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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향한 바보인생, 수제(手製) 기타 장인 최동수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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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동안 기타만 생각하고 작업에 몰입한다는 장인 최동수. 일년에 2대밖에 만들지 않는데 금년에는 3번째 악기 작업이 끝나 가고 있다. 고사 직전의 소나무에 솔방울이 잔뜩 열리듯, 그는 암을 선고 받은 이후로 ‘종족을 남기기 위한 본능’처럼 기타 작업에 열을 올렸다.
  수제 기타 장인 최동수(崔東秀·77)는 나무를 깎아 소리를 빚는다. 기타를 향한 자신의 억척스러운 작업방식을 ‘바보정신’이라 부른다. 그는 자기가 만든 기타를 평생 고쳐 주고 때론 새것으로 바꿔 준다. 1년에 두 대를 만드는데 그중 한 대는 헌정하거나 증정한다.
 
  장인 최동수의 목운(木韻)공방에는 두께를 가늠하며 떨어져 나온 나뭇조각들이 음표처럼 흩어져 있다. ‘나무에서 소리가 난다’는 뜻의 공방 이름처럼 그는 기타라는 악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기타에게 음악이라는 삶을 들려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무가 깎이고 다듬어져 소리를 내듯 그에게도 기타 장인의 길은 인생 2막이었다. 최씨는 1994년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물러나 고교시절부터 꿈꿔 왔던 기타를 만들기 시작했다. 클래식기타의 고향으로 불리는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제작 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힐즈버그에 있는 기타 학교를 다녔다. 지금까지 그가 만든 기타가 49대다.
 
기타의 수평을 확인하는 최동수 장인의 눈이 번쩍인다.
  악기는 장인의 손에서 영혼이 깃든다. 그가 최근 작업을 마친 악기의 이름은 ‘라디에이션(RADIATION)’이다. 방사선 종양학(radia-tion oncology)에서 따온 말이다. “방사선 치료 시작할 때부터 만들었는데, 목숨을 걸고 몰입한 열매가 다 익어 가네요.” 그는 1년6개월 전 전립선암을 진단 받았다. 고령이라 수술보다는 방사선치료를 택했다. 인생의 마지막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RADIATE’의 사전적 의미는 ‘빛이나 열이 사방으로 발하다’ 외에도 ‘매력을 발산하다’, ‘영향을 널리 미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작업 중인 ‘류트 기타’를 쓰다듬는 장인 최동수의 손.
  최씨가 이번 작품의 모델로 삼은 것은 ‘류트 기타’다. “저로서는 가장 어려운 것을 고른 거예요. 류트 기타는 19세기 초에 만든 것인데, 20세기에 이르러 현재 형태의 기타에 밀려 사라졌지요.” 외관은 장식이 화려하고 몸통이 큰 고전 스타일의 류트 기타 모양을 따라 하면서도, 음색은 현대 기타와 같거나 더 나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제가 남과 달리 하는 일은 제작구상 한답시고 종일토록 그리고 꿈속에서도 헤매며 고민하는 모습밖에 없어요. 살아남기 위해선 도전의식이 필수이나, 제가 하는 일에는 ‘바보정신’이 필요해요. 제 목표는 단 한 가지, 천사에게 어울리는 악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에요. 천사가 연주하는 악기에서 천상의 소리가 나듯 제가 만드는 악기의 음색과 음량이 최상이 되길 원해요.”⊙
 
재료를 미리 부분적으로 가공해 놓고 나서도 짜맞추는 데 두 달, 칠하는 데 두 달, 튜닝하는 데 반 년 이상 걸린다. 그렇게 작업하고도 제대로 소리가 안 나면 뜯어내고 다시 만든다.

작업 과정과 결과를 정리한 노트.

원목 위에 자개를 상감한 기타. 2013년作.

한지로 기타의 측후판을 만든 훈민정음 기타. 2015년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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