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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사이드

북한이 대대적인 금연캠페인 펼치는 진짜 이유는?

보위부 보고서 읽은 김정은 “내가 끊으니 너희도 끊어라”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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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로 온 고위 탈북자 증언에 따르면 지금 북한의 고위 간부들도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운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불량 학생들이 화장실에 숨어서 담배 피우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한다.

⊙ 정보 당국, 5월 초 ‘김정은 금연’ 여권 최고위층에 보고
⊙ 권력 단맛 본 김정은, 가족력 때문에 담배 끊은 듯
⊙ 6월, 80일 만에 담배 들고 나타난 김정은… “의도적 행동”(정보 당국 핵심 관계자)
⊙ 북한 보위부, 김정은 금연 돕기 위해 주민 모두 금연해야 한다는 보고서 올려
  우리 정보 당국은 지난 5월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 김정은이 담배를 끊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러 경로는 도청과 감청 그리고 육성(肉聲) 분석과 휴민트(인적 정보) 등을 뜻한다. 김정은은 ‘골초’로 불릴 정도의 애연가다. 공개 활동 장소에는 늘 크리스털 재떨이가 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보 당국자는 “수행비서팀이 항상 크리스털 재떨이를 챙겨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은은 북한산 ‘7·27’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6·25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전승절(휴전협정 체결일)’에서 따온 브랜드다. 탈북 인사들은 당 간부나 일반인들도 피울 수 있는 대중적 담배라고 말한다.
 
  겉만 북한 담배지 특수 제작한 외국산이란 주장도 있다. 과거 김정일의 경우 북한 ‘백두산’ 담배로 겉만 포장한 로스만 브랜드를 애용했다. 김정은은 10대 중반 때 담배를 배웠다. 당시 그를 곁에서 지켜본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는 “정은 대장은 ‘이브 생로랑’을 즐겨 피웠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담배를 즐기는 모습은 2013년 말부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 등에 그대로 보도돼 왔다. 2013년 12월 말에는 임신한 아내 리설주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외부에서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자 북한은 “최고 존엄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정보 당국은 담배 사랑이 각별한 김정은이 ‘금연’한 이유에 주목했다. 건강상 문제가 생겨 담배를 끊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미 김정은은 건강 문제 때문에 40일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바 있다.
 
 
  가족력(家族歷) 가능성
 
김정은은 ‘골초’로 불릴 정도의 애연가다. 2013년 12월 말에는 임신한 아내 리설주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평양 인민극장에서 열린 청년절경축 은하수음악회 ‘사랑하라 어머니 조국을’을 관람하는 모습. 김정은의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가 보인다.
  김정은은 2014년 9월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련 이후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국가 기념일인 공화국 창건일(9월 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각종 설(說)이 확산했다. 김정은은 41일 만인 2014년 10월 14일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이후 지금까지 공식 일정을 수행하지만 신병(身病) 재발 우려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보 당국은 김정은의 갑작스런 금연을 건강 문제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 당국이 김정은 건강 상태에 대해 얼마나 신뢰성 있는 정보를 확보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다만 한미(韓美) 정보협력 체계에 밝은 몇몇 당국자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김정은의 건강 관련 분석 자료를 최근 우리 정보 당국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두 당국자로부터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몇 가지 정보를 입수했다.
 
  — 김정은의 현재 건강 상태는 어떤가.
 
  “복합적 질환을 앓고 있다.”
 
  — 복합적이라니.
 
  “김일성 가계(家系)의 가족 병력(病歷)과 깊은 관계가 있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 김일성 집안의 3대 가족력(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을 뜻하나.
 
  “그렇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같은 병인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다.
 
  — 근거가 있나.
 
  “의학적 결론과 북한 권력 내부 관계 등을 종합한 미국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 미국 정보 당국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나.
 
  “그건 알 수 없다. 다만 미 정보 당국은 북한 최고 권력자를 포함해 최측근 인사들의 움직임을 관찰해 왔다.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때부터 관련 자료를 축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건강 관련 정보도 여러 통로를 통해 확보한 걸로 안다.”
 
