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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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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선생님에게 항의하는 학부모들(드라마)

한적한 초등학교 운동장. 어린 학생들이 씩씩하게 축구시합을 하고 있다. 이때 한 젊은 어머니가 나타나 경기를 중단시키며 축구부 선생님에게 다그친다.


"나츠메 선생님! 우리아이 마사루가 주전이 되어야지, 맨 날 벤치에 앉아 응원만 하는 겁니까?"
"........."
우리 아이는 세 살 때부터 J리그의 응원을 다녔습니다..... 축구에는 눈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는. 호나우지뉴(브라질 출신 유명선수)의 눈을 닮았습니다..... 그런 아이를 주전으로 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왜 우리 아이를 차별 대우 하는 것입니까?"


일본의 후지TV가 지난여름(2008.7.1-2008.9.9)에 방영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드라마.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에 나오는 장면 중의 하나다. 이 드라마는 학부모와 학교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위원회 파견변호사로 유명 배우 '요네쿠라 료코(米倉凉子)'가 출연했다. 15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못 말리는 학부모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꾸며낸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속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일본식 신조어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는 '프리타(Free+Arbeit+er)족', '니-트(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족' 등의 일본식 신조어 중에서도 압권으로 손꼽힌다. 몬스터(Monster)는 문자 그대로 괴물, 도깨비, 기형 동물, 극악무도한 사람 등을 일컫는 말이지만, 교사 잡는(?) 일본의 학부모를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라고 하는 것만으로도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의 교육 전문가인 '무코우야마 요우이치(向山洋一, 65세)' 교수에 의해 명명된 이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는 학교나 교사에 대해서 자기중심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일삼는 학부모를 말한다.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물리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나, 비난·협박·소송 등으로 교사들의 피를 말리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가 행한 처사 중 잘못된 일에 대해 상식선에서 시정을 요구 하는 학부모는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에 해당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헬리콥터 페어런트(Helicopter parent)'라는 말이 있으나, 고교생의 취직 문제 등에 있어서 학부모의 과보호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 초등학교의 학부모처럼 그다지 극성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무튼,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학부모들이다.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의 유형


교육 평론가인 '오기 나오키(尾木直樹)' 호세이(法政) 대학 교수는 '몬스터 페어런트'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5개로 분류했다.
첫째, 학교 의존 형이다. 이는 아이를 아침 일찍 깨워서 지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학교에서 더렵혀진 옷은 학교에서 세탁을 해 주어야 한다는 등 모든 것이 학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자신이 파트타임으로 야간 근무를 하다가 새벽에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아이를 깨울 수 없단다.
둘째, 자기중심 형이다. 학예회, 연극 등의 주인공을 자기 아이가 맡도록 하거나, 외부 학원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학교 행사의 일정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모든 일정이 학교 중심이 아니라 자기 아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셋째, 노-모럴(no-moral) 형이다. 밤중이나 수업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거는 것이다.
넷째, 권리 주장 형이다. 감기로 학교를 쉬었기 때문에 급식비를 반환해 달라거나, 주민세 납부로 급식비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섯째, 네그렉트(Neglect) 형이다. 밥도 해 주지 않고, 의복이나 머리가 더러워도 방치하거나 학대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들에 의해서 자살을 택하는 여린(?)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교육위원회는'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들의 대책마련을 위해 연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제도의 피해자들-


이러한 학부모들은 어떤 연유로 생겨났을까?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가 30-4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일본의 전문가들은 '교육제도의 피해자들'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역사를 통해서 소년 범죄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전반으로써, 이 연령대에 초·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학생들이 현재의 30-40대이다."
이 시기는 학생들의 성적 올리기만 급급했던 관계로 인간 중심의 교육이 도외시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관계로 교내 폭력이 난무했고, 학교 측은 강압적인 체벌로 학생들을 제압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탈된 학창 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이들이 성장하여 학부모가 된 오늘에 이르러 학교와 교사들에 대해서 강한 불신을 가지게 되었다.(아사히신문/주간조선)
우리나라도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트라우마(Trauma) 세대'가 있다. 이는 심한 정신적· 신체적 충격을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 질병으로 천재지변, 대형사고, 범죄피해 등을 겪은 뒤 발생하는 것이다. 중고교 시절 외환위기를 맞아 부모의 실직·부도를 간접 경험하고 최근의 금융위기로 인한 취업대란에 맞닥트린 20대 중·후반 세대를 '트라우마(Trauma) 세대'라고 한다. 민감한 청춘의 시절에 좌절을 맛보는 불행한 현실주의자들을 말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추후 학부모가 되었을 때 어떠한 현상으로 발전할까?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교육은 학교와 부모의 합작품


교육은 단기간에 성적 올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교육학자인 미국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1934- )' 교수는 '창의성(Creativity)'이라는 책에서, '학교 교육은 창의적인 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했다. 단지 학교는 학생들의 인격 형성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정말 이상하게도 창의적인 인물들의 삶에서 학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학교의 영향이 있었다면 그것은 아이가 학교 밖에서 발견한 관심과 호기심을 억제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나 피카소, T.S. 엘리엇의 업적에 학교가 어느 정도 기여 했을까?"
 '미하이(Mihaly)' 교수는 또 "때로는 아이를 동등한 성인으로 대접해 주는 것만으로도 지적(知的)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소설가 로버트슨 데이비스(Robertson Davies, 1913-1995)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우리 모두가 새겨둘만한 말이다.


"우리 부모님은 여느 부모님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그러나, 한 가지만은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매우 관대하셨습니다.....또한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충고를 해 주면서 음악과 문학의 기초교육을 받도록 도와 주셨습니다.....때로 심각한 의견 차이가 있긴 했지만 부모님은 늘 사랑과 이해로 대해주셨습니다."

입력 : 20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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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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