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센터지수’ 순위, 2년 만에 62위에서 19위로 도약
스마트도시는 교통난·주택난·에너지 수급과 같은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2016년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도시는 도시 비용을 50% 이상 줄인다. 시민 지능화는 10% 향상된다. 생산성도 20% 오른다.
부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한 도시다. 수재(秀才)들의 도시라는 뜻은 아니다. ‘스마트(smart)도시’를 의미한다. 지난 6월 영국 런던에 있는 글로벌 컨설팅 기관 지옌(Z/Yen)은 세계 스마트센터 지수평가(SCI)를 발표했다. 부산은 세계 주요 도시 77곳 가운데 19위를 차지했다. 서울(28위)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랐다. 지옌이 2020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세계 주요 도시의 SCI 순위를 보면, 부산시는 2021년 상반기에 처음으로 62위를 기록하며 주요 도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하반기 41위, 2022년 상반기 27위, 2022년 하반기 22위를 기록하다 2023년 상반기에는 19위를 기록했다.
스마트도시는 다른 말로 ‘미래도시’다. 첨단 기술에 지속가능성을 불어넣은 우리의 이상향(理想鄕)이다.
“스마트도시는 미래도시”
스마트도시는 ‘스마트 플랫폼’을 이용한다. 기존의 사물 인터넷(IoT)과 함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들을 결합해 구축한다. 이를 통해 도로·항만·수도·전기·교육 등 도시 기반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스마트도시는 교통난·주택난·에너지 수급과 같은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2016년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도시는 도시 비용을 50% 이상 줄인다. 시민 지능화는 10% 향상된다. 생산성도 20% 오른다.
오랜 세월 동안 진행된 ‘도시화 가속’은 다양한 도시 문제를 증가시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할 수 있는 도시 정책의 필요성도 함께 커졌다. 문제는 자원의 제약으로 인해 도시 인구가 증가하더라도 도시 인프라를 무한대로 증대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도시 인프라에 ICT(정보통신 기술)를 접목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도시가 주목받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마트도시에 가까워질수록 ‘살기 좋은 도시’
도시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20년 세계 인구는 80억4531만 명을 넘어섰다. 이때 인류 역사 최초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살게 됐다. 프랑스 파리 팡테옹 소르본대학교의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는 저서 《도시에 살 권리》에서 2030년 지구 주민 85억 명 가운데 50억 명 이상이 도시에서 살 것이라고 예측했다.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 개념을 만든 인물이다.
스마트도시에 가까워지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도 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지난 6월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산은 지난해 종합평가 70점대였다. 하지만 올해는 5개 분야에서 80점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4월 취임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디지털 전환’의 3대 요소를 발표했다. 인공지능·디지털 인프라·융합기술이다.
부산시는 디지털 경제 정책을 추진해오며, 디지털 경제 혁신실을 중심으로 첨단 기업을 유치하고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를 구축했다. 이 외에도 부산시는 디지털자산거래소 등 디지털 분야 기반시설 기획 및 구축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은 스마트도시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에 부산시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체, 교육기관이 힘을 합치는 지산학(地産學) 연계 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부산시는 부산 디지털혁신 아카데미(BDIA)를 운영하고 있다. 목표는 ‘디지털 인재 1만 명 양성’이다.
부산시는 2021년 9월 부산테크노파크에 지산학 협력업무를 총괄할 지산학협력센터를 개소했다. 이를 시작으로 부산산학융합원, 한국해양대 서부산융합캠퍼스 등 올해 5월까지 협약을 맺은 브랜치가 벌써 62호점에 이르렀다.
기업들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베스핀글로벌, 더존 등 국내 유력 ICT 기업들은 매년 부산에서 수백 명씩 인력을 교육하는데, 교육 이수 후 해당 교육 인력을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산시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1300억원 규모의 뉴딜 벤처 펀드를 조성, 2025년까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창업 펀드를 만들어 각 분야의 창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열차는 수소로 달린다
어렸을 적 ‘미래도시’를 그려보라고 하면 어김없이 하늘을 나는 자가용이 등장했다. 이는 공상(空想)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부산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진지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이다.
부산은 지난해 7월 ‘UAM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업과 지자체·공공기관, 심지어 군(軍), LG유플러스·카카오모빌리티·GS건설·한국해양대학교·해군작전사령부·육군 제53사단·부산시설공단·부산테크노파크 등 13곳이 참여했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 GS건설은 부산시, 부산테크노파크와 B-UAM(부산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UAM 운항 경로 연구 ▲UAM 지상 인프라 구축 연구 ▲UAM 이용 수요 및 버티포트(UAM 전용 이착륙장) 입지 추정 연구를 한다. 회사는 부산의 공역(空域)과 시계 (視界) 비행로 분석이며, 교통 인프라와 시민의 이동 특성을 고려한 버티포트 후보 입지를 도출한다.
UAM에 사용되는 전동수직 이착륙기는 이브이톨(eVTOL)이라고 부른다. 운항 고도는 보통 300~600m다. 63빌딩이 274m, 롯데월드타워가 555m인 걸 감안하면, 이브이톨은 건물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고도라고 볼 수 있다. 소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긴 활주로도 필요 없다. 가덕도에서 부산항 북항까지 15분, 북항에서 이기대까지 5분, 이기대에서 동백섬까지 2~3분이면 도착한다.
“땅속 운행 180km”
부산은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을 준비하고 있다. 수소는 탄소 배출이 없다. 부산형 급행철도(BuTX)가 대표적이다. BuTX는 가덕도신공항에서 기장 오시리아를 잇는 부산국제공항철도다. 2030년 조기 개항이 확정됐다. 부산은 해안선이 길게 뻗어 나온 도시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체계를 긴밀하고 빠르게 갖추기 어렵다. 하지만 BuTX가 있으면 부산의 동서(東西)를 30분 이내로 연결할 수 있다. 류준형 철도기술연구원 추진 시스템 연구실장의 얘기다.
“BuTX는 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수소 철도 차량입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180km로, 수도권의 GTX와 동등한 성능 사양의 준고속 열차입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 변전소 등의 전력 인프라가 필요 없기 때문에 구축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공공교통 수단으로 2030 부산국제박람회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나요.
“BuTX에 적용하는 수소 철도 차량 기술은 대심도(大深度·땅속) 운행 조건에서 최고속도 시속 180km를 구현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수소 철도 차량 중 최고 사양의 구성품과 완성차 기술이 필요합니다. 용량이 크고 출력이 높으며 내구성이 튼튼한 수소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 기술을 적용합니다. 대용량 수소 저장용기 시스템, 고출력 밀도 추진 시스템, 주행거리와 시스템 수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 기술도 들어갑니다.”
— 공항철도, GTX 등과 무엇이 다른가요.
“공항철도와 GTX는 전차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입니다. BuTX는 수소 철도 차량과 수소 공급을 위한 충전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