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1. 칼럼

【이상곤의 ‘흐름’】 이재명 의혹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다보니…”

이상곤  정치 칼럼니스트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1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의문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의혹 폭로자의 사망원인이 타살이 아니라는 발표에 민주당은 가슴을 쓸어내린 모양이다. 이 사망 사건 후 야당은 이 후보 관련자들의 잇단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섬뜩한 우연” “오싹하다” “영화 <아수라>의 현실판이라는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절절 맸다. 고인과 이 후보의 관련성을 부인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이 후보 본인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은 선대위에서 낸 것을 참고 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경찰이 13일 고인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부검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야당을 겨냥해 타살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고인의 죽음을 이용한 흑색선전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변호사비 대납의혹은 허위 사실이자 가짜뉴스라고 역공을 시작했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경찰 발표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경찰이 발 빠르게 타살 의혹을 걷어냈으니 망정이지 며칠 더 끌었다면 이 후보는 후보 사퇴론에 직면했을 것이다. 가뜩이나 이 후보 관련 의혹이 산적해 있는데 의혹 관련자들의 잇단 사망이라니. 대선을 앞둔 민주당으로서는 입장이 곤란했다. 그렇게 민주당 핵심들과 이 후보는 이틀 동안 불면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랬던 것이 경찰 발표로 일단 한 숨은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돌아가는 폼이 그리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야당과 반대진영의 공세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인의 제보로 이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 깨어있는 시민연대당 이민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고인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고발이 아니면 죽음에 이르지 않았다죽음에 이르게 한 그분에게 책임을 묻고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야당도 이 후보에 대한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재명의 데스노트가 있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공익제보자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 후보 비리 의혹 규명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분들이 살인멸구(殺人滅口·죽여서 입을 막는다)당하고 있다돌아가신 세 분의 비극의 현장마다 이 후보의 그림자는 여지없이 어른거렸다고 했다.

 

01242022011203921189.jpg

1월 12일 오후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모씨가 숨진채 발견되면서 시신이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야당의 이런 공세는 그 근거가 있다. 실제 이번 사건 외에도 앞서 이 후보 의혹과 관련된 사람들이 여럿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후보가 측근임을 부인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택 압수수색 전 자살을 시도했고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은 한 달 전 10여일 사이로 극단적 선택을 해 고인이 됐다. 이들은 모두 대장동 게이트핵심 인물로 고인이 된 두 명은 화천대유에 수천억 원의 부당이득을 안긴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에 관여된 인물들이다.

 

더욱이 현재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 사건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대장동 핵심들에 대해서는 재판 절차에 들어가 있다. 검찰과 경찰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극단적 선택이나 사망 사건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그래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이 치명적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연쇄 의문사를 막기 위해 이재명 비리 관련 증인들에 대한 공익제보자 보호조치가 긴급히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대장동,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후보와 관련된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 등을 통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를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포함해 이 후보 관련 의혹의 사망자들은 대부분 검찰 수사와 관련이 됐다. 맨 먼저 사망한 유한기씨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돼 2014년 천화동인 실소유주들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돼 있던 상태다. 구속 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차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두 번째 인물인 김문기씨는 대장동 사건 관련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 그런데도 극단적인 선택을 해 버려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에 사망한 이병철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부실 수사에 강한 불만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의혹과 관련돼 사망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처럼 검경 수사와 관련이 돼 있다.


01242021110303866734.jpg

2021년 11월 3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김만배 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이 후보 관련 사건은 이미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첫 공판이 열린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서 배임혐의를 받고 있는 화천대유 최대 주주 김만배씨는 이 후보를 물고 늘어졌다. 대장동 사업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시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해 버렸다.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는 것은 늘 이렇다. 관련자들이 함구하고 끝까지 의리를 지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윗선은 자동 개입하게 돼 있다. 물고 늘어지면서 협박을 하는데 당할 재간이 없다. 당연히 본인 힘닿는데 까지 보살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폭로든 자살이든 극단적인 선택이 비일비재 할 수밖에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는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입력 : 2022.01.14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이상곤의 흐름

l9137@naver.com 전직 언론인. 포항 출생으로 성균관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매일신문 서울 정치부장,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블로그 '천지인애'를 운영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