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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말라가 日記 11] 동화 같은 도시 국가 룩셈부르크에 반하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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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주변 집들은 마치 그림 같았다.
 
룩셈부르크로 가는 심야버스를 타기 전에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많이 먹었다. 속이 좀 더부룩했다. 거의 11시간을 앉아서 이동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섰다. 조금 일찍 탑승 게이트로 갔더니 이미 버스가 도착했다. 코펜하겐의 픽업 포인트(Pick Up Point) 수준의 버스터미널은 아니었다.
 
좌석번호가 없어서 검표원에게 물어 보니 자유석이란다. 2층 맨 앞자리에 앉았다. 이 자리가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전원 스위치도 있고 안전벨트도 사선형이다. 다리를 쭉 뻗을 수도 있다. 의자 바로 뒤가 빈 공간이어서 뒤로 젖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감사할 일이고 행복이다.
 
이 버스는 베를린에서 룩셈부르크로 가는 심야버스이다. 날씨부터가 스칸디나비아 반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낮은 기온이기는 하지만 바람이 그리 심하지 않다. 몸 상태가 호전되는 것 같았다. 이 자리에 앉으니 버스 전체를 렌트한 것 같은 기분이다. 물론 기차보다는 못하지만 버스여행 역시 나름 묘미가 있어 보인다. 승용차를 렌탈하는 것 보다 훨씬 좋다. 흥미로운 점은 유럽에서 버스는 천대 받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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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의 버스터미널의 모습이다.

유럽은 철도가 중심
 
유럽은 주로 철도가 중심이다. 도심 가운데 위치한 이른바 ‘중앙역’은 건물 자체가 크고 화려한 데에 반하여 버스터미널은 소박할 정도다. 코펜하겐처럼 노상의 픽업 포인트 형태의 터미널이 아닌 정류장 수준이다. 버스터미널이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중앙역에 부속된 조그만 시설에 불과하다.
 
모처럼 식사를 많이 해서인지 자리에 앉아서 조금 지나서 잠이 쏟아졌다. 한참을 자고 나서 지도를 보니 쾰른 근처였다. 앞으로 3시간 정도를 더 가면 룩셈부르크에 도착할 것 같다. 가면서 곳곳을 둘러가는 데 안내 방송이 없다.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지 하차 승객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좀 의아하다. 저녁 8시 30분경에 지도 등을 보면서 하차할 때 주의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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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했다. 잠시 화장실을 가려고 1층으로 내려가는데 승객 수가 꽤 많았다. 인상비평을 하자면, 승객들의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심야버스를 타는 각자의 사연이 서려있는 것 같았다. 부유하고 여유가 있다면 굳이 침대차도 아닌 버스에서 11시간 이상을 보낼 것인가?......힘든 삶에 대한 표정이 얼굴에 나타나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얼굴표정 이전에 좌석에 누워있는 모습 자체가 삶의 찌든 모습이다. 물론 이는 주관적인 느낌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버스터미널의 사람들의 표정과 공항에서의 사람들의 표정은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조명도 공항은 밝지만 터미널은 어둡다. 더불어 복장도 서민풍이다.

승객을 대하는 운송업체 직원들의 태도부터가 다르다. 버스 운전사나 터미널 직원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공항 직원이나 파일럿은 영어가 유창하다. 어쩌면 버스를 타고 가는 인생자체가 멍에로 느껴질 정도이다.

다만 관광객은 다르다고 본다. 버스를 통해 아름다운 전경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렌트카를 해서 다니는 것보다 더 이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힘이 덜 들고 나아가 술도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남미 버스기행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런데 어제 체크를 해보니 그간 많았던 버스 편이 거의 없다. 아마도 파업을 하거나 무슨 사정이 생긴 모양이다. 아니면 기차를 타야 하거나 다른 방법을 택해야 할 텐데 달리 뾰족한 묘책이 없을 것 같다.
 
3월부터 룩셈부르크 대중교통 요금 공짜
 
각자의 인생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유럽에서의 버스기행은 비록 열악하지만 기차 아니 비행기보다 장점이 많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큰 버스를 다소 불친절할지 모르나 기사까지 함께 렌트를 하였으니 이 더한 행복이 어디에 있을 것인가?
 
그리고 보니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에서 서울까지 버스로 올라 온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때 사법당국의 조사 등 좋지 않은 상황 등이었으나 버스의 선택은 나름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유럽에서의 버스기행! 특히 2층의 제일 앞쪽 좌석에서의 버스여행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룩셈부르크는 제주도의 2배 정도의 크기인데 인구는 60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나라다. 국민소득은 거의 세계 1위이다. 그래서인지 2020년 3월부터 모든 대중교통 비용이 무료라고 한다. 버스 역시 무료다. 지금은 2월이어서 돈을 내야한다. 하루 대중교통 이용료가 4유로이다. 물가가 비해 현저하게 저렴하다.
 
일단 일일 티켓을 자동발매기를 통해 구입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 유명한 ‘아돌프 돌다리’로 가려고 시내버스를 탔다. 중심가에 있었다. 아돌프 돌다리는 그야 말로 그림 같다. 어떻게 이렇게 돌로서 다리를 예쁘게 만들었을까? 더 놀라운 점은 그 아래로 펼쳐진 멋진 집들이다. 그 사이로 강이 흐른다. 이 강이 알제트 강이다. 계곡 아래에 집들이 있고 언덕에 사무실이 있는 격이다. 그런데 아래 계곡에 있는 집들이 아름답다. 물도 있고 운동장도 있고 버스도 다닌다. 그리고 내려가는 산책로 등이 있다. 상당히 이국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기가 맑다. 그러다 보니 계곡이어도 아름답기만 하다.
 
