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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치앙마이 日記 14] 루앙파르방 방문과 비엔티안까지 슬리핑 버스를 타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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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침대열차는 익숙하지만 슬리핑 버스는 생소하였다. 그리고 길이 다소 위험하여 일반적으로 추천을 안 하는 일정이었다. 그렇지만 밤 8시 부터 아침 6시까지 이동하는 슬리핑 버스는 분명 매력적인 도전이었다. 그러나 막상 슬리핑 버스를 타자 너무 놀랐다. 실내는 거의 포로수용소(?)와 같을 정도로 열악했다. 호불호가 나뉘어 질 수 있는 도전이다. 다만 시간과 비용 면에서 그 가성비가 탁월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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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검색되는 라오스의 슬리핑 버스 혹은 슬리퍼 버스.

막상 루앙프라앙에 도착하니 갈등이 생겼다. 보기보다 볼만한 곳이 많다고 모두가 추천을 하니 가능하면 시간을 좀 보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갈 길이 멀다. 관광하러 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법과대학은 없지만 비엔티안에 있는 라오스국립대를 보는 것이 더 급했다. 그래서 일단 내리자 마자 버스터미널에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심야버스를 타고자 했다. 그런데 여기는 ‘그랩’(동남아 우버 앱)도 없고 ‘툭툭’뿐이었다. 혼자 버스터미널에 갈려면 10만 깁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포기하고 시내에 가서 여행사에서 버스티겟을 예매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서 온 재치있는 젊은 친구 덕에 7명은 1인당 2만 깁으로 시내로 가기로 했다.
 
가는 길은 평범했다. 마침 타이에서 온 친구가 "루앙파르발과 팡비엥이 모두 너무 멋지다"고 해서 마음이 좀 헷갈렸다. 때마침 툭툭은 나이트 마켓이 열리는 곳에 내려주었다. 루앙프라앙에서 유명한 명소가 바로 나이트 마켓이어서 잘 된 셈이었다.
 
일단 여행사에 가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야간 침대버스, 일명 슬리핑 버스(sleeping bus, 혹은 sleeper bus라고 부른다.) 가 있으면 그것을 타고, 없으면 하루를 여기에서 묵기로 생각을 했는데 근처 여행사에 가니 자리 하나가 남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리가 제일 뒷자리이고 둘이 같이 누워가는 구식 버스였다. 다소 망설여졌으나 버스 티켓을 예매했다. 이제 루앙파르방에서 주어지고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다.

야시장을 한번 둘러 보니 가격이 저렴한 다양한 상품이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한국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시장 입구에는 음식점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커피숍도 아주 멋있게 자리잡고 있었다. 시장 끝에는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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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야간 침대버스(일명 sleeper bus, sleeping bus라고 부른다.)
코코넛 빵이 유명하다고 해서 길거리 좌판에서 샀더니 5000깁. 국내 돈으로 600원 정도. 막상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좀 갈증이 났다. 그래서 비교적 근사한 길가 레스트랑에 앉아서 '비어 라오'를 시키니 1만8000깁이었다. 나머지는 팁으로 주고 여유를 한번 부려 보았다. 이곳은 아주 갈끔하고 멋지게 꾸며져 있어서 한국사람들이 좋아할 장소였다.
 
그 시장 뒤에는 메콩강이 흐르고 호텔 내지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역시 한국 스타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KOICA에서 세운 안내판도 보였다. 거의 한국의 해외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어차피 광씨 폭포나 누워있는 불상을 보기 위하여서는 한 시간 이상 차로 가야 하니 하룻밤을 자더라도 어려운 일정이었다.

슬리핑 버스를 한 번도 타지 못했는데 그래도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어 타보고 싶었다. 길이 위험하고 버스의 상태가 열약하다고 하더라도 어쨋든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비록 후회하더라도...
 
루앙프라방은 한국인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 중심가에서 메콩강이 그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 주변에 레스토랑이나 호텔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트 마켓도 깔끔했다. 그리고 주변에 카페와 먹걸이도 좋았다. 소위 말하는 쇼핑몰은 아니어도 이와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샀다. 덴마크 친구의 표현에 의하면 태국보다 싸고 베트남보다는 조금 비싸다고 한다.
 
어쨌든 체감하는 물가는 아주 싸다. 그리고 길거리 등이 깔끔하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밝다. 그래서인지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친밀해 보이고 모두 다 잘 해주고 싶다.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 제대로 보내지 못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여유있게 시내 전경을 맛보고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비엔티안으로 향하기로 했다.
 
저녁 8시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7시까지 여행사로 오라고 하여 갔더니 30분이 지나서도 사람이 없다. 여행사 직원에게 연락하니 오늘은 너무 바빠 이곳에 들리지 못한다고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러면서 여행사 직원의 말이 툭툭을 불러 줄테니 타고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비용은 여행사가 부담하느냐고 하니 그것은 안 된다고 했다. 당초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없어 다툴 상황이 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터미널까지 가는 툭툭이 2만 깁. 한국돈으로 3000원 정도 되어 참기로 했다.
 
