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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이상곤의 ‘흐름’】 윤석열 대선출마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상곤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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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6월 9일의 모습이다. 사진=조선일보DB

주사위는 던져졌다.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의 윤석열은 이탈리아 북부로 진격하며 루비콘 강을 건너는 카이사르의 심정쯤 됐을 것 같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는 그의 심정은 이날 선언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문재인 정권, 한 때는 자신을 투사로, 영웅으로 대접하던 정권이다. 그런 정권을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으로 규정하고 “이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를 위해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하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치 최치원(857 ~ ?)의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처럼 문재인 정권을 향한 ‘토문재인격문’ ‘토민주당격문’이었다. 


그는 사실 ‘강골검사‘ ’괴짜검사‘로 불리던 인간적으로는 그저 사람 좋은 리더였다. 단지 눈치가 좀 없었다. 윗사람이 덮으라면 덮을 줄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위법, 범법은 눈을 감을 줄을 몰랐다. 문제가 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도 보수층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항명을 했고 지방 좌천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혼밥검사’로 쓸쓸한 유배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그를 불러낸 것은 문 정권이었다. 물론 박근혜 최순실 특검인 박영수의 발탁이 있었지만 당시 야당은 ‘검사 윤석열‘이 어느 때 보다 필요했다. 코너에 몰린 박근혜였지만 그래도 아직은 ’살아있는 권력‘이었다. 특검 입장에서는 국민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정권의 대척점에 있던 ’윤석열‘이 필요했다. 그렇게 윤석열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왜 지금 문재인 정권의 대척점에서 전면전을 선포하게 된 걸까.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문재인 정권의 속성인 ‘위선’ ‘이중성’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 때 절실하게 필요했던 ‘강골검사’ 윤석열을 호락호락하게 보다 되치기를 당했다고나 할까. 적폐 수사의 상징으로 삼으며 정권 홍보에 주력하던 권력의 오만이 대선주자 윤석열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을 대충 가볍게 봐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한 것은 문 대통령의 뼈아픈 실수가 아닐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조국 사태를 겪기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은 친 정권 성향 검사로 분류될 수 있었다. 물론 내심은 ‘니편 내편’도 아닌 철저한 ‘검사 윤석열’이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본인도 정권의 호의를 믿었던 것 같다. 정권이 적폐수사로 규정지은 전 정권 비리 수사도 검사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가 발단이었다. 윤석열과 조국은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인터뷰에 조국은 ”그 말이 평생 가슴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인연의 조국에 윤석열은 강제수사 27일 만에 전격 자택 압수수색이라는 강수를 뒀다. 왜 그랬을까. 이때까지만 해도 윤석열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정권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로 봤다. 즉 문재인 정권이 건강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충심에서 조국 수사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권의 흉중은 달랐다. 조국수사에 이은 유재수 감찰무마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정권입장에서는 도저히 윤석열의 수사를 묵과할 수 없었다. 그렇게 윤석열에 대한 정권의 탄압은 시작됐고 그는 점점 ‘식물총장’으로 변해갔다. 특수통으로 한 때 이름을 날리던 검사들은 ‘윤석열 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좌천을 거듭했고 결국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남지를 않았다. 또다시 시련이 시작됐다.

결정적으로 윤석열이 문 정권에 등을 돌리게 된 것은 추미애의 징계와 직무배제였다. 곧이어 징계위원회는 윤 총장 정직 2개월을 처분했고 윤석열의 맞대응은 본격화됐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겨냥한 윤석열의 정면 대응이었다. 그렇게 윤석열은 그해 연말 법원에서 대통령의 재가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을 받아냈다. 정면 돌파의 승리였다.

 

화면 캡처 2021-06-30 070458.jpg

그래픽=조선일보DB

 

윤석열은 이때까지도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대통령의 징계안 재가가 ‘위법한 지시’였다는 점을 끌어내고 정면 대결을 했지만 자신은 철저히 숨겼다. 그 전장에는 대신 변호인만 내보냈다. 거대 정권과의 싸움에서도 철저히 자신을 숨기며 내밀하게 전략을 구사하는 전략가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의 가장 강력한 맞수로 야권의 1위 대선주자가 돼 전면에 나서게 됐다. 문재인 정권과의 인연을 거슬러 올라가면 역설도 이런 역설이 있을 수 없다. 멀쩡하게 검찰총장을 하고 있던 ‘검사 윤석열’이 쫓기고 쫓기다 반정권 투쟁의 선봉장이 돼 버린 것이다. 그런 윤석열도 대선출마 선언을 하면서 긴장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면서도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의 호위를 받는 이 정권은 막강하다”며 두려움의 일단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정권 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치자”며 야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윤석열의 대권도전은 이래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입력 :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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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의 흐름

l9137@naver.com 전직 언론인. 포항 출생으로 성균관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매일신문 서울 정치부장,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블로그 '천지인애'를 운영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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