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지 조성에 제주도보다 넓은 2100k㎡ 필요
⊙ 해상 발전이 육상 발전보다 3배 이상 비싸
⊙ 풍력발전 전용 항구 필요… 자재를 항구에서 싣고 나르는 데만 최소 17년 걸려
⊙ 이명박 정권 때 풍력발전 뛰어들었던 대기업들, 박근혜 정권 때 손 떼면서 풍력발전 생태계 붕괴
⊙ 2030년까지 조성? 어림도 없어… 바람 측정만 1~2년, 착공까지는 6년, 상업 운전까지는 13년
⊙ 해상 발전이 육상 발전보다 3배 이상 비싸
⊙ 풍력발전 전용 항구 필요… 자재를 항구에서 싣고 나르는 데만 최소 17년 걸려
⊙ 이명박 정권 때 풍력발전 뛰어들었던 대기업들, 박근혜 정권 때 손 떼면서 풍력발전 생태계 붕괴
⊙ 2030년까지 조성? 어림도 없어… 바람 측정만 1~2년, 착공까지는 6년, 상업 운전까지는 13년
- 지난 2월 5일 전남 신안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정부가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전남 신안군 일대에 2030년까지 48조5000억원(민간 47조6000억원, 정부 9000억원)을 투자해 3단계(①4.1GW ②2.1GW ③2GW)에 걸쳐 설비 용량(installed capacity·정격 용량) 8.2GW(기가와트·8200MW)급 해상 풍력발전단지와 관련 기반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산타워 크기 터빈 1000개 설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5일 신안을 방문해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해상 풍력단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해상 풍력단지보다 무려 7배나 큰 규모”라며 “여기서 생산되는 8.2GW의 전기는 한국형 신형 원전 6기의 발전량에 해당하고, 서울과 인천의 모든 가정이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서남해안에는 남산서울타워(높이 236m) 크기의 8MW급 풍력 터빈(발전기·높이 230m, 날개 길이 100m, 날개 회전 범위 205m) 1000개가 들어선다.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된 풍력발전기의 발전 용량은 주로 2~5MW급이다. 5MW급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8MW급 한국형 풍력발전기(모델명 DS205-8MW)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2022년 6월 완료가 목표다.
48조5000억원짜리 사업의 세부 계획을 알고자 여기저기 소수문했지만 관련 자료를 얻기 힘들었다. 보도자료를 작성한 청와대 춘추관장실과 홍보기획관실,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실 등에 ‘48조5000억원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청와대는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 물으라고 했다. 산자부는 “전라남도의 소관 사항이라 우리는 모른다”고 했다.
지난 3월 9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경북 구미을)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는 연락이 왔다. 의원실 관계자는 2개의 자료를 보여줬다. 하나는 산자부가 보낸 반쪽짜리 답변서와 붙임 문서 2쪽이었다. 다른 하나는 전라남도 해상풍력과에서 작성한 3쪽짜리 자료였다.
산자부발(發) 문서는 성의가 없었지만, 전남도의 문서는 빈틈을 거의 남기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가득했다.
산자부가 보낸 자료에도 의미 있는 대목이 있다. 붙임 문서(2쪽)에는 2009년 이후 작성된 풍력발전 관련 용역보고서 목록이 있었다. 2009년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도시형 풍력발전 기술〉 용역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까지 진행된 용역은 총 28건이었다. 이 중 16개가 현 정부에서 실시됐다.
전남도가 작성한 문서에는 사업 개요가 간략히 소개됐다. ‘신안군 해상 일대에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사업비 4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기업유치·육성 450개’ ‘일자리 창출 12만 개’라는 설명도 있다. ‘평균 수심 40m 미만, 평균 풍속 7.2m/s’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수심’과 ‘풍속’은 풍력발전의 핵심 변수이다.
風力 발전량은 風速의 세제곱에 비례
풍력발전은 크게 ▲육상 풍력 ▲해상 풍력 ▲부유식(浮游式) 해상 풍력으로 나눈다. 육상 풍력은 대관령과 같은 바람이 잘 부는 고지대나 해변에 주로 설치한다. 자연 훼손과 소음 공해가 단점이다.
해상 풍력은 바다에 설치해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지만 설치비가 비싸다. 수심이 50m 이상일 경우, 기반 시설 설치에 큰 비용이 들어가 수익성이 떨어진다. 수심이 50m 이상인 지역에는 부유식 해상 풍력이 적합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상업적으로 설치된 사례가 없다.
풍력발전은 블레이드(blade·날개)가 바람을 맞아 로터(rotor)를 회전시켜 만든 운동에너지를 나셀(nacelle·발전기)을 통해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원리이다. 풍력 터빈을 구성하는 핵심은 블레이드, 로터, 나셀, 타워(tower·기둥)이다.
날개 표면에 흰색을 칠한 이유는 흰색이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반사해 날개 표면의 온도를 상대적으로 낮추기 때문이다. 검정에 가까울수록 모든 빛을 흡수해 날개의 표면 온도가 올라간다. 날개의 온도가 오르면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로터와 타워를 잇는 나셀은 로터에서 얻은 회전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 장치(기어박스·교류 발전기 등)와 풍속계, 풍향계, 피뢰침 등으로 구성된다. 그 모양새는 110v를 220v로 변환할 때 사용하는 ‘트랜스(가정용 변압기)’와 비슷하다.
날개가 크고 풍속이 빠르며, 터빈 간의 간격이 넓고 풍향이 일정할수록 발전량이 많다. 풍력 발전량을 구하기 위해선 풍속(v)·날개 길이(l)·공기 밀도(ρ)·설비 용량(Cp) 값이 필요하다.
풍력 발전량 공식에 따르면, 발전량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날개 크기와 설비 용량 등 다른 조건은 모두 같고 풍속만 각각 초속 6m와 초속 13m로 다를 경우, 이 둘의 발전 격차는 10배이다.
풍력 산업이 가장 발달한 영국의 북해 일대는 평균 풍속이 11m/s 이상이다.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경우 북해는 서남해안(풍속 7.2m/s)보다 발전량이 약 3.56배 많다.
4MW당 1k㎡의 면적 필요
풍력 터빈 간의 간격도 중요하다. 통상 날개 길이의 7배 되는 거리를 권장한다. 날개 길이가 100m라면, 터빈 간의 거리가 700m는 돼야 한다. 터빈 간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앞선 터빈을 거치며 속도가 줄어든 바람을 맞아야 한다. 또한 풍향이 일정치 않을 경우 날개의 방향에 따라 풍속 감소가 발생해 효율적인 발전이 어렵다.
풍력 터빈이 회전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최소 풍속은 터빈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3~3.5m/s이다. 또 풍속이 초당 25m를 넘어가면 기계 고장을 우려해 발전을 멈춘다. 풍력발전기의 설비 용량은 통상 풍속 11m/s를 기준으로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최대 출력을 말한다. 5MW급 풍력발전기는 11m/s의 풍력을 맞을 때 1시간에 5MWh를 생산한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172개의 대규모 풍력발전을 조사한 결과, 4MW당 1k㎡의 면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수치는 ‘육상 풍력’을 기준으로 했지만, 해상 풍력에도 참고할 만하다. 설비 용량이 1.2GW인 ‘혼시 1’의 설치 면적은 407k㎡이다. NREL이 밝힌 수치를 바탕으로 8.2GW의 풍력발전을 위해 필요한 공간을 계산하니 2100k㎡였다. 제주도의 면적이 1847k㎡이다. 제주도 서남쪽에서 동북쪽까지 가장 긴 직선거리가 70km이다.
英 혼시 풍력단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들을 하나씩 검증해보자.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해상 풍력단지가 세계 최대 해상 풍력단지보다 7배 크다.”