툭툭을 타고 가면서 시내를 바라보았다. 한국의 시골 읍면과 같았지만 나이트 마켓과 메콩강 주변엔 아름다운 건물과 카페들이 있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거의 시골의 버스정거장 같았다.
버스를 타려고 바우처를 보여주면서 앞 좌석이 없느냐고 하자 제일 뒤란다. 그러나 좌석 번호가 23D. 그나마 제일 뒤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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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슬리핑 버스 내부.
막상 슬리핑 버스에 오르니 거의 포로수용소(?)를 방불케 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통로는 한 사람이 지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필자의 자리는 2층이었는데 올라가는 도중에 다른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쳤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었다.
 
한 침대에 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야 했다. 물론 베개와 담요는 각각 제공한다. 그렇지만 너무 좁다. 그리고 안전 장치도 없다. 키가 보통인 사람도 길이가 좁아서 제대로 팔을 펴기조차 어려웠다. 버스가 흔들리면 거의 떨어질 것같아 두려울 정도였다.
 
집 떠나면 어차피 고생이라고 두려움이 가득한 마음을 달래 보았다. 마침 같은 침대에 탄 사람이 날씬해서 다행이었다. 외국인들은 큰 신장 때문에 엄두를 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슬리핑 버스 승객 대부분이 현지인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그 효용성은 좋았다. 저녁 8시에 타서 이튿날 아침 6시에 도착을 하니 별도로 호텔을 예약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물론 루앙프라방에서 광씨 폭포도 보고 아침에 탁발 스님들의 의식을 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어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은 아무래도 한국적인 요소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장소로 느껴졌다.
 
생애 처음 타는 슬리핑 버스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마치 집단 수용소와 같은 느낌이랄까.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옆 사람이나 구조물과 부딪치게 되어 있었다. 특히 머리를 조심해야 했다.
 
2층 칸인데도 난간이 없어 떨어질 염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버스가 그 정도로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좀 염려스러웠다. 통로는 복도라고 결코 말할 수가 없다. 옆으로 몸을 뉘어 한 사람이 겨우 움직일 정도였다.
 
버스 운전기사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다. 인생은 운수소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잘못한 일을 깊이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이 얼마나 무기력한가를 절감했다. 거의 인생 개똥(?) 철학에 대하여 생각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실감하며 몸소 실천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밖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여기서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그저 잠을 청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행히 호텔에서도 잠을 설쳐 잠이 오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담요를 덮었는데도 찬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카디건까지 입고 누웠는데도 말이다.
 
자는 둥 마는 둥이었다. 2층 난간에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도 들어서 버스 손잡이를 잡았다 폈다 해보지만 달리 안전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이와 같이 허술한 안전장치가 있는 버스를 한국에서는 허가를 내 줄까? 아무래도 부정적으로 보였다. 그런데도 어디로 향하는지, 저마다 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로 버스는 만원 사례였다.
 
이번 여행에서 슬로우 보트여행도 처음이고 나아가 슬리핑 버스도 처음이다. 물론 위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좀 여유를 가지니 의외로 매력적인 면이 적지 않았다.
먼저 비용면이다. 비행기보다 현저하게 싸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간활용 면이다. 슬리핑 버스의 경우 달리 호텔에서 숙박할 필요가 없이 그대로 움직이는 여인숙(?)인 셈이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동남아 여행에서 멋지고 산뜻한 여행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열악한 국가에서의 생활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슬리핑 버스에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버스에서 내릴까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이를 포기하고 잠을 청하였다. 잠깐 잠들고 또한 깨기를 수없이 반복하다가 보니 어느덧 새벽 5시 56분이었다. 거의 도착한 셈이었다.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조금 지나니 버스가 정차하고 사람들이 내린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밖의 세상이 이렿게 좋은지를.... 그러나 좋은 것도 잠시, 밖의 공기가 좀 좋지 않다. 미세먼지가 많은 모양이다. 그래도 버스밖에 나온 것만 해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화장실에 갈려고 하니 2000깁이다. 유럽식인 모양이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돈을 내고 화장실에 가서 간단하게 양치를 하고 세수 등을 마쳤다.
 
비엔티안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툭툭, 택시 그리고 버스 등의 이동 방법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리 멀지 않아 보여 걸어갈려고 했더니 구글 지도에 의하면 9km 정도 되어 걸어서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와 포기했다.
 
버스를 알아보니 20분이 안 걸리고 5000깁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섰다. 비엔티안 버스도 타 보고 그 시스템도 경험하고자 버스에 올랐다. 한눈에도 파란색 버스가 시내버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운타운에 가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며 친절하게도 버스 안의 자리까지 안내해 주었다. 심지어 앉아 있는 사람을 옆으로 비켜 앉게 하고 필자를 자리에 앉혔다. 과잉 친절이었지만 싫지 않았다. 라오스 사람들이 친철하다고 적은 여행 후기가 떠올랐다. 빈말이 아님을 경험한 셈이었다.
 
10여분 지나니 차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내리라고 했다. 필자가 다운타운으로 간다고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고 안내한 모양이었다. 더 물어보기도 뭐해서 안내하는 대로 내렸다.
 
어쨌든 드디어 비엔티안의 도심지 안에 온 셈이다. 그런데 오면서 느끼진 것은 한국의 읍면 정도의 도시로 보였다. 인구는 70만~80만 명이 되는 모양인데 일부 건물이 다소 높았지만 전체적으로 아담한 소도시의 느낌이 들었다.

입력 :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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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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