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15세부터 34세의 젊은계층 중 ‘프리터’가 200만 명이 넘는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이들을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의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니-트」족(族)의 탄생은?
이러한 ‘프리터’보다 한술 더 뜨는 심각한 젊은이들이 있다. 이른바 ‘니-트’족(族)이다.
「니-트」의 어원을 보자.
니트(NEET)는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의 첫머리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단어의 탄생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일하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으며,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 무직자’를 일컫는다. 심각한 일이 아니라 한심한 일이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일본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일본에는 이러한 ‘니-트’족이 약 1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정의하고 있는 ‘니-트’족의 개념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비노동력 인구 중 15세부터 34세의 젊은이가 학교에 적을 두지 않고, 직업도 갖지 않으며, 진학 및 취업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니-트’족이라고 한다.>
원래 ‘니-트’라는 말은 1999년, 영국 정부의 조사보고서에 의해서 유럽 전체에 널리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10대 후반의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으나, 일본에서는 10대 후반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있다. 즉, 15세부터 34세까지의 젊은이 중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생각이 없는 무직자를 ‘니-트’족이라고 한다. (東京大, 玄田有史 교수, 아동심리학)
‘학교에 가기 싫다’
교육 컨설팅 전문가인 ‘후타가미 노우키’(二神能基, 63세) 씨는 「니-트족」이라는 책(홍익출판사, 2005)에서 부모의 고지식함을 지적하고 있다.
“학력이 높은 부모는 자식이 최소한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학력을 갖기를 원하며, 학력이 낮은 부모는 자신 이상의 학력을 갖도록 하는 목적으로 지나치게 열을 올린 나머지 아이를 궁지에 빠뜨리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사회생활에 대한 복수라도 하려는 듯, 자식의 입시경쟁에 열을 내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초ㆍ중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무등교(無登校)율이 높다.
일본 신문들은 문부과학성의 발표를 인용하여 2005학년도 초ㆍ중학생의 무등교(無登校)율이 전년도에 비해 약간 줄었다고 크게 보도하고 있다. 전년대비 1,100명이 감소한 12만 2,255명이란다. 인원수에 대한 부분은 차치하고, 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를 보자.
<병(病)등, 본인의 문제 37%, 친구관계와 학업부진, 학교생활 문제 36%, 가정문제 18%>
이 중에서 무등교(無登校)가 일시적이 아니고 계속되는 이유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
<불안 등 심리적인 혼란 31%, 무기력 22%> <서일본신문, 8.11>
‘은둔형 외톨이’를 부모가 만들 수 있다
후타가미(二神) 씨는 ‘학교의 우등생이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 쉽다.’고 한다. 그는 일본 최고의 대학인 도쿄대(東京大)를 졸업한 ‘겐이치’라는 사람의 케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겐이치’ 씨는 우등생으로 졸업한 사람이다. 부모는 그를 대단히 자랑스러운 자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 친구와의 교제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대기업에 들어가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26세에 퇴사한 후 5년간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
<직장에 들어가면 팀 단위로 일을 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양보를 하면서 절충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나 겐이치 씨는 어릴 때부터 그러한 연습을 전혀 해보지 못했다. 집에만 틀어박혀 공부만 했던 것이다.
학교나 직장생활에서는 형식적인 인간관계가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라는 존재가 자기와 가까이에 있느냐? 없느냐? 가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일본의 3대 건설회사에서 30년을 근무하고, 현재 교육관계 컨설팅을 하고 있는 마수다 요시오(교육과 정보 연구소 대표, 66세) 씨도 “젊은이들의 나약함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기가 호전되어 기업에서 이들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으나 일본의 전통적인 모노즈쿠리(もの造り)가 무너질 수 있다”는 걱정을 했다.
‘니-트’족(族)에서 벗어나야 한다
후타가미(二神)씨는 ‘니-트’족(族)을 한데 묶어서 일률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한다. ‘니-트’족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이에 상응한 상담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① 취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을 필요로 하는 타입 ― 정보력 필요형
② 취업 이전에 인간관계가 불충분하므로 사회에 나가더라도 곧 좌절할 우려가 있는 타입
― 사회력 필요형
③ 다시 한 번 새롭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그다지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타입
― 인간력 필요형
후쿠오카 현 구루메(久留米)시에는 ‘니-트’족의 재활교육을 하는 학원이 있다. 이 학원은 3개월 코스(정원 20명)로 갖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원의 상담교사인 ‘우스이’(34세) 씨는 “3개월 치유교육을 받고 나면, 일단 이 세상에 ‘나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 즉, ‘대화의 상대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정상적인 사회인이 되기 위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일본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경우도 ‘니-트’족의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 노동연구원 남재량 연구위원의 ‘청년 니트의 실태와 결정요인 및 탈출요인 연구’에 의하면 ‘국내 15세~34세의 ‘니-트족' 규모는 121만 4,000명이나 되고, 일 할 의사 자체가 없는 비구직(非求職) ‘니-트’족은 80만 6,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미래의 기둥인 젊은이들이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들이 니-트족(族)에 만족하여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