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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세 다리(三足) 안내견 '서브'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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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犬)에게서 충성심을 배우다
 
"하루 종일 당신 돌아올 시간만 기다리는 녀석인걸요. 이제는 돌아올 때를 감(感)으로 알아낸 모양이지요."
 
<그러한 주인 '우에노' 교수가 대학 강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하치(八)'라는 이름의 개(犬)는 '우에노' 교수의 (영정)사진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큰소리로 컹컹 짖기 시작했다. '하치'의 울부짖음이 빈소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몇 번을 그렇게 짖고 나더니, '하치'는 목을 하늘로 치켜들고 '우우' 하며 울기 시작했다. 너무도 처절한 울음소리였다. 그 소리에 사람들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개(犬)의 충성심을 담은 '신도 가네토(新藤兼人, 1912-2012)'의 소설 <하치 이야기>다. 하치는 주인이 죽은 후 10년 동안 기차 역(驛) 앞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다가 폭설이 쏟아지는 어느 날 그 자리에서 죽었다.
 
'주인과는 불과 17개월의 만남이었는데도 10년을 기다리다니....'
 
훗날 사람들은 개가 죽은 자리에 동상을 세우고 '충견 하치공'이라는 명예스러운 이름을 붙였다.
일본 도쿄의 번화가 시부야역(渋谷駅)에 동상이 세워져 있는 <충견 하치공>- 이 개(犬)의 스토리는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미국 ·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설과 영화로 탄생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나고야의 하치...'서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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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에공원- 멀리보이는 tv방송탑이 나고야의 명물로 꼽힌다
일본 나고야(名古屋) 중심부 사카에(栄) 지역에 큰 공원이 하나 있다. '히사야오도리공원(久屋大通公園)'이다. 이 공원에서 으뜸으로 치는 것은 당연히 TV방송탑이다.
이 방송탑은 일본 최초의 방송 철탑으로 유명하다. 철탑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나고야 시내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다. '연인들의 성지(聖地)'라는 별명 탓인지 방문객이 오늘 현재 3,300만 명이 넘는다.
 
이 공원에는 LA광장·엔젤 파크·마르린 몬로의 손도장(手形) 등 볼거리가 많다. 특히, 주변에는 '나고야의 3M'으로 일컫는 마스자카야(松坂屋)·마루사카에(丸栄)·미쓰코시(三越) 백화점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
이러한 공원 어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눈길을 모으는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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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도견(盲導犬) 서브의 동상
다름 아닌 개(犬)의 동상이다. 필자도 호기심이 발동해서 일본인들의 어깨 너머로 그 개의 동상을 살펴봤다. 개의 동상은 다리가 3개 밖에 없었다. 다리가 3개인 연유에 대한 슬픈 사연이 적여 있었다.
 
<맹도견(盲導犬) '서브'여!
  당신은 맹인 주인을 교통사고로부터 지  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던졌습니다.
 그 때문에 당신은 3개의 다리가 되고 말았지만, 당신은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당신의 용기와 진실 된 사랑을 목표로 해야 하는, 새로운 마음의 시대를...>
 
맹도견(盲導犬)은 말 그대로 '앞을 못 보는사람을 인도하는 안내견'이다. 이 개의 충성도 도쿄의 '하치'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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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서브를 칭송하는 글

주인을 밀쳐내고 대신 다리를 다쳐
 
이름이 '서브'인 이 개는 1977년 4월 8일에 태어났다. 시각 장애인을 안내하는 암컷 세퍼트였다. '서브'는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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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세개인 맹도견 근접사진
'서브'는 나고야의 중부 맹도견(盲導犬) 협회에서 훈련을 받은 후 기후현(岐阜県)에서 마사지 치료원을 경영하는 사람에게 배속됐다. '서브'는 1982년 1월 25일 기후현 156번 국도 커브길에서 주인을 안내하던 중 눈길을 미끄러지며 질주하던 차량을 보고 주인을 반대편 차선으로 끌어 당겼다. 그 대신 자신은 미처 피하지 못해 왼쪽 앞 다리가 차바퀴에 깔렸다. 이 불의의 사고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앞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일본 사회는 한 바탕 시끌벅적-. 안내견도 시각 장애인의 신체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사고를 당한 서브에게도 보험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법률개정이 있었고, 개에게 보험금이 지급됐다.
이 이야기는 스쳐가는 전설로만 남지 않았다. 책으로 출판되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토록 애절한 사연은 일본에만 머물지 않고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까지 전해졌다. 1985년 미국 텍사스 주지사의 초청을 받아 '텍사스 명예 주(州) 개'의 칭호를 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1986년 교통안전의 염원을 담아 나고야 역 앞에 동상이 세워졌다. '서브'는 1988년 6월 13일 1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고, 나고야 남구 동물 묘원에 안치됐다. '서브'의 동상에 대한 시민들의 진정이 있었다. 'JR센트럴 타워즈 빌딩' 건축에 의해 커다란 계단에 가려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2003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사카에의 공원에 이전됐다(야후재팬).
 
개(犬)도, 고양이도 인간과 동일한 감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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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중심부의 사카에 공원

동물과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말을 주고받지 않더라도 분명한 것은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의 표정을 보고 다음 행동에 대해 예견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어디 이 뿐인가. 동물에게도 분명히 희로애락이 있다.
 
"이렇게 더워선 고양이라도 견딜 수가 없다...인간들이 본다면 고양이 따위는 일 년 열 두 달 내내 똑같은 얼굴을 하고, 춘하추동 한 장의 간판으로 일관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무사하고 돈이 들지 않는 생애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아무리 고양이인들 인간에 상응한 더위, 추위의 감각은 있다."
 
영악한 고양이가 인간들을 비웃고 풍자한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한 대목이다. 고양이에게도, 개(犬)에도, 인간에 상응한 감정이 있지 않는가. 한 발 더 나아가 사람과 동물과 대화하는 것을 실감나게 묘사한 무라키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가 압권이다.
 
<"안녕하세요?"하고 60대 초반의 사나이가 말을 걸었다. 고양이는 얼굴을 조금 쳐들고 낮은  목소리로 '몹시 귀찮다'는 듯이 인사를 받았다. 늙고 커다란 검은 숫고양이였다.
 
 "그러니까 고양이님은 어느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군요."
 
 "옛날에는 분명히 나를 길러주던 주인도 있었네. 그러나 지금은 아닐세. 근처의 몇 집에서 이따금 밥을 얻어먹고는 있지만...어느 집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닐세."
 
"고양이 찾는 일을 하고 있다고?" 고양이의 질문이다.
 
"네.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고양이님을 찾는 일입니다.">
 
지능 장애 노인과 고양이가 대화하는 장면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사가 들어있다. 고양이가 오히려 사람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과히 하루키(春樹) 다운 발상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대체로 마음이 따뜻하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에게 벌을 내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노만수 역편)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에 죽대(竹帶) 선생의 일갈(一喝)이 실감난다. 죽대 선생은 이종화(李宗和) 공의 별명이다.
 
"네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너의 할아비의 관작을 추탈할 수 있고, 너희 고조할아비의 이름을 깎아내릴 수는 있을망정, 우리 번암 상공의 벼슬과 작위만은 절대로 깎아내릴 수 없다! 네 이놈의 역적 놈들아!..."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한 다산의 진면목이 드러난 말이다. 오늘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들어도 딱 들어맞는다.
 
요즈음 일어나고 있는 인간들의 행태를 보면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충성심은 고사하고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리도 저버리고 있으니 말이다.

입력 : 201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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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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