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원장은 ‘친박연대 정책연구소’로 출범한 미래전략개발연구소 소장, 연구소 부소장은 황교안 특보… ‘전지적 친황(親黃)체제’ 구축되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장에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를 임명하면서 성 원장에 대한 궁금증이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해임된 후 임명된 만큼 성 원장의 계파나 성향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앙대 교수라는 사실 외에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태다.
1964년생으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모교 교수가 된 성 교수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이 전공으로, 거대정당의 싱크탱크를 이끌어나가기에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여의도연구원은 당내 여론조사를 주관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조직으로 재선 이상 현역 의원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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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 사진=뉴시스 |
정치권에서 성 교수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 교수는 사단법인 미래전략개발연구소의 소장이다. 미래전략개발연구소는 여의도 국회 인근의 D빌딩에 위치한 정책연구소로, 서청원 의원이 2008년 총선 전 친박연대 설립 당시 당의 싱크탱크로 만들었다. 초대 소장은 엄호성 전 의원이고, 연구소 상임이사 김모씨는 친박연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연구소는 친박연대 해체 후에도 사실상의 ‘서청원 사조직’으로 지속됐다. 이후 2012년 총선 전 성 교수는 중앙대 출신인 서 의원과의 인연으로 이 연구소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연대가 사라진 후에도 연구소는 국회에서 서청원 의원실 주재로 여러 차례 정책간담회와 세미나를 열었다. 성 교수는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11월 국회도서관에서 ‘시대정신과 여성대통령’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후 연구소는 ‘18대 대통령 선거와 차기정부 과제’(2012)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한 국정 과제’(2014), ‘통일준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2014), ‘박근혜정부 통일외교의 방향:한미·한중 관계의 조화’(2015) 등의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서청원계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연구활동을 했던 성 교수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 교수는 서청원 의원을 통해 황교안 대표와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구소의 부소장 김모씨는 최근 황교안 대표의 상근특별보좌역으로 임명받았다. 연구소 자체가 ‘친박-친황 조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부소장 김씨는 현역 의원 일색인 한국당 21대 총선기획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연구소가 황 대표의 ‘비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의도연구원은 이미 당내 총선 후보 파악 및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