지 안보 특사는 지난 6월 9일(현지 시각) 미 상원 유럽·지역안보협력 상임소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개전 직전 두 달 치보다 현재 원유·가스 판매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느냐’는 물음에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이전과 비교해 수익이 약 두 배가량 증가했다.
해외자원 개발 관련 오해
“에너지·자원은 전략적 상품으로서 자원무기화 경향을 보이는 특징이 있음”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97%, 2006년 기준) 국제 에너지 정세에 매우 취약해 자원무기화와 자원민족주의에 그대로 노출”
“안정적인 에너지·자원의 확보는 국가의 생존과 발전에 직결”
“자원개발은 high risk-high return 사업으로 위험부담 능력을 보유할 때는 고수익 투자사업”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8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2007~2016)〉
많은 국민은 이명박(李明博) 정부 때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자원 확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나섰다고 오해한다. 당시 정부가 이른바 ‘자원 외교’를 국정 역점 사업으로 삼고 대통령과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앞세워 비즈니스 외교를 홍보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해외자원개발사업 계획은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처음 수립됐다.
DJ 정부,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 마련
2015년 당시 ‘해외자원개발비리 국정조사’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 이를 확대했다”며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개발된 광물을 사들이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광구(鑛區)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해외자원 개발을 계승해 공격적인 투자를 했을 뿐인데도 민주당은 민주당 정부에서 확대한 해외자원 개발을 두고 부정과 비리가 있는 것처럼 공세를 벌였다”고 했다.
2001년 2월 산업자원부는 〈제1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2001~2010)〉을 세웠다. 당시 산자부는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대해 “장기적인 해외자원 개발 종합계획을 마련, 집행함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국가나 민간 차원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이전에도 있었다. 1977년 파라과이 산-안토니오 우라늄 광산 개발 사업이 한국의 첫 해외자원 개발 투자이다. 이어 1979년 ‘해외자원개발촉진법(현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이 제정됐다.
2001년 김대중 정부가 만든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 됐다.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1차(2001~2010년, 2001년 2월 수립) ▲2차(2004~2013년, 2004년 4월) ▲3차(2007~2016년, 2007년 8월) ▲4차(2010~2019년, 2010년 12월) ▲5차(2013~2022년, 2014년 8월) ▲6차(2020~2029년, 2020년 5월)까지 발표됐다.
자원보급률 26.78%
경제 성과를 경제성장률이나 GNI (국민총소득)와 같은 수치로 평가하듯 해외자원 개발은 ‘자원보급률’로 평가한다. 자원보급률(자주보급률)은 해외에서 우리 기업이 생산한 자원 중 국내로 수입되는 물량을 말한다. 자원보급률이 높을수록 원자재 수급에 안정적이다.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자원보급률은 26.78%이다. 자원보급률은 ▲석유·가스(자원보급률 12%)를 비롯해 6대 전략 광종(鑛種)인 ▲유연탄(석탄, 34%) ▲철(34%) ▲동(12%) ▲아연(21.5%) ▲니켈(47.2%)을 바탕으로 산출한다.
자원보급률은 이명박 정부까지 ‘자주보급률’로 표현했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 용어를 바꿨다.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서 6대 전략 광종(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을 지정했다. 선정 기준은 ▲국내에 광석(정광 포함) 사용 또는 처리 시설이 있는 광종 ▲수입 규모(현황과 전망)가 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광종 ▲연간 수입 규모가 통상 1억 달러 이상인 광종으로 원료 공급 중단 시 산업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광종 ▲해외 수입 의존도 90% 이상인 광종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한 해 유연탄을 1억1500만t 소비했다. 수입 규모는 세계 4위, 소비 규모는 세계 9위이다. 유연탄은 주로 화력·열병합 발전, 제철(製鐵) 원료(코크스), 시멘트 제조 등에 활용된다. 이 외에도 나머지 5개 품목에 대한 수입·소비도 전 세계 5위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감소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연도별 자원개발률은 ▲2007년 19.46% ▲2008년 19.71% ▲2009년 23.06% ▲2010년 25.18% ▲2011년 24.36% ▲2012년 24.96% ▲2013년 28.33% ▲2014년 30.2% ▲2015년 30.01% ▲2016년 31% ▲2017년 27.9% ▲2018년 26.35% ▲2019년 27.11% ▲2020년 26.78%였다.
2010년 4차 기본계획에는 리튬과 희토류를 추가하고 ‘8대 전략 광종’을 구성해 국내 공급을 안정화하고 있다.
자원개발률은 박근혜(朴槿惠) 정부에서 정점(頂點)을 찍은 뒤 문재인(文在寅) 정부에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의 효과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야 나타났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선 자원 개발을 전임 정부의 비리로 여겨 개발에 소극적이었고 그 결과는 문재인 정부 시절 감소한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자원개발률은 상승세였다.
