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 발언중 복받치는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 도중 목소리를 떨며 말을 잇지 못했다. 10초간 두 눈을 감고 감정을 다스린 후에 다시 연설을 이어갔다.
18일 제39주년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였다. 문 대통령은 광주시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한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광주에서 벌어진 학살에 대해 직접 사과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김정숙 여사도 유족들의 사연이 소개되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른 ‘그날이 오면’ 공연이 나오자 연신 눈물을 훔치며 슬픔을 함께 나눴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18일 발표한 38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5월 광주로 인해 평범한 우리들은 정의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 촛불광장은 오월의 부활이었고, 그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
5월 광주의 힘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12년 '울보 문재인'이라는 단어가 인터넷을 달궜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1일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 치료 공간인 ‘와락 센터’에서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는 모습에 많은 사람이 놀랐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눈물을 더 보였다. 10월 12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관람하고 난 뒤 객석에 앉아 10분간 눈물을 훔쳤다. "영화가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나게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렇게 '정' 많고 '눈물' 많은 문 대통령이지만 유독 우리 국군에 대해서는 냉정한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서해 도발로 순국한 우리 장병들을 추모하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 3대 서해 도발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고 안보 결의를 다지기 위해 2016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북한 도발로 목숨을 잃은 장병만 55명에 이른다.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는 행사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