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충전과 도전을 위하여 전세계를 방문하여 지식재산, 아트 그리고 금융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 각 나라의 법제도, 문화 및 사회 등을 배우고 이를 정리하여 발표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던 중 어디에서 출발할 것인지에 등에 관하여 고민하던 중 치앙마이 대학교 법과대학에서 1월 20일에 필자를 한국 디지털 시장에서의 경쟁법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여 달라는 초청을 받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여러 학자를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그 출발을 시작하고자 한다.
당초 마음먹은 대로 세계일주를 진행하고자 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낭만적인 이상론이 아닌지 현실을 도피하는 소극적 행위로 비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적지 않게 들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되자 피곤하여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거의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고민을 하다가 인생을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기 위하여 당초 예정대로 일단 떠나기로 하였다. 당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쪽으로 갈려고 마음을 먹었다. 특히 포르투갈로 갈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비행기표가 잘 잡히지 않았다. 1월은 포르투갈의 포르토 그리고 2월은 스페인 말라가로 잡았는데 말라가는 거의 60만원이 안 되는 비행기표를 구했으나 포르토는 잡히지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꾸 지체가 되어 당초 계획 전반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던 와중에 치앙마이대 법대학장으로 부터 오는 1월 20일 열리는 국제세미나에 ‘한국 디지털 플랫폼시장에서의 경쟁법’에 대하여 주제발표를 할 수 있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이 세미나는 유럽의 영국과 포르투칼 등에서 참여하고 나아가 아시아에서는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학자가 참가한다고 하니 여러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앙마이는 한 달간 살기에 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한 달간 살 것인지 아니면 동남아 다른 나라를 돌아볼 것인지 갈등이 생겼다. 일단 치앙마이에 짐을 풀고 가능하면 다른 동남아 나라를 다녀보는 것으로 잠정 계획을 세웠다.
동남아를 일주해보기로 계획을 잡고 동남아를 살펴보니 너무나 생소한 지역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친근하게 느껴온 동남아였지만 실상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먼저 의외로 많은 나라가 아시아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먼저 나라 이름과 그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상호 이를 매칭하는 것 부터가 쉽지가 않았다. 그간 국가명이 바뀐 나라도 적지 않았다.
물론 동남아 중심에 태국이 있었다. 그 오른쪽 위에 라오스, 오른쪽 아래에 캄보디아, 그 옆이 바로 베트남이다. 그리고 그 바다 너머에 필리핀과 대만이 있다. 왼쪽으로는 미얀마, 방글라데시가 있고 그 너머 위쪽에 부탄, 네팔이 있다. 그 너머에 파키스탄이 있고 그 아래에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가 차지하고 있다. 아래로 가면 말레지아가 있고 또한 싱가폴이 있다. 바다를 타고 더 내려가면 인도네시아고 그 옆에 부르나이가 위치한다. 인도네시아 아래쪽에 동티모르가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의 역사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어 보였다. 갑자기 자괴감이 밀려 왔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인 동남아에 대하여 좀 더 이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차제에 동남아 전반에 대하여 공부하고 탐방도 하고 나아가 이런 가벼운 상식수준의 정보도 발표하여 이를 다 같이 공유하고 나아가 이해를 돕는 프로젝트도 의미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국가가 적지 않고 교통수단 등이 잘 알려지지 아니하여 사실 엄두를 내기가 그리 쉽지 않아 보였다.
동남아 여행을 떠난 까닭
유럽인들에게는 동남아의 배낭여행이 마치 한국인에게 유럽 배낭여행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한국인들에게는 동남아의 전체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거나 이에 대한 전문가가 많지 않아 보였다. 물론 골프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기는 한다. 그러나 일부 편중된 정보를 제외하고 동남아 일반에 대한 문화와 사회관련 정보는 체계적으로 정리되거나 공개 공유되지는 않아 보였다.