결론적으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선 ‘혼시 풍력단지(Hornsea Wind Farm)’를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말한 ‘세계 최대 해상 풍력단지’는 영국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한 북해 일대의 풍력단지 ‘혼시 프로젝트 1’을 말한다. ‘프로젝트 1’이란 혼시 풍력단지에 첫 번째 사업으로 조성됐다는 의미이다. ‘혼시 1’에는 7MW 풍력 터빈(발전기) 174개가 들어섰다. 설비 용량은 1.2GW이다. 2016년 육상 기반 공사를 시작으로 2018년 해상 터빈 설치에 이어 2020년 상업 운전(Commercial Operation)을 시작했다.
설비 용량 1.4GW인 ‘혼시 2’는 2018년 하반기에 육상 기반 공사를 시작했다. 2020년부터 해상 터빈 설치를 시작했다. 2022년 상업 운전이 목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설비 용량 2.4GW급인 ‘혼시 3’ 사업을 승인했다. 시행사인 세계 1위 해상 풍력 개발업체 덴마크 오스테드(Orsted)는 231개의 터빈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11MW급 터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상업 운전을 한다는 보도가 있다.
영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혼시 4’도 준비 중이다. 2023년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인 설비 용량이나 터빈 용량에 대해 밝힌 것은 없다. ‘혼시 3’의 조성 면적을 기준으로 할 때, 혼시 4는 약 2GW를 설비 용량으로 택할 것으로 보인다.
‘혼시 프로젝트 1~4’를 계획대로 모두 실행한다면, 혼시 풍력단지는 총 설비 용량이 7.6GW 규모다.
이 내용만을 놓고 봐도,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풍력단지가 영국의 풍력단지보다 7배 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과 한국의 차이가 있다면, 영국은 계획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풍력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신안 풍력의 발전량이 원전 6기와 맞먹는다?
▲“(신안에서) 생산되는 8.2GW의 전기는 한국형 신형 원전 6기의 발전량에 해당한다.”
설비 용량, 이용률, 실제 발전량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이용률은 설비 용량에 명시된 출력을 유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출력을 절반만 유지할 수 있다면 이용률은 50%가 된다.
설비 용량이 10MW이고, 이용률이 50%라면 1일(24시간) 발전량은 120MWh가 된다. 24시간 10MW로 발전했으면, 240MWh의 발전량을 기록했겠지만 실제 발전량은 120MWh에 그쳤으니 이용률이 50%인 것이다.
설비 용량만을 놓고 보면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발전 용량을 계산해보면 거짓에 가깝다. 정부는 신안 풍력단지가 24시간 중 7시간은 최대출력(rated power)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용률이 30% 수준이라고 했다. 해상 풍력의 실제 1일 발전량은 약 59GWh(설비 용량 8.2GW×이용률 0.3 ×24시간)이다.
반면, 원자력은 이용률이 85% 정도 된다. 원자력은 정비 등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20시간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비 용량이 풍력과 동일할 경우, 약 167.3GWh(8.2GW×0.85×24시간)의 발전량을 얻는다. 따라서 매년 발전량을 보면 신안 풍력은 원전 6기가 아니라 약 2기에 불과한 용량이 된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설비 용량은 1기당 1.4GW이다.
신안 풍력의 발전량이 원전 6기와 맞먹는다는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여기서 고려할 점이 있다. 풍력은 초속 11m/s 이상일 경우에만 설비 용량에 명시된 최대출력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초속 11m/s의 바람이 부는 시간이 적으면 적을수록 풍력의 이용률은 떨어지는 셈이다. 초속 11m/s의 바람이 쉬지 않고 불 때만 원전 6기의 발전량과 같다.
신안 풍력단지의 실제 효율, 原電 1기 수준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해상 풍력은 수명이 20년이다. 길어도 30년이 되지 않는다. 반면 원전은 1차 운영허가 기간만 60년에 이른다. 즉 원전이 한 번 건설돼 60년간 운영할 때 풍력은 처음 건설한 것을 헐고 새로 건설해야 한다. 매년 발전량이 원전 2기 수준인 풍력발전이 최장 30년 운영되고 끝나니, 60년 가는 원전과 비교한다면 실제로는 원전 1기 남짓에 불과하게 된다. 미국처럼 원전을 80년 운영(운영 연장)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원전 1기에도 미달하는 전력생산설비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설비 용량을 자동차의 최고 시속에 비유해 설명했다.
“최고 시속이 100km/h인 자동차 2대가 있다고 칩시다. 하나는 액셀(출력)을 85%만 밟아 2시간을 갔어요. 170km를 간 것이죠. 그런데 나머지 한 대는 액셀을 30%까지밖에 못 밟았어요. 그러면 60km를 가는 것 아닙니까. 최고 시속은 같지만, 하나는 170km, 또 하나는 60km를 갔어요. 110km 차이가 납니다. 이런 비유로 원자력과 풍력의 차이를 쉽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 발언, 無知이거나 혹세무민
주한규 교수는 또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설비용량과 발전량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혹세무민(惑世誣民)을 한 것입니다. 이용률부터 발전량, 설비 수명 등을 종합하면, 풍력은 동일 설비 용량 원전의 1/9 수준입니다.
48조원이라는 설비 투자비의 생애 효용성을 본다면 신안 풍력단지는 원전보다 거의 14배 비싼 설비입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신안군청 관계자는 “도서로부터 약 10km 이상 이격된 해역으로 임자(도)에서 도초(도)의 바다 전역에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심 50m 이하인 곳에 설치해야만 사업성이 있다”고 했다. 정확한 위치와 수심은 알려주지 않았다.
임자도와 도초도 모두 신안군에 속한다. 임자도가 신안군에 붙어 있다면, 도초도는 목포시 아래쪽에 자리 잡았다. 두 섬은 직선거리로 40km 떨어져 있다. 임자도의 끝과 도초도의 끝은 그 간극(間隙)이 55km였다. 서울 광화문에서 파주 임진강까지가 직선거리로 40km이다.
전남도가 밝힌 ‘사업비 세부 내역’에는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45조4000억원) ▲풍력발전기 생산·조립 단지 구축(6000억원) ▲해상 풍력 송전선로 구축(한국전력공사·2조3000억원) ▲목포 신항만 지원 부두·배후단지 개발(해양수산부·2180억원)이 명시됐다. 이 중 발전단지 조성과 직접 관련된 금액은 ‘풍력발전기 생산·조립 단지 구축’과 ‘목포 신항만 개발’ 비용을 뺀 약 47조7000억원이다.
개발은 크게 기반 시설 구축을 포함해 총 4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기반 시설 구축(2020~2030년):송전선로 2.3조원(한전), 목포 신항만 지원부두 배후단지 조성 2180억원(해수부) ▲1단계 (사업): 4.1GW(2020~2025년), 투자 21조원, 신(新)장성 변전소 연계 ▲2단계 (사업): 2.1GW(2022~2027년), 투자 12.7조원, 신화순 변전소 연계 ▲3단계 (사업): 2GW(2024~2030년), 투자 12.3조원, 신강진 변전소 연계〉
해상 발전이 육상 발전보다 3배 비싸
위 자료에 따르면, 1단계에서 3단계로 갈수록 개발 비용이 비싸졌다. 4.1GW를 구축하는 1단계 사업(총 46조 중 21조원)에서는 풍력발전 1GW당 약 5조1219억원이 들지만, 2단계와 3단계에서는 각각 약 6조476억원과 6조1500억원으로 비용이 증가한다.
