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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물품 국내 우회수입 실태

삼성전자조차 2010년 5·24조치 이후에도 북한 대성무역 부품 사용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johh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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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S전자는 해당 사건 검찰조사 무혐의 받아”
⊙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 북한 대성무역과 거래
⊙ 삼성, “중국 업체가 임의로 북한산 받아”
⊙ “삼성이 몰랐다면 품질관리 부실 인정하는 것”
⊙ 정부당국, 2013년 하반기 이후 북한산 위장반입 단속 실적 0건
북한 조선노동당 39호실 소속 대성총국에서 운영중인 조선대성무역총회사 평양공장 사진. 《월간조선》은 2016년 4월호에서 대성무역 현장 사진 13장을 공개했다.
  북한에서 임가공(賃加工)된 원자재가 중국을 통해 우회 수입되고 있다는 《월간조선》 4월호 보도와 관련해, 2010년 5·24 금수(禁輸)조치가 내려진 이후에도 삼성전자가 협력사를 통해 공급받은 원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월간조선》 4월호, 보도 당시 비공개 처리된 5·24조치 위반 업체가 어디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4월호는 대성무역 공장 사진 13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한국 회사 로고가 선명한 전선 부품들이 평양 대성공장에 널려 있었다.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인 S전자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부품 완제품’. 냉장고, 청소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다. S전자는 북한 대성공장에 원자재를 들여보낸 후, 위탁 생산한 ‘부품 완제품’을 한국에 다시 들여와 삼성전자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당 39호실이 운영하는 대성무역은 대북사업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통치자금 조성의 핵심 사업체로 알려져 왔다. 대성무역 공장 내부 현장이 공개된 것은 《월간조선》 4월호 보도가 처음이었다. 평양 공장에서 임가공 형식으로 한국에 들여온 부품이 전라남도 광주광역시로 보내져 전자제품으로 조립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성무역이 생산한 물품을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여오는 업체는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인 S전자라는 사실이 추가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S전자는 냉장고, 청소기 등에 사용되는 전선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1차 협력업체는 부품을 2차, 3차 업체로부터 가져와 가공해 삼성전자에 공급한다.
 
  다시 말해 S전자는 한국에서 전선 공정에 필요한 원료를 중국을 통해 평양에 보낸 후 ‘부품 완제품’을 한국으로 다시 가져와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었다. 요컨대 김정은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되는 대성무역의 생산품을, 국내 최대 전자제품 업체인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것이다.
 
조선대성무역총회사 소속 대성공장

 
  북의 혁명자금 조성에 관여했던 탈북자들은 제1~10무역회사→ 조선대성무역총회사→ 대성총국→ 대성은행→ 당 39호실 순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증언한다. 주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던 대성공장의 구조를 알 수 있는 북한 측 문건을 입수했다.
 
  우선 대성공장 노동자들의 교육자료로 이용되는 《전자선가공에 필요한 설비의 종류와 사용방법》 강의자료가 있다. 해당 자료 겉표지에서 특히 눈에 띄는 내용은 문건 생산 부서 명칭이다. ‘대성총국 12월2일대성공장 기술준비실’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해당 명칭으로 볼 때 대성공장은 대성총국의 예하 소속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12월 2일이라는 날짜가 인상적인데,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 등이 공장을 방문하면 방문일을 명칭 앞에 붙여서 기념한다. 자료 내용은 임가공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이렇다.
 
  〈제목: 전자선가공에 리용되는 설비들의 종류와 그 조종방법에 대하여
 
  우리 공장 전자선가공에서 사용하는 전선 절단기 설비들로서는 CASTING300, TR30, 오림바, 사심절단기, TR221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CASTING300과 TR221조종방법에 대하여 보자.
 
