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1. 칼럼

【서봉대의 ‘되짚기’】 이곳저곳 캠프 기웃거려야 하는 대선 참모들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2월 21일 오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 선거운동원들이 손으로 정당 기호를 표시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어떤 사람이 특정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실제로 지원하고 있는 후보가 누군지는 헷갈릴 때가 있다. 


선거판세가 불투명할수록 후보들 캠프 이쪽 저쪽에 모두 이름을 올려놓는 선거 참모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 정당 내에서만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한정지을 일도 아니다. 몇 개 정당, 심지어 여당과 야당의 경계까지 넘나드는 경우까지 있을 지경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특정 후보를 지지해서 캠프에 참여하기보다는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선거후 자리를 얻거나 후보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저울질하기 때문이다. 특정 캠프에 참여했으나, 논공행상에서 앞줄에 설 측근이 되지 못하거나 그들 쪽에 줄도 서지 못하기에 다른 캠프를 기웃거리게 되는 것이다.


당첨 확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정치적 베팅을 여러 후보들에게 하게 되고 운 좋으면 동아줄까지 잡게 되는 데, 결국은 선거판 ‘꾼’들이 체득하고 전수한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게 가능했던 저변에는 이곳저곳에 적(籍)을 둔다고 한들 들통날 일이 거의 없는 선거판 풍토가 자리해 있었던 것이다.


후보 측근 혹은 측근의 줄을 잡은 쪽인 경우에는 대선에서 이기면 요직을 차지하거나 후보공천을 받는 걸 ‘따논 당상’쯤으로 여길 것이고 지더라도 어떤 식으로든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챙길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에 구태여 캠프 이곳저곳을 기웃거려야 할 정도의 절박감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캠프에서 주요 직책을 차지하고 있는 참모라고 해도 측근 등 실세가 아닌 경우엔 다른 캠프에 다리를 걸쳐놓은 경우가 없지않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 쪽에선 ‘낮 윤(윤석열) 밤 홍(홍준표)’,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낮 명(이재명) 밤 낙(이낙연)’이라는 조어들이 회자됐다. 선거꾼들이 양당 경선 당시 1,2 위 후보 쪽에 모두 줄을 대고 있다는 소문과 맞물려 있었다.


‘낮 이 밤 홍’은 또 뭘까? 이재명 후보와 홍준표 후보 양쪽에 다리를 걸쳐놨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후보경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경쟁 후보 측에서 홍 후보에게는 여권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을 당시, 홍 후보 캠프 주변에서 들렸던 얘기이다.


이런 식으로 캠프 활동을 했던 선거참모들을 실제로 만나도 봤고 전해들었던 적도 있다. 한 참모는 국민의힘 경선 캠프 3곳에 적을 걸어 뒀고, 또 다른 쪽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캠프 양쪽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01242022051904024322.jpg

사진=조선일보DB

 

두 사람 모두 대선 캠프활동을 과거 몇 차례 하면서 자신이 ‘베팅’했던 후보가 당선된 후 자리를 챙겼다. 선거판 생존법을 꿰뚫고 있는 ‘베테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상황이 이러니 캠프에서 뛰고 있다는 인사들을 만나 어느 후보 쪽이냐고 물어본다는 게 우문(愚問)이 될 수도 있다.


한 캠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무턱대고 상대를 같은 편이라고 단정짓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선거판 실상이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캠프 내에서 끼리끼리 모여 “누구, 누구 앞에서는 말을 조심하자”라는 얘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캠프 내부를 살펴봐도 여러 직책을 겸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직책을 하나만 갖고 있다가는 후보가 당선돼도 자리 등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능력을 인정받아 직책을 겸하게 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후보 캠프 변두리에서 맴돌던 참모들 사이에서 벌어지기 일쑤인 풍경이다.


캠프 차원에선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일부 알았다고 해도 묵인하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이다.


후보캠프 여러 곳에 적을 걸어두는 것조차 적발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아군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선거판에서 사람을 내친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할 것이다. 캠프 차원에서도 이런 상황을 그냥 내버려두는 듯하다.


이런 지경이니 ‘꾼’들이라면 들킬 일이 더욱 없고, 신경쓰지도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게 대선이 끝난 후 보상을 챙기기 위한 몸부림으로 귀결된다. 후보 측근이나 그들과 연(緣)이 닿아있는 자들만을 위한 대선 리그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다.


그러니 대선에서 뛰고 있다는 선거 참모를 만나더라도 그가 말하기 전에는 어느 후보 쪽이냐고 섣불리 묻기 어려운 게 선거판의 현 주소가 아닐까.

입력 : 2022.06.17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