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조선중앙TV는 2016년 8월 21일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에 대한 소개편집물을 4개월 만에 재방송했다. 방송에 소개된 오백룡 사진(화면 오른쪽).
북한이 대북 제재를 무시하고 무기 밀매상으로 알려진 '후세인 알 알리(Hussein al-Ali)'를 통해 리비아, 수단, 예멘 등과 무기 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작성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후세인 알 알리 등 불법 무기상을 통해 소형 무기와 여러 군사 장비를 이란이 지원하는 예맨의 후티반군과 리비아, 수단 등에 수출했다.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북한의 인민무력성(Ministry of Military Equipment) 부상 오철수는 2015년 3월 23일 당시 리비아의 최고 국방평의회 의장(Chief of the Supreme Council of Defence)이자 부수상이었던 칼리파 알 그훼일(Khalifa al-Ghwail)에게 서한을 보냈다.
자칭 국가구원정부(NSG)의 칼리파 알 그훼일은 유엔이 중재하는 통합정부 구성을 방해하려 한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칼리파 알 그훼일은 2014년 새로운 이슬람주의 정부 수립을 선포하면서 무장 세력과 손잡고 통합정부에 대항했다.
현재 리비아는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카다피를 따르던 군부를 규합한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됐다.
서한에서 오철수는 "북한은 현재 리비아의 안전 유지에 필요한 방위 체계(탄약 등)에 대한 판매ㆍ구매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당 군사장비성 소속 상업 기관인 '청송연합'이 계약서 초안과 추가 문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송연합'은 정찰총국 산하 기관으로 해외에 무기를 수출하고, 공작원 침투를 위한 수개의 연락소를 관리 운영하는 곳이다.
원래 김일성, 김정일의 호화요트를 제작하고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작전부 산하에 만든 기관이었는데, 공작금을 벌기 위해 정찰총국 산하로 들어갔다. 현재 주 업무는 해외지사를 통한 불법무기 수출로 공작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오철수는 서한에서 북한과 리비아의 무기계약은 컨설팅뷰러포마케팅(Consulting Bureau for Marketing)을 통해서 한다고 밝혔다.
컨설팅뷰러포마케팅(Consulting Bureau for Marketing)은 무기 밀매상인 후세인 알 알리가 소유한 회사다.
오철수의 서한에 리비아의 칼리파 알 그훼일은 2015년 4월 5일자 회신에서 감사를 전하며 리비아 기술진들의 북한 초정을 언급했다.
2015년 5월 20일 리비아는 국방장관 명의의 문서를 통해 시리아 국적 후세인 알 알리가 “북한에서 리비아를 대리하여 협의, 연락, 정보 교환, 문서 수취, 기술적ㆍ재정적 제안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서한을 보낸 오철수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였던 오백룡 전 호위사령관의 3남일 가능성이 크다.
오백룡의 장남은 오금철 군 부총참모장, 차남은 오철산 해군사령부 정치위원, 오철수는 육군의 고위직에 있다고 알려져왔다.
장남 오금철과 차남 오철산은 2016년 5월 7차 당 대회 당시 당 중앙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밀렸고, 차남인 오철산은 당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
오철수도 현재는 견제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서한을 보낸 시기에는 두 형이 모두 '김정은 대장 동지를 목숨으로 옹위하겠다'는 충성맹세를 하고 김정은 옹립에 앞장서,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만큼 3남인 오철수가 리비아와 북한의 불법 무기거래를 담당했을 것이란 정보 당국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오백룡은 1970년대 김정일이 삼촌 김영주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할 때 김정일을 적극 지지해 지금도 '수령 결사 옹위의 화신'으로 불린다. 이들의 김정일 옹립을 미화한 '유산'이란 영화도 있다. 북한은 이 영화를 2010년 당대표자회 즈음에 방영했었다.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아내 오혜선씨도 오백룡 집안 출신이다.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2015년 계획된 활동과 리비아주재 북한 대사가 리비아 국방장관과 가진 2017년 3월 군사협력 회의 간의 관계를 연결해서 보고 있다. 리비아나 칼리파 알 그훼일 모두 패널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