  1. C300
 
  우선 C300에서는 100V의 전원과 50~60Hz 공업주파수를 리용한다. 작업하기 전에 설비들을 수평이 보장되는 작업장에 놓으며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중략) 전원을 넣은 다음 가공지도서의 요3대로 조종건을 리용하여 명상표시장치에 입력한 다음 칼 값을 조종한 다음 절단한다.(하략)〉
 
  대성공장의 공장 조직도 역시 입수했다. 구체적으로 ‘대성12월12일 공장’ 조직도이다. 조직도만으로 보면 상당히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립, 검사, 출하, 공정검사 등으로 구체적으로 나눠져 있었다.
 
대성공장 조직도.
 
  삼성 1차 협력업체 2005년 북한에 아웃소싱
 
  S전자는 2005년부터 북한에 가공을 위탁(아웃소싱)해 왔다. 해당 회사는 절연선, 케이블선, 가공절연코드, 전원공급장치, 전자부품(세탁기, 청소기)을 생산하고 있다. 공시된 기업정보를 보면 2010년 5·24조치 이전에는 적극적으로 북한에 가공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4월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그 이후 2005년 3월 평양에 생산을 위탁하기 시작했다. 2007년 7월에는 중국 현지공장의 물량을 평양으로 위탁하기 시작했다. 2008년 7월 삼성광주전자 세탁기 사업부와 거래를 시작하는 등 꾸준히 삼성 협력업체로 활동했다. S전자는 북한 평양에 위탁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으로 보아 2010년 5·24조치까지 스스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전자는 냉장고, 세탁기에 들어가는 전선을 만드는 회사이다. 관련 부품을 가져와 조립하는 일로 인건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북한을 선택한 데는 인건비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작년 12월까지 북한과 거래
 
북한 대성총국 대성공장 기술준비실이 근로자 교육을 위해 발간한 교육자료.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이 공장을 방문하면 해당 날짜를 기념해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다. 대성무역의 한 생산공장도 ‘대성총국 12월2일대성공장’으로 표기하고 있다.
  3월 말 좀 더 명확하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가장 확실하게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당사자로 지목된 S전자 대표를 만나는 것이다. 망설이는 S전자 이○○ 대표를 광주 송정역 주변 커피숍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북한 대성무역을 통해 한국에 물품을 수입하는 것이 사실인가요.
 
  “작년(2015년) 12월까지 거래했지만 이제는 끝났습니다. 인건비도 많이 들고 장마가 들면 오고 가고 하지 못해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작년 상반기부터 거래를 줄여 왔어요.”
 
  — 대성무역과의 거래를 중단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베트남에 공장을 열게 되어서 중국에서 옮길 계획이었어요. 작년 상반기부터 거래를 줄여 나갔습니다.”
 
  — 5·24조치 위반인 것은 알았나요.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김○○ 사장이 있어요. 그 사람이 북한 대성무역을 통해 임가공을 하겠다고 했어요. 하지 말라고는 할 수 없었어요. 우리가 중국 측에 맡긴 것이니까 뭐라고 할 수 없었어요.”
 
  — 대성무역이 북한 당39호실 소속이라는 것은 알았나요.
 
  “《월간조선》 보도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 북한과 거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가절감이 얼마나 힘든데요. 아시지 않습니까?”
 
  S전자가 2015년 12월까지 북한 대성무역과 거래한 것은 사실이었다. 최소한 북한에서 상품을 위탁 가공해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평양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중국 단둥항을 통해 한국 인천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삼성, “2차 협력업체가 임의로 북한산 받아”
 
북한 대성공장 내부에 쌓여 있는 부품 완제품들.
  S전자는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이다. 당연히 삼성의 입장이 궁금했다. 삼성전자는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알려왔다.
 
  “2010년 5월 24일 금수(禁輸)조치 이후 1차 협력업체 S전자는 북한산을 쓰지 않는다고 우리(삼성전자)에게 보고를 했어요. 그러나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S전자의 협력업체, 즉 삼성의 2차 협력업체인 중국 업체가 북한산 임가공을 임의로 받았어요. 이것으로 검찰조사를 받았어요. 검찰조사는 무혐의로 나왔어요. 2014년 10월 조사 이후, S전자가 중국 업체에 항의를 해서 2014년 10월 이후로는 북한산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입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대성무역의 북한산 물품을 사용했지만 모르고 사용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는 작년 2015년 12월까지 제품을 수입했다는 S전자 사장의 진술과는 차이가 있었다.
 
