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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미래를 향한 도전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핵심, 태양전지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우리 기술로 세계시장 선도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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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업체 직원이 태양전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박막(薄膜) 태양전지산업은 우리나라에 제2의 반도체산업이 될 것입니다.”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홍순형 부품·소재담당 MD(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의 이야기다. 박막태양전지는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에너지를 실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도구다.
 
  전 세계의 화두인 저탄소녹색성장. 이를 이루기 위해 주목받는 것이 석탄 등 탄소연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 즉 신재생에너지다. 그중 가장 비중이 크고 성장가능성이 큰 에너지는 무엇일까? 우리 정부는 저탄소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한 신재생에너지로 11가지를 선정했는데, 그중 첫 번째가 태양광에너지다. 11개 에너지 중 가장 비중이 크다. 타 에너지에 비해 에너지원의 양이 많고 전기에너지로 전환되기도 쉽기 때문이다. 성장잠재력도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태양광을 전력으로 전환하는 장치가 바로 태양전지(solar cell). 따라서 태양전지 산업은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관련산업 중에서도 특히 많은 주목을 받는 산업이다.
 
  그러나 기존의 실리콘형 태양전지는 생산단가가 높은 데다 벌크(bulk·덩어리)형 실리콘을 사용하기 때문에 두꺼워 창문이나 LCD 등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태양광을 직접 흡수하는 건물 외벽 창문에 장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리콘형 태양전지의 한계를 드러냈다.
 
 
  태양전지 2세대, 박막태양전지
 
  이 점에 착안해 박막태양전지(Thin film solar cell)가 개발됐다. 기존의 결정형(실리콘) 태양전지를 ‘1세대’로 볼 때 박막태양전지는 ‘2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박막태양전지는 실리콘 대신 유리나 특수 플라스틱 등 값싼 판을 소재로 활용한 것으로,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두께가 100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얇으며 공정이 간단한 만큼 제조 단가가 훨씬 낮아졌다. 또 두껍고 곧은 형태의 실리콘 태양전지는 둥근 면이나 얇은 창문 등에 적용할 수 없었지만, 박막태양전지는 가능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계 태양전지 시장이 이미 2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에서 차세대 박막태양전지로 중심이 옮아가고 있다는 것. 결정형 태양전지 세계시장은 2009년 전년대비 45% 증가한 반면 박막태양전지 중 하나인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화합물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290% 성장했다. 박막태양전지는 CIGS·비정질실리콘·염료감응·CdTe(카드뮴과 텔루라이트 화합물을 사용한 것) 등이 있다. 이 중 CdTe와 CIGS 박막태양전지는 세계 다수 기업이 이미 연구개발에 돌입했고 생산량도 적지 않은 상태다.
 
  물론 박막태양전지는 기존의 태양전지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연구개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효율성이 실리콘형 태양전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얇게 만든 만큼 전력이 고르게 퍼지지 않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 크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건물 외벽 등에 적용해야 하는 만큼 대형화가 필수인데, 아직 대형화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다. 넓게 이어 붙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것.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은 최근 향후 세계시장을 선도할 우리 기술 5대 분야 중 하나로 이 박막태양전지 기술을 선정했다.
 
 
  태양전지로 만든 블라인드·커튼 멀지 않아
 
태양전지는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한 공장에서 직원이 태양광 모듈(반제품 형태의 부품)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1979년 한국 최초로 실리콘 태양전지를 만들었으며, 현재 박막태양전지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불리는 안병태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태양전지는 중간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햇빛에서 바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장치이므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공해를 생산하지 않아 우리가 반드시 실용화해야 할 미래지향적인 장치”라고 설명했다.
 
  “우리 주위, 주택의 지붕이나 발전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실리콘 태양전지인데, 이는 제조가격이 높아 가격 부담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국내외 연구진은 유리·금속·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태양전지를 만드는 연구를 계속해 왔습니다. 저가형 박막태양전지는 에너지효율성이 낮지만 색깔이 균일하고 우아한 색상을 내기 때문에 공공건물 벽이나 아파트 벽에 부착할 수 있습니다. 또 일부 박막태양전지는 빛의 일부를 투과시켜 반대 방향의 물건을 볼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예쁜 모양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활용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이죠. 태양전지가 유리창을 대체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겁니다.”
 
  안 교수는 “수년 안에 태양전지가 지붕이 아닌 벽에 부착된 건물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며 “앞으로 태양전지가 블라인드나 커튼을 대체하며 우리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미 CIGS 박막태양전지의 효율성을 상당히 높이는 표준공정을 개발했지만, 생산용 연구장비의 부족으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안 교수는 “기술개발은 시간싸움인데 우리는 아직 시장에 내놓을 만한 기술이 부족한 만큼 좀 더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슬림화, 대형화는 우리 기술이 세계 최고
 
태양전지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태양전지업체 직원.
  아직 박막태양전지는 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그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태양전지 매출 세계 1~10위 업체 중 박막태양전지를 주력으로 하는 곳은 1곳뿐이다. 10위 안에 국내 업체는 한 곳도 없다.
 
