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4월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을 집단 탈출해 국내에 들어온 여종업원들. 사진=통일부
2016년 4월 중국내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했다. 북한은 곧 바로 이들은 국정원에 납치되어 남한으로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이들의 가족까지 동원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박근혜 정부는 집단 탈북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남한 내에서도 북한과 같은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목소리다. 민변은 북한 종업원들을 만나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민변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위임까지 얻어가며 종업원들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말 그대로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밝혀 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현재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얼마 전 민변은 국제진상조사단까지 조직해 또 다시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국제진상조사단은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먼저 지난달 말 한국에서 조사를 마친 뒤 8월 31일 북한으로 입국했다. 진상조사단은 그곳에서 당시 북한으로 돌아간 류경식당 종업원 7명과 면담했다. 이후 조사단은 북한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강제 납치’라는 입장을 내 놓았다.
하지만 이들의 입장은 공신력이 없다. 국내에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이들에 대해 “이들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이 같은 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들은 민변처럼 북한정권에 우호적인 법률가 단체”라고 말했다.
민변이 국제진상조사단까지 동원해 이들을 조사하는 것은 13명의 종업원들을 죽음으로 내 모는 행위다. 만약 민변의 주장대로 이들이 납치되어 한국으로 끌려 왔다고 가정해 보자. 13명 종업원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한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13명의 직원들이 누구 하나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다. 만약 이들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동안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민변을 찾아가서 자신 의견을 말하면 된다. 이후 JTBC에서 종업원 몇 명을 만나 인터뷰까지 했다. 또 이들이 납치라고 믿고 있는 진보 언론에 전화 한통만 해도 된다.
그러나 이들 중 그 누구도 자신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민변이나 국제진상조사단이 무슨 근거로 이들이 납치라고 주장하는지 의문이 든다.
기자도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몇 명의 종업원들을 만나봤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민변이 주장하는 내용과는 다르다. 특히 그들은 누구보다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고 있다.
한동안 이들은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그런데 민변이 또 다시 국제진상조사단을 불러들이면서 종업원들은 불안감에 떨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언제 보복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신분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만약 저들이 북한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뻔하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있으니 이들을 공개처형까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특히 북한으로 돌아간 13명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 아까운 목숨만 잃게 된다.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민변이 그 책임을 질 것인가?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