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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느 호주인의 호소

글 : 류오상  월간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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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30일, 아산정책연구소에서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기자간담회를 위해 잠시 시간을 낸 것이다. 아침 비행기로 서울에 도착한 그는 다음 날까지 쉴 틈이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바로 간담회에 도착해서인지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인권 얘기가 나오자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그와 대면한 것은 처음이지만 이메일로 자주 연락해 온 사이라 어색함은 없었다. 지난 3월,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에도 그는 종종 북한인권 소식을 보내 왔다. 이메일 말미에는 항상 북한인권 관련 기사를 써 줘 감사하다는 인사가 포함됐다. 인터뷰 당시에도 한국 기자로는 처음 인터뷰 요청을 해 왔다며 기뻐했다. 그때부터 인연이 지속돼 이번 서울 방문 소식도 먼저 알려 왔다.
 
  조사결과와 후속조치 보고를 마치고 바로 간담회가 시작됐다. 간담회 1부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의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자는 “경제제재가 북한의 정권교체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고 질문했다. 열띤 토론이 10여 분간 이어졌다. 《AFP통신》의 기자 또한 “기존의 인권단체가 조사한 것과 다르지 않다” “장성택 처형과 핵무기 등 최근 내용은 전혀 없다” “북한은 1989년에 이미 대량학살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 등 공격적인 질문을 이어 갔다. 한국 기자들이 회의장에 들어온 것은 1부가 끝나고 외신기자들이 모두 나간 뒤였다.
 
  그가 요즘 한국 사람만 만나면 강조하는 것이 있다. 보고서의 요약본만이라도 읽어 보라는 것이다. 유엔의 북한인권보고서는 아직 한글로 완역되지 않았다. 30페이지 남짓한 요약본은 한국어로 번역됐지만 374페이지의 원본은 아직도 번역 중이다. 사실 유엔의 번역도 커비 위원장이 요청해 이례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북한인권에 관심이 없는 것은 보고서가 영문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할 만큼 한국인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한국 기자들과 인사를 하면서도 그는 “한국인만큼은 꼭 이 보고서를 읽어 봤으면 좋겠다. 많이 알려달라”고 연신 부탁했다. 한국인보다 더 북한인권 문제를 간절히 호소하는 호주인, 그의 열정이 느껴지는 것과 반비례하는 우리의 관심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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