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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이뤄질까

글 : 손기웅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한국DMZ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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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성사되기 위해선 남북한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 남북관계 해빙무드 계속되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도 가시권
⊙ 경색된 남북관계의 우회로는 ‘DMZ’… 철원 남북 접경지역에 신남북산업단지 조성도 가능

孫基雄
⊙ 56세. 영남대 경제학과 졸. 연세대대학원 정치학 석사, 베를린자유대 정치학 박사.
⊙ 통일연구원 기조실장, 베를린자유대 객원교수 역임.
⊙ 저서: 《환경군국주의, 사회적 군국주의와 생태적 군국주의》 《북한 50년(공저)》《국제정치제도와
    한반도(공저)》 《통일독일의 군 통합 사례연구》 《비무장지대 내 유엔환경기구 유치방안》 외 다수.
⊙ 現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DMZ학회장, 코리아DMZ협의회 공동대표 겸 사무처장.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에 따라 박근혜(朴槿惠) 정부 내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았던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고 있다. 남북이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로 합의하면서 8·25 합의사항 이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나 박 대통령이 공약한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도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DMZ는 6·25전쟁 기간 남과 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여 초토화된 지역이다. 이후 60여 년간 인간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인위적으로 훼손되었던 생태계는 현재 스스로 회복해 다양한 특성을 지닌 생태계로 변화했다. 전쟁 이후 남북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요구로 부분적으로 손상된 부분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DMZ는 희귀 동식물과 어류가 서식하고 조류가 도래하는, 수질과 대기, 토지의 오염이 없는 ‘청정지역’인 것이다.
 
  한편으로 DMZ는 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교류협력의 피할 수 없는 접점(接點)이자 통로(通路)다. DMZ는 남북한의 정치·군사적 이해가 첨예하게 마주치는 곳일 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나아가 환경 등 쌍방의 모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이다. 그동안 남북은 군사적 대치로 인해 서로간 DMZ를 활용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다만 철도·도로 연결 시 제한적인 협력이 이뤄졌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위한 통과지로서 활용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한이 DMZ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데 합의한다는 사실, 남과 북의 인력과 물자가 DMZ 내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상황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서로가 포괄적 측면에서 협력관계를 형성해, 남북관계를 평화공존의 단계로 전이시키는 결정적인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 9월 9일 정부는 내년 정부의 통일 예산을 전년 대비 1.6% 오른 1조4697억 원으로 책정하면서, 경원선 복원 1단계 공사에 1291억 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에 324억 원을 배정하는 등 DMZ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DMZ 내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총길이 248km의 DMZ에 군사분계선이 가운데를 지나도록 하는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통일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지난 2월 24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기본 구상’을 발표하고 생태평화공원을 생태(Eco)·평화(Peace)·기억(Memorial) 등을 기본 개념으로 삼아 새로운 유형의 복합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공원을 남북한 주민과 국제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공원 내 연구시설 등을 마련해 공원 기능과 함께 남북한 협력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오랜 기간 폐쇄됐던 DMZ가 생태적 상징성이 큰 만큼, 고유의 생태적 가치를 구현해 남북한 생태 협력과 동북아 생태 협력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 DMZ 내부에 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접지역으로 평화생태관광 벨트를 확장해 남북한 긴장 완화와 배후지역의 개발을 모색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평화공원벨트의 거점으로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파주시 장단면 동장리, 태풍전망대, 백마고지, 고성군 현내면(통일전망대) 등을 지정했다.
 
  그간 정부는 DMZ 내 생태평화공원 추진을 국정과제로 삼고 다각도로 준비해 왔다. 통일부는 지난해 12월 공원 조성을 위해 강원 고성군과 철원군, 경기 파주시 등 후보지 3곳의 현지실사를 마쳤다. 이 중 철원군은 국토 중심축에 위치한데다 비무장지대 248km 중 약 30%(70.2km)를 차지하고 있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DMZ 생태평화공원 조성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2013년 5월 미국 의회 연설에 이어 지난해 9월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조국의 끊어진 허리를 다시 잇고, 남북 사이의 평화와 생명의 통로를 만드는 의미 깊은 일”이라며 공원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국제사회에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한때 치열하게 싸웠던 국가와 국민들은 물론,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세계인이 화합하고 교류하는 무대를 DMZ 내에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인간에 의해 초토화되었으나 자연 스스로의 치유력으로 회복하여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게 된 이 지역을 이제 인간과 자연환경이 함께 공존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뚫는 動力?
 
