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당사에서 패배를 시인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장에 세 번째 도전했지만 이번 4.7 보궐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박 후보는 지난 2011년 오세훈 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경선 끝에 패배했다. 또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 시장에 밀려 후보가 되지 못했다.
이번 4.7 보궐선거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우상호 의원을 큰 표차로 꺾고 거대여당 후보가 돼 서울시장에 한 걸음 다가선 듯 했지만 성난 민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애초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에서 비롯된 보궐선거인 만큼 여성후보라는 장점과 여당 조직력의 뒷받침으로 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도 했다. 서울은 현역 국회의원 49명 중 41명,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그러나 선거전 중반에 터진 LH 직원 투기와 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과 분노가 터지면서 그동안 쌓여온 부동산 및 공정성 관련 이슈에 불이 붙었다. 또 박 후보의 '피해호소인 3인방(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캠프 등용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관련 '내로남불'도 민심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박 후보가 막판에 정책대결보다는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문제를 집중 공격한데다 '생태탕', '페라가모' 등의 단어가 언론을 뒤덮으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더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정치권에서 존재감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황상 불리했던 선거에 출마해 당내 '희생의 아이콘'이 된 데다 선거운동을 통해 그동안 친밀하지 못했던 친문세력과의 관계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재도전하거나 곧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