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아내 김혜경씨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봉화군 선산에서 부모님 산소를 성묘를 마친 뒤 내려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아내 김혜경씨가 경기도청 7급 공무원 A씨를 통해 폐경 증상 치료제를 대리 처방받았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그러자 A씨의 상급자인 5급 공무원 배모씨는 “그 약은 김씨가 아니라 내가 복용한 것”이라고 나섰는데, 채널A가 5일 ‘배씨는 최근까지도 난임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배씨가 김혜경씨의 '죄'를 자신이 덮어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배씨는 과거 김씨의 '혜경궁 김씨' 논란 때도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정의를 위하여@08__hkkim) 사용자가 2018년 4월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의 경쟁자였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2016년 11~12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 등에 관한 글을 올려 준용씨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의 주인인지가 쟁점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2018년 11월 “혜경궁 김씨는 김혜경씨 계정”이라며 김씨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김혜경씨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가 같은 이메일(khk631000@gmail.com)을 사용하고 있고, 트위터 계정에 이용된 전화번호 끝 두 자리가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와 ‘44’로 같다는 점이 근거였다.
또 경찰은 같은 사진이 짧은 시차를 두고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 김혜경씨 ‘카카오스토리’(카스)에 올라온 점도 ‘혜경궁 김씨=김혜경’이라고 의심했다.
그런데 수원지검은 한 달 뒤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공유되어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등 김혜경씨의 개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김혜경의 신상 정보와 일치하는 글이 발견되나, 김혜경의 신상과 부합하지 않는 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례적으로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반박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는 배씨의 언론 인터뷰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배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2018년 11월 20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이메일, 이 지사 의전 비서가 만들었다 제목 기사)에서 "자신이 해당 이메일(khk631000@gmail.com)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매체에 "이 지사(현 대선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인 2012~2013년께 구글 캘린더에 있는 이 지사의 일정을 부인(김혜경씨)이 공유할 수 있게 내가 이메일을 만들어 구글 캘린더와 연결해줬다. 이 이메일의 아이디에서 ‘khk’는 김혜경을 뜻하고 ‘631000’은 이 지사의 이메일 아이디에 나오는 숫자를 붙인 것”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김혜경씨가 경기도청 7급 공무원 A씨를 통해 폐경 증상 치료제를 대리 처방받았다는 의혹에 "그 약은 김씨가 아니라 내가 복용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채널A는 배씨가 최근까지도 난임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했다.
만약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배씨는 김혜경씨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도 서슴지 않았던 게 된다.
'혜경궁 김씨' 사건 때의 해명도 다시금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던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정의를 위하여, @08_hkkim) 논란을 다시 꺼낸 상태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