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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저 부지 둘러본 백재권 교수, 이재명 부부도 만나

민주당 알았나 몰랐나? 李 대표 부인 김혜경씨는 ‘내가 영부인 될 관상이냐’고 묻기도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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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전경. 사진=뉴시스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천공 의혹은 허위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월간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등이 천공이라고 주장한 인물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였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21일 권칠승 수석대변인 명의로 서명브리핑을 내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풍수전문가가 개입한 것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백 교수를 숨겨놓고 천공은 안 왔다며 펄펄 뛰던 대통령실의 행태는 국민을 능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실은 백 교수를 무슨 자격으로 대통령 관저 부지를 답사시켰는지, 백씨의 답사와 경호실장의 대동은 누구의 지시였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백재권 교수는 역술인인 천공과 달리 풍수지리학 석·박사이자 교육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해당 분야 전문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도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될 즈음 백 교수를 만난 바 있다. 이는 2022년 2월 16일 월간조선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백재권 교수 인터뷰 기사에 자세히 나와있다. (관련기사:http://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14656&NewsNumb=20220214656)


다음은 해당 내용이다. 


-이재명 후보 부부도 만났나요. 만났다면 언제, 어떤 경위로 만났습니까.


“이재명 후보를 만난 건 언론에 처음 확인해주는 내용이다. 이 후보뿐 아니라 배우자 김혜경씨도 같이 만났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될 즈음, 내가 아는 언론사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이재명 후보를 한번 만나 줄 용의가 있는지 물어왔다. 언론사 대표가 이 후보 쪽에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백 박사를 만나 자문을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더라. 그 후 이재명 후보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이재명 후보 부부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당시는 민주당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시기라 당연히 대통령 이야기가 주였다. 관상뿐 아니라 이 후보 조상 묘에 대한 풍수 이야기도 나눴다. 내 첫마디는 ‘왜 출마하셨어요. 대통령이 되고 싶은 이유가 뭐죠’였다. 그랬더니 뚜렷하게 말을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원래 타인(他人) 말을 잘 안 듣는 관상이신데 어떻게 이 자리에 나오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그렇지 않습니다. 저 사람 말 잘 들어요’라고 하더라. 내가 ‘솔직하게 말하세요’라고 하자 옆에 있던 김혜경씨가 이 후보 옆구리를 툭치며 ‘인정할 건 인정해. 잘 안 듣는 게 있지. 사실이잖아’라고 하더라. 이재명 후보는 자존심이 무척 강한 관상이라 타인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타입은 아니다.”


-이재명 후보 부부와 몇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분초(分秒)를 다투는 경선 기간이라 만남은 원래 50분 정도 예정됐다. 하지만 약 4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중간에 갈 줄 알았는데 안 가더라. 기념사진도 찍었다. 끝나고 나오니 밤 11시가 넘었고, 식당은 간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이재명 후보에게 어떻게 하면 대통령이 되는지 희망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정도로 이 후보 관상이 좋았다. 차기 여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쓴 소리도 많이 했다. ‘지금보다 더 관상이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까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되는 데까지는 장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한참 듣던 김혜경씨가 ‘박사님을 3개월만 일찍 만났으면 지금의 판세가 바뀌었을 것 같다. 더 일찍 만났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내가 중간중간에 대선후보인 자신을 사정없이 지적하니까 당황은 했지만 조용히 경청했다. 김혜경씨는 시종일관 차분했으며 내 조언에 흡족한 표정이었다.”


-이재명 후보 내외의 관상을 설명해 주십시오.


“이 후보가 ‘날 살쾡이상이라고 하셨죠’라면서 내가 쓴 칼럼을 읽었다고 하더라. ‘살쾡이상’은 까칠한 면이 있지만 야성(野性)이 강하고 영리한 관상이다. 이재명 후보가 거기에 해당한다. 이 후보는 달변가이자 전투력도 상당하다. 쇼맨십도 뛰어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현대 정치에 잘 맞는 인물이다. 김혜경씨는 신세대 여성으로 좋은 관상이다. 커리어 우먼 스타일이며 활동력이 강한 관상이다. 권력에도 관심이 있다. 남편을 성공시키려고 다양한 노력을 한다. 김혜경씨는 ‘퓨마상’이다. 카리스마가 있어 화나면 무섭다. 반면 사람이 쿨하고 시원하다. 이재명 후보 부부의 ‘관상궁합’은 전략적인 관계로 볼 수 있다. 상호협력 관계가 우선으로 작용한다.”


-그 외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당시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이 될 관상인지에 대해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묻기 전에 내가 먼저 ‘이번 (19대) 대선에는 대통령 후보가 못 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문재인 후보가 유력하고 다음에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5년 후에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관상이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걸 변상(變相)이라고 한다. 자신의 관상을 원하는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발전시켜 변화하는 방법이다. 앞으로 개선하고 변상해야 될 것들을 말해줬다. 이재명 후보는 성향 상 관상 등에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대화 초반 앉아있는 모습이 약간 이상해 보였다. 내 이야기를 10분 정도 듣더니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더라. 내가 ‘대통령 자리는 의지로만 올라가는 곳이 아니다’라며 그 이유를 실감나게 풀이해줬다. 그 후 사람이 변했다.” 


-김혜경씨는 또 어떤 말을 하던가요.


“김혜경씨는 ‘내가 영부인 될 관상인가요’라고 물어봤다. 그 물음에 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돌려서 물어봤다. 그래도 답을 안했다. 그랬더니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관상이 좋은가요. 내가 더 좋지 않나요?’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사모님보다 이(재명) 시장님 관상이 더 좋다’고 말해줬다. 김혜경씨에게는 미안했지만 틀리게 말할 수는 없었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적어 보여 그런 겁니까.


“내가 특정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답이 ‘노(NO)’인 경우다. 또 하나는 아직 대답해줄 때가 아닌 경우다. 좋은 일을 미리 공개하면 마(魔)가 끼는 법이다. 어느 경우에 해당되는지 독자들이 판단하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내가 말하는 ‘관상이 좋다’란 의미는 착하거나 선하다는 뜻이 아니다. ‘크게 성공하거나 큰 인물이 될 씨앗을 지녔다’ 정도로 이해하면 무난할 것이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른바 ‘무속·역술 논란’과 관련해 자신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러기 힘들다. 후보 자신이 보기 싫은 경우는 부인이나 측근들이 대신 보게 돼 있다. 장·차관 말고 큰 권력, 즉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당사자가 관상이나 풍수를 안 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역대 대통령 중 관상이나 풍수, 사주 등 역술을 참고 안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한 역대 대선 후보와 기업가 대부분이 관상이나 풍수에 관한 조언을 참고했다. 대통령들 거의 모두가 그랬다. 그걸 이상하다고 볼 수 없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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