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집중진단

붕괴된 브레턴우즈체제와 그 개혁방안

글 :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전 세계 중앙은행이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비해 금융시장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1944년 7월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연합국 통화금융회의에서는 전후 국제통화질서 확립을 위해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고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하는 금환본위제에 합의하였다. 또한 국제무역을 증진시키고 전후 재건과 부흥을 위해 IMF(국제통화기금)와 IBRD(국제부흥개발은행)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늘어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브레턴우즈체제는 위기를 맞이하였고, 1971년 미국이 금태환중지를 선언하면서 세계 경제는 달러본위제로 운영되었다. 미국은 금태환중지 이전까지 금 보유고와 달러 통화량의 균형을 유지하였지만 이후에는 달러를 무제한 발행하였기 때문에 금값은 1970년 39달러에서 2013년 1252달러로 32배 폭등하였고 달러는 가치저장 기능을 상실하였다.
 
  미국은 국제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달러 가치가 계속 하락하자 오히려 국제수지 흑자국들에 평가절상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국제수지는 개선되지 않았고, 미·소 냉전으로 군비 지출이 대폭 증가해 정부부채마저 급증하였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누적된 쌍둥이 적자를 일시에 만회하기 위해 로버트 루빈(Robert Rubin)과 헨리 폴슨(Henry Paulson) 같은 투자은행 출신 인사들을 재무장관으로 영입하여 선진금융기법으로 화폐 부문을 급팽창시켰다. 그 결과 은행의 실현되지 않은 수익에 대한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고,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하면서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미 실물경제가 포화 상태에서 화폐 부문만 팽창시키자 대규모 자본이 부동산과 금융시장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금 부족과 쌍둥이 적자로 한계에 부딪힌 미국은 부동산을 담보 삼아 유동성을 대폭 확대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부보증기업인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하면 이를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하고, 연방준비은행(FRB)은 MBS를 매입하여 화폐공급을 급증시켰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모기지상품에 최고등급(AAA)을 부여해 연기금들이 투자할 수 있게 하자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였다.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무리하게 대출하여 투자를 늘렸고, 금융기관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대출을 확대하여 거품을 키웠다. 일단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금리가 올라가자 차입자들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은행 압류와 주택 매도가 늘어났고,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였다. 그 결과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금융기관들이 잇달아 파산하였고, 정부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부실채권을 인수하면서 오히려 달러 공급은 확대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은행들은 부실금융상품으로 거품을 키우면서 거래수수료로 엄청난 이득을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 투입으로 구제된 반면 대부분의 중산층은 하우스푸어가 되어 몰락하였다.
 
   사실 이때까지도 미국의 적자는 세계 경제 성장의 추진력이라고 여겨졌다. 미국은 손쉽게 달러만 공급하면 수입을 늘려서 물가를 안정시키고, 다른 나라들도 대미수출로 얻은 달러로 미국채를 구입하거나 자국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할 수 있었으므로 서로 윈윈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후 미국은 3조6천억 달러의 양적 완화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여 달러의 가치저장 기능을 상실시켰고, 세계적 화폐전쟁을 심화시켰다.
 
  이미 1960년대부터 세계 경제가 확대되면서 특정국가의 화폐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금융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이 드러났다. 무역이 확대되려면 국제거래수단인 달러가 계속 공급되어야 하지만 그러려면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확대되어 달러 가치는 떨어진다. 이와 반대로 달러 공급을 줄이면 미국의 국제수지는 흑자가 되지만 세계 무역 규모는 축소된다. 이처럼 미국의 국제수지와 기축통화의 역할이 상호모순되는 트리핀의 딜레마(Triffin's dilemma)가 50여 년간 계속되었다.
 
  또한 세계 국가들이 12조4천억 달러(세계 수출총액의 67%, 2012년)에 달하는 외화를 보유함으로써 세계 경제를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화보유고가 많아지면 평가절상을 압박받고, 적어지면 외환투기세력들의 표적이 된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자구책으로 외화보유를 더욱 늘려서 화폐의 유통속도가 떨어지는 모순을 낳는다.
 