48조5000억원은 어떤 근거로 책정됐을까. 전남도 관계자는 “48.5조원의 근거는 제주 등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해 1GW당 약 5.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자체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단계별로 개발 비용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1단계는 사업은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금액이고, 2~3단계에 해당하는 금액은 1단계를 바탕으로 (여유를 두고) 추산한 것”이라고 했다.
전남도는 “2~3단계 사업(8.2GW 중 4.1GW에 해당)은 연구용역을 거쳐 기본 계획 수립 후 민간발전사 선정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력발전단지 조성은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처음 계획했다. 당시 정부는 〈해상 풍력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18년까지 9조2000억원을 투자해 2.5GW 규모의 해상 풍력단지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도 3단계에 걸쳐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2010년 11월 3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2013년까지 부안·영광 지역에 100MW(5MW급 발전기 20기) 규모의 ‘실증단지(1단계·6000억원)’를 조성한 후 ▲2016년까지 900MW(발전기 180기)급 ‘시범단지(2단계·3조원)’로 확대하고 ▲2019년까지 1.5GW(300기)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단지(3단계·5조6300억원)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육상·해상 풍력발전에 필요한 원가 구성이 소개됐다.
〈▲육상 발전: 터빈 70%, 기반공사 17%, 계통연계 8%, 기타 5%
▲해상 발전: 터빈 43%, 기반공사 24%, 계통연계 24%, 기타 9%〉
육상 발전 터빈과 해상 발전 터빈의 원가에는 큰 차이가 없다. 위 비율대로 계산한다면, 해상 발전은 육상 발전보다 건설비가 3배 이상 더 든다.
전남도의 계산대로 1GW마다 5.5조원이 필요하다면, 설비 용량 1GW당 터빈에 3조490억원을, 기반 조성과 송전계통 등에 2조4510억원을 쓰는 셈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1kW 규모의 풍력발전을 구축하는 데 해상과 육상이 각각 6230달러와 2213달러가 필요하다고 봤다. 1GW당 우리 돈으로 6조8000억원이 든다.
대기업들, 수출 염두에 두고 사업 시작
성창경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 해상풍력추진단장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에기평에서 풍력단지 조성을 위한 실무를 맡았다. 그와 나눈 1시간40분의 통화 중 일부를 소개한다.
“해상 풍력은 터빈만 중요한 게 아니라 기반 구조와 계통연계(송전)도 굉장히 중요하다. 터빈과 구조물, 송전선의 중요성을 비율로 따지면 각각 3분의 1가량 된다.
2011년 부안·영광에 2.5GW급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을 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효성중공업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해상 구조물, 해상 플랜트 전문 기업이다. 발전기보다는 발전기를 떠받칠 구조물에 관심이 더 많았다. 영국이 풍력 강국인 이유는 유전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부안·영광에 단지를 계획할 때는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을 막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당시 정부와 조선업계는 풍력을 차세대 산업으로 생각했다. 당시 분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다. 문 대통령이 5대 풍력 강국이 되겠다고 했는데, MB 때는 3대 풍력 강국을 목표로 했다.”
— 어느 순간 대기업들이 풍력발전에서 손을 뗐다.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풍력에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조선업계 불황이 겹쳤다. 그러자 풍력 관련 부서부터 사라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박사급 인력 100명을 고용했고, 투자만 1조5000억원을 했다.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본 것이다.”
— 수익성이 없다고도 판단한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대기업은 국내의 바람 환경이 좋지 않기에 국내 시장보다는 수출에 초점을 두고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에 스코틀랜드에 7MW급 터빈 시제품을 수출한 적이 있다. 그만큼 실력이 있었다. 국내 기업이 8MW급을 개발한다고 하는 데 회의적이다.”
송전선 등 인프라 구축이 관건
— 이명박 정부에선 1GW당 단지 조성 비용이 3조6800억원이었는데, 현 정부는 5조8100억원이라고 발표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비용은 줄어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2011년 이후 무엇이라도 한 게 있어야 비용이 줄어들 것 아닌가. 대기업들이 손을 떼니 사업이 흐지부지됐고, 기술 개발도 없었다.”
— 당시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나.
“100MW 규모의 ‘실증단지’ 조성까지만 이뤄졌다. 2단계는 제대로 시작도 못 했다. 실증단에서 만든 전기를 육상으로 보내기 위해 송전선을 깔았는데, 2000억원이 들었다.”
—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용량(8.2GW)의 82분의 1인데, 송전 설치비가 그렇게 많이 들었나.
“신안에 송전선로를 구축하는 데 2조3000억원이 든다고 말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
— 풍력으로 얻은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야 하니 돈이 더 들겠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소비량보다 적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발전량이 소비량을 앞서면 문제가 된다. 예전에 부안·영광에서 단지를 계획할 때도 주변에 수요가 없었다. 결국 서울로 보내려면 전력 인프라를 추가로 깔아야 하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판단했다.
ESS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돈은 차치하고 송전탑을 세워야 하는데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나. 밀양 송전탑 반대 기억 안 나나? 그리고 전남은 가장 열악한 전력 계통을 갖고 있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말한다. ‘휴대전화 보조배터리’와 같다. ESS는 전기를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배로 터빈 옮기는 데만 최소 17년
— 목포 신항만과 배후 단지 조성에도 2100억원이 든다.
“풍력발전기 자재가 엄청나게 무겁기에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자체 전용 항구가 필요하다. 풍력발전기를 해상에서 조립할 수 없기에 항만에서 미리 조립하고 배를 통해 설치할 곳으로 옮긴다. 풍력발전 자재를 실어 나를 항만이 연간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다. 설비 용량 250~500MW 규모다. 5MW급 발전기를 50~100개 정도 감당할 수 있다. 부안·영광에 2.5GW급 단지 조성할 때도 항만이 2개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안은 8.2GW급 단지이니 목포 신항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발전기를 항구에서 싣고 나르는 데만 최소 17년이 걸리겠다.”
— 신안 풍력단지 조성에 부정적이다?
“하부 구조물·송전선 설치는 다른 문제라 친다. 우선 우리 기업 중에 풍력 터빈을 개발할 역량을 가진 기업이 있나? 궁극적으로는 감당할 역량이 안 된다. 서해안은 갯벌이 많다. 수심이 20m라고 나오지만, 다 펄이기에 기반 구조물(재킷)을 박기 위한 실제 수심은 60m이다.”
— 상황이 여의치는 않지만 우리 풍력 산업계를 키워야 하지 않나.
“2011년부터 대기업이 참여해 기반을 마련했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지금은 여건이 너무 안 좋다. 풍력 관련 기업들의 벨류체인이 무너졌다. 우선 풍력 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우선이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게 핵심이다. 대기업은 돈이 된다는 판단이 서면 참여할 것이다.”
계측기 설치부터 상업 운전까지 13년
성 전 단장은 2011년 부안·영광 일대에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운영 경험)를 확보한 기업이 많지 않다고 했다. 풍력발전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풍력발전기를 설치·가동한 운영 경험이 요구된다. 우리도 미처 제대로 써보지 못해 검증이 안 된 물건을 다른 나라에 파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트랙 레코드를 위해서는 동일 설비 용량을 가진 풍력 터빈 100개를 1년간 시험해 성능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3MW급 터빈을 운영한 두산중공업만이 유일하다.
그는 “신안에 앞서 2011년에 추진했다가 실증단지만 조성하는 데 그친 부안·영광 2.5GW급 단지부터 완성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48조5000억원을 감당할 능력을 갖춘 메인 플레이어(기업)가 없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국익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고 했다.
전남도의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조성 사업(총 4.1GW) 중 0.6GW 규모는 이미 발전 사업 허가가 났다. 참여 사업자로는 ▲한화건설(400MW급) ▲SK E&S(96MW) ▲압해풍력(60MW) ▲윈윈드파워(33MW) ▲신안어의풍력(16MW)이 있다.
