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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한미정상회담 '돌입'이라고?

언론보도 한자 오용 바로 잡아야 한다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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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 언론과 방송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앞다퉈 내보내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일정 돌입’, ‘1박 3일 방미일정 돌입’, ‘단독회담 본격 돌입’ 등 기사 제목과 내용에 돌입(突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사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하는 정상회담을 전달하는 단어로는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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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뉴스 이미지 캡쳐

돌입(突入)은 ‘갑자기 뛰어듦’이라는 뜻의 단어로 ‘예상하지 못했거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주로 사용한다. 돌(突)자에 홀연(忽然)이나 졸연(猝然)처럼 ‘갑자기’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돌발(突發), 돌연(突然), 돌변(突變), 돌진(突進)과 같이 돌(突)자가 포함된 여타의 단어를 살펴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북한 비핵화 문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만나는 양국 정상이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회담을 진행할 수 있겠는가? 기자가 돌입이라는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돌입이란 단어의 적합하지 못한 사용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다. 과거 기사를 검색해 보더라도 ‘첫 정상외교 돌입’, ‘국정감사 돌입’, ‘G20 외교일정 돌입’과 같은 정치 기사부터 ‘잔불 정리 돌입’, ‘가격 인상 준비 돌입’, ‘화분에 꽃 심기 돌입’ 등 생활 전반에 퍼져있다. 이 모두 사전 준비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임에도 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잘못 사용되는 용어가 적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한글 뒤에 숨어서 뜻을 좌우하는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다. 한자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다 보니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대부분 느낌으로 이해하고 사용한다.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한자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다.

입력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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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다시 짚어보는 우리 역사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전 동국대학교 동국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학사/석사/박사수료 동국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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