  — 이 자료를 우리 정보 당국에 넘겼다고 하던데.
 
  “그런 것으로 안다.”
 
  — 자료 전체를 몽땅 넘겼나.
 
  “대부분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우리 국정원은 미국 정부로부터 김정은과 관련한 자료를 넘겨받은 적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80일 만에 담배 들고 나타난 김정은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이 2016년 3월 15일 ‘탄도로켓’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장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여준 이후 흡연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이날 김정은이 탄도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하는 모습.
  정보 당국이 김정은의 금연 이유를 추적하고 있을 때인 2016년 6월 4일, 《노동신문》은 우리 정보 당국의 대북 정보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김정은이 오른손에 연기 나는 담배를 들고 새로 건설한 만경대소년단야영소를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 매체가 김정은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80일 만이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이 2016년 3월 15일 ‘탄도로켓’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장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여준 이후 흡연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3월 20일 김정은이 인민군 상륙 및 반 상륙 방어연습을 지도했을 때 재떨이는 있었지만 담배를 피우진 않았다. 김정은이 담배를 들고 나타났다고 해서 정보 당국의 대북 정보력을 질타할 수는 없다. 담배는 중독성이 강해 쉽게 끊기 어렵다. 정보 당국이 추적했을 때는 ‘금연’ 상태였지만 최근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을 수 있다.
 
  금연 여부보다는 북한 관영 매체가 왜 80일 만에 김정은의 흡연 모습을 공개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위 정보 당국자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금연’이 ‘건강 이상’으로 연결되는만큼 ‘흡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자신의 건재를 알리는 데 차라리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다.
 
  “김정은이 금연 중이었다는 것은 팩트(fact)다. 첩보를 수집, 이를 정밀하게 검토 분석하고 최고위층에 보고한 사안이다.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직도 김정은이 금연 중일 것으로 판단한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담배를 끊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이 나오니까 의도적으로 담배 피우는 모습을 공개한 것 같다. 과거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에서 외국으로 전송한 김정일 뇌 사진을 입수, 김정일이 뇌졸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다.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다. 김정은은 국내외 정보 당국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목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실제 《월간조선》은 2008년 12월호 ‘한국 정보 당국, 김정일 뇌사진 확보 뇌졸중 확인’ 제하(題下) 기사에서 〈한국 정보 당국이 북한에서 외국으로 전송된 여러 장의 김정일 뇌 사진을 가로채(해킹해) 분석한 결과, ‘김정일이 5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음은 기사의 일부다.
 
  〈우리 정보 당국은 이 자료를 중간에서 가로채 파일에 걸린 암호를 해독한 후 국내 의료진 등과 김정일의 ‘뇌 사진’을 정밀 분석, ‘김정일의 통치가 5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이 5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정보 당국의 보고서가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이 본격 제기된 지난 9월 9일 이전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전했다.(중략) 한미 양국의 정보기관은 김정일의 심장과 뇌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오래전부터 물증(物證)을 확보한 상태에서 추적해 왔고, 이번 인터넷 해킹을 통해 김정일의 뇌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됐다.〉
 
  정보 당국이 김정일의 뇌 사진을 입수한 시점은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2008년 8월이었다. 김정일은 2011년 12월 사망했다.
 
 
  북, 관영 매체 연이어 금연 관련 보도
 
  취재 중 우리 정보 당국 핵심 관계자로부터 북한이 최근 금연 캠페인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파악할 수 있었다. 북한은 현재 관영 매체를 통해 이례적으로 흡연, 간접흡연의 폐해를 지적하고 세계의 금연운동까지 소개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4월 24일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기사에서 “혁명하자면 몸도 건강하여야 합니다”라는 김정은의 말을 거론하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문화적이며 도덕적인 건전한 생활을 위해서도, 나아가서는 문명 부강한 내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백해무익한 담배를 대담하게 끊는 것이 좋다〉고 했다.
 
