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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雲의 한반도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것인가?

북폭보다는 드론 공격으로 김정은 제거 가능성 높아

글 :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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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 등 첨단무기 등장으로 ‘국가’가 아닌 ‘체제’와 전쟁 가능해져
⊙ 온건파 오바마도 재임 중 1000건의 드론 사용 명령에 서명, 3000명 살해
⊙ “미국 혼자서 북핵 해결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시진핑에 대한 최후통첩

이춘근
195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 텍사스대 정치학 박사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자유기업원 국제문제연구실장·부원장,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역임. 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국가전략》 《격동하는 동북아시아》 《현실주의국제정치학》 등 저술
미군의 MQ-9 리퍼(Reaper) 무인 공격기. 미국은 김정은을 제거하기 위해 전면적 북폭보다는 드론 공격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금년 1월 1일 북한의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는 이론상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이 동맹국으로 남아 있는 한, 한국 혹은 아시아 일부 지역만을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본토에 대한 아무런 위험을 느끼지 않는 채로 한국, 일본을 적극 지원, 북한을 격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은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개발해야만 한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만들려는 이유를 ‘미국과 싸우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저토록 애쓰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미국과 북한 -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해야 핵무기 시스템을 완성하게 된다. 사진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북한의 대전략 목표는 한반도 전체를 김씨(金氏) 왕조가 지배하는 땅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보면 남한 내에 좌익혁명이 일어나면 제일 좋겠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전쟁을 통한 적화(赤化)통일도 쓸 만한 방법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군만 없다면 단박에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터인데 그게 잘 안 된다. 북한은 주한미군 2만8500명을 60만 대한민국 군대보다 더 골치 아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묘수(妙手)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수십 년 전, 아직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김정일이 한 말이다.
 
  “수령님대에 조국을 통일하자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조국 통일 대사변(大事變)을 주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
 
  김정일은 핵전략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미국이 한국에 개입할 수 없게 만들면 만사형통인 것이다. 핵무기의 유용성은 전쟁을 하지 않은 채 승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그날, 북한은 미국에 “서울을 살리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포기할 것이냐?”고 협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이클 하이든 전 CI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1차 임기 중 ‘그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날이 오면 북한은 미국과의 전쟁을 걱정하지 않고, 또한 핵무장한 북한에 무릎 꿇을 것이 뻔한 대한민국을 ‘평화적으로’ 접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그날이 다가왔다고 말했고 트럼프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It won’t happen)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3주 정도만인 2월 12일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함으로써 다혈질인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와 그의 안보정책 관리들은 북한을 당장에라도 폭격할 것 같은 공격적인 언급을 끊임없이 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군사적 준비도 착착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북핵은 미국 안보의 제1 이슈
 
미국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 3함대 군함이 7함대 구역에 들어와 3함대 사령관의 지휘 아래 작전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공격할 것인가? 공격한다면 어디를 공격할 것이며,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혹시 한반도에 큰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아닐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며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북한의 충돌은 양측 모두가 사활적(vital)이라고 생각하는 이슈를 둘러싸고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만드는 일은 김정은이 자신의 ‘운명’을 걸고 하는 일이다. 미국의 경우 김정은 같은 인간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을 보유하게 된다는 사실을 도무지 허락할 수 없는 국가 안보 제1의 이슈로 생각한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3월 31일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보유는 미국 국가 안보 제일의 위협’임을 강조했다. 양측 모두 사활적인 이익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가 전쟁으로 확전(escalate)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2월 12일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김정은은 그 다음날인 13일 이복형인 김정남을 화학무기로 공격해서 살해했다. 트럼프는 바로 그날 캐나다 수상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언급을 한다.
 
  “북한은 분명히 큰 문제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강력하게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다.(Obviously, North Korea is a big, big problem and we will deal with that very strongly.)”
 
  《월스트리트 저널》은 3월 1일 자 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시설을 선제공격하는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3월 4일 자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가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배치할 것을 고려 중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3월 초, 예년과 다른 대규모 고강도의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었다. 이 훈련에는 놀랍게도 하와이와 미국 본토를 담당하는 3함대 소속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참가했다. 칼빈슨호는 1월 5일 모항(母港) 샌디에이고(San Diego)를 출항, 중국과 이웃 나라들이 분쟁 중인 남중국해를 가로질러 항해하는 작전을 단행했다. 3함대 소속 항모가 7함대 구역(서태평양)에 진입한 후, 3함대 사령관의 지휘하에 공식적으로 작전을 개시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틸러슨, “이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때”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앞줄 왼쪽)이 지난 3월 17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오른쪽)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돌아보았다.
  3월 8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의 ‘대화 제의’를 한칼에 일축한다. 북한의 미사일 및 핵실험 중지와 한미연합훈련을 맞교환하자는 대화 제의를 한 중국을 향해 니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武力) 사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곧이어 3월 16일부터 일본, 한국, 중국을 연달아 방문한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외교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때다(Diplomacy with North Korea had failed and it’s time to take different approach)”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행해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은 실패했다” “미국은 말로 하기 원하지만 군사적 대안(military option)은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좋은 대안 중 하나”임을 분명히 했고 “북한이 선을 넘으면 미국은 군사조치를 포함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이 중국을 방문하는 중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는 내용의 트위트를 날렸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틸러슨의 아시아 여행은 말랑말랑한 외교(soft diplomacy)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의회 역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규탄 결의안’ ‘대북거래 관련 제재 강화 법안’ ‘북한의 ICBM 개발 규탄 결의안’ ‘북한의 테러지원국재지정촉구법’ 등을 발의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對北) 강경 정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미군은 3월 24일 강원도 산악 지역에서 F35B 스텔스기의 정밀 타격훈련, 대량파괴무기 전담 부대인 52병기 전대의 한국 전개, 최근 요인 암살 작전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온 최신예 드론 그레이 이글(Gray Eagle)의 한반도 배치 구상 발표 등을 통해 미국의 대북한 공격 계획이 허구가 아닌 실존적 계획임을 밝혔다.
 