아돌프 돌다리 옆에는 유명한 보크 포대성이 있다.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계곡에서 보면 높은 곳이겠지만 실지는 거의 평지인 셈이다. 이 곳이 대포를 쏠 수 있는 가장 긴 벙커라고 한다. 거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포대 역시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그 주변에 이를 배경으로 한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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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의 아름다운 궁전이다. 룩셈부르크의 주민은 프랑스인 및 독일인과 혼합된 켈트계를 기반으로 하고, 포르투갈계, 이탈리아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6년 총 인구는 약 47만 4천명이고 인구성장률은 1.23%다.

동화 속의 나라 같은 산책하기 좋은 곳
 
그기에 룩셈부르크 중앙은행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 뒤에 있는 공원에 특이한 엘리베어터가 있다. 투명 유리 엘리베이터이다. 이를 통하여 그 아래 구 시가지로 내려 갈수 있다. 길이는 거의 70m 이상 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 시가지로 내려가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집들이 보였다. 곳곳에 운동장도 있었다. 물론 가게도 있다. 그리고 그들 사이로 알제트 강이 흐른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강물이 그리 맑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양재천이 그리 맑은 것은 한국의 경쟁력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전경이 거의 동화속의 나라 같다.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차는 제법 다닌다. 조용하고 아름답다. 산책 겸 걸으니 이런 세상도 있나 싶다. 지금까지 다녀본 곳 중에서 산책 겸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다. 시간이 되면 가게나 식당에 들어가 식사라도 하고 싶다. 그저 다른 세상으로 보인다. 조용하고 깔끔하고 공기도 칼칼하다.
 
한국 같으면 이와 같이 땅이 꺼진 곳은 누구나 싫어하였을 텐데 이를 이렇게 아름답게 꾸밀 수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멀리 빨간 다리인 포트 로그(Port Rouge)가 보인다. 그곳까지 차가 다닌다. 한국이라면 고가 다리가 있어서 시끄럽다는 등의 이유로 이곳에 그 누구도 살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다. 여기가 오히려 묘한 매력이 있다. 거기에는 물론 알제트강이 한몫을 한다.
 
심지어 점심 겸 간단히 먹으려고 간 버그킹 가게마저도 전망이 좋았다.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이 나라 국민들의 정성과 노력이 엿보인다. 룩셈부르크라면 그저 도시정도로 적은 나라 정도로 생각하였는데 지금 와서 보니 느낌이 새롭다.
그리고 그간 EU통합을 가장 많이 주장한 나라가 룩셈부르크이다. 나름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EU의 테두리 안에서 여러 면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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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시내 도심의 모습이다.


룩셈부르크와 브뤼셀
 
벨기에 브뤼셀과 비교하여 볼 때에 룩셈부르크는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브뤼셀에서는 차가 조금만 늦게 가도 경적을 울려 너무 시끄러워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보였다. 그만큼 인구가 적어서 일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룩셈부르크는 너무 좋은 이미지를 남겨 주고 있다. 거의 동화도시 같은 분위기이다.
 
가능하면 계곡 아래 구 시가지에 살아 보았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산책을 하느라고 정신을 놓는 바람에 이제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공항도 거리 멀지 않았다. 막상 공항에 도착하니 거의 버스터미널 수준의 크기였다. 그러나 막상 안에 들어오니 모든 것은 적었지만 잘 꾸며져 있었다. 그래서 생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는 깜짝 놀랐다. 큰 사이즈의 잔의 맥주를 주문하였더니 8.10유로다. 지금까지 경험한 생맥주중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했다. 역시 국민소득이 높으니 물가도 만만찮은 모양이다. 버스이용료가 낮아서 잠시 방심했나 보다.

출발 창구의 바에 앉아서 의외로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많았다. 생맥주가 너무 비싸서 와인을 마시는  모양이다. 너무 비싼 맥주를 마실 바에야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먹는 것일까? 그간 좋은 인상을 준 룩셈부르크가 공항에서의 생맥주 값이 씁쓰레하게 만들 줄이야. 역시 유럽에서는 물가가 비싸니 주문 시에 좀 더 유의를 해야겠다.

입력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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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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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승건 (2020-04-19)

    틀린 내용이 많아 댓글 남깁니다.

    1. 룩셈부르크 도시국가 아닙니다. 수도 이름이 국명과 같을 뿐이지 여러 주와 도시 있습니다. 그 시내 이외에 나가면 울창한 숲도 있고 산도 있습니다.

    2. 룩셈부르크 궁전이라고 올리신 4번째 사진은 룩셈부르크가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뤽상부르 궁전 입니다. 룩셈부르크를 불어식으로 발음한 거고 철자가 같을 뿐.

    3. rouge 는 로그가 아니라 루즈 붉은색이란 뜻의 불어. (또는 빨간 립스틱의 뜻)

    4. 룩셈부르크 맥주가 다른나라보다 비싼 게 아니라, 님이 공항에서 맥주를 마셔서 그렇습니다. 유럽 맥주는 한국보다 전부다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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