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무속 프레임’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풍수 전문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이재명 대표 부부 모두를 만났다. 그런데 만나는 방식은 상반(相反)됐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우연히 백 교수와 만난 반면 이재명 대표 부부는 백 교수를 만나보라는 관계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대통령 관저 선정 관련, 이른바 ‘천공 개입설(說)’이 경찰 조사 결과 허위로 드러난 지난 21일 민주당은 “천공은 안 돼도 석·박사 학위를 가진 풍수 전문가에게 관저 이전을 조언 받은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라며 ‘무속 프레임’을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등이 천공으로 지목한 인물은 백재권 교수였다.
하지만 백 교수를 ‘먼저’, 그리고 ‘스스로’ 만나기 위해 움직인 것은 이재명 측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백 교수에게 먼저 만남을 제안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16일 자 《월간조선》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백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 부부가 나를 만나기 위해 먼저 의사를 보였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는 게 팩트”라고 밝혔다. 시기에 대해선 “그때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고 했다.
특히 백 교수는 당시 ‘김건희 여사가 먼저 만나자고 제안했다’는 민주당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만남을 자꾸 왜곡해 김건희씨에게 무속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 부부를 만나기 전까지는 윤석열 후보나 김건희씨로부터 연락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윤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는 만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재명 내외가 백 교수를 만난 건 2017년이었다. 백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될 즈음, 내가 아는 언론사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며 “이재명 후보를 한번 만나 줄 용의가 있는지 물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사 대표가 이 후보 쪽에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백 박사를 만나 자문을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라며 “그 후 이재명 (당시) 후보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검찰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술의 나라 천공스승 아니면 검찰에게 물어봐야”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때 이 대표는 “합리적 예측이 불가하니 주술사나 검찰에 의지해야 한다”며 “이제 대한민국 정책결정자들은 결정전에 주술사나 검찰에 물어봐야 한다”고 비꼬았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