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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년 1월호

천연물 新藥 분야

동의보감 등 전통 資産 많아 세계 제약시장 장악 가능성 커

글 : 白承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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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제약, 쑥으로 만든 스티렌정 개발해 연매출 1000억원 대박
⊙ 정부, 연매출 1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신약 개발에 적극 지원
천연물 신약에 쓸 약초를 점검하고 있는 서울대약초원 연구원들. 최근 토종 식물이 미래 신약의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고령화(高齡化) 현상으로 예방의학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천연물 신약(新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산하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은 전통 의학을 활용한 천연신약 개발을 위해 향후 3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선영(金善榮·서울대 교수) R&D 전략기획단 융합 신(新)산업 총괄매니저는 “현재 제약 선진국들의 천연물 신약기술 수준이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는 신산업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고의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제약 선진국도 개발 초기단계
 
  천연물 신약이란 식물에서 천연물을 추출·정제·합성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약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신약은 화학 합성신약, 바이오 신약, 천연물 신약으로 나뉜다. 현재 화학 합성신약과 바이오 신약은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회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천연물 신약은 제약(製藥) 선진국이나 다국적 제약회사도 개발 초기단계에 있다. 그만큼 후발주자인 한국으로서는 성공의 여지가 많은 셈이다.
 
  김선영 R&D 전략기획단 총괄매니저의 말이다.
 
  “화학 합성신약은 개발 리스크가 높고 투자 비용이 많이 듭니다. 우리나라 여건상 다국적 제약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죠. 바이오 신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천물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다행히 천연물 신약과 관련해 우리나라에는 수백 년간 전해온 데이터베이스가 많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이 대표적인 경우죠. 쑥이 위장에 좋고, 헛개나무가 간에 좋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새로운 약을 만든다면 세계 제약 시장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어요.”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은 천연 한약재를 치료용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이를 일반 제약 형식으로 개발한 경우는 많지 않다. 다행히 세 나라 중에서 한국이 천연물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고 기술도 가장 앞서 있다. 특히 세계 3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옆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김선영 총괄매니저는 “중국은 천연물 신약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고 규제도 까다롭지 않다”며 “중국은 2020년 세계 최대 제약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 제약회사는 지난 20연간 총 14 종류의 신약(화학합성·바이오·천연물 신약 포함)을 개발했다. 이 중에서 천연물 신약은 두 종류다. 동아제약의 ‘스티렌정’과 SK케미칼의 ‘조인스정’이 그것이다. 스티렌정은 2009년도 매출액이 850억원에 달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조인스정 또한 2009년도 매출액이 250억원에 이르렀다. 이들 두 제품은 국내 제약시장에서 ‘블록버스터’로 평가받고 있다.
 
 
  천연물 신약은 난치성 만성질환에 효과 커
 
한국의 천연물 신약 경쟁력은 다른 신약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국내 최초 천연물 신약인 스티렌정은 쑥에 들어있는 ‘유파틸린’을 주성분으로 하는 위염 치료제다. 헬리코박터균(菌)으로 인한 위염을 차단하고 위점막 재생작용을 촉진해 위염 재발률을 현저히 낮춘 약이다. 안병옥 동아제약연구소 연구위원의 말이다.
 
  “쑥이 한방에서 많이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특히 복통과 부인과(婦人科)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지요. 서해안 지방에서 자라는 쑥을 건조해 유효 성분을 검출하는 과정에서 위염 치료에 탁월한 성분을 발견했어요. 연구에서 개발, 제품화 단계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천연물 신약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지요.”
 
  2003년부터 시판되고 있는 스티렌정은 2010년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제약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스티렌정은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이 국내 최대 제약회사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스티렌정은 현재 동남아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동아제약은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의 일종인 ‘마’를 이용해 진통제도 개발하고 있다. 생약인 ‘견우자’로는 소화불량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조인스정은 퇴행성 관절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한약재인 괄루근·하고초 등에서 주요 성분을 추출해 만들었다. 조인스정은 관절염이 있는 부위에 강력한 소염, 진통효과를 나타낸다.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은 연골파괴를 차단해 관절염 진행을 막아 주는 핵심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조인스정은 호주와 뉴질랜드에 수출된다.
 
  SK케미칼은 조인스정을 비롯해 발기부전치료 ‘엠빅스’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치매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 천연물 신약과 바이오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천연물 신약 개발은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 화학 합성신약 기술이 저조했던 당시로서는 식물에서 제약 원료를 추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스피린도 처음에는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었다. 이후 합성신약 기술이 개발되면서 현재 아스피린은 화학 성분으로 대량 제조되고 있다.
 
  현재 전통기법에 의존한 토종 천연물 건강식품은 국내 시장에 상당수 존재한다. 이들 건강제품이 천연물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임상시험을 통한 과학적 입증이 쉽지 않다.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김선영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융합신산업 총괄매니저.

  김선영 R&D 전략기획단 총괄매니저는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천연물 신약은 화학 합성신약과 바이오 신약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대부분의 합성신약과 바이오 신약은 생체 내(內) 치료 타깃이 하나입니다. 여러 인자가 작용하는 당뇨·비만·치매와 같은 다병인(多病因) 난치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반면 천연물 신약은 복합적 생리활성을 하기 때문에 높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알레르기 치료제는 증세를 완화하는 데 머물러 있지만 천연물 신약은 증상 자체를 없앨 수 있어요. 또 기존 항암 치료제의 경우 부작용이 상당한데 천연물 신약은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학화·표준화·규격화가 관건
 
  천연물 신약이 획기적인 대안(代案)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병옥 동아제약연구소 연구위원의 말이다.
 
  “식물이라는 게 지역이나 환경, 기후, 수확 시기, 농약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성분이 아주 달라요. 채취 단계에서부터 과학적인 품질관리가 어렵지요. 또 제품화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야 합니다. 과학화, 표준화, 규격화 등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쪽이 세계 시장을 장악할 겁니다.”
 
  최근 정부가 천연물 신약 개발에 예산을 쏟아붓는 것도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매출 1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신약 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13년까지 유럽·미국에서 임상 1·2단계에 진입하는 제품 6건, 중국에는 시장 진입단계에 있는 제품 2건 이상을 개발할 예정이다. 만성·복합성 질환 치료제, 항암 치료제 개발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지난 2000년 ‘천연물 신약개발촉진법’이 제정된 후 국내 제약업계는 천연물 신약을 위한 임상시험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천연물신약 개발과 관련해 제약회사들의 상담 건수도 2004년 26건에서 2009년 134건으로 늘어났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 분야는 골관절염, 치매, 암, 천식, 아토피, 당뇨, 간질환 등이다.
 
  김선영 R&D 전략기획단 총괄매니저는 “현재 독일이 천연물 신약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에 있어 큰 의미가 없다”며 “국내 제약 연구기관에서 20여 건의 천연물 신약을 연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개발 의지를 높이기 위해 지원금을 대폭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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