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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윤석열의 전격 사퇴와 4·7 보선 앞둔 문 정권의 폭주··

‘노무현 트라우마’에 기인하나

이상곤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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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구 수성구 대구고등검찰청에 도착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 가운데 한 지지자가 윤석열 총장을 응원하는 문구를 들고 있다.

보통 정권이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두면 정치적으로 기를 못 피는 게 정상이다. 믿었던 정부와 집권당이 등을 돌리면서 대통령은 빠른 속도로 힘이 빠지게 된다. 역대 대통령들을 한 번 보자. YS는 아들 현철 씨 구속과 외환위기로 임기 말 10%까지 지지율이 폭락했고 DJ는 홍걸, 홍업, 홍일 씨 등 세 아들 즉 ‘홍삼트리오’ 스캔들로 쓸쓸한 임기 말을 보냈다. MB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한반도 대운하 반대로 정권 초기부터 그로기 상태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알다시피 정해진 임기도 못 채운 채 탄핵을 당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임기를 1년밖에 남기지 않은 현시점까지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40%대를 유지하는 걸로 나오고 있고 180석의 범여권은 입맛대로 법안을 쏟아낸다. 기재부, 국토부, 국방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가 모두 반대 의견을 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통과됐고 윤석열 검찰총장 대선 출마 저지용 윤석열 방지법도 발의됐다. 또 언론에 재갈을 물릴 요량으로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이른바 언론개혁법도 추진 중이다. 여권은 ‘입법 독재’라는 비판이 무색하게 보란 듯이 힘을 과시하고 있다.


문 정권의 폭주가 잠시 주춤했던 적도 있다. 지난 연말 추미애 발 검찰 장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권력 수사’의 공포로 검찰 ‘되치기’까지 걱정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박범계 법무장관은 ‘윤석열과의 대화‘를 강조했고 문 대통령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주요 참모진을 온건파로 교체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뿐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갔다. “이대로 물러서면 안된다”는 듯 조국 ‘키즈’ 즉 초선 강경파 의원으로 구성된 ‘조국 라인’이 먼저 움직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즉 ‘검수완박’을 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였다. 또 검사장급 인사 때는 여당내 친문 핵심 ‘민주주의 4.0’과 ‘조국 라인’이 합심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을 ‘패싱‘했다. 이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장관이 대통령 사전 재가도 없이 검찰 인사를 발표해 ’대통령 패싱‘ 논란까지 일었다. 막후에 대통령과 강경파를 좌지우지하는 ’그림자 당‘이라도 있는 듯 일사불란한 움직임이었다. 전날까지 ’중수청 속도 조절론‘ 때문에 친문 강경파와 측근들로부터 ’하극상‘ 공박을 당했던 문 대통령은 이튿날 부산 가덕도를 전격 방문했다. 여기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주문했고 특별법 통과에 반기를 든 국토부는 장관을 통해 군기를 잡았다.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는 즉각 수용하고 윤 총장과의 청와대 소통 라인이었던 신현수 민정수석도 곧바로 교체했다. 4·7 보선을 앞두고 윤석열 파동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내부 핵심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친문 세력들은 집권 초부터 ‘20년 집권론’을 공공연하게 외쳐왔다. 이미 이들은 입법, 사법, 행정. 언론, 시민사회 등 우리 사회 곳곳에 강력한 기득권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국회는 작년 4·15 총선 완승 덕에 범여권 180석으로 임기 4년 난공불락의 철옹성을 구축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이 정도 독주밖에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덩달아 야당은 이미 지난 해 일방적 원 구성과 정기국회 입법 폭주를 경험한 후 맥을 못 추고 있다. 여당과 집권세력은 맘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는 ‘폭주 기관차’가 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가덕도 신공항을 찾은 문 대통령 행보는 정말 문제다. 청와대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방문이라지만 선거를 코앞에 둔 대통령의 선거 개입 현장 행보였다. 28조원으로 추산되는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추진하는 법을 대통령이 현장에서 직접 독려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토부 등 해당 공무원들은 일찌감치 분석 보고서를 내 반대의견을 적시했다. 향후 가덕도 신공항에 문제가 생기면 대통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과거 야당 시절 자신들이 했던 비난을 생각을 하면 있을 수 없는 무지막지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대통령과 집권 세력의 폭주는 아무래도 ‘노무현 트라우마’에 기인한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쓸쓸히 퇴장한 사람이다. 한나라당 등 보수 세력은 끝까지 무시하고 ‘친노’ 의원과 지지자들도 대통령의 정책 노선 변경에 반대하며 막판에 등을 돌렸다. 친형인 건평 씨가 구속됐을 때는 봉하 마을의 문을 걸어 잠갔다. 덩달아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됐을 때는 ‘친노‘라는 사람들도 거의 발을 끊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평생 친구인 문 대통령은 이를 똑똑히 지켜봐야 했다. 문 대통령과 주변 586 참모들에게 “밀리면 끝장”이라는 정서는 그렇게 배인 것이다. 


과거 춘추시대 일화 중에 ‘송양지인(宋襄之仁)이란 말이 있다. 착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주로 지적할 때 쓰는 말인데 송나라 양공이 예법에 따라 페어플레이를 하다가 초나라와의 전투에서 대패를 한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에게 노 전 대통령은 송나라 ‘양공’일 것이다. 순진하게 ’양보‘와 ’페어플레이‘를 하다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기왕 정권을 잡은 김에 다시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4년간을 발버둥쳤다. 그런데 집권 친문 세력이 하나 생각해 봐야 할 게 있다. 자신들만의 권력 유지와 정권 연장이 국민 삶과 삶의 질 향상에 무슨 선한 영향을 미칠지 한번 살펴볼 일이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다면 그런 주문을 했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입력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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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의 흐름

l9137@naver.com 전직 언론인. 포항 출생으로 성균관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매일신문 서울 정치부장,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블로그 '천지인애'를 운영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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