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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북한 무인기 작년 초부터 목격했다” 병사들 증언 잇따라

“무인기 침투 여러번 보고했으나 묵살당했다”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johhlee@chosun.com

글 : 류오상  월간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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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부대 일일보고에 ‘무인기’ 자주 언급”
⊙ 당직사령 무인기 침투 보고 무시
⊙ 논도 없는데 ‘농약살포기’로 허위 보고하기도
⊙ 중국 배터리 제조사, “홍콩을 통해 북한에 수출했다”
지난 4월 4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파주와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진 의원은 이날 북한이 공개한 무인 타격기 훈련 영상을 보여주며 질의했다.
  “‘무인기(無人機)’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3월 말부터 ‘북한 소형 무인기’ 사건으로 북의 기습적인 침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초 기자는 국방부 소속 간부 A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무인기 관련 실무 담당자인 그는 “사실 북한 무인기는 장난감 수준에 불과하다”며 “카메라를 빼면 고작 2kg밖에 물건을 실을 수 없어 (위협적인)폭탄을 운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제가 확실한데, 그 이유는 활주로를 통해 이륙시키는 방식이 아닌 레일(rail)을 통해 띄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며 “민간인은 레일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글로 엔진을 사용했는데, 싼 대신 기름을 많이 먹는 엔진으로 3L들이 기름통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북에서 우리 쪽으로 보낼 목적으로 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씨의 설명대로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 중 2대는 레일 이륙 방식이었다. A씨는 제보를 하면서,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이미 관련 보고가 끊임없이 올라갔다는 내용이었다. 의혹을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
 
  북한 무인기 사건으로 괴담이 난무하고 국론이 분열되는 듯한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4월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에서 날아온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북한 무인기라며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언젠가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 무인기가 아니라는 근거로 ▲파주 무인기 리튬 이온 배터리 뒷면에 쓰인 ‘기용날자. 2013.06.25.’ 등의 문자가 ‘아래아한글 서체’라며 북한은 보통 ‘광명납작체’를 쓰고 ▲배터리 뒷면에 ‘주체 몇년’ 등 연호 등이 보이지 않으며 ▲북한 무인기라면 270km를 날아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5kg 연료가 필요한데, 12kg 무인기가 5kg의 연료를 실으면 뜰 수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4월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에서 날아온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모습. TV조선 뉴스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4월 1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에서도 인터넷 등에서 다운받아 우리의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으며, 과거 북한 학생이 아래아한글을 쓰는 모습이 북한 영상에 나오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또 국방부에서는 “과거 북한 침투 사례에 주체 연호를 쓰지 않은 사례가 있어 영문 표시가 이상하지 않다”며 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과거 충남대 전기공학과 무인항공기팀이 제작한 무인기가 4시간35분 450여km를 날아 독도 왕복 비행을 실시했는데, 무게 11.2kg에 연료통이 8L에 달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 의원 주장대로 북한 무인기의 연료를 가득 채울 경우 연료는 3.4L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복합적인 증거를 통해 정 의원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무인기 사건으로 국론까지 분열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사건이 불거질 때까지 국방부 등이 무인기 위협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해 왔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A씨의 제보를 실마리로 ‘북한의 무인기 침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이미 관련 보고가 끊임없이 올라갔다’는 의혹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다. 사실 북한의 무인기 침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정보부대, 전방부대 등 무인기 관련 사건을 직접 접했던 병사들과 다각적으로 접촉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과거 사례를 증언했다. 본인들의 요청으로 익명 처리했다.
 
 
  “일일보고에 무인기 자주 언급”
 
2013년 6월 16일 김정은이 항공구락부 모형비행기 조종 시범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최근 군 정보기관에서 전역한 병사는 “2013년(초)에 일일보고에 무인기 관련 내용이 상당히 많았다”며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그의 증언 내용은 이러했다.
 
  —복무한 부대에 대해 알려주세요.
 
  “군 정보부대(구체적인 부대명과 근무 지역까지 밝혔으나 비공개)에서 근무했습니다.”
 
  —‘무인기’ 관련 정보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나요.
 
  “매일 일선부대에서 ‘일일보고’를 본부로 보냅니다. 일일보고를 종합해서 상급부대로 보내는 형식이죠. 2013년 일일보고에서 ‘무인기’란 단어가 자주 언급되었어요.”
 