  R&D전략기획단 부품소재산업분야 이형규 팀장은 “기존 태양전지 기술에서는 우리가 앞서나가지 못했지만, 박막태양전지 기술은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유리하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가 반도체·LCD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슬림화·대형화 부문 기술 역시 최고이기 때문이다. R&D전략기획단 이형규 팀장의 설명이다. “박막태양전지 제조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얼마나 더 얇게 만드느냐입니다. 얇게 만드는 과정의 핵심은 반도체죠. 아시다시피 우리 업체들의 반도체 기술이 얼마나 뛰어납니까. 우리 기업들의 디스플레이 슬림화 기술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박막태양전지의 슬림화 기술과 매우 유사합니다. 둘째, 얼마나 더 크게 만드느냐입니다. 현재 양산되는 박막태양전지는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아서 대형건물에 적용하려면 구매와 설치 등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대형화하면 사업성이 대폭 개선되는 것이죠. 이 분야도 국내 업체들의 전문분야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LCD TV는 소형밖에 만들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현재 대형 LCD·LED TV가 양산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이 같은 고효율 대면적화 기반기술 및 인프라를 사용해 우리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장벽이 높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박막태양전지는 어차피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에너지생산 효율성은 떨어지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 팀장은 “물론 효율성 강화도 연구개발 중이며 계속 개선될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경제성·편리성 등을 모두 고려해서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실용적인 태양전지를 개발, 우리 업체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아시아 솔라 밸리’ 추진
 
  박막태양전지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국내 대기업으로 현대중공업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태양전지 셀과 모듈(핵심부품)을 자체생산 중이며, 지난 12월 2일 프랑스 생고방사(社)와 최대 8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박막태양전지 합작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억 달러를 투자, 2012년까지 충북 오창 외국인투자지역에 100MW 규모의 CIGS 박막태양전지 제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또 추가로 6억 달러를 투자해 2015년까지 생산능력을 400MW로 확대, 이 분야 세계 5대 메이커로 올라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중공업 솔라에너지부 기술기획담장 이창용 부장(공학박사)은 “CIGS는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결정형 태양전지에 비해 가격은 절반 수준이면서 실험실 최대 효율은 19.9%로 25%인 실리콘결정형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CIGS 태양전지는 네 가지 화합물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양산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국내는 없으며 세계적으로도 서너 개 업체에 불과하다”며 “이번 협약과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충북 내에 가칭 ‘아시아 솔라밸리’를 만드는 등 태양광 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부장의 설명. “올들어 태양전지 가격이 전년대비 20% 전후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를 절감시키는 것이 업계의 과제”라며 “가격은 낮추면서 효율은 높이는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그 부분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우리 업체의 경우 태양전지 산업을 각 업체에서 단일화하면 중국 등 다른 국가의 대형업체와 경쟁할 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중소-대기업 협력과 상생 또는 대기업의 계열사 연계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녹색성장의 핵심산업
 
광주 북구 첨단산업단지 LED밸리에 지난해 들어선 SDN(주)의 태양광에너지 설비.
  박막태양전지 산업은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의 핵심으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으로의 수출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고, 유럽과 미국 업체들이 앞서가고 있지만 시장 규모나 기술 모두 초기단계이기 때문.
 
  이형규 팀장의 설명. “우리나라 태양광 에너지원의 질과 양은 세계 시장에서 중간정도라고 봅니다. 따라서 박막태양전지 관련기술을 개발하면 물론 국내에서도 활용하지만 세계 시장으로의 수출에 집중하게 될 전망입니다.
 
  지금은 세계 10위권 안에 우리 업체가 하나도 없지만 세계 태양전지 시장이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박막태양전지로 이동하는 추세입니다. 세계 1위 업체(미국 퍼스트솔라)도 박막태양전지를 주력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박막태양전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우리 업체들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또 현재 신재생에너지 관련기업들의 기술이나 매출이 아직 초기단계여서 R&D 투자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우리 업체들이 선두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2020년 11조원 시장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가 예정대로 개발된다면 2020년 우리 업체들은 11조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 산업이 제2의 반도체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은 2011년 5월 선정되는 업체(컨소시엄)에 향후 3년간 연구개발비로 700억원을 지원하고, 해당 업체가 700억원을 투자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소재·부품·장비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셀과 모듈(태양광을 에너지화하는 데 핵심이 되는 소재)은 대·중소기업 공동R&D를 추진하고, 공동R&D를 활성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형규 팀장은 “R&D 성과의 조기사업화를 위해 타 경쟁국에 비해 선제적으로 양산하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전방사업과 연계를 강화하며 권역별 맞춤형 시장을 연구하는 등 해외로 진출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D전략기획단의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15년 국내 박막태양전지 생산능력이 2GW(기가와트)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매출 2조원)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5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오고 연간 이산화탄소를 130만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세계 시장(27조원)의 약 40%(11조원)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D전략기획단 홍순형 MD는 “향후 집중투자로 전세계 박막태양전지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탄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막태양전지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은 부품소재 분야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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