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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통령 부인' 김정숙이 자초한 '옷값 논란'

'혼인 관계'에 따른 '대통령 배우자' 신분 내세워 '국모 행세'하는 시대 끝내야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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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씨가 지난 5년 동안 쓴 옷값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그간 김씨의 행색을 보면 대통령 부인이 각종 의류와 신발, 장신구를 사는 데 쓴 나랏돈이 얼마인지, 그게 꼭 필요했는지, 정말 타당한 지출이었는지 의문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를 ‘국가안보에 현저한 위협’ ‘사생활 침해’ 운운하며 거부한 청와대의 궁색한 논리는 민심에 불을 붙이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가 관련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최장 15년 동안 공개할 수 없도록 한다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사비로 지출한 ‘옷값’을 문제 삼고, 그의 소위 ‘한복 외교’를 가리켜 ‘패션쇼’라고 비난했던 현 정권의 ‘내로남불’을 임기 말까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같은 ‘김정숙 옷값 논란’은 사실 김정숙씨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국민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문 대통령의 배우자 김씨는 지난 5년 동안 이전 대통령 부인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2017년 7월, 독일 방문 당시 '친북 음악가' 윤이상 무덤에 동백나무를 심고, 표지석을 세우면서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새겼다. 후대 사람들이 이 문구를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2명인가 착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잘못된 표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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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7월, 김정숙씨가 독일 방문 당시 베를린 소재 '친북 음악가' 윤이상의 무덤에 동백나무를 심고, 표지석을 세웠            다. 표지석 문구를 보면,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각인돼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청와대’의 행태도 이와 유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홈페이지 주 화면에 ‘대통령의 말과 글’과 함께 ‘김정숙의 말과 글’이란 코너를 운영했다. 김정숙씨는 우리 국민이 뽑은 정치 지도자가 아니다.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다. 그 어떤 권한도 없다. 국가 예산을 집행하거나 지출을 요구할 권리도 없다. 다만, 대통령의 배우자일 뿐이다. ‘문재인 배우자’란 김정숙씨의 위치는 문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이전 ‘민법’상 혼인에 따라 성립된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국정 최고 총괄기구인 ‘청와대’가 그 홈페이지에 우리 국민 그 누구도 알 필요 없는 김정숙씨의 ‘말과 글’을, 그것도 김씨가 스스로 원고를 작성하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인지도 불분명한 글들을 ‘김정숙 말과 글’이란 식으로 대통령 대우에 준하는 식으로 떠받은 것은 정말 사상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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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창기부터 《월간조선》은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따졌다. 그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정숙의 말과 글’을 폐지하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문재인 청와대’는 2019년에 ‘김정숙의 말과 글’을 ‘김정숙 여사 소식’으로 이름만 바꿔, 지금까지 해당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여사’란 결혼한 여성, 또는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여성을 높일 때 쓰는 호칭이다. 이 같은 주관적 표현을 공공기관인 청와대가 대외적으로 공공연하게 쓰면서 그 누가 궁금해할까 그것이 궁금한 김씨의 소식을 전하는 행태를 과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김정숙씨는 우리 국민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통령 배우자’ 행보를 계속 했다. 친여 언론 매체나 문재인 극렬 지지층이 ‘파격 행보’라고 치켜세웠지만, 이와 반대로 다수 국민은 김씨의 이런 언행을 우려했다. 김씨는 2017년 11월, 필리핀 방문 당시 현지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 행사 도중 가수 싸이 노래 ‘강남 스타일’이 흘러나오자 말춤을 췄다.
 
김정숙씨는 또 외국 정상 내외와의 공식 석상에서 방명록을 작성할 때 쓸 펜을 찾느라 서슴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의 몸 여기저기를 뒤졌다. 김씨는 또 2018년 11월 체코 프라하 방문 당시에는 성당을 구경하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체코 총리 일행과 따로 떨어지자 헐레벌떡 뛰면서 “우리 남편 어디 있나요?”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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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1월, 체코 방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씨/사진=뉴시스


2019년 9월, 라오스 방문 때는 공항 환송 행사에서 명목상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인 ‘대통령’보다 앞서 걷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씨의 행태를 본 이 중 상당수는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상왕’이냐?”고 비판했다. 그전에는 마치 자신이 대통령 또는 경제 부총리 등의 직위를 가진 사람처럼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 10명을 청와대로 불러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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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9월, 라오스 방문 당시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사진=뉴시스
 
이 밖에도 ‘특기’할 언행은 수두룩하지만, 압권은 외교 무대에서 김정숙씨가 보인 언행이다. 2017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만난 자리에 ‘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 반대를 상징한다는 ‘파란 나비’와 유사한 색상과 모양을 한 브로치를 차고 나왔다. 그 어떤 국민도 김씨에게 국정에 관여하거나, 직간접적 외교 메시지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일이 없는데도 김씨는 그런 식으로 오해받을 행동을 했다.


김정숙씨는 또 2021년 10월, G20(세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배우자 모임에서 자신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종전선언 지지와 평양 방문을 부탁했다”고 하면서 교황과의 비공개 대화 내용을 언급했다. 

당시 김정숙씨는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에게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ㆍ미가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마리아 세레넬라 카펠로 이탈리아 총리 부인에게는 “교황에게 방북과 함께 종전선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만찬에서 뵙게 될 드라기 총리에게도 특별히 부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멜리 데르보드랑기앵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부인에게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멈추거나 두려워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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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0월, 교황청 방문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사진=뉴시스

그 내용의 타당성을 떠나 교황과 만난 자리에서 ‘종전선언’ ‘국제사회 지지’ ‘특별히 부탁’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 자는 바로 대통령이다. 그런데 대체 김정숙씨는 무슨 권한으로 외교석상에 그 같은 발언을, 그것도 우리 국가 안보에 중대한 변화를 몰고 올 조치들을 촉구하는 주장을 했을까.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이자 바티칸시국의 정상인 교황에게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최악의 인권탄압 독재 체제인 북한에 방문해 달라고 요구했을까. 

대체 김정숙씨는 ‘대통령 부인’이란 자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기에 국가 정상 간 비공개 대화 내용을 거리낌 없이 각국 정상 배우자들에게 풀어놓을 수 있었을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김정숙 옷값 논란’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여기고, 김건희씨의 언행과 그에게 ‘과잉충성’하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려는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대통령 배우자는 ‘벼슬’이 아니다. 우리 국민이 ‘시민(市民)’으로 거듭나지 못할 때, 왕조 국가의 구습이 남아 있던 시절에 형성된 ‘대통령 배우자=국모’란 ‘허상’을 깨야 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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