자원개발률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자원 외교라는 이름으로 벌인 해외자원 개발을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마구잡이식 해외자원 개발로 세금이 낭비됐다”며 “당시 정권 핵심 인사들이 자원 외교를 통해 사적 이득을 취했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에너지·자원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해외자원 개발은 단기간에 이익을 얻을 수 없다. 30~40년 가까이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는 특성을 알고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2015년 4월 3일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감사원은 감사 자료 ‘해외자원 개발 사업 성과 분석’을 발표했다.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관리공단)가 2003년부터 진행한 31조원 규모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대해 ‘총체적 부실(不實)’이라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2003년 이후 116개 자원 개발 사업에 31조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회수 금액은 4조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31조4000억원 중 노무현 정부 시절 투자한 금액은 3조3000억원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보다 8.5배 많은 금액을 해외자원 개발에 투자했다.
316개 사업 중 30개 사업 성공
우리나라의 해외자원 개발 투자 성적은 어떨까. 광물 자원을 담당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 5월 〈2021년 해외자원 개발 현황분석〉을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광물자원개발 성공률은 9.5%(316개 중 30개 성공)였다.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나서기 위해선 우선 산자부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 ‘신고수리’를 거쳐야 한다. 음식점이 관할 구청에 영업 신고를 한 뒤 장사를 시작하듯 신고수리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위한 첫 단계이다.
분석은 551개 신고사업 중 실제 투자가 이뤄진 388개 사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성공 또는 생산 중인 사업은 59개 사업으로 15.9%를 차지했다. 사업은 크게 탐사·개발·생산 단계로 나뉜다.
388개 사업 중 ▲성공 30건(탐사 6, 개발 4, 생산 20) ▲생산 중 29건(탐사 4, 개발 13, 생산 12) ▲투자 중 43건(탐사 22, 개발 19, 생산 2) ▲실패 286건(탐사 148, 개발 106, 생산 32)이었다. 성공/실패 판단 기준은 투자액이 회수액을 초과하면 성공, 그렇지 않으면 실패이다.
해외자원 개발 성공률은 성공/실패를 판단할 수 없는 진행 사업을 제외하고 성패가 결정된 사업을 대상으로 성공률을 산정한다. 총 388개 사업 중 진행 중인 72개 사업은 제외돼 316개 사업 중 30개 사업이 성공해 9.5%라는 해외자원 개발 성공률을 기록했다.
성공한 사업(30개)의 누적 투자비는 20억5800만 달러(약 2조4700억원), 누적 회수액은 61억2400만 달러(약 7조3500억원)로 회수율은 297.5%였다. 즉 성공한 사업은 평균적으로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벌어들였다.
반면 실패 사업(286개)의 누적 투자비는 36억5700만 달러(약 4조3800억원), 누적 회수액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로 평균 회수율은 27.5%였다. 실패 사업 중 회수액이 발생한 62개 사업의 평균 회수율은 45.8%였다. 실패 사업이라고 해 수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 사업과 실패 사업을 모두 합산하면 투자비(6조8500억원)보다 회수액(7조4700억원)이 더 많았다. 원자재 값이 오르면 회수액은 더 커진다.
가장 회수율이 높았던 개발 사업은 호주 타로보라 유연탄 사업이었다. 52만9000달러를 투자해 16.7배인 885만4000달러를 벌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대형 사업일수록 투자비가 증가하며 투자비 회수 기간이 더욱 길어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했다.
가난한 美國 부유한 中國
과거에는 주로 석유나 가스, 석탄과 같은 1차 에너지원의 안정적 수급이 주 논의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희토류와 같은 광물 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희토류는 화학·전기·광학적 특성이 있어 소량을 사용해도 소재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지난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국민의힘 이철규·한무경 의원 주최, 해외자원개발협회 주관으로 ‘자원안보 강화를 위한 해외자원 개발 활성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 김연규 교수는 “전 세계가 친환경 청정에너지 체계로 전환하면서 전략 광물 수요가 폭증했다”며 “10년 전과 비교할 때 자원이 땅속에 있는 것은 변함없지만 땅 위의 정치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 문제이다. 하필이면 공급자가 자원을 무기화해 패권(覇權)을 행사하는 중국”이라고 했다
지난 4월 《가난한 미국 부유한 중국》을 낸 김 교수는 “광물 자원 없이는 첨단 산업을 장악할 수 없다”며 “미중(美中) 경쟁은 ‘원재료를 갖지 않은 쪽이 이길 수 없는 게임’이기에 미국을 ‘가난하다’고 표현했다”고 했다.
2015년 기준 미국은 희토류 수입 의존율이 59%였다. 이 중 중국 의존도가 75%를 차지했다. 미국은 희토류의 일종인 스칸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다. 스칸듐은 고휘도 조명, 우주선·항공기 동체용 합금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
김 교수는 “미국은 중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공급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안다”면서도 “미국이 한국-일본-대만과 연합해 중국에 대항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원재료 수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MB 자원 외교, 정권 차원에서 실패로 몰아가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신현돈 교수는 “해외자원 개발을 본격화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 안 하느니만 못 하게 됐다”며 “2016년 석유 자원개발률은 15%였으나 지금은 12%에 불과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해외자원 개발은 100개 사업 중 10개만 잘해도 성공”이라며 “자원 개발의 특성상 불확실성에 바탕을 둔 사업이기에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보다는 규모가 크고 자금력이 있는 공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정부 출자로 해외 광구(유전)를 사들이면 민간 기업보다는 단기적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역량이 크기 때문이다.