  이와 함께 미국의 부채와 제로금리는 또 다른 모순을 낳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이자부담을 줄이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제로금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만약 미국이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면 GDP 대비 197%(사회보장제도를 포함할 경우 GDP 대비 430%)에 달하는 부채총액의 상당 부분이 부실채권으로 되어 경제가 침체될 것이다. 이처럼 특정국가의 화폐를 기축통화로 쓰면 당해국의 국익과 세계적 공익이 상충되므로, 세계 경제를 왜곡시키는 브레턴우즈체제는 시급히 개혁되어야 한다.
 
 
  브레턴우즈체제의 개혁방안
 
  ① SDR의 개혁
 
  오늘날의 세계 금융위기는 특정국가가 기축통화를 남발하여 생긴 문제이므로 이미 세계 화폐로 합의된 SDR(Special Drawing Right·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을 이용하되, 통화바스켓을 경제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미국은 소련이 붕괴된 이후 SDR을 유명무실화시켰을 뿐 아니라 통화바스켓도 일부 국가에만 편중시켰다. 그 결과 미국, EU(유로존), 영국, 일본을 모두 합해도 국제무역의 42%, 외화보유고의 23%밖에 되지 않지만 통화바스켓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SDR 통화바스켓에서 배제된 나라들의 국제무역 비중은 58%, 외화보유고는 77%에 달하고 있어 세계 경제는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금융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5년마다 G20의 국제무역과 외화보유고를 각각 50%씩 반영한 SDR 통화바스켓을 만들고, 이를 기준 삼아서 결제화폐를 발행해야 한다. G20은 세계 GDP의 86.1%, 국제무역의 79.3%, 외화보유고의 78.8%를 차지하기 때문에 G20이 개혁을 주도하는 것이 순리이다.
 
  또한 국제무역과 외화보유고는 GDP보다도 각국의 경제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국제 결제화폐의 수요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전체주의 국가와 개발도상국의 GDP 계상은 지하경제의 비중과 정부가 임의로 계상하는 요소 및 화폐구매력의 편차가 너무 커서 정확하지 않다. 이와 더불어 일부 국가들이 일시적으로 기채하여 외화보유고를 확대시킬 수도 있으므로 2년간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SDR 통화바스켓은 실제 경제력보다 과대 계상된 미국(41.9%→11.4%), EU(37.5%→16.3%), 일본(9.3%→7.6%), 영국(11.3%→3.2%)의 비중을 축소시켜서 배제되었던 나머지 G20 국가들에 적절하게 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SDR 통화바스켓을 조정하면 세계 화폐의 가치저장 기능이 정상화됨으로써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무역이 증가함에 따른 화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SDR을 결제화폐인 Globa(가칭)로 만들어 유통시켜야 할 것이다. 현행 통화량(M0) 5조2천억 달러의 5% 수준인 2600억 Globa를 매년 공급하여 가치저장 기능을 안정시키면 경제불안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금 가격도 자연스럽게 적정수준으로 환원할 것이다.
 
 
  ② 세계 화폐 공급과 실물경제 확대
 
  세계 금융위기의 또 다른 요인은 미국이 달러를 무차별 공급하다 보니 실물경제가 포화된 상태에서 화폐 부문만 급팽창하여 불균형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야기된 세계 경제침체와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를 확대시켜 화폐 부문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따라서 G20이 주축이 되어 세계중앙은행(World Central Bank·WCB)을 설립하여 절대빈곤층이 자립자조 할 수 있도록 취로사업을 실시하는 물자를 지원하는 것과 난민정착지역의 조성 및 UN평화유지군 상비군화에 화폐를 공급하면 명분 있게 실물경제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세계 인구 70억명 중 하위 12억명은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층으로 자신들이 현 세계 체제의 희생자라고 생각하므로 무력투쟁의 뇌관과 같다. 이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만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다. 이들이 자립의지를 갖고 스스로 기초인프라를 구축하여 자력갱생하도록 물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하수도시설과 공동화장실 및 도로 등을 자발적으로 건설하도록 하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효과적으로 실물경제를 확대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빈국 지원이 독재정권과 부패관료들에 의해서 효과가 미미하였기 때문에 경제자립 지원이 투명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UN이 직접 선거를 관리하는 전제하에서만 집행돼야 할 것이다. UN은 국제협력단의 봉사지원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여 경제자립지원금이 부패세력에 의해 착취되지 않도록 이들을 원천차단해야 할 것이다.
 
