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총련 본부. 사진=뉴시스
북한으로 납치된 가족을 찾기 위해 수십 년째 헤맨 이들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사단법인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최성룡(崔成龍‧72) 대표는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도쿄에 방문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在日本朝鮮人總聯合會‧조총련) 본부를 찾아갈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조총련 본부 앞에서 납북자 관련 영상물을 틀고 가족들에게 전할 소식지를 조총련에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이들은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3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위치한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앞에서 “납치된 가족에게 소식지를 보낸다”며 북한을 향해 전단을 날려 보내려다 인근 주민, 경기도 등으로부터 저지당해 물러났다. 이때 최 대표는 “박근혜 정부 이후 한 번도 대북 전단을 날린 적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참사 직후에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국가 애도 기간 동안 대북 전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납북자 가족들은 대부분 연로(年老)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은 눈감기 전까지, 손닿는 데까지 몸부림칠 것이라고 최 대표는 전했다. 이들은 2005년에도 조총련에 찾아가 납북자 명단을 건네려 했으나 조총련 측이 건물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도 조총련 측이 호출에 응하지 않을 것을 대비해 최 대표는 드론(drone‧무인 비행체) 2대를 마련했다고 한다. 조총련 담장 안으로 납북 가족들에게 전할 소식지를 뿌리기 위해서다. 소식지엔 납북자 7명의 이름(김영남, 요코타 메구미, 최승민, 최원모, 이민교, 이명우, 홍건표)과 납북 일자, 납북 장소, 평양 시민 명부에 기재된 주소, 생년월일 등과 함께 남측에 남아있는 이들의 가족들 근황이 적혀 있다.
이 밖에도 납북자 가족들은 조총련 앞에서 납북자 영상을 송출하고, 무사 귀환제(祭) 및 위령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일본으로 가는 납북자 가족은 7명이다. 최 대표는 1967년 6월 5일 납북된 최원모씨의 아들이다. 최 대표는 “올해부터 독일, (스위스) 제네바, 영국에 있는 (이른바) 북한 대사관에도 소식지를 전하고 납북자 문제를 알릴 것”이라며 “나는, 내 아버지 찾기 위해서 끝까지 전단지 보낼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