신현돈 교수는 “우리의 자원 개발은 외부 환경보다는 내부 조건에 더 취약하다”며 “지난 두 정권은 해외자원 개발을 방치했다.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 급히 유전을 샀다가 저유가를 맞아 손실을 좀 보면 유전을 헐값에 되파는 식으로 행동했다. 2014년 이후 저유가(배럴당 40달러 선)가 지속됐다가 최근 들어 2014년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저유가 때 적극 투자해 고유가에 성과를 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에 대해서는 “정권 차원에서 실패로 몰아갔다”고 표현했다.
국제유가는 WTI 기준 배럴당 ▲2008년 100달러 ▲2010년 94달러 ▲2012년 93달러 ▲2014년 93달러 ▲2016년 43달러 ▲2018년 65달러 ▲2020년 39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2022년 6월 12일 기준 1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기차, 광물자원 6.21배 더 필요
청정에너지 보급은 광물 집약적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은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 에너지 밀도에 영향을 준다. 희토류는 풍력발전기 터빈과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 자석에 활용된다. 전력망 구축에는 대량의 구리와 알루미늄이 필요하다.
지난해 5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 〈청정에너지 전환에서 핵심 광물의 역할(The Role of Critical Minerals in Clean Energy Transitions)〉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內燃)기관 자동차보다 광물자원이 6.2배 더 필요하다. 가스 발전과 비교할 때 태양광 발전 시설에는 6배, 육상 풍력은 9배, 해상 풍력은 13.55배나 더 많은 광물을 사용한다.
2010년 이후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신규 발전설비 용량당 필요한 광물 투입량은 50% 이상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희토류를 생산하는 광산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2021년 기준으로 1억2000만t이다. 국가별 매장량 비율은 중국이 38%로 가장 많고, 베트남(19%), 브라질(18%), 러시아(10%), 인도(6%)순이다.
강원대 산학연구부총장인 최성웅 교수(한국암반공학회 회장)는 “해외자원 개발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도시광산’ 개념을 도입해 이미 사용된 물질을 재활용해 희토류를 얻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가 소개한 방법은 ‘탄소광물화’ 기술이다.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본부 안지환 책임연구원이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다 타고 남은 보텀 애시(bottom ash, 석탄재)에서 탄소광물화를 거쳐 희토류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남은 재 1t에는 희토류 250PPM이 함유돼 있습니다. 이를 100배 농축하면 2만5000PPM이 됩니다. 이는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폐기물인 석탄재에 희토류가 2%나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탄소광물화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기체 부산물인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물과 함께 석탄재에 반응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석탄재 속의 규소(Si)와 알루미늄(Al)이 알루미늄 수산화물(Al(OH)3), 이산화규소(SiO2) 등으로 분리돼 농축된다. 이를 통해 고온에서 자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고성능 자석 원료 ‘디스프로슘’, 저장 장치 제작에 필요한 ‘테르븀’, 지폐나 OLED 제작에 활용되는 ‘유로퓸’, 고출력 레이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이트륨’ 등을 석탄재에서 추출할 수 있다. 탄소광물화를 통해 얻은 희토류는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광물이다. PPM은 어떤 양이 전체의 100만 분의 몇을 차지하는가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최 교수는 “화력 발전으로 타고 남은 재와 대기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Fly ash)를 한데 묶어 시멘트화한 뒤 이를 강원도 지역의 폐석회광산에 묻는다면 채굴 후 방치된 폐광의 빈틈도 채우고 탈(脫)탄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도시광산 산업이란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부품 등의 수명이 다해 버려지는 폐가전이나 산업폐기물을 수집 → 해체 → 선별 → 제련 등의 공정(工程)을 거쳐 금속을 추출, 산업원료로 재공급하는 산업을 말한다.