 
  ③ 난민정착지역 조성
 
태국 수용소에서 제3국 입국을 위해 대기 중인 탈북 여성.
  다음으로 세계 화폐는 난민정착지역을 조성하는 데 공급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3900여만 명의 난민들이 전쟁과 테러 및 빈곤을 피해 망명하였지만 정착과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민 중 78%가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후진국에서 발생하여 정치·경제적 혜택을 못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최저생계비인 하루 1Globa만 지급해도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이들은 소비성향이 높고 투자승수효과가 크므로 이들에게 연간 140억 Globa를 지급하면 분쟁도 해결하고 실물경제도 더욱 확대시킬 것이다.
 
  UN은 분쟁지역 내 평화유지군보호지역을 조성하여 난민들을 수용하는 한편 교전세력을 분리시키는 DMZ를 만들어야 한다. 이곳을 치외법권지역으로 지정해 분쟁당사국들의 영향력을 배제시키고 난민들에게는 UN시민권을 부여하여 UN이 직접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난민들이 자력갱생하도록 UN이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면 소득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불필요한 전쟁을 막아서 인류가 공영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④ UN평화유지군 상비군화
 
  세계 화폐의 일부는 UN평화유지군을 상비군화시키는 데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곳곳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개입하면서 재정적자가 확대되었다. 하지만 미국이 투입하는 전비(戰費)에 비해 그 효과는 미미할 뿐만 아니라 국제분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사태에 엄청난 전비를 투입하였음에도 진전이 없으며, 남수단, 이집트, 시리아 사태에는 개입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해적들의 출몰이 급증해 강대국 간 세력다툼의 틈에서 교묘하게 보호받으며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2005년 이래 소말리아 해적들은 1068차례에 걸쳐 218척의 선박을 납치하였고, 2010년에만도 1억7600만 달러의 몸값을 받아냈다. 이 때문에 운송료와 보험료가 비싸져서 2012년에는 18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였다. 해적활동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들의 지상기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하여 법질서를 회복시킬 UN상비군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UN은 개별국가로부터 병력(9만8000여 명)과 예산(75억 달러)을 지원받아 평화유지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병력은 임시로 차출되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작전능력이 없어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UN이 직접 상비군을 모집·관리해야 하며, 특정국가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개별국가당 모집상한선을 두어야 한다.
 
  만약 70억 세계 인구 중 1만명당 1명의 상비군을 모집한다면 70만명 중 14만명이 중국에 배정된다. 인구대국이 모든 것을 주도할 수 없도록 어느 나라도 상비군 모집인원을 예컨대 최대 1만명으로 제한해 40여만 명의 상비군을 운용하면 충분히 세계 치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병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가별로 1만명이 될 때까지 인구비례로 안배하여 충원하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⑤ UN 정상화와 세계의회의 창설
 
  WCB가 세계 화폐를 발행하고, 이것으로 극빈자들의 경제자립과 난민정착 및 UN상비군 예산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명무실한 UN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없애고 모든 안건을 회원국의 다수결로 의결해야 한다. 현행 UN총회는 14억명의 중국과 수천 명에 불과한 국가가 동일한 투표권을 갖기 때문에 강대국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가 이보다 더 불합리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정당화시키므로 이것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각국의 대표자 1명이 참석하는 UN총회는 상원의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되 하원의 역할을 할 세계의회(World Congress)를 만들 필요가 있다. 세계의회는 인구 1천만명당 1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되, 인구대국의 편중을 막기 위해 최대 허용 의원을 30명으로 제한하며, 인구 5백만명 이상의 국가들까지는 최소한의 투표권을 부여하고, 그 이하의 국가는 인구비례 기준에 맞게 연합하여 대의원을 선출하면 총 500여 명의 세계의회를 구성할 수 있다.
 