  —‘무인기’ 관측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나요.
 
  “매일 전국 부대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모두 상급부대로 전달할 수는 없어요. 일선부대에서 무인기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지역에 상주하는 ○○○팀이 있어 해당 신고를 확인한 후에 윗선에 보고하는 형식입니다. 해당 조사팀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무인기 사례는 보고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여요.”
 
  —무인기 관련 보고가 올라오면 어떻게 하나요.
 
  “보고가 올라온다고 하더라도, 무인기와 관련한 보고는 본부 내의 ○○○○단을 거쳐야 돼요. ○○○○단이 무인기 관련 보고를 한 적은 없어요. 딱 한 번 미군 표적기 신고를 받았다고 보고를 한 적이 있죠.”
 
  군 정보부대뿐이 아니었다. 전방부대 병사들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이었다. 경기도 파주시 근처에서 근무했던 병사의 증언은 이렇다.
 
  —어떤 부대에서 근무했나요.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 ○○부대에서 근무했어요.”
 
  -무인기를 발견한 적이 있나요.
 
  “2013년 10월 갑자기 전방부대에서 전화가 왔어요. 한탄강 쪽에서 소형 비행체가 접근하고 있으니 확인해 보라는 내용이었어요. 보통 전방 쪽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면 저희에게 연락을 해요. 그러면 부대원 모두가 연병장에 나가서 이상 물체를 확인하죠.”
 
  —이상 물체가 공중으로 내려오는 사례가 많은가요.
 
  “한탄강 주변은 원래 유원지라 연등 날리기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비행물체가 왔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특히 그날은 휴일이라 더욱 그랬어요. 또 북에서 대남선전물이 풍선에 달려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날도 북에서 ‘삐라’를 보냈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무인기를 목격했나요.
 
  “분명히 비행물체가 엔진소리를 내면서 빠르게 부대 위를 지나갔어요. 당시 부대에 남았던 간부 역시 비행물체를 목격했다고 말했어요.”
 
 
  당직사령 보고 무시
 
2013년 10월 4일 강원도 삼척 청옥산에서 약초 채취업을 하는 이모(53)씨가 발견했을 당시 촬영한 북한 무인기 모습. 국방부 제공.
  사실관계를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해당 병사와 함께 근무했던 병사를 찾아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인기를 목격한 적이 있나요.
 
  “동계(冬季) 전투복을 입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로 10월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세요.
 
  “워낙 삐라 관련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사실 신경을 쓰지 않아요. 한탄강 유역에서 가끔 모형비행기(RC)를 날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처음에는 RC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저희 부대는 유원지에서 2km 떨어진 산등성이에 있어서 RC가 지나갈 수 없어요. 그런 적도 없고요. 그런데 10월경 부대 위로 비행체가 지나갔어요. 분명히 기억합니다.”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발견 즉시 당직사관에게 보고했어요. 보고를 받은 당직사관이 당직사령에게 전화를 걸었고요.”
 
  —담당 당직사령은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그게 뭔데’라고 되물으면서 그냥 전화를 끊었어요. 2013년에 그런 적이 몇 번 있어요.”
 
 
  논도 없는데 ‘농약살포기’로 보고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비슷한 시기에 동두천 근교에서 근무했던 병사의 증언이다.
 
  —근무한 부대에 대해 알려주세요.
 
  “○군단 ○○사단 ○○여단에 근무했어요. 경기도 동두천과 연천군 근처에 있어요.”
 
  —무인기를 발견한 경험이 있나요.
 
  “2013년 8월경, 저녁에 상급부대인 여단본부에서 ‘삐라’가 날리고 있으니 확인해서 떨어지면 주워 오라는 전화가 왔어요. 초저녁이라 전 병력이 하늘을 확인했으나 어두운 상태에서 물체를 확인하기 쉽지 않았어요. 삐라는 풍선 형태로 바람을 타고 움직이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못해요. 강을 따라 검은 물체가 모터 소리를 내면서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병사들이 목격했어요.
 
  —무인기라고 어떻게 확신하나요.
 
  “속도와 소리로 봤을 때 삐라는 확실히 아니었어요. 부대 위로 미군 헬리콥터나 비행기가 자주 날아가기 때문에 상급부대에서는 미확인(未確認) 비행물체가 지나가면 일반적으로 미군에 연락해 비행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해요. 워낙 비행기나 헬리콥터가 자주 지나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충돌을 우려해 미군도 사전에 신고를 하고 비행을 해요. 그날은 미군이 비행 사실이 없다고 회신을 해서 해당 지역에 비상이 걸렸던 것이죠.”
 
