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무과에 따르면 소위 ‘법인용 제로페이’인 ‘제로페이 비즈’는 5월 2일부터 서울시 본청 3급 이상 간부들의 업무추진비에 한해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서울시 본청 전체 업무추진비와 산하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이 제로페이 비즈로 업무추진비를 결제할 수 있게 된 건 5월 28일부터다. ‘서울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공을 위해 동행하는 동반자’를 자처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신용보증재단의 경우엔 5월 24일부터 제로페이 비즈를 도입했다.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지지’ 선언… 3개월 뒤 서울신보 이사장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의 한종관 이사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당시 소위 ‘중소벤처기업인’들로 구성된 ‘굿모닝중소벤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박원순 지지 선언’을 했던 인사다. 박 시장은 3선에 성공한 뒤 같은 해 9월 21일, 한종관씨를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임명했다. 신용보증 외에 소상공인 정책연구와 자영업 지원 등을 주 업무로 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한 이사장은 지난 6월 14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 나와 박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제로페이에 대해 이성배 시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과 다음과 같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이성배: 소상공인들한테 아까 많이 현장 나가보고 하셨다는데 제로페이는 많이 쓰고 있던가요?
한종관: 처음에는 답답했는데요. 요즘 음식점이나 이런 데는 굉장히 많이 깔리고 있습니다.
이성배: 아니, 깔리고 있는…. 사용하고 있나요?
한종관: 사용 속도는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이성배: 돌아다니면서도 많이 권유도 좀 해주시고….
한종관: 네, 저는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갑니다.
이성배: 제로페이 제로 되면 안 됩니다.〉
한 이사장의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간다”는 말은 맥락상 제로페이 가맹 업소가 아닌 곳은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연 한 이사장은 자신이 한 말 그대로 실천했을까.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간다!”
한종관 이사장은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이 제로페이 비즈를 쓸 수 있게 된 이후에도 업무추진비를 쓰면서 카드로 결제한 일이 수차례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에 따르면 한 이사장은 5월 29일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인근, 즉 서울신용보증재단 근처의 ‘능이네능이버섯백숙’이란 식당에서 ‘재단 정책 관련 유관기관 실행사례 청취 간담회’ 명목으로 오후 8시41분경 14만90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6월 3일엔 마포구 공덕동 소재 산채 비빔밥 전문점 ‘황톳길’에서 ‘재단의 비전 공유 및 신입 직원 채용 관련 업무 추진 격려’ 명목으로 14만1000원을 쓰면서 카드로 결제했다. 8분 뒤에는 근처 삼겹살집 ‘소나무’에서 같은 명목으로 88만9000원을 썼다. 이 역시 카드 결제 건이다.
제로페이 결제 내역도 있기는 하다. 6월 12일, 한 이사장은 공덕동 소재 일식당 ‘어가’에서 9만원, 26일에는 일식당 ‘센다이’(공덕동)에서 8만4000원, 28일에는 ‘무교동낙지’(공덕동)에서 5만5000원을 업무추진비로 쓰면서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했다. 한 이사장의 6월 업무추진비 중 카드 결제 금액은 103만원, 제로페이 결제 금액은 22만9000원이다.
이 같은 한종관 이사장 업무추진비 사용 행태는 서울시의회에서 스스로 했던 말과 부합한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간다”던 한 이사장의 말은 6월 12일 이후부터의 ‘결심’인 것일까.
“제로페이가 안 되는 곳엔 가지 않는다”는 말은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부적절한 언사였다고 할 수 있다. 애초부터 ‘제로페이 가맹점’이 아닌 업소라고 해서 피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제로페이를 쓰면 ‘착한 자영업자’이고, 안 쓰면 ‘악덕업자’인가.
한 이사장이 사비를 쓸 때는 순전히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제로페이 가맹업소만 다녀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 등이 지난 10년 동안에만 5080억원(2008년~)을 출연했고, 이 밖에 자금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이사장으로서 ‘공금’을 쓸 때는 경우가 다르다.⊙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지지’ 선언… 3개월 뒤 서울신보 이사장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의 한종관 이사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당시 소위 ‘중소벤처기업인’들로 구성된 ‘굿모닝중소벤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박원순 지지 선언’을 했던 인사다. 박 시장은 3선에 성공한 뒤 같은 해 9월 21일, 한종관씨를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임명했다. 신용보증 외에 소상공인 정책연구와 자영업 지원 등을 주 업무로 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한 이사장은 지난 6월 14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 나와 박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제로페이에 대해 이성배 시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과 다음과 같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이성배: 소상공인들한테 아까 많이 현장 나가보고 하셨다는데 제로페이는 많이 쓰고 있던가요?
한종관: 처음에는 답답했는데요. 요즘 음식점이나 이런 데는 굉장히 많이 깔리고 있습니다.
이성배: 아니, 깔리고 있는…. 사용하고 있나요?
한종관: 사용 속도는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이성배: 돌아다니면서도 많이 권유도 좀 해주시고….
한종관: 네, 저는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갑니다.
이성배: 제로페이 제로 되면 안 됩니다.〉
한 이사장의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간다”는 말은 맥락상 제로페이 가맹 업소가 아닌 곳은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연 한 이사장은 자신이 한 말 그대로 실천했을까.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간다!”
한종관 이사장은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이 제로페이 비즈를 쓸 수 있게 된 이후에도 업무추진비를 쓰면서 카드로 결제한 일이 수차례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에 따르면 한 이사장은 5월 29일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인근, 즉 서울신용보증재단 근처의 ‘능이네능이버섯백숙’이란 식당에서 ‘재단 정책 관련 유관기관 실행사례 청취 간담회’ 명목으로 오후 8시41분경 14만90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6월 3일엔 마포구 공덕동 소재 산채 비빔밥 전문점 ‘황톳길’에서 ‘재단의 비전 공유 및 신입 직원 채용 관련 업무 추진 격려’ 명목으로 14만1000원을 쓰면서 카드로 결제했다. 8분 뒤에는 근처 삼겹살집 ‘소나무’에서 같은 명목으로 88만9000원을 썼다. 이 역시 카드 결제 건이다.
제로페이 결제 내역도 있기는 하다. 6월 12일, 한 이사장은 공덕동 소재 일식당 ‘어가’에서 9만원, 26일에는 일식당 ‘센다이’(공덕동)에서 8만4000원, 28일에는 ‘무교동낙지’(공덕동)에서 5만5000원을 업무추진비로 쓰면서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했다. 한 이사장의 6월 업무추진비 중 카드 결제 금액은 103만원, 제로페이 결제 금액은 22만9000원이다.
이 같은 한종관 이사장 업무추진비 사용 행태는 서울시의회에서 스스로 했던 말과 부합한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제로페이 안 쓰면 안 간다”던 한 이사장의 말은 6월 12일 이후부터의 ‘결심’인 것일까.
“제로페이가 안 되는 곳엔 가지 않는다”는 말은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부적절한 언사였다고 할 수 있다. 애초부터 ‘제로페이 가맹점’이 아닌 업소라고 해서 피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제로페이를 쓰면 ‘착한 자영업자’이고, 안 쓰면 ‘악덕업자’인가.
한 이사장이 사비를 쓸 때는 순전히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제로페이 가맹업소만 다녀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 등이 지난 10년 동안에만 5080억원(2008년~)을 출연했고, 이 밖에 자금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이사장으로서 ‘공금’을 쓸 때는 경우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