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은 미래의 중요한 교훈자료로 재조명되어야 한다. 이미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은 달리 어찌할 수 없다. 지금 단계에서 세월호 사건은 밝은 미래를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한 역사적 보물과도 같은 자료이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서라도 그 진상의 조사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사례가 명명백맥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에 따라 상과 벌이 뒤따라야 한다.
- 이는 부끄러운 과거를 다시 들추자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부끄럽고 비극적이지만 미래를 위하여 그 진상은 비록 소소한 부분이라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그 죄를 물을 수 있으면 물어야 한다. 만일 조사과정에서 파렴치 하고 극악무도한 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언젠가는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한다.
최근 세월호에 대한 충격적인 기사가 다시 등장해 슬픔을 주고 있다. 당시 맥박이 뛰고 있던 학생을 헬기로 후송치 못했다. 그 구조헬기를 해경 간부가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헬기로 학생을 이송했다면 20분이면 충분했을 텐데, 배로 옮기는 바람에 4시간이나 걸렸고 결국 골든타임을 놓쳐 버렸다.
이 사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선진 민주사회에서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사실이 지금껏 묻혔다는 사실이다. 충격적이다. 이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가히 ‘공무원공화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일 정도이다.
물론 피해 학생이 헬기를 탔다면 살았을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해경이라는 업무특성이 해난 피해자의 구조라는 점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경에게 구조헬기를 제공한 이유는 희생자의 긴급 후송을 위해서다. 그런데 내부 의전에 쓰였다는 비난에 휩싸여있다.
또한 이번 사례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세월호에 대한 제대로 된 백서가 없는 이유를 미루어 짐작하게 만드는 점도 있어 보인다. 백서는 부끄러운 과거를 다시 들추자는 부정적인 이야기로 쓰여선 곤란하다. 부끄럽고 비극적이지만 미래를 위하여 그 진상을 비록 소소한 부분이라도 반드시 밝히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또 지금이라도 그 죄를 물을 수 있으면 물어야 한다. 만일 조사과정에서 파렴치 하고 극악무도한 행위가 있다면 언젠가는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한다.
공복과 관존민비, 그리고 공무원
공무원은 소위 ‘국민의 공복’이다. 그렇다면 공무원은 위임인이고 국민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공복 아니, 정확하게는 피고용인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한다면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원칙에 따르면 공복은 힘들고 고된 업무 수행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 현상은 오히려 반대로 보여 지기도 한다.
과거의 ‘관존민비’가 생각나게 만든다. 어찌되었는지 그렇게 힘들 공무원을 모두가 선망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라도 힘든(?)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중견직원도 도중에 공무원으로 변신하기 위하여 ‘공시족’으로 나아갈 정도이다. 이번 사태는 한국 공복의 현실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고 본다. 공복이 아니라 국민에 군림하는 ‘관존민비’가 여전히 만연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가부도 위기에 있는 많은 국가에서 두드러진다. 그리스 같은 국가는 공무원에 해당되는 국민이 전체 국민의 40%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도 모든 국민이 공무원을 원하니 이와 같은 전철을 행여 밟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외국에 파견된 외무공무원의 경우 가장 중요한 업무가 해외 국민의 인명과 재산 및 신체 보호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실제로 해외에서 어려운 입장에 처한 국민이 대사관 등에 접촉을 하면 그 반응이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즉 도움을 요청하면 귀찮아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보여주기 위한 불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하고 정작 필요한 서비스에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외교관이라는 외관과 자신의 특권 등을 즐기는 것에 치중하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외교관 자신의 본연에 충실하지 못한 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모든 것이 행정편의주의적이다. 주로 내부적인 보고서 작성 등 행정에 치중되고 있다. 또 권위적이다. 업무가 많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인원을 증가하고 나아가 그 업무를 다른 기관에 이관하거나 위임하면 될 일이다. 물론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점은 해외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외교관이 존재한다는 원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 것 같아서 이의 각성과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팩스로 보내겠다. 이메일은 보낼 수 없다"
심지어 농촌의 농업기술센터 등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막상 관련 자문을 받기 위하여 가면 의외로 귀찮아하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뻔한 상투적인 말만 반복한다. 필요한 사항을 물으면 자신은 행정 담당이어서 잘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 전문가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거의 다가 잘 모른다고 답한다. 다른 곳에 알아보라는 말까지 한다. 심지어 그런 것은 민원인이 알아서 할 사항이지 왜 묻느냐는 듯한 표정이다.
서비스도 거의 다가 행정 편의적이다. 모든 정보나 자료는 민원인이 직접 와서 찾아가라는 식이다. 아니면 팩스를 보내겠다는 말이다. 이메일은 개인정보 등 때문에 보낼 수 없다고 한다. 가히 충격적이고 한심한 반응이다. 지금 시대에 누가 팩스기를 쓴다는 말인가? 더욱이 농가에 팩스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탁상공론의 전형이다.
자신의 직책에 대한 전문성도 없고 민원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군림만 한다면 그 조직이 왜 필요할까?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자신들만의 세계에 안주하는 것 같아 분노하게 된다. 물론 모든 공복이 다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대다수의 공복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여 열심히 봉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의 충격적인 보고서를 보고 다시 한 번 공복에 대한 견제와 통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엄한 채찍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특히 그 태만의 정도가 형사적인 문제까지 이르게 된다면 그 심각성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그와 같은 적폐가 거의 무감각하게 지나쳐 버린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부분이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함에 대하여 왜 과거의 아픈 상처를 다시 꺼내느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 위하여 세월호에 나타난 잘못된 행위는 시간이 지나서라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단죄되어야 한다. 또한 백서 형식으로 정리되어 모든 국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백서가 필요한 이유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수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과거의 잘못을 고치지 않아 생긴 일일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그 진상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상과 벌이 주어져야 한다.
필요하면 타협책도 가능하다. 그 진상을 밝히는 대신에 그에 따른 관계자에 대한 형사적인 책임 등은 더 이상 묻지 아니할 수도 있다. 다만 그 대신에 그 진상은 철저하고도 정확히 밝혀져야 하고 또한 결코 잊혀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그 사례는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분석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백서 형식으로 전면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이 자료는 부끄러운 기록이 아니다. 미래를 위한 소중한 역사적 사료이자 보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백서는 누구라도 쉽게 접하고 볼 수 있게 조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하여 모두가 반성하고 나아가 미래의 교훈으로 삼고자 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