  —무인기를 확인하고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전방 부대에서 우리 부대 쪽으로 지나쳤다는 전화를 받고 우리 부대 또한 비행체가 지나간 방향을 상급부대에 보고하고 상황을 마무리했어요. 후방부대도 비행체를 목격했지만 농약살포기 같다고 보고했어요. 보고를 받은 당시 사단 당직장교가 ‘논도 없는 지역에서 밤에 그렇게 멀리 날아가는 농약살포기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지만,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상황을 해제하고 그대로 끝났어요. 평소에도 오인 신고가 많기 때문에 오인 신고로 처리해 다음 날 아침 회의 때도 별다른 얘기가 없었어요.”
 
  —무인기 등을 발견하면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되나요.
 
  “상급부대에 보고하고 정보사, 기무사 등에도 대공 의심 사항을 보고하게 되어 있어요. 저희는 꾸준히 보고를 해 왔어요. 군 복무 도중 수도 없이 보고를 했지만 특별한 지시가 내려온 적은 없어요.”
 
  국방부는 4월 8일 육군 모 군단에서 운용중인 국산 무인정찰기 ‘송골매’와 중소업체가 제작한 소형 무인정찰기 ‘리모아이’를 공개했다. 과연 우리 군은 어느 정도 북한을 정찰하고 있을까.
 
  군 간부 A씨는 “우리 군(軍) 역시 북한 무인기 사건 전에 보통 위로(북한으로) 무인기를 한 달에 ○회(군사보안을 고려 비공개) 날려 보냈고, 이번 주에만 ○○회를 날려 보냈다”고 공개했다. 또 그는 “언론에서 군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예를 들어, 주요 초소에는 ‘항공기 식별표’가 있는데, 거기에는 무인기 역시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군의 초병(哨兵)은 주야(晝夜)로 경계근무를 하면서 북한에서 내려오는 무인기를 감시하고 있다.
 
  식별표란 하늘에 떠 있는 물체를 식별하기 위한, 지상에서 공중에 떠 있는 물체를 볼 때 보이는 모양을 시각화한 표시로 알려졌다. 군 간부 A씨에 따르면 병사들의 주장과 같이, 북한 무인기가 우리 측에 넘어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경계부대는 꾸준히 이런 사실을 국방부, 정보사, 기무사 등 상부에 보고해 왔다.
 
 
  “군은 북한 침투 방어 항상 실패”
 
  4월 초 국가안보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던 B씨를 서울시 광화문 인근에서 만났다. B씨는 시종일관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와 군 정보 당국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미군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아시아에서 발발한 전쟁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며 “무인기 사태는 지나치게 미군 첨단무기에 의존하다 허를 찔린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군(軍)이 북한의 침투를 막았던 적이 없었다”며 “강릉 잠수함 사건은 택시 기사가 신고하고, 이번에 무인기도 민간인이 먼저 발견했어요”라고 말했다. B씨에게 무인기 사건에 대해 물었다.
 
  —북한이 무인기를 보낸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전투정찰’을 한 것이죠. 과거 북한은 러시아에서 위성사진을 사 왔어요. 요즈음은 그것을 못하는 것이죠. 군사 첩보라는 것이 수시로 변하는 것이에요. 전쟁이 벌어졌을 때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한 것이죠. 이번에 무인기를 보낼 때 서해상에서 북한이 포사격을 했잖아요. 그에 대한 우리 측의 대응을 정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포를 쏘면서 정찰을 한 것이죠. 북은 내일 전쟁이 나도 타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죠.”
 
  —북한 무인기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조잡하다, 아마추어 수준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이런 어설픈 무인기를 찾아내지 못한 국군이 더욱 문제라고 생각해요. 원래 공산권에서 생산한 무기는 보기에는 보잘것없어도 성능과 수명은 좋아요. 수리하기도 쉽고요. 과거 북한 잠수함이 침투했을 때도 바위, 고기그물에 좌초(坐礁)되어서 발견됐죠. 이번에도 북의 실수로 연료가 떨어져서 우리가 발견하게 된 거예요.
 