 
  ⑥ IMF와 세계은행의 정상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이와 더불어 IMF와 세계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거부권을 없애고 국제무역과 외화보유고를 각각 50%씩 반영하여 투표권을 5년마다 조정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16.8%→9.0%), 프랑스(4.3%→2.9%), 영국(4.3%→2.6%)의 비중은 낮아지고, 중국(3.8%→17.5%), EU(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제외, 10.0%→12.95%), 한국(1.4%→2.8%)의 비중은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IMF와 세계은행은 본래의 설립목적에서 벗어나 일부 선진국과 국제 금융재벌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 특히 국제 금융재벌들은 주기적으로 특정국가에 유동성을 과잉공급하여 자산 거품을 일으킨 후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여 국가 도산으로 몰아넣은 후에 이자를 과도하게 높여 헐값에 핵심자산을 매입하여 왔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역시 국제 금융재벌들이 먼저 낮은 이자로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하여 자산 거품을 일으킨 후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였기 때문에 발생하였고, 당시 IMF는 이들이 우량재산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도록 압박하는 도구가 되었다. 따라서 이들의 투표권도 국제무역과 외화보유고를 기준으로 조정하여 경제 실체 이상의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들의 비중을 축소해야만 공정한 세계질서가 회복될 수 있다.
 
 
  ⑦ 지역통화안정기금의 구축
 
  IMF와 세계은행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먼저 지역별 통화안정기금 기능을 수행하도록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IMF와 세계은행을 견제하는 동시에 지역균형을 유지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금융안전망을 구축하여 국제수지를 보전하고 단기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유럽안정메커니즘(ESM), 1976년 아랍통화기금(AMF) 그리고 1978년 중남미준비기금(FLAR)이 설립되었다.
 
  2010년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이 12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협정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를 발효하였고, 2012년 2400억 달러로 증액하였다. 통화스와프협정에 불과한 CMI를 격상시켜 AMF(Asia Monetary Fund)와 ACB(Asian Central Bank) 및 AU(Asian Union)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금융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역경제통합을 실현함으로써 세계 통합을 앞당길 수 있다.
 
 
  ⑧ 진정한 자유무역의 구현
 
  그동안 브레턴우즈체제는 국제무역을 확대하여 세계화를 달성하려고 하였지만 소득의 격차만 심화시켰다. 국제적으로 자본과 기술 및 생산물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 반면 노동의 이동은 제약하였기 때문이다. 개도국의 값싼 인력이 임금이 높은 선진국으로 이동할 경우, 선진국은 임금과 물가를 안정시키고, 개도국도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이 이것을 막고 있다. 따라서 모든 나라에 일정 수준의 이민쿼터를 분담시켜 노동력이 자유롭고 질서 있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오늘날 전 세계의 이민자 수는 2억3000여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해 선진국의 인구 대비 이민자 비중 역시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1990년 전체 인구 대비 이민자 비중이 2.1%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13.8%로 늘어났다. 또한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선진국도 5% 넘게 증가하였으며, 매년 인구 대비 0.25%의 이민자가 유입되고 있다.
 
  따라서 모든 나라에 이민쿼터를 인구 대비 연 0.25%로 의무화시키고 매년 0.02%씩 증가시키면 합리적으로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는 동시에 이주 자유의 기본권을 구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성장이 멈춘 선진국이 활력을 얻을 수 있으며 후진국도 노동생산성이 증대하여 세계 경제가 지속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세계의 소득양극화를 개선하고 효율적 자원배분을 달성해 브레턴우즈체제의 설립취지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본래 하나였고 끊임없이 유랑하던 유목민이었다가 농경을 시작하면서 정착하게 되었다. 지금의 국경도 불과 수백 년 전에 생겼음을 상기해 볼 때 이주 자유는 인류의 기본권이자 순리이므로 인위적으로 이주를 규제하는 것은 순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산요소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진정한 자유무역이 실현되어야만 인류가 운명공동체로서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⑨ 조세피난처 양성화와 세계금융감독원 설립
 
  이와 더불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세피난처를 양성화해야 한다. 오늘날 조세피난처는 불공정사회를 조장하고 불법행위의 온상이 되어 소득양극화를 심화시킴으로써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전 세계의 조세피난처에 유입된 자금은 21조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조세피난처가 지금과 같이 광범위하게 유지된다면 부의 양극화와 탈세가 무제한 확장되어 자유자본주의체제가 붕괴될 것이다.
 