한화건설은 도초도에서 서남쪽으로 10km 떨어진 곳에 2조4000억원 규모의 신안 우이해상풍력단지를 준비하고 있다. 진도변전소와 연결할 계획이다. 한화건설 관계자와 통화했다.
— 풍력발전이 수익성이 있어 사업에 참여하는 건가.
“수익성과 관련된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 공개가 어렵고, 아직 운영 단계가 아니라서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 어떤 풍력발전기를 사용할 계획인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 사업 일정은 어떻게 되나.
“2022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6년 완공(상업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3년 9월 계측기를 설치했다. 계측기(計測器)란 풍질(風質)을 측정하는 장치다. 매장을 열기 전 유동인구를 파악하며 상권을 분석하는 것과 같다. 해수면에서 100m 높이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에서 2년간 풍력을 관찰한다. 계측기 설치부터 발전사업 허가(2019년), 상업운행(2026년 예정)까지 총 13년이 걸리는 셈이다.
풍력발전의 시작은 風質 측정… 최소 1년
발전업계 A사 관계자는 “풍력 자원조사를 끝내야만 무엇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풍력은 풍질이 제일 중요하다. 사업을 진행할 곳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 이상 조사한다. 그래야 풍력 자원 데이터를 얻는다. 대부분 2년 이상 측정한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1년 이상 필요하다. 지금은 예산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어떤 터빈을 쓸 것인지 논할 단계가 아니다. 저희는 계측이 먼저다.”
— 계측이 풍력발전의 첫 단계인가.
“그렇다. 뭔가 자료가 있어야 사업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해수면 위로 100m 높이에 계측기를 설치한다. ”
— 상업 운전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계측부터 착공까지만 6년을 예상한다. 준공까지 또 시간이 필요하고 시범 운영도 하고…. 단시간에 하는 사업이 아니다.”
전남도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발전 사업(0.6GW) 허가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3.5GW)은 ▲한전(1.5GW) ▲전남개발공사(400W) ▲SM E&C(600W) ▲SF쏠라에너지(600W) ▲SK E&S(400W)가 맡는다.
이 중 1곳은 일주일간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결이 안 됐다. 또 1곳은 전화번호나 홈페이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선두권 발전사업자인 B사. LNG발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B사는 현재 전남 일대에서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기조 따르려 신재생에너지 사업 한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은 수익성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우리는 LNG발전이 주력이다. 여기서 매출의 95%가 나온다. 정부의 ‘재생에너지3020’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를 따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을 하는 것이다. 정부 기조를 따르는 것이지 수익을 얻고자 함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2~3% 정도다.”
또 다른 발전사업자인 C사도 B사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C사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 RPS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D사 역시 “지금 단계에서는 어떤 것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발전사업자들은 정부의 눈치를 항상 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가 아니다”고 했다.
RPS는 500MW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회사(발전사업자) 및 지역난방공사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원을 통해 공급해야 하는 제도이다. 2020년 기준 8%에서 2022년까지 신재생에너지원이 차지하는 의무 발전 비율을 10%까지 올려야 한다.
이 때문에 ‘돈’이 안 되더라도, 일정 발전 비율을 충족해야 하기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한다. 취재 과정에서 “풍력이 돈이 된다”고 말한 업계 관계자는 없었다. 또 ‘어떤 터빈을 쓸 것인가’를 묻는 말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발전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산업자원부 관료로 시작해 산업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전 의원(미래통합당). 그는 “발전사업자들이 신재생에너지에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해도 정작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발전량을 채우지 못한다면 RPS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무책임한 정책이자 무책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상보적 관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우리 실정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은 여전히 매우 비싼 발전원”이라며 “태양광은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건설비가 4분의 1로 떨어지며 분명한 발전 추세를 보이나 풍력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주 교수는 “‘신안 풍력단지는 kWh당 280원가량의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이에 비해 전기 가격은 kWh당 110원이니 8.2GW 용량의 서남해상 풍력의 경우 매년 3조원 이상을 보조금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했다.
LCOE란, ‘전 주기 동안의 발전량’ 대비 ‘전 주기 동안의 비용’을 말한다. 발전 시설 건설 및 유지 운영, 시설 폐쇄 등에 드는 총비용을 총발전량으로 나눈 값이다. 낮을수록 좋다.
그는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원전을 통해 얻은 이익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주한규 교수는 “국가마다 자연환경과 기술 여건이 다르다”면서 “원자력발전만 하자는 게 아니라 발전원별 특징을 고려한 에너지 믹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영국에는 풍력이 적합하고 우리에겐 원자력이 적합하다는 의미이다.
[미니 인터뷰]
“비과학적인 탈원전 선동에 맞서는 게 내 임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기계공학 박사인 그는 금오공과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이후 금오공과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3월 9일에는 27년간 국가와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의 유일한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운동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듯, 한림원은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남긴 이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이다.
— 풍력발전을 어떻게 봅니까.
“에너지는 ‘안정적 공급’이 가장 중요합니다. 풍력이 ‘보완재’가 될 순 있지만, 기저 발전을 책임지는 주전력원이 될 순 없죠. 특히나 우리나라는 시간·계절별로 풍질의 편차가 커 보완재로도 한계가 많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연평균 풍속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풍속이 7m/s에서 6m/s로, 단 1m/s만 줄어도 발전량은 약 40% 감소합니다. 아무리 저속에서도 발전 효율 높은 터빈을 개발한다고 해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순 없죠.”
“보조금은 다 세금이다”
— 다른 문제점은.
“정부에서 친환경을 강조하잖아요. 그런데 풍력발전을 짓는다는 지역은 ‘태풍 경로’입니다. 태풍에 날개가 부러지거나 터빈이 훼손되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블레이드는 탄소섬유로 제작해서 재활용할 방법이 없어요.
이곳이 또 철새도래지입니다. 철새 종류만 249개체입니다. 천연기념물도 4종(황조롱이, 매, 참매, 칡부엉이)이나 서식하고요. 터빈 날개에 새들이 충돌한다고 생각해보세요.”
— 단점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텍사스의 동계 발전설비 용량은 83GW이고, 이 중 풍력이 30GW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블레이드가 얼어 전력을 생산하지 못했죠. 출력 부족을 메우려고 LPG발전을 했으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원자력발전이 최대 효율로 발전하면서 주 전체가 블랙 아웃되는 걸 막았죠. 원자력은 일정한 출력을 보장하기에 매우 안정적인 발전원입니다. 외부 요인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 풍력발전을 하면 전기세도 오르나요.
“신재생에너지는 자체 경쟁력보다는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됩니다. 한전은 가정용 전기를 110원/kWh에 팔아요. 그런데 282원에 전기를 사 오면 결국 172원을 손해 보는 것 아닙니까. 이 손해를 메우기 위해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보조금을 줄 수밖에 없죠.”
— 보조금은 얼마나 드나요.
“풍력발전의 기본 수명이 20년입니다. 발전 효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단순 계산으로 60조원 이상을 풍력에 보조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배(48.5조원)보다 배꼽이 더 크죠. 보조금은 다 세금입니다.
원전은 (설계) 수명이 60년입니다. 오래 돌리면 돌릴수록 LCOE가 줄어듭니다.”
원전은 수명을 연장할 경우, 추가 건설에 드는 비용이 들지 않아 LCOE가 30원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원자력연구원 연구원 출신이라 원전을 강조하는 것 아닌가요.
