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기 사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로비를 시도한 브로커 엄모씨가 '박범계 의원 정무특보' 명함을 들고 다니며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간조선>과 인터넷 매체 <뉴스플로우>(http://www.newsflow.co.kr/)가 입수한 엄씨의 알선수재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자칭 '박범계 국회의원의 정무특보'라는 직함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제특보'라는 직함을 사용했다.
엄씨는 금전을 수수하고 김성태 쌍방울 회장의 지시로 금감원의 라임자산운용 사건 담당 국장과 수석검사역을 만나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계획 등을 문의하고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청탁을 한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9년 9월경 금감원의 라임자산운용 검사와 관련해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하고 금감원에 로비를 시도한 엄모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직접 설계·운용한 인물로 라임 환매 중단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 전 부사장에게 엄씨를 소개해준 사람은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엄씨)은 피고인이 근무하는 쌍방울그룹의 회장 김성태를 통해 이종필을 소개받은 후 이종필로부터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가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이종필에게 먼저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알선·청탁 명목의 돈을 요구하여 이종필로부터 현금을 수수하였다.>(판결문 中)
엄씨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쌍방울그룹에서 김 회장의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씨는 쌍방울그룹에서 회장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2020년 1월에는 쌍방울그룹이 인수한 비비안의 대표로 선임됐다가 2주만에 사임한 바 있다.
쌍방울그룹 측은 <뉴스플로우>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알선·청탁 명목의 금전을 수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금전수수에 앞서 '박범계 국회의원 정무특보'로 행세하면서 금융감독원 국장 등을 상대로 실제로 청탁을 시도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박 후보자 측은 엄씨를 특보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엄씨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한두 번 만났을 뿐, 단 둘이 만난 적은 없다"며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의원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는 “2018년 당 대표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 엄씨를 알게 됐지만 정무특보 명함을 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엄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