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야당 국회의원들과 전문가 100인이 참여하는 ‘자유와 공정’ 포럼이 지난 9월 7일 창립했다. 사진=유튜브 시사포커스TV 캡처.
친(親)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성향의 전직 야당 국회의원들과 전문가 100인이 7일 ‘자유와 공정’ 포럼을 창립했다.
포럼은 이날 여의도 동우국제빌딩 회의실에서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가졌다. 상임고문에는 김진홍 목사, 강창희 전 국회의장, 공동대표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김석준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17대 국회의원) 등 3인을 추대했다. 정책위의장에는 성윤환, 정용기 전 의원, 사무총장에는 임인배 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자유와 공정’포럼 창립총회에서 특강을 하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비대위원장.
윤 전 총장을 뒷받침하는 조직은 유독 ‘포럼’이 강하다. ‘자유’와 ‘공정’, ‘상식’ 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포럼은 거의 윤 전 총장을 위한 모임이라 봐야 한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공정’과 ‘상식’은 ‘윤석열의 시대정신’이 됐다.
이번에 창립한 ‘자유와 공정’ 포럼은 기존 포럼과는 성격이 다르다. 정치적으로 물적, 인전 기반이 전무한 윤 전 총장 입장에서 전직 의원과 전문가 100인의 모임은 든든한 ‘우군(友軍)’일 수 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이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갖가지 네거티브와 공작에 휘둘리는 이유도 이런 취약한 정치적 기반과 무관치 않다. 여권과 야권의 경쟁 후보들도 이런 약점을 이용해 ‘X파일’ ‘처가의혹’ ‘고발사주’ 등으로 각종 네거티브와 공작을 쏟아낸다.
‘자유와 공정’포럼의 상임고문에 위촉된 김진홍 목사. 사진=조선일보DB
야권에 여러 후보가 있지만 여권은 지금까지 야권 유력 후보인 윤 전총장만 꺾으면 그만이라고 본다. 야권의 경쟁 후보들도 정치적 우군이 없는 윤 전 총장은 완주(完走)가 어렵다고 보고 끊임없이 ‘내부총질’을 해댄다.
이런 악조건 속에 윤 전총장이 여론조사에서 20% 후반 대 ‘하방 경직성’을 지키는 것은 어찌 보면 신기하다. 가장 큰 요인은 ‘강골검사’ 출신 윤석열의 두둑한 ‘뱃심‘과 ‘돌파력’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윤석열외 그동안 야권에 대안이 부재했던 원인이 크다. 최근에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정치공작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홍준표 후보가 뜨고 있기는 하지만 ‘윤석열 대망론‘은 여전하다. 그만치 내년 대선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 유권자와 국민들이 윤 전 총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당내 기반과 여의도 정치 취약점은 여전히 숙제다. 최근 당내 경쟁 후보들 분위기는 온통 “언제 윤석열이 무너지나”라는데 집중 된 것 같다. 최근에 불거진 윤석열 검찰의 소위 ‘고발사주’ 의혹은 여권의 공작정치가 명백해 지는데도 당내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 혈혈단신 맨몸으로 여권의 집요한 ‘공작정치’에 맞서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이날 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포럼이 창립대회를 가진 것은 의미가 크다. 정치적 관록과 인맥이 여전한 전직 의원들로 여의도 후원세력이 생긴 것이다. 포럼도 향후 전국 시도 단위 지부를 만들어 10만 일반회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13개 분과별로 상임위원장과 본부장을 두고 대선공약도 개발할 계획이다.
사진=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이날 ‘자유와 공정’포럼에서 축사를 했다. 사진=유튜브 시사포커스TV 캡처.
이날 포럼에서는 최근 대선 정국과 관련해 다양한 진단이 쏟아졌다. 축사를 위해 참석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정권교체’”라며 “세대교체 정치교체도 필요하지만 정권교체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여러 후보가 나와 있지만 누가 뭐래도 지금 민주당 후보를 압도할 수 있는 후보만이 정권교체를 시킬 수 있다”며 “이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 전 총장 지지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내년 대선에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는 것을 확신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2부 특강에 나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권교체를 확신하는 분도 있지만 저로서는 여러 가지 걱정이 많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은 절대로 안심할 상황이 아니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정도로는 못 이기고 경선 후 2차, 3차 추진로켓이 붙어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 원인으로 김 위원장은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민주당 후보 특히 이재명 후보가 선출되면 ‘비문(非文)’, ‘반문(反文)’의 길을 갈 가능성이 커 기존 야당의 ‘반문 캠페인’은 안 먹힌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됐을 경우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가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정권 교체가 ‘시대정신’이라 해도 단순히 반문 정서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내년 대선 정권 교체를 위해 ‘자유와 공정’ 포럼이 새로운 깃발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