동맹국과 공급망 공동으로 구축해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 조성준 본부장은 “2000년대 중국이 급성장할 당시 중국이 필요로 한 광물은 개도국 발전에 필수인 석탄, 철, 구리 등 비교적 지각(地殼)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전략 광물’이었다”며 “200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이제는 광물이 필요한 이유와 필수재가 된 광종의 종류와 양까지 광물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달라졌다. 기존의 자원 개발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과거에는 부산물(副産物)로 여기던 리튬, 니켈 등이 이제는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이 됐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개발하지 못한 자원을 탐사·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단순한 원료 확보 차원의 해외 진출에서 벗어나 제련 공정까지 함께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의 국가가 해외 기업의 원자재 반출을 ‘자원 약탈’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자원 확보가 주로 지분 투자를 통한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원 개발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조성준 본부장은 “자원 순환 기술을 활용해 2차 자원을 확보하는 광물자원 순환 경제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석유나 가스와는 달리 광물은 사용 후에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이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 본부장은 동맹국과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동맹국 활용 전략(ally shoring)도 자원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광물은 다양한 국가에 매장돼 있지만 소재 원료화를 위한 가공공장은 주로 중국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가공공정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고 동맹국 활용 전략을 펼치는 게 공급망 안정화의 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를 운영했던 한무경 의원은 “사업체 운영 경험 때문에 희토류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폐금속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광물 자원을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광해광업관리공단, 자원 개발 기능 박탈 당해
해외자원개발협회 이철규 상무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민간 주도’ 해외자원 개발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이미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生態系)가 붕괴해 민간 기업은 해외자원 개발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끝나고 해외자원 개발을 이른바 ‘적폐’로 몰아세워 민간 기업도 자원 개발 부서를 축소하거나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 상무도 2015년 국회 자원 외교 국정조사 당시 국회에 출석해야 했다.
이철규 상무는 “당시 (자원 외교를) 한 번 세게 때리고 말아야 했는데 (정치적 목적을 갖고) 계속해서 때려대니 어느 기업이 이런 데 투자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석유 개발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2008년 41개 사에서 2021년 2개 사로 줄었다.
자원개발공기업의 사업 참여 제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광해공단과 통폐합돼 한국광해광업관리공단이 된 후 자원 개발 기능을 박탈당하고 지원 업무만 맡는다. 한국석유공사도 신규 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고 있다.
자원 개발 특별융자제도는 2017년 개편을 거쳐 융자 비율이 종전 최대 80%에서 30%로 줄었다. 특별융자지원예산은 2008년 4260억원에서 2021년 349억원이 됐다.
이철규 상무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특별융자제도를 개선하고 세제지원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융자 비율은 현행 30% 이내에서 최소 50% 이상, 감면 비율은 현행 최대 70%에서 최대 100%로 상향을 제안했다.
또 자원개발공기업의 기능 정상화와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을 제정해 자원안보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中, 우리 기업이 先占한 자원 빼앗아 가기도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하는 민간 기업은 “정책의 일관성과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SK어스온(SK earthon) 김경준 실장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계속해서 부침(浮沈)이 있었다”며 “꾸준함이 중요하다.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일정한 기조를 중장기적으로 유지하고 해외자원 개발 사업 진출을 위한 정책 기금도 강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LX인터내셔널에서 광물 사업을 맡은 이상무 상무는 광물 사업 생태계를 두고 “동아시아 간의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일본은 종합상사가 주축이 돼 정부와 협업(協業)하고 중국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다”고 했다. 이 상무는 LX가 선점(先占)한 자원을 중국이 빼앗아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 상무는 “핵심 전략 광종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필요하다. 정부 주도의 해외자원 개발을 발굴하고 이를 국내 업체와 연계해야 한다. 자원 개발 업체에 대한 금전 지원 강화, 융자 확대 등 장기적이고 제도에 기반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앞서면 기업이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없다”고도 했다.
‘자원민족주의(Resource Natio-nalism)’는 ‘천연자원의 소유권은 자원을 보유·산출한 국가에 있다’는 발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신생 독립국들이나 1970년대 1·2차 석유 파동 때 OPEC(석유수출국기구) 등이 사용한 논리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독립이나 국가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더욱 배타성을 갖는 개념으로 확장된 것이 신(新)자원민족주의이다. 신자원민족주의의 특징은 해당 국가의 자원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광업법, 세법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거나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경제 발전 수단으로 자원을 무기화한다.
리튬 매장량 세계 1위인 볼리비아.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MB 정부 시절 볼리비아만 6차례 방문했다. IMF 이후 폐쇄된 주볼리비아 한국대사관도 다시 문을 열었다. 볼리비아에 매장된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은 볼리비아 대통령을 국빈(國賓)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형제가 대한민국의 자원개발률을 높이고자 볼리비아에 일방적으로 쏟아부은 관심과 노력은 모두 헛수고였다. 볼리비아는 이미 2009년 광업법을 개정해 국가 차원의 광물 자원 지배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에 묻혀 있는 리튬이 머지않아 한국으로 수입되리라 상상했었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신기술연구소 소장인 최종근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전문가일수록 말하기 쉽지 않고 조심스럽습니다. 원자재 값이 폭등했을 때와 폭락했을 때, 국제 시장의 변동성이 심한 경우 등 각종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자원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목표치를 높게 설정해 발생한 문제도 물론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원 개발 그 자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기에 전문가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도 가져야 합니다.”