 
  “미국이 돌아왔다”
 
  미국의 언론들도 미국의 대북정책이 군사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3월 15일 폭스 뉴스는 미국이 북한 부근에 군사력을 집결시키고 있으며, 그 목적은 김정은을 제거(Incapacitating Kim)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3월 28일 자에서 김정은 정권의 교체를 트럼프 행정부의 명시적 대북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3대 유선방송 중 하나인 NBC는 4월 3~4일 양일간 메인 앵커 레스터 홀츠를 파견, 오산에서 전 세계를 향해 긴박한 한반도 상황을 방송했다.
 
  한국 시각으로 4월 1일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의 방자한 행동을 ‘중지시키겠다(Got to be stopped)’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전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카터 장관은 “중국으로부터 북한 핵에 대한 협력을 얻을 가능성은 비관적이다”고 단언했다.
 
  4월 2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요청인지 협박인지 불분명한 말’을 했다. 그는 먼저 중국의 협력을 강하게 요구한 후,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 혼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것이며, 미국은 그럴 능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주석의 미국 방문을 4~5일 앞둔 시점에서 행한 트럼프의 언급은 외교적 언사(言辭)기보다 전쟁사에 흔히 나타나는 최후통첩(最後通牒)에 더 가깝다.
 
  4월 6일 자신의 별장 마르 아 라고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회담하고 만찬을 나누던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시진핑 주석에게 시리아에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미국은 세계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결단성 있는 행동” 등의 용어를 사용해서 트럼프의 군사 공격을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는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뿐 아니라 그를 지원하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게도 심각한 모욕을 주었다. 미국은 푸틴에게 ‘고객(부하)을 잘 통제하라(Control your Client)’고 말한 것이며, 이는 시진핑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4월 9일 미 태평양 사령부 사령관은 호주의 항구를 방문하기 위해 남쪽으로 항해 중이던 핵 항모 칼빈슨의 항로를 한반도를 향해 돌리라고 명령했다. 예비역 대장 잭 키언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일하게 남은 대안은 군사적 대안뿐”이라고 말했고 백악관 대변인 스파이서(Sean Spicer)는 “우리는 결코 북한 핵을 허락할 수 없다(Last Thing we want to see is Nuclear North Korea)”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시진핑과 만난 후 트위터에 “북한은 문젯거리를 찾고 있다”며 “만약 중국이 돕기로 결심한다면 정말 훌륭한 일이 될 것이며, 만약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거래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했다. “시 주석과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얻은 것은 없다. 정말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뼈있는 농담(?) 또한 했다.
 
 
  김정은의 딜레마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과 핵실험은 자제하고 있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묵시적으로 그어놓은 레드라인(Red Line)을 넘는 일은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공이 김정은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없는 한 북한의 핵미사일은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김정은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보유해야만 한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 대륙 간 미사일 개발을 중지한다면 수십 년의 고생이 헛수고가 될 것이다. 미국에 도달할 수 없는 북한 핵무기 체계는 전략적으로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륙 간 탄도미사일 실험을 강행하고 핵실험을 강행하다가 미국과 한판 붙을 것인가 혹은 자제하며 기다려 볼 것인가? 김정은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의 선택은 첫째, 강공책을 고수하는 것, 둘째 미국까지 갈 수 있는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는 것 등 두 가지뿐인데 두 가지 선택 모두 김정은의 파멸을 의미한다는 게 문제다.
 
  강공책을 고수하면 미국은 분명히 북한을 무력 공격할 것이다. 이미 미국도 너무 많이 나갔다. 김정은이 항복하지 않는 한 미국도 이제까지 한 강경 발언들을 주워 담을 수 없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얼마 안 되지만 강력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가진 트럼프의 체면이 북핵 해결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의 두 번째 선택은 핵개발의 전면 포기와 같다. 한국만 공격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은 한미동맹이 유지되는 한 전략적으로 쓸모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무릎을 꿇게 되면 미국은 북한이 개발한 핵과 모든 미사일 심지어 100만 대군의 전면적 포기, 대폭 감축마저 요구할 것이다.
 