  《월간조선》 4월호는 대북사업가 A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5·24조치 위반 사실을 관계 기관에 알렸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알렸다. 당시 보도에서 통일부와 부산지방검찰청 등에서 “수사권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전했다.
 
 
  대북사업가 A씨의 민원으로 시작된 의혹
 
  2014년 8월 대북사업가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월간조선》 4월호에 실리지 않았던 민원 내용은 이렇다.
 
  〈1994년 우연한 계기로 2004년부터 북한 임가공사업을 삼성전자 협력업체 S전자와 ○○○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북한 평양에 있는 대성기업에서 임가공하여 삼성전자(광주)와 ○○ ○○○○(광주)에 납품하던 중 회사가 점차 확장해 나가자 S전자 대표 이○○은 저를 배임으로(누명을 씌워) 대표이사를 빼앗은 후 (중략) 대북 임가공 사업을 S전자의 이익으로 돌리면서 대북 임가공 사업을 확장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S전자는 천안함 피폭사건 이후 취해진 5·24조치 이후에 중국 단둥시에 있는 중국 공장을 통해 북한 평양에서 계속해서 임가공을 해 왔다. 이렇게 연간 수십만 불의 임가공비를 북한에 비밀리에 전달하면서도 한국 당국에는 마치 중국 공장에서 임가공한 것처럼 지금까지 속여 오고 있다. (중략)삼성전자 또한 협력업체 관리를 철저히 하였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대북사업가 A씨와 S전자 이○○ 대표는 경영권 분쟁으로 감정의 골이 깊다. A씨는 자신의 대북사업을 S전자가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민원을 제기했기에 S전자 측에 상당히 감정이 나쁠 것이다. 이 같은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서, A씨에게 삼성전자 관련 의혹에 대해 문의했다.
 
 
  A씨, “삼성이 몰랐으면, 품질관리 문제 인정하는 것”
 
  — 삼성 측은 북한산 물품 공급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말이 안 되는 것이죠. S전자가 평양 공장을 통해 들여오는 물량이 한 달에 40피트 컨테이너로 4개 분량입니다. 삼성이 모를 수 없어요.”
 
  — S전자가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모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삼성은 1차 협력업체의 경우 철저하게 실사(實査)를 해요. 이는 당연한 것이죠. 삼성전자는 1차 협력업체들이 가져온 부품들을 조립하는 것인데 어디서 만든 물건인지도 모르고 조립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만일 정말 몰랐다면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죠.”
 
  — 삼성 측은 검찰조사로 무혐의 종결됐다는 입장인데요.
 
  “통일부도 저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고, 근거자료가 없어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저의 주장을 믿지 않았어요. 검찰 역시 저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혐의 없어 종결됐다고 서류 하나 보내고 사건을 마무리지었어요. 수사기관에서 저를 한 번 불러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듯 대북사업가 A씨는 수사기관에 협조해 S전자의 5·24조치 위반 부분을 밝혀 내겠다는 입장이다.
 
 
  북한 위탁 가공업에 뛰어드는 이유
 
대성공장 생산 현장. 이곳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한다. 《월간조선》은 지난달 현장 사진 13장을 공개했다. 공장에는 한국산 원자재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북한에서 위탁 가공한 제품의 품질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굳이 여러 사업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북한과 거래를 계속하려고 하는 이유 역시 궁금했다. 대북사업가 A씨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 북한에서 위탁 가공한 제품의 품질은 어떤가요.
 
  “손재주가 뛰어나요. 군대처럼 일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번 시작하면 그만두는 일이 없으니 숙련된 노동자가 많아요.”
 