2014년 9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 유엔본부 총회의장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의 공식적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상정하는 ‘남북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의 도정에서 ‘남북화해협력’의 핵심은 상호 신뢰를 회복하여 서로가 도움이 되는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우리 정부는 DMZ 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을 통해 DMZ를 전쟁을 도발하는 장소가 아니라 전쟁을 고발하고 반성하는 장소, 남북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장소가 아니라 화해하고 협력하여 하나가 되는 장소, 국제적 대결의 장소가 아니라 국제적 화해와 협력의 지역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고착 상태에 빠지면서 DMZ 생태평화공원 조성은 착수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 비난하면서 10·4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이행을 촉구하는 등 우리 측이 제안한 DMZ 세계평화공원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평화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다. 대립과 갈등의 공간인 DMZ를 신뢰와 협력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결단의 표명인 것이다. 하지만 남북 간 평화적 이용에 대한 합의 없이는 어떠한 남북 간 약속과 협력사업도 정치·군사적 상황의 전개에 따라 하루아침에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될 수 있다. 그 상징적 예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뚫는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이명박(李明博) 정부는 5·24조치를 단행했고, 이후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에 대해 북한은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대응하는 등 양측 간 첨예한 평행선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막다른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면, 그 우회로는 ‘DMZ’일 수 있다. ‘남북이 비록 해상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태에 관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남북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위해 쌍방의 모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접점이자 대결선인 DMZ 내의 일부 제한된 지역을 비무장 평화지대화하고 이곳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하였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한다면, 쌍방이 대립 속에서도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의 활성화와 금강산 관광의 정상화는 물론, DMZ·접경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경협모델(예를 들어 철원 남북 양측 접경지역에 걸쳐 운영되는 신남북산업단지의 조성과 경원선 연결), 그리고 북한 인프라 건설에 대한 투자 등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의 가장 큰 화두는 북핵문제의 해결이다. 하지만 북핵문제 해결은 장기적인 과정을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남북한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실천적인 전략으로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물론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DMZ를 활용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가장 최상의 방안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248km에 달하는 DMZ 내에 남북이 합의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면적을, 남북이 합의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남북과 국제사회가 함께 동의하고 지지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으로 인간과 자연환경이 함께 공존하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자는 점에서 다른 DMZ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구상에 비해 훨씬 더 실현 가능한 구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제한적 평화지대론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은 ‘제한적 평화지대론’에 입각한다. 비무장화되어 평화지대로서 역할을 해야 할 DMZ가 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MZ 내에 제한된 일부 지역을 합의에 의해 평화지대화하여 그곳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함으로써 깨어진 평화를 부분적으로 회복하고, 평화지대를 중·장기적으로 확대하여 한반도 전역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것이다.
 
  ‘평화지대’란 국가 간에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을 방지하고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인위적으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접경지역 등에 설치한 특정지역을 의미한다. 즉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있는 국가 간에 접경지역 혹은 특정지역에 평화를 회복, 유지, 확대하기 위해 설정한 지역을 말한다. 분쟁 가능성이 있는 국가 간에 평화지대를 건설하여 평화의 기본 거점을 만들고, 이 거점을 토대로 평화를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
 
  한편 평화체제란 전쟁 가능성이 있는 국가 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에 근거하여 갈등과 분쟁의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봉쇄하여 평화를 구축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즉 평화체제는 국가 간에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전쟁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상호불신과 군비경쟁으로 초래된 적대관계를 청산하며, 평화를 회복·유지·구축하기 위해 국가 간에 합의·협력하는 절차·규범·규칙 그리고 그것을 관할하는 기구 등을 의미한다.
 
  평화체제의 구축이 전면적인 평화지대의 설정이라면, 일반적인 평화지대는 부분적·제한적 평화를 보장하며, 평화체제의 구축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설정한 지역이다. 이와 같이 평화지대의 단계적 연결 또는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
 
  남북한의 경우, DMZ가 평화지대가 되어야 하나 실제로는 중무장화되고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랫동안 정치·군사적 대결로 인해 부분적인 평화조차 보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DMZ 내 제한적인 지역을 대상으로 평화지대를 건설하는 것은 평화를 실질적으로 구축,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다.
 
  그러므로 남북한 사이에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평화지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이 바로 그 예로서 DMZ 내의 일부 제한된 지역을 실제적인 평화지대로 전환하여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DMZ 전역의 평화지대화,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진전시켜 나가려는 것이다.
 
 
  남북 서로 이득이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성공
 
남북이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한 지난 9월 8일 오후, 강원도 철원 노동당 청사를 이산가족들이 관람하고 있다. 올해 3회째인 희망풍차 해피트레인 행사는 이산가족들이 평화열차 DMZ 트레인을 타고 철원 백마고지역까지 이동, 노동당사와 전망대 등 DMZ 분단현장을 탐방하며 향수를 달래는 행사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남북한이 DMZ에 정치, 군사, 경제, 문화, 환경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고려하여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이 이러한 쌍방의 이해에 부응함을 보여줄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설득해야 한다.
 
