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4월 12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4·15 총선을 사흘 앞둔 가운데 서울 청계광장에서 만나 합동유세를 벌이고 있다.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작년 4·15 총선 때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4·15 총선은 현 정권의 잇단 정책 실패 등 산적한 악재 속에 치러진 선거였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과 전·월세값은 폭등하고 조국 일가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유재수 감찰무마사건, 라임 옵티머스 사건 등 악재가 수두룩했다. 상식적으로 야당이 패할 수가 없는 선거였다. 그런데 결과는 ‘180대 103’. 여당은 개헌 빼고 뭐든 할 수 있는 국회 의석을 얻었다.
선거 패배 후 야당의 패인 분석이 잇따랐다.
“친박과 친이의 화학적 결합 부족”(황교안) “매표용 현금 살포와 공천 실패”(심재철) “변화 부족”(김종인) 등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결론은 명확했다. 여당의 물량공세와 야당의 자중지란. 선거 막판 여당의 소위 ‘매표용’ 코로나 재난지원금과 야당의 공천 잡음과 리더십 한계 등 자중지란이 겹친 결과 였다는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도 정부 여당의 잇단 실책 속에 치러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LH 땅투기 의혹에서 촉발된 현 정권의 부동산 실책은 선거의 최대 악재가 되고 있다. 그래서 휴일인 28일에도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렸고 소급입법의 문제점에도 ‘투기 몰수법’을 만들겠다고 서두르고 있다. 그만치 부동산발 ‘민심이반’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여당 입장에서 반전 카드는 역시 물량공세일 수밖에 없다. 이미 20조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이 29일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선거전인 4월5일까지 전체 대상인원의 80%인 340만 명에게 우선 지원된다. 지원 대상인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서울과 부산이 가장 많다. 여당이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당은 야당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 등 마타도어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야당 후보 대상 ‘막말 프레임’은 톡톡히 재미를 봤다.
당시 야당 경기 부천 병 차명진 후보가 대표로 걸렸다. 세월호 유족의 ‘부적절한 일‘을 TV 토론에 공개 거론한 것이다. 언론 보도 내용이라 넘어갈 일이지만 민감한 ’세월호‘ 관련 발언이었다. 여당과 일부 언론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야당은 ’후보 제명’으로 백기를 들었다.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 야당 후보에 대한 여당의 마타도어도 이런 경험치에서 비롯됐다. 오세훈 후보에 대해서는 내곡동 땅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초장엔 ‘셀프 보상’을 문제 삼다가 시장 재임 시점과 보상 시점이 다르자 ‘거짓말 프레임’으로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유세장에서 오 후보를 “거짓말하는 후보”라며 “쓰레기”라고 언급했다. ‘법원’ ‘검찰’을 관장하는 법사위원장의 ‘품위’ ‘가치’는 온데간데 없는 ‘비상식‘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여당의 ‘눈물’ ‘읍소’ 작전도 눈에 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지지자를 붙들고 빗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진이 28일 언론을 탔다. “빨간색(국민의힘)을 찍는 건 탐욕”이라더니 “더이상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멘트도 곁들였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골수 친문’의 대단한(?) ‘퍼포먼스’였다.
이런 ‘선거의 고수‘들이 포진해 있는 여당을 선거에서 이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여당의 선거 전략은 실전에서 켜켜이 쌓인 ’실전용‘이다. ’초식동물’ 국민의힘 후보가 견디기 정말 어렵다. 선전 선동도 거의 ‘나치식‘이다.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모든 선전원칙은 멍청한 사람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거짓말을 계속하면 결국 사람들은 그것을 믿는다고 했다.
다행히 야권이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 한 것은 그나마 봐줄 만하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 외에 다른 조건은 작년 4·15 총선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하루에 2%씩 따박따박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하고 부산시장 선거에서 여당이 ‘1일 1마타도어‘를 하고 있다. 4·7 보선 후 여전히 ’무기력한 야당‘으로 남을 것이냐, ’여당을 압도하는 야당‘이 될 것이냐는 남은 기간 야권의 태도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