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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바뀌면 산다’

-전통시장 지킴이, 개그맨 김종하의 삶의 이야기

장상인  JSI 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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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쉬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아쉬움 투성이었습니다. 아쉬움을 뿌듯함으로 채우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했고요.”

 

 올 6월 서점가에 모습을 드러낸 책 <바뀌면 산다>의 저자 개그맨 김종하(60)씨를 지난 주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책의 제목이 신선해서 물었다.

김종하.jpg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종하 씨)

 

"책의 제목은 누가 정했나요?"

책 제목은 가족회의를 통해서 정했습니다. 만장일치로요.(웃음)”

 참으로 민주적이 아닌가. 책의 제목도 가족회의를 통해서 결정한다는 사실이. 책을 낸 동기도 특별했다.

 

 제가 19년 동안 KBS<6시 내고향>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750여 곳의 시장 상인분들을 만났습니다. 가는 곳마다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다들 인생의 고수들이셨으니까요.”

 

 그는 시장 상인들의 주옥같은 이야기를 묶어서 삶의 감동을 전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냈다. 그리고 삶의 최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내재해 있었다.

 

장사의 비결은 주인의 마인드(Mind)

 

 시장통에는 가게들이 많다. 적게는 200여 곳에서, 많게는 600여 개가 있다. 그런데 길게 줄을 서는 곳과 텅텅 빈곳을 볼 수 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음식의 맛이나 상품의 질은 기본이지요.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인의 마인드(mind)라고 생각합니다. 손님을 대하는 친절하면서도 정감이 넘치는 마인드입니다.”

 

김종하 씨는 성공한 가게들은 뭔가 남다른 점이 있다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이 부르면 심부름, 내가 가면 서비스라는 슬로건을 벽에 붙여 놓은 어느 가게의 예를 들었다. ‘배려는 상대를 좋아하는 것이다.’ ‘상대의 기분에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가 말하는 가게는 실제로 그랬다. 그 가게에서 8년 째 근무하고 있는 P(29) 씨는 서비스 정신이 몸에 배어 있었다.

 

또한, 김종하 씨는 어느 수박 가게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가게에서 수박 한 통을 사가서 썰었는데도 맛이 없다고 하면 두 말없이 교환해 준답니다. 새 수박으로요. 손님 중에 맛있게 먹고 거짓말을 할 수 있겠지만, ‘100% 믿는다는 것입니다. 설사 거짓말을 한다고 할지라도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얼마나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그랬을까생각하면서 바로 바꿔준다는 가게 주인의 통 큰 마인드(mind)에 감동했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도전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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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물 시장에서 게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한 김종하 씨)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상인회(商人會) 회장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시장에 진공포장 기술을 도입해서 생선의 생산성과 상품성을 높인 경우가 있었다. 서해를 끼고 있는 전북 군산의 수산물과 건어물을 파는 곳의 경우다.

 

상인회 회장은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상품을 만들었다. ‘혼밥시대에 맞게 소량을 낱개 포장으로 판매한 덕택에 연매출 3-4억 원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변화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황에 개의치 말고 무조건 도전하라.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도전만이 살 길이다라는 그 분의 말씀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김종하 씨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베일에 싸여있다고 할 수 있는 내일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의 내일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는 커다란 희망을 가지고 도전해야 합니다.”

 

책 속에 담긴 촬영 중의 에피소드(Epissode)

 

안녕하세요. 김영삼 PD입니다.”

전 김태희 리포터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실명이 유명 인사와 같았다. 이때 시골 이장이 말했다.

그럼, 최불암이여!

 

이장의 재치가 남다르다. 이렇게 촬영장에서는 때때로 웃음보따리가 터진다.

 

김종하 씨가 어느 지역에 촬영 갔을 때의 일이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말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이 복도에서 뛰길래 나무랬더니 ‘담임도 아닌데 왜 그러세요?’그러지 뭡니까? 제가 미안하다고 했어요.”

 

학교 복도에 붙어 있는 초등학생의 그림일기다. 제목은 병원에 간 날.’

 

<감기에 걸렸다. 유치원 때는 안 그랬는데 초등학생이 되고 병원에 자주 가는 거 같다. 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전통시장의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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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함께하는 김종하 씨)

 

전통시장은 저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입니다.”

 

상인이셨던 부모님과의 추억이 가득한 전통시장은 그에게 눈물이자 기쁨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아픔이 있다.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어서 개그맨이 되었지만,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서울예대에 합격했고, 67기의 도전 끝에 1989MBC 개그맨 콘테스트 3기 공채 시험에 합격해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분이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개그맨이 되었는데...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필자는 억지로 눈물을 참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미래의 꿈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콘텐츠 개발입니다. 전통시장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통의 가치와 현대적 변화를 동시에 수용해야 합니다. 고객 중심이 편의성과 경험을 높이고, 디지털화와 지역의 특화 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세대 간의 연결과 지역사회 협력으로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즈음 재개발·재건축의 붐으로 전통시장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존속은 필요하다고 본다. 큰 시장이 아니라 작은 시장으로 남는 것이다.

 

시골의 5일 장처럼.

 

카페를 나와 단풍이 물든 노란 은행나무 아래서 사진을 한 장 찍으려고 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양지바른 곳은 잎이 다 떨어지고, 그늘진 곳은 푸름을 간직하고 있어서다. 이 또한 자연의 섭리(攝理)일까.

 

가을은 이렇게 시차(時差)를 두고 겨울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었다. 우리네 인생처럼.

 

 

 

 

 

입력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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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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