  먼저 정치적 측면에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쌍방의 체제나 당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평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오히려 쌍방이 체제나 당국의 정치력과 외교력을 대내외적으로 선전·고양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군사적 측면으로 DMZ 내 극히 제한된 지역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현재 쌍방의 군사적 상황을 자국에 불리하게 재편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경제적 측면으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한 방문객의 증가,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쌍방 DMZ 인근 접경지역의 역사·문화·생태관광의 실시, 한반도의 대외 신인도 제고 등을 통해 쌍방이 경제적 이득을 획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이를 통해 획득된 신뢰를 바탕으로 쌍방이 경제 이득의 확대를 위해 더 큰 경협을 전개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넷째, 문화적 측면으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통해 DMZ 내 산재한 문화유적·유물을 보존·관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됨을 보여주어야 한다. 다섯째, 환경생태적 측면으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함은 물론, DMZ 생태계 보호를 위한 디딤돌로 활용함으로써 지난 60여 년간 조성된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됨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치, 군사, 경제, 문화, 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는 물론 북한에도 이득이 될 수 있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인식시켜야 북한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에도 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DMZ는 좁게는 정전협정 서명국인 미국과 중국, 넓게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관심지역이다. 따라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이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도록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설득해야 한다. 역시 정치, 군사, 경제, 문화, 환경적 측면에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이 국제사회의 이해에 부응함을 설득할 수 있을 때 이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지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의 실천을 위한 동력으로, 그 지속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남북 간 화합과 신뢰협력은 물론,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공동번영, 국제적 우호와 선린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적극 설득하고 홍보해야 한다.
 
 
  북한의 반응에 一喜一悲하지 말아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은 남북한과 국제사회가 협력하여 조성하는 사업으로서 분단 이후 전쟁과 대결의 남북관계를 종식하고 새로운 평화시대를 열어나가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려는 지역이 아직도 군사적 대치가 첨예한 DMZ 내부라고 하는 점, 사업의 성사를 위해서는 남북한은 물론이고 전쟁 참가국 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 결정적으로는 북한의 적극적 호응 여부가 사업 성사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다양한 변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속에서 정책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의 시작에서부터 운영과 관리의 전 과정에서 남북한의 역량이 함께 투입되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평화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그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 민족문화의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상생의 시대를 개막하는 기념비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남북한의 역량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최대한으로 결집하여 조성해 나가야 한다.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는 인류 역사가 주는 교훈에 입각하여, 암울하게만 보이는 현 남북관계에서 창의성과 용기, 그리고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당장에 북한이 이 제안에 화답하지 않는다고 평화공원 제안을 접거나 비판하기보다, 남북이 DMZ를 평화적으로 만들고 이용하는 데 합의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남북 간의 약속과 교류협력도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체험을 되새기며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여야, 보수·진보, 남녀노소 우리 국민 모두가 DMZ에 물꼬를 트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DMZ·접경지역 어느 지역의 주민이라도 DMZ 어느 지역에서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염원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북한의 호응과 국제사회의 지지로 실현된다면, 그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전 DMZ·접경지역에, 전 국토에 미치지 않을 곳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한반도 평화 정착,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와 지구촌의 평화 번영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음을 인식하고, 국가 성장과 통일 준비와 촉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논의를 시작해 보자.
 
 
  “나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의 시민”
 
2015년 7월 20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 임진각 일대에서 ‘Peace Korea DMZ 자전거 평화 대행진’이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재외동포 청소년과 국내 청소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한데 어우러져 DMZ 일대를 달리고 있다.
  DMZ가 태어난 지 62년이 지났다. 6·25전쟁 당시 수많은 선열이 자유와 민주주의, 통일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 그분들은 분단선의 변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그분들의 덕택에 오늘의 행복을 누리는 우리는, 지난 60여 년간 그 분단선을 있는 그대로, 변화될 수 없는 견고한 현실로만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선열들의 의지와 희망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분단선은 변화되어야만 한다.
 
  DMZ·접경지역에 서서 ‘여기가 최북단지역, 북방 한계지역이구나’라고 생각한다면 남한(South Korea)의 주민이다. ‘여기가 우리 국토의 중심, 동북아의 중심지역이구나’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의 국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가 우리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그 헌법을 준수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국가 성장과 통일에 이르는 길에 분단의 벽은 반드시 변화되어야 한다. DMZ가 온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 도발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정상회담과 각종 교류협력이 과연 어떠한 깊이 있는 의미를 가졌으며,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상호 ‘신뢰’한다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외부로부터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국가안보의 기본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군사적 안보는 국가안보에서 변함없는 상수(常數)로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통일을 이룩해야만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남한의 안보만을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현실을 직시하여 남한의 안보를 확실히 지키는 동시에,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동시에 설계하고 실천해야만 할 과제가 우리에게는 숙명으로 주어져 있다. 이를 위해서 분단선과 DMZ는 변화되어야 한다.
 
  1963년 6월 26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서베를린의 쇠네베르크 시청 발코니에서 “2000년 전 가장 큰 자랑거리는 ‘나는 로마시민입니다(Civis Romanus sum)’였으나, 오늘날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Ich bin ein Berliner)’이다”라고 연설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이 문을 여는 날, “2000여 년 전에는 ‘나는 로마 시민입니다’가, 50여 년 전에는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가 가장 자랑스러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시민입니다’라는 말입니다”라고 말할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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