文이 7500억원에 매각하려던 광산, 지난해에만 9000억원 흑자
2009년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관리공단)는 코브레파나마 구리(동)광산 사업에 참여해 2021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이 광산은 지난해 7억5000만 달러(한화 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향후 30년 이상 채굴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배당액은 오는 2054년까지 3조8000억원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광산을 2018년 7500억원에 매각하려고 했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작성한 〈에너지 수급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가 총수입은 약 5352억 달러(한화 642조원, 환율 1200원 기준)였다. 같은 해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에 지출한 금액은 약 1460억 달러(175조원)로 국가 총수입 대비 27.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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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관리공단) 청사. |
전문가들은 “정부 예산(2022년 기준 607조원)의 3분의 1가량인 약 180조원(2021년 기준) 이상을 매년 에너지·자원 수입에 쓰고 있다”며 “자원 빈국(貧國)인 우리나라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특히 취약하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반도체 수요 증가, 탄소 중립을 위한 친(親)환경 산업 확대로 인해 희토류(稀土類) 같은 첨단 광물(鑛物) 수요는 급증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자원민족주의가 심화해 원자재 수입에 드는 비용과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역대 최대 규모 수출에도 원자재 값 오르자 ‘무역 赤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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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호수. 사진=AP/뉴시스 |
지난 4월 수입액은 약 603억5000만 달러(76조2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6% 늘었다. 국제 시장의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수입액(약 18조7228억원)은 1년 전(9조7581억원)과 비교할 때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4월 배럴당 63달러(약 7만5000원)였던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올해 4월 103달러(약 12만3000원)로 60%가량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연말과 비교해 3배가 올랐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오히려 에너지 수출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이 침공 이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스 호크스테인 미국 에너지 안보 특사는 지난 6월 9일(현지 시각) 미 상원 유럽·지역안보협력 상임소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개전 직전 두 달 치보다 현재 원유·가스 판매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느냐’는 물음에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이전과 비교해 수익이 약 두 배가량 증가했다.
해외자원 개발 관련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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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일 한국석유공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수도인 아르빌 하울러 광구에서 2억5800만 배럴의 원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97%, 2006년 기준) 국제 에너지 정세에 매우 취약해 자원무기화와 자원민족주의에 그대로 노출”
“안정적인 에너지·자원의 확보는 국가의 생존과 발전에 직결”
“자원개발은 high risk-high return 사업으로 위험부담 능력을 보유할 때는 고수익 투자사업”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8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2007~2016)〉
많은 국민은 이명박(李明博) 정부 때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자원 확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나섰다고 오해한다. 당시 정부가 이른바 ‘자원 외교’를 국정 역점 사업으로 삼고 대통령과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앞세워 비즈니스 외교를 홍보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해외자원개발사업 계획은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처음 수립됐다.
DJ 정부,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 마련
2015년 당시 ‘해외자원개발비리 국정조사’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 이를 확대했다”며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개발된 광물을 사들이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광구(鑛區)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해외자원 개발을 계승해 공격적인 투자를 했을 뿐인데도 민주당은 민주당 정부에서 확대한 해외자원 개발을 두고 부정과 비리가 있는 것처럼 공세를 벌였다”고 했다.
2001년 2월 산업자원부는 〈제1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2001~2010)〉을 세웠다. 당시 산자부는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대해 “장기적인 해외자원 개발 종합계획을 마련, 집행함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국가나 민간 차원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이전에도 있었다. 1977년 파라과이 산-안토니오 우라늄 광산 개발 사업이 한국의 첫 해외자원 개발 투자이다. 이어 1979년 ‘해외자원개발촉진법(현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이 제정됐다.
2001년 김대중 정부가 만든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 됐다.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1차(2001~2010년, 2001년 2월 수립) ▲2차(2004~2013년, 2004년 4월) ▲3차(2007~2016년, 2007년 8월) ▲4차(2010~2019년, 2010년 12월) ▲5차(2013~2022년, 2014년 8월) ▲6차(2020~2029년, 2020년 5월)까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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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채굴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자원보급률은 26.78%이다. 자원보급률은 ▲석유·가스(자원보급률 12%)를 비롯해 6대 전략 광종(鑛種)인 ▲유연탄(석탄, 34%) ▲철(34%) ▲동(12%) ▲아연(21.5%) ▲니켈(47.2%)을 바탕으로 산출한다.
자원보급률은 이명박 정부까지 ‘자주보급률’로 표현했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 용어를 바꿨다.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서 6대 전략 광종(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을 지정했다. 선정 기준은 ▲국내에 광석(정광 포함) 사용 또는 처리 시설이 있는 광종 ▲수입 규모(현황과 전망)가 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광종 ▲연간 수입 규모가 통상 1억 달러 이상인 광종으로 원료 공급 중단 시 산업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광종 ▲해외 수입 의존도 90% 이상인 광종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한 해 유연탄을 1억1500만t 소비했다. 수입 규모는 세계 4위, 소비 규모는 세계 9위이다. 유연탄은 주로 화력·열병합 발전, 제철(製鐵) 원료(코크스), 시멘트 제조 등에 활용된다. 이 외에도 나머지 5개 품목에 대한 수입·소비도 전 세계 5위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감소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연도별 자원개발률은 ▲2007년 19.46% ▲2008년 19.71% ▲2009년 23.06% ▲2010년 25.18% ▲2011년 24.36% ▲2012년 24.96% ▲2013년 28.33% ▲2014년 30.2% ▲2015년 30.01% ▲2016년 31% ▲2017년 27.9% ▲2018년 26.35% ▲2019년 27.11% ▲2020년 26.78%였다.