  미국은 본시 전쟁을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전쟁을 별로 두려워하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약할 때도 전쟁이라는 정책 수단을 주저하지 않았던 나라다. 정식 군대도 없던 미국은 독립 선언 후 세계 최강의 영국과 7년 이상의 전쟁 끝에 독립을 성취한 나라다.
 
  건국 이후 1991년 걸프전쟁까지 미국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신봉하던 나라였다. 클라우제비츠는 적의 급소(Center of Gravity·Center of Gravity를 직역하면 ‘인력의 중심’이지만 의미상으로는 급소라는 말이 더 적합해 보인다)는 ‘적국의 군사력’, 전쟁 승리의 요체는 적의 군사력(즉 급소)을 전멸시키는 데 있다고 가르쳤다. 1991년 걸프전쟁에서 후세인의 군사력을 궤멸한 미국은 후세인이 곧 무너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미국은 공화국수비대마저 궤멸당한 후세인이 철권통치를 지속할 뿐 아니라 자국 국민들을 화학무기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래서 다시 공부했다.
 
  걸프전쟁 이후 미국의 전략가들은 독재국가와 전쟁할 경우 그 나라의 ‘급소’는 독재자의 군사력이 아니라 ‘독재자 그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과학기술 발달은 독재자를 콕 찍어내서 살해할 수 있는 정밀 유도 무기(Precision Guided Munitions)의 제조를 가능하게 했다. 2003년 걸프전쟁에서 후세인을 체포, 처형하는 데 성공한 후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국가가 아닌 정권과 싸울 수 있게 되었다’고 선언한다. 이후 미국은 카다피, 오사마 빈라덴 등 적국의 수괴를 표적으로 하는 전쟁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트럼프 내각은 戰時 내각
 
이순진(왼쪽에서 넷째)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맨 왼쪽) 한미연합사령관 등 한·미 양국군 수뇌부는 4월 12일 독수리 훈련에 참가 중인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방문, 작전 현황을 점검했다.
  김정은이 미국의 다음 표적임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상당히 점잖은 인물임이 확실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 1000번의 드론(무인 비행기) 공격을 허락, 3000명의 적국 요인을 제거했다. 오바마는 공격을 허락하는 사인을 할 때 아무런 주저심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가 적국의 수뇌, 이번에는 김정은을 제거하라는 사인을 주저할 인물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해보자. 미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까지 날아올 수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막아야 한다. 또한 북한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야만 한다. 즉 미국과 북한은 ‘국가 전략’에서 타협할 여지가 없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을 무력 공격할 의지(intention)와 능력(capability)이 있느냐의 여부다. 능력은 분명히 있다. 미국이 보유한 현대 과학기술 군사력은 예상보다 매우 강하다. 마이클 오한론은 미국의 군사력은 동맹국을 빼고 계산할 경우 중국보다 10배 강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45개의 동맹국이 있다. 과학무기의 발달은 미국의 전략도 바꾸어 놓았다. 나라(nation)와 싸우지 않고 체제(regime)와 싸울 수 있는 기술을 갖게 했다. 순수한 우리말로 ‘깡’에 해당하는 ‘의도’가 문제인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안보보좌관들이 압도적인 매파들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외무장관, 폼페오 CIA 국장, 매칼리스터 안보보좌관,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등 트럼프의 안보장관들은 가히 전시내각(戰時內閣)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필자는 김정일 생존 시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 미국 전략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미국은 김정일의 동선(動線)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면서 “김정일은 이동 시 6대의 똑같은 차량을 함께 이동시키면서, 달리는 동안 차량의 순서를 자주 바꾼다. 야바위꾼이 트럼프를 섞듯이 어느 차량에 김정일이 탔는지를 모르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공격한다면 어떻게 공격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필자가 “미국은 어느 차에 김정일이 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그 차를 미사일로 때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6대 모두를 미사일로 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보면 미국은 북한 핵기지에 대한 전면적 폭격보다는 드론 공격으로 김정은을 제거하는 방안을 우선할 것이라는 얘기다. 칼빈슨호를 비롯해 항모 전단을 한반도 근해에 배치하는 것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이자, 드론 공격 이후 있을지도 모르는 북한의 반격에 대한 대비일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다시 “평화적인 해결 방법” 운운하고 있지만 시진핑이 평화적으로 김정은의 팔을 비틀어 북한 체제의 사멸(死滅)까지 각오하지 않는 한 평화적인 해결 방법은 없을 것이다.
 
  미국은 물론 북한의 핵이 제거될 수 있는 평화적인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그 방법을 택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북한, ‘미친’이라는 형용사가 붙는 최악의 독재자, 강성대국, 핵무기 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개념’들인지 생각해 보자. 미국이 김정은을 제거하면 북한이 똘똘 뭉쳐 대들 것이기 때문에 큰 전쟁이 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우려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정말로 북한 사람들이 김정은의 제거에 분노해서 똘똘 뭉쳐 미국에 대들 정도로 충성스런 사람들이라면 김정은은 핵을 만드는 대신 개혁 개방을 통해 나라도 살리고 자기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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