  5월 2일에는 ‘법적 통제 밑에 강화되는 금연 활동’이라는 기사에서 〈세계적으로 담배의 해독성과 금연의 필요성에 대하여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더욱 높아 가고 있다〉며, 흡연이 각종 질병의 원인일 뿐 아니라 어린이 등 주위 사람들한테 간접흡연의 악영향까지 끼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5월 15일에는 ‘국제적인 금연 움직임’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흡연은 자연재해나 사고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 간다〉고 지적했다. 〈깨끗한 공기를 오염시킨다〉 〈담배꽁초는 화재 원인 중 하나〉라며 흡연의 폐해를 열거하면서 〈담배를 기호품으로, 흡연을 하나의 멋으로 여기던 때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3년 6월 금연법을 시행한 러시아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한 쿠바 ▲모든 건물 내 흡연을 금지한 온두라스 등 국제적인 금연 추세를 소개했다.
 
위에서부터
4월 24일 《노동신문》.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
5월 2일 《노동신문》. ‘법적 통제 밑에 강화되는 금연 활동’이라는 기사를 통해 금연을 촉구했다.
5월 15일 《노동신문》. ‘담배통제기틀협약’을 강조하며 담배 통제는 우선적 보건문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5월 4일 북한 남성 흡연율이 2013년 기준으로 4년 전보다 8% 이상 낮아졌다고 선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05년 7월 20일 담배통제법을 채택해 담배통제원칙과 담배의 해독(害毒)에 대한 선전, 금연장소와 그 대상 등에 대해 밝힌 이후 국가적 관심 속에 금연운동이 장려되고 있다〉며 〈담배 포장지에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을 밝힌 경고문과 니코틴, 타르 함량을 반드시 표기하고 미성년들에는 담배판매를 철저히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각 도 소재지들에 ‘금연상점’이란 것이 생겼다. 금연상점은 도 인민보건소 산하에 소속돼 보건소 직원 두 명이 배치돼 상담을 해 주고 평양 외화벌이 기관에서 개발한 사탕 종류의 금연 의약품을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TV》는 5월 20일 ‘생명을 위협하는 특등 기호품’이라는 제목으로 40분 분량의 금연 소개편집물(영상물)을 방영했다. 영상에서 해설자는 담배의 해악을 설명하다가 “오늘날 우리(북한) 여성들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흡연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를 알고 싶어 우리는 많은 여성을 만났다”고 소개했다. 등장 여성은 “아침부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아주 건전치 못한 사람으로 보며 주위환경에 아주 불쾌감을 주는 몰상식한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여자들이 담배 끊으라 그러면 여자들이 자기 생각해서 그러나 하고 끊어야 하는데 여자들의 말을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로 듣는다”고 했다. 이후 등장한 여성들도 “남자들 담배 안 피우게끔 된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요만한 담배, 요거 하나 제때에 못 끊는단 말이냐” “남자들이 담배를 안 피우면 우리 여성들이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아들이 담배 피우는 것만큼 어머니가 애타는 게 없다” 등 흡연 남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쏟아 냈다.
 
  《조선의 오늘》도 세계 금연의 날을 맞은 5월 31일 담배의 해독성에 대해 다음과 기사를 내보냈다.
 
  〈하루 30개비 정도 담배를 피우면, 1년에 뢴트겐 투시를 300번 받은 것과 맞먹는 피해를 보며, 수명은 같은 나이의 비흡연자들에 비하여 5~6년 짧아진다. 어느 나라의 추산에 의하면 담배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앞으로 5년간 무려 1억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간접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민들도 건강을 위해서나 문화적이며 건전한 생활을 위해서도, 나아가 문명 부강한 내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백해무익한 담배를 대담하게 끊어야 한다.〉
 
 
  북한 보위부의 보고서
 
《노동신문》은 2016년 6월 4일 김정은이 오른손에 연기 나는 담배를 들고 새로 건설한 만경대소년단야영소를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당국의 통제를 받는 관영 매체들이 금연 관련 기사를 쏟아 내는 이유에 대해 정보 당국 핵심 관계자는 “보위부 문건 때문”이라고 했다. 그와의 문답이다. 북한의 국가보위부는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비밀조직이다.
 