“정치인 이전에 학자의 입장에서, 공학자의 양심을 걸고 사실만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원자력연구원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원전제일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과학기술 수준에서 다양한 에너지원 중 원자력이 경제, 환경, 안정성 모든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에너지원, 예컨대 신재생에너지를 조합하자는 겁니다. 지금의 에너지 전환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감사원 발표, 탈원전 면죄부 아니다”
— 지난 3월 5일 감사원은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서 위법성을 발견 못 했다’고 했습니다.
“‘정책 수립 과정’이 법리적으로 문제 없다는 것일 뿐 탈원전 정책 자체에 대한 면죄부는 아닙니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의 경우, 정책 수립이 아닌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집행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었기에 검찰 고발과 수사가 이뤄진 것 아닙니까.”
김영식 의원은 “에너지 정책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며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정책이라고 하면, 전기요금만 떠올리기 쉬운데, 에너지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송유관을 잠가버리니, 유럽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걸 보셨잖아요. 텍사스 대정전 사태도 있고.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아요.
이번 21대 국회에서 원자력을 다뤄본 국회의원은 저뿐입니다. 비과학적 탈원전 선동에 맞서는 것이 제게 주어진 임무인 것 같습니다. 저는 불합리한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지 신재생에너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에너지정책을 바로잡는 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남산타워 크기 터빈 1000개 설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5일 신안을 방문해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해상 풍력단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해상 풍력단지보다 무려 7배나 큰 규모”라며 “여기서 생산되는 8.2GW의 전기는 한국형 신형 원전 6기의 발전량에 해당하고, 서울과 인천의 모든 가정이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서남해안에는 남산서울타워(높이 236m) 크기의 8MW급 풍력 터빈(발전기·높이 230m, 날개 길이 100m, 날개 회전 범위 205m) 1000개가 들어선다.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된 풍력발전기의 발전 용량은 주로 2~5MW급이다. 5MW급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8MW급 한국형 풍력발전기(모델명 DS205-8MW)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2022년 6월 완료가 목표다.
48조5000억원짜리 사업의 세부 계획을 알고자 여기저기 소수문했지만 관련 자료를 얻기 힘들었다. 보도자료를 작성한 청와대 춘추관장실과 홍보기획관실,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실 등에 ‘48조5000억원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청와대는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 물으라고 했다. 산자부는 “전라남도의 소관 사항이라 우리는 모른다”고 했다.
지난 3월 9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경북 구미을)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는 연락이 왔다. 의원실 관계자는 2개의 자료를 보여줬다. 하나는 산자부가 보낸 반쪽짜리 답변서와 붙임 문서 2쪽이었다. 다른 하나는 전라남도 해상풍력과에서 작성한 3쪽짜리 자료였다.
산자부발(發) 문서는 성의가 없었지만, 전남도의 문서는 빈틈을 거의 남기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가득했다.
산자부가 보낸 자료에도 의미 있는 대목이 있다. 붙임 문서(2쪽)에는 2009년 이후 작성된 풍력발전 관련 용역보고서 목록이 있었다. 2009년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도시형 풍력발전 기술〉 용역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까지 진행된 용역은 총 28건이었다. 이 중 16개가 현 정부에서 실시됐다.
전남도가 작성한 문서에는 사업 개요가 간략히 소개됐다. ‘신안군 해상 일대에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사업비 4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기업유치·육성 450개’ ‘일자리 창출 12만 개’라는 설명도 있다. ‘평균 수심 40m 미만, 평균 풍속 7.2m/s’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수심’과 ‘풍속’은 풍력발전의 핵심 변수이다.
風力 발전량은 風速의 세제곱에 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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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블레이드를 로터에 부착하고 있다. 기둥 위에 얹혀 있는 것이 나셀이다. 사진=오스테드 |
해상 풍력은 바다에 설치해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지만 설치비가 비싸다. 수심이 50m 이상일 경우, 기반 시설 설치에 큰 비용이 들어가 수익성이 떨어진다. 수심이 50m 이상인 지역에는 부유식 해상 풍력이 적합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상업적으로 설치된 사례가 없다.
풍력발전은 블레이드(blade·날개)가 바람을 맞아 로터(rotor)를 회전시켜 만든 운동에너지를 나셀(nacelle·발전기)을 통해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원리이다. 풍력 터빈을 구성하는 핵심은 블레이드, 로터, 나셀, 타워(tower·기둥)이다.
날개 표면에 흰색을 칠한 이유는 흰색이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반사해 날개 표면의 온도를 상대적으로 낮추기 때문이다. 검정에 가까울수록 모든 빛을 흡수해 날개의 표면 온도가 올라간다. 날개의 온도가 오르면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로터와 타워를 잇는 나셀은 로터에서 얻은 회전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 장치(기어박스·교류 발전기 등)와 풍속계, 풍향계, 피뢰침 등으로 구성된다. 그 모양새는 110v를 220v로 변환할 때 사용하는 ‘트랜스(가정용 변압기)’와 비슷하다.
날개가 크고 풍속이 빠르며, 터빈 간의 간격이 넓고 풍향이 일정할수록 발전량이 많다. 풍력 발전량을 구하기 위해선 풍속(v)·날개 길이(l)·공기 밀도(ρ)·설비 용량(Cp) 값이 필요하다.
풍력 발전량 공식에 따르면, 발전량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날개 크기와 설비 용량 등 다른 조건은 모두 같고 풍속만 각각 초속 6m와 초속 13m로 다를 경우, 이 둘의 발전 격차는 10배이다.
풍력 산업이 가장 발달한 영국의 북해 일대는 평균 풍속이 11m/s 이상이다.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경우 북해는 서남해안(풍속 7.2m/s)보다 발전량이 약 3.56배 많다.
4MW당 1k㎡의 면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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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가 만든 길이 107m 12MW급 Haliade-X 터빈의 날개. 사진=GE |
풍력 터빈이 회전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최소 풍속은 터빈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3~3.5m/s이다. 또 풍속이 초당 25m를 넘어가면 기계 고장을 우려해 발전을 멈춘다. 풍력발전기의 설비 용량은 통상 풍속 11m/s를 기준으로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최대 출력을 말한다. 5MW급 풍력발전기는 11m/s의 풍력을 맞을 때 1시간에 5MWh를 생산한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172개의 대규모 풍력발전을 조사한 결과, 4MW당 1k㎡의 면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수치는 ‘육상 풍력’을 기준으로 했지만, 해상 풍력에도 참고할 만하다. 설비 용량이 1.2GW인 ‘혼시 1’의 설치 면적은 407k㎡이다. NREL이 밝힌 수치를 바탕으로 8.2GW의 풍력발전을 위해 필요한 공간을 계산하니 2100k㎡였다. 제주도의 면적이 1847k㎡이다. 제주도 서남쪽에서 동북쪽까지 가장 긴 직선거리가 70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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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혼시 풍력단지. 덴마크 방향으로 100km 떨어진 북해 일대에 자리 잡았다. 왼쪽부터 혼시 4·1·2·3. 사진=Hornseaproject.co.uk |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해상 풍력단지가 세계 최대 해상 풍력단지보다 7배 크다.”
결론적으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선 ‘혼시 풍력단지(Hornsea Wind Farm)’를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말한 ‘세계 최대 해상 풍력단지’는 영국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한 북해 일대의 풍력단지 ‘혼시 프로젝트 1’을 말한다. ‘프로젝트 1’이란 혼시 풍력단지에 첫 번째 사업으로 조성됐다는 의미이다. ‘혼시 1’에는 7MW 풍력 터빈(발전기) 174개가 들어섰다. 설비 용량은 1.2GW이다. 2016년 육상 기반 공사를 시작으로 2018년 해상 터빈 설치에 이어 2020년 상업 운전(Commercial Operation)을 시작했다.
