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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거물 정치인의 천적은 신인... 총선 앞둔 중진들 선택은?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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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정치인 한화갑과 김상현. 2005년 2월 3일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한화갑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서 김상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사진=조선일보DB

돌아보면, 선거판에서도 다윗이 골리앗에게 이기는 일이 잇따랐다.

 

# 2004년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변이 벌어졌다.

 

이 지역구 의원이자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정치계보) 2인자로 불렸던 김상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정치 신인인 강기정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졌던 것이다. 6선 의원이었던 김 후보는 강 후보에게 26%p나 뒤졌다.

 

69세였던 김 후보는 낙선한 후 불법정치자금 수수의혹 등에 잇따라 연루되면서 정계를 떠나게 됐다.

 

2008년 총선에선 '리틀 DJ(김대중)' 한화갑 후보가 강 의원에게 무너졌다. 한 후보는 강 의원의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 22.9% 득표에 그쳤던 것.

 

당시 한 후보의 나이도 김상현 후보와 같은 69세였다.

 

한 후보는 4년 후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다시 출마했으나 낙선했으며 이후 정치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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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22일 오후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국당 대구지구당합동창당대회의 모습이다. 가운데가 허주 김윤환 전 의원.

 

# 대통령 2명을 당선시킨 킹메이커 김윤환(허주·虛舟)도 비켜가지 못했다.

 

2000년 총선 때 그의 지역구인 구미에서 6선에 도전했으나, 도의원 초선 출신으로 중앙정치권에는 신인이었던 김성조 한나라당 후보에게 9.6%p 차이로 패했던 것이다. 당시 68세였다.

 

199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허주는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도 못받자 탈당, 민주국민당을 창당해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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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8일 7·30 재보선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오른쪽)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왼쪽) 후보가 수원 화서동 화서시장에서 열린 노래자랑대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2014년 재·보선 때도 이변이 재연됐다.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경기 수원 병에서 정치 신인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에게 7.8%p 차이로 졌던 것.

 

67세였던 손 후보는 YS(김영삼) 정권 때 재선 의원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2000년 총선과 2002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됐으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반발해 탈당했다.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한 이후 당 대표 등을 지냈고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낙선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에서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라며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밝히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5년후 여의도로 복귀, 재기를 노렸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처럼 60대 중·후반 의원들이 출마했던 선거판에서 정치 신인들이 급부상했던 경우가 많았다. 거물 정치인의 천적은 신인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 점에서 거물들이 쓰러졌던 건 이변이 아니라 예고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야 정당들이 이 연령대를 후보공천 심사의 주요 잣대로 삼아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듯하다.

 

선거구 유권자들 입장에서도 중앙 정치권에서 중진으로 활동하는 데 주력하는 의원보다는 지역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일꾼의원들이 더 절실했을 수 있다.

 

이런 걸 시대 흐름으로 연결지어도 될 듯하다. 3(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처럼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평생 정치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던 것이다. 그렇게 할 수도 있었을 JP(김종필)조차 200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했으나 낙선하자 미련없이 정계를 떠났다.

 

이 같은 흐름을 읽지 못하는 정치인은 결국 정치판에서 떠밀려나갈 가능성이 높다. 낙선하고도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여의도를 기웃거리거나, 역할도 제대로 못하면서 떠나야 할 때임을 모르고 있는, 60대 중후반 전·현직 의원들이 그들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은 1년여 앞둔 차기 총선 채비에 들어갈 것인 만큼 이들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궁금해진다.

 

물론,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날 줄 알았던 정치인들도 우리 정치권에는 있었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오래 기억된다고 한다.

입력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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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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