  미국은 그나마 압력을 넣어서 일부 정보를 공개시키고 있지만, 이 역시 특정 조세피난처와 협상을 통해 선별적으로 공개되었을 뿐이다. 조세피난처 문제는 정보를 완전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막대한 불이익을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21조 달러의 자금으로부터 매년 발생하는 3%의 자본소득에 대해 20%만 과세해도 1200억 달러의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으며, 이것은 UN재원으로 활용해 인류복지에 사용할 수 있다.
 
  후진국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부자들이 조세피난처로 자금을 도피시켜 빈곤의 악순환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쳐3조6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의 상위 60대 기업들은 1660억 달러를 조세피난처로 도피시켜 이익의 40%를 탈세하고 있으며, 미국 내 3000만 달러 이상의 금융자산가 10여만 명의 조세회피자금도 9조8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도 조세피난처로 1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유출시켰다. 이를 관리하는 금융전문가들의 보수도 천문학적 액수로 늘어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대 투자은행 CEO들의 보수만도 총 31억 달러에 달했다.
 
  이들 금융인들은 각종 편법으로 만든 투기이익을 조세피난처로 도피시키고 대부분의 일반시민은 이들이 야기한 금융위기로 실업과 불경기의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는 투자은행의 과욕으로 발생한 부실채권을 매입하여 이들을 구제하였지만, 여기서 발생한 엄청난 이익 또한 교묘하게 조세피난처로 유입되었다.
 
  자본의 해외도피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세피난처의 정보를 공개해야만 한다. 영국 펀드시장에는 2009년 2분기에만 Jersey(2180억 달러), Guernsey(740억 달러), Isle of Man(400억 달러) 등 영국령 섬으로부터 총 3320억 달러가 유입되었다. 인구가 수만명에 불과하고 GDP가 수십억 달러를 넘지 않는 지역으로부터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었다는 사실은 이곳이 공공연한 조세피난처임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는 개별국가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금융감독원(World Finance Supervisory Board·WFSB)을 만들어 관리·감독해야만 한다. 각종 면세혜택을 제공하면서 자본을 유치하는 조세피난처의 정보를 공개하면 개인과 기업들은 더 이상 자금을 도피시키지 않을 것이다. 또한 WFSB는 각국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3% 이내, 정부부채는 60% 이내로 유지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관리해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재정적자 기준치를 위반하는 국가들에는 벌금을 부과하고 국제기구 의결과정에서 투표권을 한시적으로 박탈하는 정치적 제재를 도입해야만 일부 국가들의 방만한 국가운영을 막고 세계 금융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⑩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계복권 발행
 
세계 화폐의 일부는 UN평화유지군을 상비군화시키는 데 사용해야 한다.
  UN이 극빈국 경제자립지원과 난민정착지역 조성 및 평화유지군을 상비군화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동시에 세계복권을 발행할 필요가 있다. 지하경제는 세계 GDP 70조 달러의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선진국 수준인 10%로 낮춘다면 7조~14조 달러가 양성화될 수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영수증이 제대로 발급되어야 한다. 영수증 발급으로 세원이 포착되면, 개인과 기업들의 수입과 지출이 연쇄적으로 투명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수가 증가될 것이다. 그리고 세계복권 참여국들에서 발급된 모든 영수증을 복권화하여 당첨금을 연금으로 지급한다면 복지도 실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참여국들이 영수증 액면가의 1%를 UN에 납부하면 UN은 이 중 절반은 상금으로 배분하고 나머지는 난민정착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당첨금은 연금으로 지급하되, 액면가에 따라 상한선을 정해 복권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⑪ 영토분쟁의 억제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
  1994년 발효된 EEZ는 강대국이 만든 이익장치로서 하나의 거점만 확보하면 반경 200해리 해역(43만km2)의 모든 자원권을 인정하여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되었다. 과거에는 EEZ가 경제성이 없었지만 채굴기술이 발달하고,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EEZ개발이익은 불확실하고 수심과 부존자원의 경제성에 따라 개발실익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 반면에 국가 간 갈등으로 국방비 증액, 무역갈등 및 전쟁의 위협 등 확실한 비용과 희생은 엄청나게 크다. 따라서 고유의 영토권은 인정하되 EEZ는 UN이 공동개발하여 그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 그럼으로써 세계적 갈등을 해결하고 UN재원을 확충하여 인류평화의 기초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EEZ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한 아시아 국가들은 오랫동안 앙숙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이 화해하고 EU를 출범시킨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나폴레옹전쟁(1803~1815년) 이래로 보불전쟁(1870~1871년)과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및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을 치르면서 양국에서만 1400여만 명의 전사자가 발생하였다. 보복은 끝없는 재앙만 확대시킨다는 것을 깨달은 프랑스와 독일은 1951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설립하였다.
 