설비 용량 1.4GW인 ‘혼시 2’는 2018년 하반기에 육상 기반 공사를 시작했다. 2020년부터 해상 터빈 설치를 시작했다. 2022년 상업 운전이 목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설비 용량 2.4GW급인 ‘혼시 3’ 사업을 승인했다. 시행사인 세계 1위 해상 풍력 개발업체 덴마크 오스테드(Orsted)는 231개의 터빈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11MW급 터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상업 운전을 한다는 보도가 있다.
영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혼시 4’도 준비 중이다. 2023년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인 설비 용량이나 터빈 용량에 대해 밝힌 것은 없다. ‘혼시 3’의 조성 면적을 기준으로 할 때, 혼시 4는 약 2GW를 설비 용량으로 택할 것으로 보인다.
‘혼시 프로젝트 1~4’를 계획대로 모두 실행한다면, 혼시 풍력단지는 총 설비 용량이 7.6GW 규모다.
이 내용만을 놓고 봐도,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풍력단지가 영국의 풍력단지보다 7배 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과 한국의 차이가 있다면, 영국은 계획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풍력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신안 풍력의 발전량이 원전 6기와 맞먹는다?
▲“(신안에서) 생산되는 8.2GW의 전기는 한국형 신형 원전 6기의 발전량에 해당한다.”
설비 용량, 이용률, 실제 발전량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이용률은 설비 용량에 명시된 출력을 유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출력을 절반만 유지할 수 있다면 이용률은 50%가 된다.
설비 용량이 10MW이고, 이용률이 50%라면 1일(24시간) 발전량은 120MWh가 된다. 24시간 10MW로 발전했으면, 240MWh의 발전량을 기록했겠지만 실제 발전량은 120MWh에 그쳤으니 이용률이 50%인 것이다.
설비 용량만을 놓고 보면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발전 용량을 계산해보면 거짓에 가깝다. 정부는 신안 풍력단지가 24시간 중 7시간은 최대출력(rated power)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용률이 30% 수준이라고 했다. 해상 풍력의 실제 1일 발전량은 약 59GWh(설비 용량 8.2GW×이용률 0.3 ×24시간)이다.
반면, 원자력은 이용률이 85% 정도 된다. 원자력은 정비 등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20시간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비 용량이 풍력과 동일할 경우, 약 167.3GWh(8.2GW×0.85×24시간)의 발전량을 얻는다. 따라서 매년 발전량을 보면 신안 풍력은 원전 6기가 아니라 약 2기에 불과한 용량이 된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설비 용량은 1기당 1.4GW이다.
신안 풍력의 발전량이 원전 6기와 맞먹는다는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여기서 고려할 점이 있다. 풍력은 초속 11m/s 이상일 경우에만 설비 용량에 명시된 최대출력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초속 11m/s의 바람이 부는 시간이 적으면 적을수록 풍력의 이용률은 떨어지는 셈이다. 초속 11m/s의 바람이 쉬지 않고 불 때만 원전 6기의 발전량과 같다.
신안 풍력단지의 실제 효율, 原電 1기 수준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해상 풍력은 수명이 20년이다. 길어도 30년이 되지 않는다. 반면 원전은 1차 운영허가 기간만 60년에 이른다. 즉 원전이 한 번 건설돼 60년간 운영할 때 풍력은 처음 건설한 것을 헐고 새로 건설해야 한다. 매년 발전량이 원전 2기 수준인 풍력발전이 최장 30년 운영되고 끝나니, 60년 가는 원전과 비교한다면 실제로는 원전 1기 남짓에 불과하게 된다. 미국처럼 원전을 80년 운영(운영 연장)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원전 1기에도 미달하는 전력생산설비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설비 용량을 자동차의 최고 시속에 비유해 설명했다.
“최고 시속이 100km/h인 자동차 2대가 있다고 칩시다. 하나는 액셀(출력)을 85%만 밟아 2시간을 갔어요. 170km를 간 것이죠. 그런데 나머지 한 대는 액셀을 30%까지밖에 못 밟았어요. 그러면 60km를 가는 것 아닙니까. 최고 시속은 같지만, 하나는 170km, 또 하나는 60km를 갔어요. 110km 차이가 납니다. 이런 비유로 원자력과 풍력의 차이를 쉽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 발언, 無知이거나 혹세무민
주한규 교수는 또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설비용량과 발전량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혹세무민(惑世誣民)을 한 것입니다. 이용률부터 발전량, 설비 수명 등을 종합하면, 풍력은 동일 설비 용량 원전의 1/9 수준입니다.
48조원이라는 설비 투자비의 생애 효용성을 본다면 신안 풍력단지는 원전보다 거의 14배 비싼 설비입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신안군청 관계자는 “도서로부터 약 10km 이상 이격된 해역으로 임자(도)에서 도초(도)의 바다 전역에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심 50m 이하인 곳에 설치해야만 사업성이 있다”고 했다. 정확한 위치와 수심은 알려주지 않았다.
임자도와 도초도 모두 신안군에 속한다. 임자도가 신안군에 붙어 있다면, 도초도는 목포시 아래쪽에 자리 잡았다. 두 섬은 직선거리로 40km 떨어져 있다. 임자도의 끝과 도초도의 끝은 그 간극(間隙)이 55km였다. 서울 광화문에서 파주 임진강까지가 직선거리로 40km이다.
전남도가 밝힌 ‘사업비 세부 내역’에는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45조4000억원) ▲풍력발전기 생산·조립 단지 구축(6000억원) ▲해상 풍력 송전선로 구축(한국전력공사·2조3000억원) ▲목포 신항만 지원 부두·배후단지 개발(해양수산부·2180억원)이 명시됐다. 이 중 발전단지 조성과 직접 관련된 금액은 ‘풍력발전기 생산·조립 단지 구축’과 ‘목포 신항만 개발’ 비용을 뺀 약 47조7000억원이다.
개발은 크게 기반 시설 구축을 포함해 총 4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기반 시설 구축(2020~2030년):송전선로 2.3조원(한전), 목포 신항만 지원부두 배후단지 조성 2180억원(해수부) ▲1단계 (사업): 4.1GW(2020~2025년), 투자 21조원, 신(新)장성 변전소 연계 ▲2단계 (사업): 2.1GW(2022~2027년), 투자 12.7조원, 신화순 변전소 연계 ▲3단계 (사업): 2GW(2024~2030년), 투자 12.3조원, 신강진 변전소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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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구조물을 옮기는 모습. 이후 터빈을 구조물 위에 설치하고, 배선 작업을 거친다. 사진=Orsted 홈페이지(사진 위), 뉴시스/AP(사진 아래) |
48조5000억원은 어떤 근거로 책정됐을까. 전남도 관계자는 “48.5조원의 근거는 제주 등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해 1GW당 약 5.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자체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단계별로 개발 비용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1단계는 사업은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금액이고, 2~3단계에 해당하는 금액은 1단계를 바탕으로 (여유를 두고) 추산한 것”이라고 했다.
전남도는 “2~3단계 사업(8.2GW 중 4.1GW에 해당)은 연구용역을 거쳐 기본 계획 수립 후 민간발전사 선정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력발전단지 조성은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처음 계획했다. 당시 정부는 〈해상 풍력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18년까지 9조2000억원을 투자해 2.5GW 규모의 해상 풍력단지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도 3단계에 걸쳐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2010년 11월 3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2013년까지 부안·영광 지역에 100MW(5MW급 발전기 20기) 규모의 ‘실증단지(1단계·6000억원)’를 조성한 후 ▲2016년까지 900MW(발전기 180기)급 ‘시범단지(2단계·3조원)’로 확대하고 ▲2019년까지 1.5GW(300기)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단지(3단계·5조6300억원)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육상·해상 풍력발전에 필요한 원가 구성이 소개됐다.