  — 보위부 문건을 확보했습니까.
 
  “네.”
 
  —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까.
 
  “대외비라 불가능합니다.”
 
  — 문건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금단현상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 금단현상이요? 북한의 흡연율,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의외입니다.
 
  “김정은 지시로 보위부가 금단현상에 대한 문건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 김정은이 왜 그런 지시를 내렸을까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김정은이 ‘금연’을 하려고 했나 봐요. 그런데 골초가 금연하면 금단현상 때문에 힘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위부에 금단현상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한 것입니다.”
 
  — 문건 내용을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주변의 흡연 권유나 분위기에 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금단현상을 극복,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우리가 파악하기에는 북한에서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김정은의 ‘금연’을 위해서입니다.”
 
  — 본인이 담배를 끊으려고 북한 주민 전체에게 금연을 명령했다는 이야기입니까.
 
  “그렇죠. 최근 우리 쪽으로 온 고위 탈북자 증언에 따르면 지금 북한의 고위 간부들도 숨어서 몰래 담배를 피운다고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불량 학생들이 화장실에 숨어서 담배 피우고 했잖아요. 그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 믿을 만한 정보입니까.
 
  “안 믿으면 할 수 없지만, 최고위층에까지 보고한 내용입니다.”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도 본인의 ‘금연’을 위해 북한 주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2004년 본인이 담배를 끊으면서 ‘금연통제법’을 만들었다. 당시 《노동신문》은 전국적인 금연운동에 나섰다. 관공서 사무실 재떨이 없애기, 금연구역 흡연자 벌금 물리기, 흡연자의 대학 입학자격 빼앗기가 뒤따랐다. 관영 매체들은 시도 때도 없이 “담배는 심장을 겨눈 총과 같다”는 김정일의 어록을 실었다. 금연 캠페인은 김정일이 다시 담배를 피우면서 흐지부지됐다.
 
  김정은이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금연 캠페인조차 자신의 상태와 기분에 따라 전개하는 것이 사실일까. 김정은에 대한 정보는 8할이 ‘믿거나 말거나’다. 풍문이 많고 확인이 안 된다. 다만 《월간조선》이 입수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월간조선》 2016년 6월호 보도)을 보면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책자에는 김정은이 내린 지시 내용이 나온다. 이런 식이다.
 
  “미림승마구락부를 방문한 김정은이 컴퓨터를 과다하게 사용해 질병을 앓는 이들에게 승마를 권장하라고 명령했다.”
 
  능라유원지, 류강 헬스복합단지, 중앙동물원에서 한 지시도 비슷한 수준이다. “능라유원지에 전시할 박제 동물을 실물과 똑같이 만들라” “류강 헬스단지의 카펫을 고품질로 교체하라” “기린과 얼룩말을 포함해 외국 동물과 세계의 희귀 동물을 들여오라” “양말을 세계의 유행에 맞춰 제작하라.”⊙
 
북한에도 흡연금지 구역이 있을까?
 
  북한은 흡연율이 매우 높다. 흡연이 ‘권위의 상징’을 의미하기도 하는 까닭이다. 북한 성인 남성의 매일 흡연율은 52.3%(2009년 기준)에 이르며 탈북청소년의 경우에도 흡연·음주 시작 연령이 각각 15.5세, 17.2세로 우리나라의 10~20대보다 이르다. 북한의 가장 큰 사망원인은 심혈관 질환이다. 고려대 보건학 협동과정의 이요한 예방의학 전문의는 〈북한 비감염성 질환의 부담과 대북지원 방향〉이란 논문에서 북한의 사망원인 가운데 심혈관 질환이 3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 음주, 불량한 식습관 등이 꼽힌다.
 
  ‘흡연 천국’ 북한에 흡연금지 구역이 있을까. 정답은 ‘있다’이다. 북한도 보건 시설과 학교, 대중교통 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을 내는 제도도 북한에선 시행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탈북자는 “예전에는 김씨 일가와 관련된 선전물, 동상, 초상화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보위부에 끌려가는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요즘은 김씨 일가 선전물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주민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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