  — 운송에 어려움은 없나요.
 
  “제가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중국 공장이 필요한 것이죠. 중국에서 적당하게 재고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죠.”
 
  — 굳이 북한으로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기업 협력사는 매년 원가를 낮추라는 압박을 받아요. 가격을 낮추면 대기업 담당자의 실적이 올라가잖아요. 매년 계속 떨어지는 것이죠. 반면 처음에 시작할 때는 넉넉하게 주는 경향이 있어요. 이미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 돈이 안 되죠. 인건비 부담이 큰 사업은 북한에 보내는 것이죠.”
 
 
  대성무역 초기 투자는 조총련계
 
  A씨의 증언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조총련계 인사들이 대성무역의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기업들의 북한 교역은 점차 확대되었지만, 반대로 조총련 출신 사업가들은 일본의 금수조치로 북한과의 거래가 점차 줄어들었다.
 
  A씨는 자신이 북한 대성무역과 거래를 시작하게 된 배경으로 북한 조총련 출신과의 만남을 들었다. A씨에 따르면, 2000년대 초까지 북한 투자는 조총련 출신들이 주도했다. 대성무역의 기본설비 역시 조총련 출신 사업가들의 투자가 있어 가능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은 접촉한 북한 회사의 내용을 통일부에 보고해야 한다. 2004년 A씨가 통일부에 신고한 내용을 보면 요즈음 우리의 모습과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사 대표이사와 주주(모두 재외동포)들이 회사 설립 전부터 대북사업을 모색하던 중 주식회사 ○○○○의 대표 리○○을 만나게 되었는바, 리○○은 북한의 조선대성9무역회사의 와이어하네스 위탁가공 계약하에 각종 가공설비들을 투자하여 수년간 평양의 공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음. 리○○은 현재 평양의 공장에서 생산된 와이어하네스 제품을 일본의 전자제품 회사에 공급해 오고 있으며, 남한에서의 동 방식의 사업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04년 3월 말경 회사를 설립한 후 동사와의 협력관계 설정을 추진하게 되었음.〉
 
 
  5·24조치 뒷받침 부족
 
2000년대 초반 대성공장과 접촉을 시작한 한국업체가 통일부에 제출한 신고서류. 당시 기록을 보면 대성공장 초기 투자에 조총련계 자금이 유입된 것을 알 수 있다.
  기자는 최근 북한산 물품 우회수입 범죄를 담당하는 수사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5·24조치 위반하면 어떤 법으로 처벌받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부분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아마도 관세법,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법률 적용이 가능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설령 적용할 법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혐의를 입증할 방법 또한 마땅치 않다. 취재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5·24조치를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중국 업체를 통해 원신지를 중국으로 변경할 경우 이를 적발하는 것은 어렵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24조치 이후 이를 뒷받침할 후속 입법이 있었으면 좀 더 실효성이 있었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2013년 하반기 이후 단속 실적 0
 
  2010년 5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5·24조치는 ▲남북간 일반교역 및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반입 금지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금지 ▲대북 신규투자 불허 및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확대 금지 ▲우리 국민의 방북 금지 등 포괄적인 대북 제재 조치 등을 포함하고 있으나, 이러한 조치를 위반했을 경우 처해지는 처벌은 구체적으로 담고 있지 않다. 바로 이 부분이 5·24조치의 한계일 수 있다. 막상 위반했을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는지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일어난 일을 증명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제3국을 통해 국내로 위장 반입되는 북한산 물품을 단속하고 있으나, 2013년 하반기 이후 단속 성과가 전혀 없다. 처벌 건수는 2011년 8건(44억원), 2012년 6건(41억원), 2013년 2건(28억원)으로 확연히 감소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줄어들고 있지만, 실제로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원산지 증명서가 중국 등으로 허위로 발급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정부는 올해 3월부터 5·24 이후 연 2회 개최하던 합동 점검회의를 연4회로 확대해 분기별로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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