2010년 4차 기본계획에는 리튬과 희토류를 추가하고 ‘8대 전략 광종’을 구성해 국내 공급을 안정화하고 있다.
자원개발률은 박근혜(朴槿惠) 정부에서 정점(頂點)을 찍은 뒤 문재인(文在寅) 정부에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의 효과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야 나타났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선 자원 개발을 전임 정부의 비리로 여겨 개발에 소극적이었고 그 결과는 문재인 정부 시절 감소한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자원개발률은 상승세였다.
자원개발률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자원 외교라는 이름으로 벌인 해외자원 개발을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마구잡이식 해외자원 개발로 세금이 낭비됐다”며 “당시 정권 핵심 인사들이 자원 외교를 통해 사적 이득을 취했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에너지·자원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해외자원 개발은 단기간에 이익을 얻을 수 없다. 30~40년 가까이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는 특성을 알고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2015년 4월 3일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감사원은 감사 자료 ‘해외자원 개발 사업 성과 분석’을 발표했다.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관리공단)가 2003년부터 진행한 31조원 규모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대해 ‘총체적 부실(不實)’이라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2003년 이후 116개 자원 개발 사업에 31조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회수 금액은 4조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31조4000억원 중 노무현 정부 시절 투자한 금액은 3조3000억원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보다 8.5배 많은 금액을 해외자원 개발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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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 사진=뉴시스 |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나서기 위해선 우선 산자부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 ‘신고수리’를 거쳐야 한다. 음식점이 관할 구청에 영업 신고를 한 뒤 장사를 시작하듯 신고수리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위한 첫 단계이다.
분석은 551개 신고사업 중 실제 투자가 이뤄진 388개 사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성공 또는 생산 중인 사업은 59개 사업으로 15.9%를 차지했다. 사업은 크게 탐사·개발·생산 단계로 나뉜다.
388개 사업 중 ▲성공 30건(탐사 6, 개발 4, 생산 20) ▲생산 중 29건(탐사 4, 개발 13, 생산 12) ▲투자 중 43건(탐사 22, 개발 19, 생산 2) ▲실패 286건(탐사 148, 개발 106, 생산 32)이었다. 성공/실패 판단 기준은 투자액이 회수액을 초과하면 성공, 그렇지 않으면 실패이다.
해외자원 개발 성공률은 성공/실패를 판단할 수 없는 진행 사업을 제외하고 성패가 결정된 사업을 대상으로 성공률을 산정한다. 총 388개 사업 중 진행 중인 72개 사업은 제외돼 316개 사업 중 30개 사업이 성공해 9.5%라는 해외자원 개발 성공률을 기록했다.
성공한 사업(30개)의 누적 투자비는 20억5800만 달러(약 2조4700억원), 누적 회수액은 61억2400만 달러(약 7조3500억원)로 회수율은 297.5%였다. 즉 성공한 사업은 평균적으로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벌어들였다.
반면 실패 사업(286개)의 누적 투자비는 36억5700만 달러(약 4조3800억원), 누적 회수액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로 평균 회수율은 27.5%였다. 실패 사업 중 회수액이 발생한 62개 사업의 평균 회수율은 45.8%였다. 실패 사업이라고 해 수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 사업과 실패 사업을 모두 합산하면 투자비(6조8500억원)보다 회수액(7조4700억원)이 더 많았다. 원자재 값이 오르면 회수액은 더 커진다.
가장 회수율이 높았던 개발 사업은 호주 타로보라 유연탄 사업이었다. 52만9000달러를 투자해 16.7배인 885만4000달러를 벌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대형 사업일수록 투자비가 증가하며 투자비 회수 기간이 더욱 길어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했다.
가난한 美國 부유한 中國
과거에는 주로 석유나 가스, 석탄과 같은 1차 에너지원의 안정적 수급이 주 논의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희토류와 같은 광물 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희토류는 화학·전기·광학적 특성이 있어 소량을 사용해도 소재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지난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국민의힘 이철규·한무경 의원 주최, 해외자원개발협회 주관으로 ‘자원안보 강화를 위한 해외자원 개발 활성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 김연규 교수는 “전 세계가 친환경 청정에너지 체계로 전환하면서 전략 광물 수요가 폭증했다”며 “10년 전과 비교할 때 자원이 땅속에 있는 것은 변함없지만 땅 위의 정치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 문제이다. 하필이면 공급자가 자원을 무기화해 패권(覇權)을 행사하는 중국”이라고 했다
지난 4월 《가난한 미국 부유한 중국》을 낸 김 교수는 “광물 자원 없이는 첨단 산업을 장악할 수 없다”며 “미중(美中) 경쟁은 ‘원재료를 갖지 않은 쪽이 이길 수 없는 게임’이기에 미국을 ‘가난하다’고 표현했다”고 했다.