1월은 동남아 여행의 성수기이다. 비행기표 가격이 평소보다 너무 높았다. 그나마 낮은 가격대의 비행기표를 구하다 보니 직항은 없고 1회 경유가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이다. 중국동방항공편이 그나마 저렴하여 이를 구입하였더니 이 비행기는 인천에서 곤명을 거쳐 치앙마이로 간다. 곤명도 한 번 간단히 볼 겸해서 이 비행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시간대가 밤 10시 45분에 출발하여 그 다음날 아침 10시 가까이 되어야 도착한다. 중간에 곤명 공항에서 7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스케줄이었다. 어차피 그 유명한 곤명의 공항은 어떠한지도 궁금해서 이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런데 막상 이 비행기을 예약하여 탑승을 할려고 하니 불편하다. 먼저 기계로 보딩패스를 발급받을 수 없고 길게 늘어선 줄에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허용되는 짐도 그 용량이 적었다. 하나는 붙이고 하나는 직접 캐리하는 것으로 짐을 나누었다. 그나마 연계된 아시아나 직원들이 안내를 하여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체크인이 이루어졌다.
오늘 따라 공항의 게이트 하나가 공사 중이어서 사람들이 너무 붐비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방학철이어서 공항에 여행객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아 보였다.
먼저 로밍을 체크해 보았다. 그간 해외로밍이 무료라고 알고 있었으나 한번 더 확인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카톡의 문자를 주고 받는 것은 무료이나 자료 검색 등은 프로모션 기간이 지나서 구입을 해야하다고 발했다. 과거에는 하루에 1만1000원(부가세 포함)이었으나 지금은 데이터 용량별로 일정액을 지급해야한다. 그 용량이 넘어서 사용을 하면 달리 요금부과는 없으나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자료 검색이 잘 안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전보다 요금이 낮아진 것에 대하여 감사하면서 구매를 하였다.
이어 환전을 하였다. 아시아의 현지 화폐는 일부 국가는 환전할 수 없어서 우선 달러로 환전하고 이를 현지에서 필요한 만큼 현지 화폐를 환전하기로 하였다. 여행자 보험도 구입했다. 그런데 여행자 보험이 한 달 또는 45일로 구분이 되어서 이번 일정이 31일이어서 애매하다고 하면서 45일 것을 구입해도 같은 값이라고 하였다. 여행 일정을 잡을 때 이를 참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中 곤명을 거쳐 치앙마이로
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아무래도 방학을 맞이하여 가족단위의 여행 그리고 대학생 젊은이 들의 소그룹 여행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갑자기 대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느껴졌다. 애매하게 늦은 나이로 좀 소외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좀 지쳐서 PP라운지로 가니 체크인 시간이 자났다고 한다. 인천공항 터미널 PP라운지는 밤 9시30분에 체크인 마감을 한다는 것이었다. 다소 기가 막혔다. 그간 라운지가 문을 닫아서 들어가지 못한 경험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게이트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이번에는 방송에서 "예정보다 35분 연착을 하니 죄송하다"면서 양해해 달라고 한다.
갑자기 회의가 들었다. 선진국이 아닌 이와 같이 후진국 나라에 가면서 비행기조차 정상운행이 안 되면 과연 무엇을 배우고 느낄 것인가? 그러나 마음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고생하는 것 자체가 나름 그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겨우 비행기를 타고 5시간 이상이 지나니 곤명공항에 도착하였다. 곤명 공항은 생각보다는 컸다. 새벽이라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비교적 청결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보여 주었다. 특이한 점은 짐이 생각보다 상당히 늦게 나왔다는 점이다. 그 외는 그런 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전체적 분위기가 권위적이었다.
그나마 인상적인 것은 중국 짬뽕의 맛이 좋았다. 값은 오십팔 위안이어서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었다. 그러나 허기지고 빈속이어서 아침에 먹기에 뜨거운 국물이 그런 대로 괜찮았다. 아쉬운 점은 피피(PP) 라운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곤명을 거쳐 치앙마이로 오는 것은 1시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