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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야! 오마쓰리(祭)다!'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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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축제한마당 안내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본 총리 부인입니다."
선거 혁명을 통하여 새로운 일본을 제창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부인 '하토야마 미유기(鳩山幸)' 씨가 지난 달 20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축제한마당 2009'에서 우리말로 인사를 하여 화제가 되었다. 한류 팬인 그녀는 물론 남편인 총리도 한국을 좋아한 것으로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여느 정부보다도 개선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도 '제 5회 한일 축제한마당' 행사가 열렸고, 규슈의 후쿠오카(福岡)에서는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조선통신사의 행렬이 있었다. 그동안 말로만 앞세우던 양국 관계가 실질적인 교류 차원에서 시행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는 생각이다.

막걸리와 사케 부스에 모인 사람들

'함께하는 서울-도쿄! 함께 가는 미래!'

 한국 측 위원장인 강신호(전국경제인연합회명예회장)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 축제한마당은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조화로운 관계 구축의 염원을 담아 올해로 다섯 번 째를 맞았다"면서, "등대의 불빛처럼 한일관계를 밝히는 우호의 상징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 측 위원장 나리타 유타카(덴쓰 최고고문, 成田豊) 씨는 "한일 축제한마당을 통해 양국 국민의 상호이해와 우정이 깊어지고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기원하며, 시민교류·청소년 교류·지방 교류 등 폭넓은 교류행사로 발전할 것"라고 했다.
 대회 위원장들의 말을 실현하려는 듯 공식행사가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데도 이른 오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특히 '소원을 비는 나무'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며, 일본 사케(酒)와 한국의 막걸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음장에는 사람들이 북적댔다. 요즈음 붐이 일고 있는 사케(酒) 부스 앞에는 한국 사람들이, 막걸리 부스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각각의 전통주를 음미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한일축제한마당은 제1부 <야! 마쓰리다! 다 함께 춤추자>와 제2부 <함께하는 미래>, 제3부 <우정의 한마당>으로 오후13;00부터 19:30까지 한국의 강강술래, 사물놀이, 일본의 대중가요와 춤 등 다양한 무대가 펼쳐졌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 울리자마자 서울의 일본인학교 학생들이 선보인 창작 춤 '다마시 SOUL'이 행사의 서막을 장식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한양여자대학 일본어학과 학생들의 봉오도리(盆踊り)에 이어서 '요사코이 코리아 진(眞)'이 펼친 일본의 이벤트 마쓰리(祭) '요사코이'가 압권이었다.

일본인학교 학생들의 춤

요사코이는 이벤트 마쓰리(祭)

 일본에는 수 백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신앙이나 제례에 기본을 둔 전통적인 마쓰리(祭)가 많이 있다. 이와는 달리 상업적이나 집단의 단결을 목적으로 하는 마쓰리(祭)를 이벤트 마쓰리(祭)라고 한다. 이러한 마쓰리(祭)는 근대화의 물결을 따라 인구의 도시 집중화에 의해 지방 경제의 쇠퇴와 노령화의 가속화에 따라 생겨났다. 따라서 지역 활성화의 목적이나 관광객 유치 또는 지역 홍보를 위한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마쓰리(祭)가 매년 8월 9일부터 12일 까지 고치시(高知市)에서 개최되는 '요사코이 마쓰리(祭)'다. 이 마쓰리는 '밤에 오세요(夜さ来い)'라는 뜻으로 시(市)의 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되어 경기부양을 위해 시작된 축제이다. 이 마쓰리는 나루코(鳴子: 딸랑이. 새를 쫓는 기구에서 유래)를 든 무용수들이 리듬에 맞추어 정열적으로 춤을 춘다. 복장도 전통적인 핫피(法被)나 기모노, 현대적인 의상까지 동원된다. 리듬도 전통적인 '요사코이' 리듬을 탈피하여 록·삼바 등 현대적인 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춤도 젊은이들이 대거 참여하는 집단무(集團舞) 형식을 도입하여 화려하면서도 활동적인 춤으로 변화되었다. 일본의 마쓰리에 정통한 임찬수(林瓚洙)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요사코이 마쓰리는 보통 한 팀당 참가인원이 100명에서 150명 정도로 치열한 경연을 벌입니다. 특히 이 마쓰리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어 고치시(高知市) 뿐만 아니라 도쿄, 사이타마(埼玉), 군마(群馬) 등지에서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있어서 지역적 특색을 지닌 전통적인 마쓰리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요사코이 마쓰리

일본은 마쓰리(祭)의 나라

 아무튼, 마쓰리(祭)-하면 일본이다. 일본은 전국적으로 30만개가 넘는 마쓰리가 있다. 그래서 일 년 내내 마쓰리(祭)가 끊이지 않는다. 도시 농촌을 불문하고 지역마다 전통적인 마쓰리(祭)가 열려 그 기간 동안은 예외 없이 마을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다. 이 마쓰리(祭)는 '마쓰루(奉る)'에서 파생된 말로써 축제(祝祭)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마쓰리는 종교적인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신(神)을 존경하는 마음과 감사의 마음, 그리고 기원(祈願) 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의식인 것이다. 임찬수(林瓚洙) 교수는 일본의 마쓰리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한다.