2015년 기준 미국은 희토류 수입 의존율이 59%였다. 이 중 중국 의존도가 75%를 차지했다. 미국은 희토류의 일종인 스칸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다. 스칸듐은 고휘도 조명, 우주선·항공기 동체용 합금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
김 교수는 “미국은 중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공급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안다”면서도 “미국이 한국-일본-대만과 연합해 중국에 대항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원재료 수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MB 자원 외교, 정권 차원에서 실패로 몰아가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신현돈 교수는 “해외자원 개발을 본격화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 안 하느니만 못 하게 됐다”며 “2016년 석유 자원개발률은 15%였으나 지금은 12%에 불과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해외자원 개발은 100개 사업 중 10개만 잘해도 성공”이라며 “자원 개발의 특성상 불확실성에 바탕을 둔 사업이기에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보다는 규모가 크고 자금력이 있는 공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정부 출자로 해외 광구(유전)를 사들이면 민간 기업보다는 단기적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역량이 크기 때문이다.
신현돈 교수는 “우리의 자원 개발은 외부 환경보다는 내부 조건에 더 취약하다”며 “지난 두 정권은 해외자원 개발을 방치했다.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 급히 유전을 샀다가 저유가를 맞아 손실을 좀 보면 유전을 헐값에 되파는 식으로 행동했다. 2014년 이후 저유가(배럴당 40달러 선)가 지속됐다가 최근 들어 2014년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저유가 때 적극 투자해 고유가에 성과를 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에 대해서는 “정권 차원에서 실패로 몰아갔다”고 표현했다.
국제유가는 WTI 기준 배럴당 ▲2008년 100달러 ▲2010년 94달러 ▲2012년 93달러 ▲2014년 93달러 ▲2016년 43달러 ▲2018년 65달러 ▲2020년 39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2022년 6월 12일 기준 1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기차, 광물자원 6.21배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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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자동차연구원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배터리이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지난해 5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 〈청정에너지 전환에서 핵심 광물의 역할(The Role of Critical Minerals in Clean Energy Transitions)〉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內燃)기관 자동차보다 광물자원이 6.2배 더 필요하다. 가스 발전과 비교할 때 태양광 발전 시설에는 6배, 육상 풍력은 9배, 해상 풍력은 13.55배나 더 많은 광물을 사용한다.
2010년 이후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신규 발전설비 용량당 필요한 광물 투입량은 50% 이상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희토류를 생산하는 광산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2021년 기준으로 1억2000만t이다. 국가별 매장량 비율은 중국이 38%로 가장 많고, 베트남(19%), 브라질(18%), 러시아(10%), 인도(6%)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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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전제품에서 수집한 자원. 사진=뉴시스 |
“화력발전소에서 다 타고 남은 보텀 애시(bottom ash, 석탄재)에서 탄소광물화를 거쳐 희토류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남은 재 1t에는 희토류 250PPM이 함유돼 있습니다. 이를 100배 농축하면 2만5000PPM이 됩니다. 이는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폐기물인 석탄재에 희토류가 2%나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탄소광물화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기체 부산물인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물과 함께 석탄재에 반응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석탄재 속의 규소(Si)와 알루미늄(Al)이 알루미늄 수산화물(Al(OH)3), 이산화규소(SiO2) 등으로 분리돼 농축된다. 이를 통해 고온에서 자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고성능 자석 원료 ‘디스프로슘’, 저장 장치 제작에 필요한 ‘테르븀’, 지폐나 OLED 제작에 활용되는 ‘유로퓸’, 고출력 레이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이트륨’ 등을 석탄재에서 추출할 수 있다. 탄소광물화를 통해 얻은 희토류는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광물이다. PPM은 어떤 양이 전체의 100만 분의 몇을 차지하는가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최 교수는 “화력 발전으로 타고 남은 재와 대기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Fly ash)를 한데 묶어 시멘트화한 뒤 이를 강원도 지역의 폐석회광산에 묻는다면 채굴 후 방치된 폐광의 빈틈도 채우고 탈(脫)탄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도시광산 산업이란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부품 등의 수명이 다해 버려지는 폐가전이나 산업폐기물을 수집 → 해체 → 선별 → 제련 등의 공정(工程)을 거쳐 금속을 추출, 산업원료로 재공급하는 산업을 말한다.