  이것은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를 거쳐 오늘날 28개국이 참여하는 EU로 발전하였고, 그중 18개국이 유로존을 형성하였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국가들에 재정위기가 발생하였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정책을 통합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EU는 더욱 공고한 경제통합체가 되었다. 그 결과 독일은 전쟁 없이 유럽의 맹주가 되었고, 프랑스 역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선순환을 이루었다.
 
  아시아 국가들도 옛 원한에 집착하거나 영토분쟁을 심화시키기보다는 미래지향적 공영관계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분쟁의 씨앗이 된 EEZ를 영토권과 분리하여 가칭 ECDC(EEZ Cooperative Development Commission)가 공동개발하여 이익을 공유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AMF(아시아통화기금)와 ACB(아시아중앙은행)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영유권분쟁이 치열한 남극대륙 및 모든 공해지역의 개발권과 어업권을 UN에 귀속시켜서 재원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공존공영하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공영전략
 
  실물경제와 화폐경제의 균형이 깨진 것은 소련이 붕괴된 후에 미국이 달러를 방만하게 팽창시켰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소련이라는 강력한 견제세력이 존재하였지만, 이후 미국은 세계질서를 유지한 공로를 내세워 금융시장에서 전횡을 일삼았고 급기야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하였다. 또한 미국의 독주체제가 지속되면서 국제 금융기관들은 일부 선진국과 금융재벌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소득불평등을 심화시켰다.
 
  따라서 G20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경제현실을 반영하여 브레턴우즈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먼저 국제기구들을 마비시키는 모든 거부권을 없애고, SDR 통화바스켓과 국제기구의 투표권을 경제현실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효율적인 세계경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국제 금융기구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우선 지역별로 통화안정기금을 설정하여 지역통합을 실현, 세계 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WCB가 세계 화폐를 발행하여 극빈지역의 경제자립을 위한 취로사업 지원 및 난민정착지역 조성과 UN평화유지군을 상비군화하는 데 지출하면 명분 있게 실물경제를 확대시키는 동시에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세계 화폐를 UN상비군 예산으로 활용하면 개별국가들이 세계질서 유지를 명분 삼아 재정적자를 확대시킬 필요가 없으며, UN이 독자적으로 상비군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정부가 될 수 있다. 세계 화폐 공급의 부족분은 UN이 관급영수증을 세계복권으로 발행하고 EEZ와 공해지역 개발권을 운영하여 얻은 재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UN의 의결과정을 정상화시켜야 하는데 먼저 UN안전보장이사회의 거부권을 없애고, 인구에 비례하되 인구대국의 규모를 제한하여 대의원을 선발하는 UN의 하원 역할을 할 세계의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무역확대와 세계화를 추구하는 브레턴우즈체제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주 자유를 증진해야 한다. 그리고 WFSB를 만들어 조세피난처로 유입되는 불법자금을 양성화시키고 각국의 금융감독을 강화해 투명한 금융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국제 금융재벌들이 주기적인 통화팽창과 수축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시민들은 빈곤화되었다. 이러한 소득의 양극화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붕괴시키기 때문에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금융개혁을 달성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 이러한 횡포를 막아야 한다.
 
  현재는 각국이 저마다의 국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대규모 금융재벌이 쉽게 시장을 조작하고 부를 수탈할 수 있다. 따라서 UN이 국가보다 우선되어 실질적 세계정부로 역할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각국의 갈등은 무한투쟁으로 이어지며, 급기야 인류가 지난 70여 년 동안 축적한 부를 일시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해 그 참혹상을 경험하였다.
 
  그러므로 다시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브레턴우즈체제를 합리적으로 개혁하여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반 위에서 지구적 소득불균형을 해소할 때 비로소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조회 : 9470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201903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