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A4용지를 보고 읽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행태를 비판하는 언론 칼럼도 있었다. <중앙일보>의 ‘트럼프의 입, 문재인의 A4용지’라는 칼럼이 대표적이다.
칼럼의 필자는 문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마다 A4용지를 들고 대본 읽듯 하는 게 안타까워 썼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시절 연이은 거짓 브리핑으로 논란을 일으킨 '한겨레' 기자 출신 김의겸의원이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는데 그는 이 칼럼의 내용을 이런식으로 반박했다.
“‘정상 간의 짧은 모두발언까지 외우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표현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는 점을 환기시켜 드리고 싶다."
문 전 대통령이 공부 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부를 잘하는 것과 정상 간의 짧은 모두발언 조차 외우지 않았거나 못한 노력 부재는 전혀 다른 문제다.
돈 봉투 의혹의 몸통일 가능성이 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덟 번 떨어져 아홉 번째 합격했다는데, 저는 바로 합격했다."
사법고시를 9번째에 합격한 윤석열 대통령보다 자신이 공부 잘했다는 자랑으로 볼 수 있는데, 윤 대통령은 '돈 봉투'로 당원, 동료들의 마음을 사려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미 의회를 찾아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며 “한미 동맹이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한 건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연설은 영어로 44분 정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중간에 자기가 미 의회에는 아이돌 그룹 BTS보다 먼저 왔다며 영어로 조크도 했다. 윤 대통령 연설에 의원석과 방청석에선 박수가 56번, 이 중 기립박수는 26번 나왔다.
해당 기사에 대한 댓글을 보면 호평이 많았다.
사법연수원 차석 졸업하고, 사법고시 바로 합격하면 뭐하냐는 투의 댓글도 눈에 보였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