  북한을 자꾸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무기 가운데 과연 실제로 사용해 본 것이 몇 개나 되나요. 북한이 어설퍼 보여도 나름 착상이 기발한 면이 있어요. 과거 북한이 소형잠수함 기술을 60만 달러 주고 유고에서 사 왔어요. 2~3명이 침투하는 잠수함이었는데 기술을 개발해서 베트남에까지 수출했어요. 북한 공군 비행장을 보면, 목재 트럭을 개조해서 로켓 견인차로 사용하는데 돈도 적게 쓰면서, 기발한 면이 있어요. 잔재주가 많아요.”
 
 
  북한 저렴한 순항 시스템 개발
 
  —북한이 무인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사일 순항시스템을 싸게 개발하는 것이죠. 김정은이 날개 동체를 키우려고 하잖아요. 우리 군이 지대공, 지대지 시스템을 갖추려고 얼마나 돈을 쓰나요. 북한은 저렴하게 이를 갖추려 하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북한은 우리의 약점을 잘 아는 것 같아요. 첨단무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약점을 파고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북한에는 사이클, 기마 부대가 있어요. 우습게 보이지만 전자(電子)장비 기능이 멈췄을 때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오히려 위력적일 수 있어요.”
 
  —국군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요.
 
  “미군 무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문제예요. 미군은 과거 아시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어요. 미군 무기는 주로 중동에서 사용하려고 개발되었어요. 과연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해요. 이번에 이스라엘에서 무인기용 레이더를 수입한다는데, 과연 한반도 지형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검증도 안 하고 들여오면 어쩌자는 것인지 답답합니다.”
 
  —북에서 무인기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북한 나름 자기 분야에서 정찰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충성경쟁을 한다고 볼 수도 있고요. 김정은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국군 부대 이동상황 등을 사진과 함께 보고하면 좋아할 것 아닌가요. 김정은 내부 보고용 정보가 필요해서 보냈다고 생각됩니다.”
 
 
  국방부, 북한 소행으로 추정
 
4월 11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김종성 UAD 체계개발단장이 북 추정 무인기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무인기에 탑재된 부품과 카메라 제원 등을 설명하고 있다.
  4월 11일 국방부 중앙합동조사단은 소형 무인기가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근거를 발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촬영된 사진 판독 결과, 파주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1번 국도상 북→남→북 방향으로, 백령도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소청도→대청도 방향으로 다수의 군사시설이 포함된 상공을 이동해 촬영했고 ▲연료통 크기와 엔진 배기량, 촬영된 사진을 감안 시 항송거리가 최저 180여km에서 최고 300여km 정도이며 당시 기상조건과 왕복거리 등을 고려해 볼 때 중국·일본 등 주변국에서 발진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무인기의 위장도색 색상과 패턴이 북한의 2012년 김일성 생일 사열식 방송과 2013년 김정은의 1501 군부대 방문 보도사진에서 공개되었던 것과 매우 유사하며 ▲국내 민간에서 운용하고 있는 소형 무인기나, 우리 군이 도입·운영 중인 UAV 형태와는 전혀 다르고, 제작방식·제원·도색·세부 운영체제 등도 다른 형태이며 ▲지문감식 결과 발견된 무인기에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지문이 각각 6점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들어 해당 무인기가 북한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했다.
 
  3월 24일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 들판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꼬리날개 없는 ‘가오리형’으로 길이 1.43m/폭 1.92m/무게 15kg으로 2기통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3월 31일 백령도 동쪽 용기포항 부근에서 발견된 추락 무인기는 프로펠러 소형 비행기 모양으로 후방날개는 V자형이었다. 유리섬유 적층구조로 길이 1.83m/폭 2.46m/무게 12.7kg으로 4기통 가솔린엔진이 달려 있었다.
 
  2013년 10월 4일에(신고 시점 2014년 4월 3일) 강원 삼척시 하장면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가오리형으로 길이 1.22m/폭 1.93m/무게 15kg으로 2기통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만들어졌다.
 
 
  무인기 삼성메모리칩 사용
 
   4월 11일 국방부 중앙합동조사단은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최근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 항공기 3대는 북한 무인기로 추정했다. 확실하게 발표하지 않은 이유는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해 북한이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를 찾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 무인기 3대에선 삼성메모리칩(4메가 D램) 등 한국산 부품을 비롯, 미국·일본·중국·체코·스위스 등 6개국의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무인기에 국산 부품이 사용됐다는 것은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부품의 원산지는 다양했다. 주요 부품과 개발 국가는 <표>와 같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북한에 수출했다”
 
  파주에서 발견된 가오리형 무인기 리튬이온 배터리팩(pack)에는 ‘기용날자’, ‘기용중지날자’라는 북한식 표기가 선명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배터리 표면은 다음과 같다.
 