"마쓰리를 규정하는 데는 4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신성해야 한다. 둘째,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셋째, 주기성이 있어야 한다. 넷째, 집단참여다."

 이는, 마쓰리에 쓰이는 물건들을 소중이 다루어야 하고 마쓰리의 관습과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마쓰리 기간 중에는 생업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마쓰리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하며, 집단의식 내지는 동료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쓰리가 개최되는 동안은 한 개인이 아닌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써 참여 자체가 활력 넘치는 일인 것이다.

전통적인 마쓰리(祭)

 일본의 전통 마쓰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도쿄의 간다 마쓰리(神田祭)와 산자 마쓰리(山社祭), 오사카의 텐진 마쓰리(天神祭), 교토의 기온 마쓰리(衹園祭), 후쿠오카의 야마가사 마쓰리(山笠祭) 등이 있다.
도쿄의 간다(神田) 마쓰리는 '간다 신사(神田神社)'에서 행해진다. 치요다구(千代田區)에 있는 간다(神田)는 헌 책방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마쓰리는 도쿠나가 이에야스(德永家康)가 세키가하라(關ヶ原)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벌인 축제가 그 기원이라고 한다. 또한 산자 마쓰리(山社祭)는 대단히 거친 마쓰리(荒祭)로써 인파가 자장 많이 운집하는 서민 마쓰리로 알려져 있는데, 매년 5월 셋 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본래는 17, 18일 열렸음) 아사쿠사(淺草) 신사에서 열린다.
 그리고 오사카의 텐진 마쓰리(天神祭)는 일본 3대 마쓰리이자 일본 3대 선상 마쓰리이기도 하다. 매년 7월24일에서 25일에 행해지는 이 마쓰리의 하이라이트는 25일에 있는 '여름 대축제'와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후나토쿄(船渡御)이다. 후나토쿄는 약 100여 척의 화려한 배들이 도지마카와(堂島川)와 오카와(大川)를 거슬러 올라가는 행사다. 육지뿐만 아니라 강에서 축제를 즐긴다.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京都)는 고대 일본의 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어 문화유산을 느낄 수 있는 도시다. 교토의 기온 마쓰리(衹園祭)는 일본 중요 무형 민속 문화재로 약 1,100년 전에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한다. 매년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행해지는 기온 마쓰리의 절정은 17일에 있는 야마보코(山鉾:산 모양의 장식대 위에 창·칼 등을 꽂은 山車) 행진이다. 이 야마보코를 보기 위해 각 지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7월1일-20일에 개최되는 후쿠오카의 야마가사 마쓰리(山笠祭)는 7월 15일이 하이라이트다. 이 마쓰리도 역병을 물리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야마가사(山笠)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768년 전인 서기 1241년(鎌倉時代)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하카다(博多: 후쿠오카의 옛 이름)에 전염병이 창궐하여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이때 중국 송(宋)나라에서 귀국한 승천사(承天寺)의 국사(國師)가 사람들이 맨 가마 같은 틀(施餓鬼棚)을 탄 채 감로수를 뿌리고 다니면서 전염병을 물리쳤다고 한다. 그 가마가 오늘날 '야마가사(山笠)'의 형태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일본의 문화와 예술/네이버)

집단적으로 참여와 협동심

 마쓰리에는 미신적인 요소가 많이 내재해있지만, 신(神)을 모시는 정성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하여 협동심을 키우고 인간적인 교류를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도시화의 가속화는 사람들을 개인주의와 고립으로 몰아 가기 때문이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펼쳐진 '한일 축제한마당'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전통 마쓰리(祭)를 소개하는 데는 미흡했다. 한국 사람들이 중심이 된 '우리만의 행사'였다는 것이다. 보다 많은 일본사람들이 참여하여 진정한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는 마쓰리(祭)가 되었으면 한다. 양국 국민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감동을 나누는 축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진정한 한일 간의 교류를 위해서 축제의 질을 한 단계 높이자는 것이다. 문화의 요소들은 단순한 오락이 아닌 교류를 위한 디딤돌임은 물론, 함께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배우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입력 : 20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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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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