동맹국과 공급망 공동으로 구축해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 조성준 본부장은 “2000년대 중국이 급성장할 당시 중국이 필요로 한 광물은 개도국 발전에 필수인 석탄, 철, 구리 등 비교적 지각(地殼)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전략 광물’이었다”며 “200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이제는 광물이 필요한 이유와 필수재가 된 광종의 종류와 양까지 광물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달라졌다. 기존의 자원 개발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과거에는 부산물(副産物)로 여기던 리튬, 니켈 등이 이제는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이 됐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개발하지 못한 자원을 탐사·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단순한 원료 확보 차원의 해외 진출에서 벗어나 제련 공정까지 함께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의 국가가 해외 기업의 원자재 반출을 ‘자원 약탈’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자원 확보가 주로 지분 투자를 통한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원 개발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조성준 본부장은 “자원 순환 기술을 활용해 2차 자원을 확보하는 광물자원 순환 경제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석유나 가스와는 달리 광물은 사용 후에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이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 본부장은 동맹국과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동맹국 활용 전략(ally shoring)도 자원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광물은 다양한 국가에 매장돼 있지만 소재 원료화를 위한 가공공장은 주로 중국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가공공정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고 동맹국 활용 전략을 펼치는 게 공급망 안정화의 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를 운영했던 한무경 의원은 “사업체 운영 경험 때문에 희토류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폐금속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광물 자원을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광해광업관리공단, 자원 개발 기능 박탈 당해
해외자원개발협회 이철규 상무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민간 주도’ 해외자원 개발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이미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生態系)가 붕괴해 민간 기업은 해외자원 개발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끝나고 해외자원 개발을 이른바 ‘적폐’로 몰아세워 민간 기업도 자원 개발 부서를 축소하거나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 상무도 2015년 국회 자원 외교 국정조사 당시 국회에 출석해야 했다.
이철규 상무는 “당시 (자원 외교를) 한 번 세게 때리고 말아야 했는데 (정치적 목적을 갖고) 계속해서 때려대니 어느 기업이 이런 데 투자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석유 개발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2008년 41개 사에서 2021년 2개 사로 줄었다.
자원개발공기업의 사업 참여 제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광해공단과 통폐합돼 한국광해광업관리공단이 된 후 자원 개발 기능을 박탈당하고 지원 업무만 맡는다. 한국석유공사도 신규 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고 있다.
자원 개발 특별융자제도는 2017년 개편을 거쳐 융자 비율이 종전 최대 80%에서 30%로 줄었다. 특별융자지원예산은 2008년 4260억원에서 2021년 349억원이 됐다.
이철규 상무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특별융자제도를 개선하고 세제지원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융자 비율은 현행 30% 이내에서 최소 50% 이상, 감면 비율은 현행 최대 70%에서 최대 100%로 상향을 제안했다.
또 자원개발공기업의 기능 정상화와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을 제정해 자원안보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中, 우리 기업이 先占한 자원 빼앗아 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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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후안 에보 모랄레스 아이마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났다. 사진=청와대 |
SK어스온(SK earthon) 김경준 실장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계속해서 부침(浮沈)이 있었다”며 “꾸준함이 중요하다.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일정한 기조를 중장기적으로 유지하고 해외자원 개발 사업 진출을 위한 정책 기금도 강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LX인터내셔널에서 광물 사업을 맡은 이상무 상무는 광물 사업 생태계를 두고 “동아시아 간의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일본은 종합상사가 주축이 돼 정부와 협업(協業)하고 중국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다”고 했다. 이 상무는 LX가 선점(先占)한 자원을 중국이 빼앗아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 상무는 “핵심 전략 광종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필요하다. 정부 주도의 해외자원 개발을 발굴하고 이를 국내 업체와 연계해야 한다. 자원 개발 업체에 대한 금전 지원 강화, 융자 확대 등 장기적이고 제도에 기반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앞서면 기업이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없다”고도 했다.
‘자원민족주의(Resource Natio-nalism)’는 ‘천연자원의 소유권은 자원을 보유·산출한 국가에 있다’는 발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신생 독립국들이나 1970년대 1·2차 석유 파동 때 OPEC(석유수출국기구) 등이 사용한 논리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독립이나 국가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더욱 배타성을 갖는 개념으로 확장된 것이 신(新)자원민족주의이다. 신자원민족주의의 특징은 해당 국가의 자원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광업법, 세법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거나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경제 발전 수단으로 자원을 무기화한다.
리튬 매장량 세계 1위인 볼리비아.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MB 정부 시절 볼리비아만 6차례 방문했다. IMF 이후 폐쇄된 주볼리비아 한국대사관도 다시 문을 열었다. 볼리비아에 매장된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은 볼리비아 대통령을 국빈(國賓)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형제가 대한민국의 자원개발률을 높이고자 볼리비아에 일방적으로 쏟아부은 관심과 노력은 모두 헛수고였다. 볼리비아는 이미 2009년 광업법을 개정해 국가 차원의 광물 자원 지배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에 묻혀 있는 리튬이 머지않아 한국으로 수입되리라 상상했었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신기술연구소 소장인 최종근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전문가일수록 말하기 쉽지 않고 조심스럽습니다. 원자재 값이 폭등했을 때와 폭락했을 때, 국제 시장의 변동성이 심한 경우 등 각종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자원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목표치를 높게 설정해 발생한 문제도 물론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원 개발 그 자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기에 전문가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도 가져야 합니다.”
文이 7500억원에 매각하려던 광산, 지난해에만 9000억원 흑자
2009년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관리공단)는 코브레파나마 구리(동)광산 사업에 참여해 2021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이 광산은 지난해 7억5000만 달러(한화 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향후 30년 이상 채굴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배당액은 오는 2054년까지 3조8000억원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광산을 2018년 7500억원에 매각하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