  S3-31109-003
  DC136003 기용날자 2013.06.25.
  12V/2.6 사용중지날자 2014.06.25.

 
무인기에 탑재된 배터리.
  육군 간부 A씨는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S3는 배터리 셀(Cell)이 3개라는 이야기로, 보통 삼성, LG, 산요에서 제조한 리튬이온 배터리 3개를 합쳤을 때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병렬(竝列)로 연결하는데, 이번과 같이 병렬로 3개를 연결하면 수명이 1년에 불과하다”며 “무인기가 휴전선 근처에서 남한을 한 바퀴 돌고 귀환하기 위해서는 출력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병렬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공장에서 ‘18650 리튬이온 배터리’를 병렬로 3개 연결한 모델을 31109 모델이라고 부른다”며 “003은 제조 공정에서 부여한 숫자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에는 ‘18650 리튬이온 배터리’를 병렬로 조립해 배터리팩으로 판매하는 중소업체가 많다. 이번에 발견된 배터리팩은 12V에, 2600mAh로 사용 가능 기간은 1년이었다. 해당 부품이 북한으로 흘러간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배터리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해당 배터리 제조사로 의심되는 중국 광둥성 선전의한 회사에 북한과의 거래 여부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이러했다.
 
  저희는 소비자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배터리팩(pack)을 생산합니다. 저희는 충전 리튬 배터리팩을 북한에 수출(exporting)했던 실적(professional experience)이 있습니다. 저희는 최상의 배터리 솔루션을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
  Shenzhen(선전) B○○ Technology Equipment Co.

 
  그렇다면 과연 배터리는 북한에 어떤 경로로 운반될까. 선전의 다른 배터리 공장에 북한으로 수송되는 방법을 이메일로 문의했다. 선전의 V○○ Technology사(社)는 “홍콩을 통해 운송업자(forwarder)를 거쳐 북한에 보낼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일본 후타바사 자이로 제품설명서
 
GYA352 자이로 제품 설명서.
  국방부에 따르면,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에 장착한 자이로센서는 일본 후타바(Futaba)사에서 제작한 ‘GYA352 2축 자이로센서’ 2개였다. 자이로센서는 비행할 때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해당 자이로센서는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을까.
 
  입수한 후타바사 제품 기능 설명서에 따르면, GYA352는 고성능, 경량 자이로센서로 AVCS 기능을 통해 비행기의 꼬리 날개를 조종한다. 자이로는 비행기가 바람 등의 영향을 받아 균형을 잃고 불안정해지는 것을 감지하고 기울어진 동체를 원 자세로 돌려놓는다.
 
  자이로는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서보(servo)라고 불리는 자동조종장치와 결합해야 하는데, 날개 뒷부분 보조익과 연결되어 날개를 움직이게 한다. 자이로가 센서를 통해 비행기 상태를 확인하고 기울어졌다고 판단하면 자이로는 서보에 신호를 보낸다. 서보는 받은 신호를 토대로 비행기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날개가 얼마만큼 움직여야 하는지 계산을 하고 날개를 움직인다.
 
  GYA352 모델은 2축 자이로로 X축과 Y축 2차원만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서는 앞뒤, 양옆, 위아래 3차원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이로를 2개 넣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발견된 북한 무인기 역시 2개의 자이로를 사용했다.
 
  북한 무인기 사건으로 군에 대한 실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에도 북한 무인기가 꾸준히 우리 영공을 침투했지만, 보고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생기면서 군에 대한 실망이 커지고 있다.
 
  북한 무인기의 기술 수준이 조잡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조잡한 무인기도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국방부는 제대로 된 설명을 못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의 무기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을 조립하는 북한의 기술력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또 이런 물품들이 북한에 흘러 들어가는 경로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도 필요하다. 1996년 강릉 잠수함 사건도 택시 기사의 신고로 북의 침투가 알려졌다. 이번 무인기 사건 역시 민간인의 신고로 조사가 시작됐다. 국민이 군에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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