〈▲육상 발전: 터빈 70%, 기반공사 17%, 계통연계 8%, 기타 5%
▲해상 발전: 터빈 43%, 기반공사 24%, 계통연계 24%, 기타 9%〉
육상 발전 터빈과 해상 발전 터빈의 원가에는 큰 차이가 없다. 위 비율대로 계산한다면, 해상 발전은 육상 발전보다 건설비가 3배 이상 더 든다.
전남도의 계산대로 1GW마다 5.5조원이 필요하다면, 설비 용량 1GW당 터빈에 3조490억원을, 기반 조성과 송전계통 등에 2조4510억원을 쓰는 셈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1kW 규모의 풍력발전을 구축하는 데 해상과 육상이 각각 6230달러와 2213달러가 필요하다고 봤다. 1GW당 우리 돈으로 6조8000억원이 든다.
대기업들, 수출 염두에 두고 사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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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셀에서 작업자들이 점검하고 있다. 그 뒤는 날개이다. 사진=Orsted 홈페이지 |
“해상 풍력은 터빈만 중요한 게 아니라 기반 구조와 계통연계(송전)도 굉장히 중요하다. 터빈과 구조물, 송전선의 중요성을 비율로 따지면 각각 3분의 1가량 된다.
2011년 부안·영광에 2.5GW급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을 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효성중공업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해상 구조물, 해상 플랜트 전문 기업이다. 발전기보다는 발전기를 떠받칠 구조물에 관심이 더 많았다. 영국이 풍력 강국인 이유는 유전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부안·영광에 단지를 계획할 때는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을 막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당시 정부와 조선업계는 풍력을 차세대 산업으로 생각했다. 당시 분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다. 문 대통령이 5대 풍력 강국이 되겠다고 했는데, MB 때는 3대 풍력 강국을 목표로 했다.”
— 어느 순간 대기업들이 풍력발전에서 손을 뗐다.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풍력에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조선업계 불황이 겹쳤다. 그러자 풍력 관련 부서부터 사라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박사급 인력 100명을 고용했고, 투자만 1조5000억원을 했다.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본 것이다.”
— 수익성이 없다고도 판단한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대기업은 국내의 바람 환경이 좋지 않기에 국내 시장보다는 수출에 초점을 두고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에 스코틀랜드에 7MW급 터빈 시제품을 수출한 적이 있다. 그만큼 실력이 있었다. 국내 기업이 8MW급을 개발한다고 하는 데 회의적이다.”
송전선 등 인프라 구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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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사건. 밀양 지역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도 나왔다. 사진=뉴시스 |
“2011년 이후 무엇이라도 한 게 있어야 비용이 줄어들 것 아닌가. 대기업들이 손을 떼니 사업이 흐지부지됐고, 기술 개발도 없었다.”
— 당시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나.
“100MW 규모의 ‘실증단지’ 조성까지만 이뤄졌다. 2단계는 제대로 시작도 못 했다. 실증단에서 만든 전기를 육상으로 보내기 위해 송전선을 깔았는데, 2000억원이 들었다.”
—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용량(8.2GW)의 82분의 1인데, 송전 설치비가 그렇게 많이 들었나.
“신안에 송전선로를 구축하는 데 2조3000억원이 든다고 말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
— 풍력으로 얻은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야 하니 돈이 더 들겠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소비량보다 적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발전량이 소비량을 앞서면 문제가 된다. 예전에 부안·영광에서 단지를 계획할 때도 주변에 수요가 없었다. 결국 서울로 보내려면 전력 인프라를 추가로 깔아야 하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판단했다.
ESS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돈은 차치하고 송전탑을 세워야 하는데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나. 밀양 송전탑 반대 기억 안 나나? 그리고 전남은 가장 열악한 전력 계통을 갖고 있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말한다. ‘휴대전화 보조배터리’와 같다. ESS는 전기를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배로 터빈 옮기는 데만 최소 17년
— 목포 신항만과 배후 단지 조성에도 2100억원이 든다.
“풍력발전기 자재가 엄청나게 무겁기에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자체 전용 항구가 필요하다. 풍력발전기를 해상에서 조립할 수 없기에 항만에서 미리 조립하고 배를 통해 설치할 곳으로 옮긴다. 풍력발전 자재를 실어 나를 항만이 연간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다. 설비 용량 250~500MW 규모다. 5MW급 발전기를 50~100개 정도 감당할 수 있다. 부안·영광에 2.5GW급 단지 조성할 때도 항만이 2개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안은 8.2GW급 단지이니 목포 신항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발전기를 항구에서 싣고 나르는 데만 최소 17년이 걸리겠다.”
— 신안 풍력단지 조성에 부정적이다?
“하부 구조물·송전선 설치는 다른 문제라 친다. 우선 우리 기업 중에 풍력 터빈을 개발할 역량을 가진 기업이 있나? 궁극적으로는 감당할 역량이 안 된다. 서해안은 갯벌이 많다. 수심이 20m라고 나오지만, 다 펄이기에 기반 구조물(재킷)을 박기 위한 실제 수심은 60m이다.”
— 상황이 여의치는 않지만 우리 풍력 산업계를 키워야 하지 않나.
“2011년부터 대기업이 참여해 기반을 마련했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지금은 여건이 너무 안 좋다. 풍력 관련 기업들의 벨류체인이 무너졌다. 우선 풍력 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우선이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게 핵심이다. 대기업은 돈이 된다는 판단이 서면 참여할 것이다.”
계측기 설치부터 상업 운전까지 13년
성 전 단장은 2011년 부안·영광 일대에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운영 경험)를 확보한 기업이 많지 않다고 했다. 풍력발전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풍력발전기를 설치·가동한 운영 경험이 요구된다. 우리도 미처 제대로 써보지 못해 검증이 안 된 물건을 다른 나라에 파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트랙 레코드를 위해서는 동일 설비 용량을 가진 풍력 터빈 100개를 1년간 시험해 성능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3MW급 터빈을 운영한 두산중공업만이 유일하다.
그는 “신안에 앞서 2011년에 추진했다가 실증단지만 조성하는 데 그친 부안·영광 2.5GW급 단지부터 완성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48조5000억원을 감당할 능력을 갖춘 메인 플레이어(기업)가 없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국익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고 했다.
전남도의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조성 사업(총 4.1GW) 중 0.6GW 규모는 이미 발전 사업 허가가 났다. 참여 사업자로는 ▲한화건설(400MW급) ▲SK E&S(96MW) ▲압해풍력(60MW) ▲윈윈드파워(33MW) ▲신안어의풍력(16MW)이 있다.
한화건설은 도초도에서 서남쪽으로 10km 떨어진 곳에 2조4000억원 규모의 신안 우이해상풍력단지를 준비하고 있다. 진도변전소와 연결할 계획이다. 한화건설 관계자와 통화했다.
— 풍력발전이 수익성이 있어 사업에 참여하는 건가.
“수익성과 관련된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 공개가 어렵고, 아직 운영 단계가 아니라서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 어떤 풍력발전기를 사용할 계획인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 사업 일정은 어떻게 되나.
“2022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6년 완공(상업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3년 9월 계측기를 설치했다. 계측기(計測器)란 풍질(風質)을 측정하는 장치다. 매장을 열기 전 유동인구를 파악하며 상권을 분석하는 것과 같다. 해수면에서 100m 높이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에서 2년간 풍력을 관찰한다. 계측기 설치부터 발전사업 허가(2019년), 상업운행(2026년 예정)까지 총 13년이 걸리는 셈이다.
풍력발전의 시작은 風質 측정… 최소 1년
발전업계 A사 관계자는 “풍력 자원조사를 끝내야만 무엇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풍력은 풍질이 제일 중요하다. 사업을 진행할 곳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 이상 조사한다. 그래야 풍력 자원 데이터를 얻는다. 대부분 2년 이상 측정한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1년 이상 필요하다. 지금은 예산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어떤 터빈을 쓸 것인지 논할 단계가 아니다. 저희는 계측이 먼저다.”
— 계측이 풍력발전의 첫 단계인가.
“그렇다. 뭔가 자료가 있어야 사업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해수면 위로 100m 높이에 계측기를 설치한다. ”
— 상업 운전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계측부터 착공까지만 6년을 예상한다. 준공까지 또 시간이 필요하고 시범 운영도 하고…. 단시간에 하는 사업이 아니다.”
전남도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발전 사업(0.6GW) 허가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3.5GW)은 ▲한전(1.5GW) ▲전남개발공사(400W) ▲SM E&C(600W) ▲SF쏠라에너지(600W) ▲SK E&S(400W)가 맡는다.
이 중 1곳은 일주일간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결이 안 됐다. 또 1곳은 전화번호나 홈페이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선두권 발전사업자인 B사. LNG발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B사는 현재 전남 일대에서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기조 따르려 신재생에너지 사업 한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은 수익성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우리는 LNG발전이 주력이다. 여기서 매출의 95%가 나온다. 정부의 ‘재생에너지3020’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를 따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을 하는 것이다. 정부 기조를 따르는 것이지 수익을 얻고자 함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2~3% 정도다.”
또 다른 발전사업자인 C사도 B사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C사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 RPS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D사 역시 “지금 단계에서는 어떤 것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발전사업자들은 정부의 눈치를 항상 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가 아니다”고 했다.
RPS는 500MW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회사(발전사업자) 및 지역난방공사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원을 통해 공급해야 하는 제도이다. 2020년 기준 8%에서 2022년까지 신재생에너지원이 차지하는 의무 발전 비율을 10%까지 올려야 한다.
이 때문에 ‘돈’이 안 되더라도, 일정 발전 비율을 충족해야 하기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한다. 취재 과정에서 “풍력이 돈이 된다”고 말한 업계 관계자는 없었다. 또 ‘어떤 터빈을 쓸 것인가’를 묻는 말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발전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산업자원부 관료로 시작해 산업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전 의원(미래통합당). 그는 “발전사업자들이 신재생에너지에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해도 정작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발전량을 채우지 못한다면 RPS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무책임한 정책이자 무책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상보적 관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우리 실정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은 여전히 매우 비싼 발전원”이라며 “태양광은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건설비가 4분의 1로 떨어지며 분명한 발전 추세를 보이나 풍력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주 교수는 “‘신안 풍력단지는 kWh당 280원가량의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이에 비해 전기 가격은 kWh당 110원이니 8.2GW 용량의 서남해상 풍력의 경우 매년 3조원 이상을 보조금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했다.
LCOE란, ‘전 주기 동안의 발전량’ 대비 ‘전 주기 동안의 비용’을 말한다. 발전 시설 건설 및 유지 운영, 시설 폐쇄 등에 드는 총비용을 총발전량으로 나눈 값이다. 낮을수록 좋다.
그는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원전을 통해 얻은 이익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주한규 교수는 “국가마다 자연환경과 기술 여건이 다르다”면서 “원자력발전만 하자는 게 아니라 발전원별 특징을 고려한 에너지 믹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영국에는 풍력이 적합하고 우리에겐 원자력이 적합하다는 의미이다.
[미니 인터뷰]
“비과학적인 탈원전 선동에 맞서는 게 내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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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
김 의원은 21대 국회의 유일한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운동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듯, 한림원은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남긴 이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이다.
— 풍력발전을 어떻게 봅니까.
“에너지는 ‘안정적 공급’이 가장 중요합니다. 풍력이 ‘보완재’가 될 순 있지만, 기저 발전을 책임지는 주전력원이 될 순 없죠. 특히나 우리나라는 시간·계절별로 풍질의 편차가 커 보완재로도 한계가 많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연평균 풍속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풍속이 7m/s에서 6m/s로, 단 1m/s만 줄어도 발전량은 약 40% 감소합니다. 아무리 저속에서도 발전 효율 높은 터빈을 개발한다고 해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순 없죠.”
“보조금은 다 세금이다”
— 다른 문제점은.
“정부에서 친환경을 강조하잖아요. 그런데 풍력발전을 짓는다는 지역은 ‘태풍 경로’입니다. 태풍에 날개가 부러지거나 터빈이 훼손되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블레이드는 탄소섬유로 제작해서 재활용할 방법이 없어요.
이곳이 또 철새도래지입니다. 철새 종류만 249개체입니다. 천연기념물도 4종(황조롱이, 매, 참매, 칡부엉이)이나 서식하고요. 터빈 날개에 새들이 충돌한다고 생각해보세요.”
— 단점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텍사스의 동계 발전설비 용량은 83GW이고, 이 중 풍력이 30GW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블레이드가 얼어 전력을 생산하지 못했죠. 출력 부족을 메우려고 LPG발전을 했으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원자력발전이 최대 효율로 발전하면서 주 전체가 블랙 아웃되는 걸 막았죠. 원자력은 일정한 출력을 보장하기에 매우 안정적인 발전원입니다. 외부 요인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 풍력발전을 하면 전기세도 오르나요.
“신재생에너지는 자체 경쟁력보다는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됩니다. 한전은 가정용 전기를 110원/kWh에 팔아요. 그런데 282원에 전기를 사 오면 결국 172원을 손해 보는 것 아닙니까. 이 손해를 메우기 위해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보조금을 줄 수밖에 없죠.”
— 보조금은 얼마나 드나요.
“풍력발전의 기본 수명이 20년입니다. 발전 효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단순 계산으로 60조원 이상을 풍력에 보조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배(48.5조원)보다 배꼽이 더 크죠. 보조금은 다 세금입니다.
원전은 (설계) 수명이 60년입니다. 오래 돌리면 돌릴수록 LCOE가 줄어듭니다.”
원전은 수명을 연장할 경우, 추가 건설에 드는 비용이 들지 않아 LCOE가 30원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원자력연구원 연구원 출신이라 원전을 강조하는 것 아닌가요.
“정치인 이전에 학자의 입장에서, 공학자의 양심을 걸고 사실만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원자력연구원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원전제일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과학기술 수준에서 다양한 에너지원 중 원자력이 경제, 환경, 안정성 모든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에너지원, 예컨대 신재생에너지를 조합하자는 겁니다. 지금의 에너지 전환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감사원 발표, 탈원전 면죄부 아니다”
— 지난 3월 5일 감사원은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서 위법성을 발견 못 했다’고 했습니다.
“‘정책 수립 과정’이 법리적으로 문제 없다는 것일 뿐 탈원전 정책 자체에 대한 면죄부는 아닙니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의 경우, 정책 수립이 아닌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집행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었기에 검찰 고발과 수사가 이뤄진 것 아닙니까.”
김영식 의원은 “에너지 정책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며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정책이라고 하면, 전기요금만 떠올리기 쉬운데, 에너지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송유관을 잠가버리니, 유럽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걸 보셨잖아요. 텍사스 대정전 사태도 있고.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아요.
이번 21대 국회에서 원자력을 다뤄본 국회의원은 저뿐입니다. 비과학적 탈원전 선동에 맞서는 것이 제게 주어진 임무인 것 같습니다. 저는 불합리한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지 신재생에너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에너지정책을 바로잡는 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