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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聖默 前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가 말하는 ‘북한 급변사태 시나리오와 대응 매뉴얼’

중국군 파견·親中정권 수립 막아라

글 : 문성묵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예비역 육군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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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 느슨해지고 북한 주민 외부정보에 노출되면 조기 급변사태
⊙ 북한이 WMD 통제력을 상실하면 주변 강국들 행동에 나설 수도
⊙ 한국의 북한 지역 관할권, 외교력 동원해 국제사회 설득작업 급선무
⊙ 한미동맹 유지와 통일한국의 비핵화 천명으로 주변국 안심시킬 필요

文聖默
⊙ 59세. 육군3사관학교 13기 임관. 경북대 사학과 졸업. 국방대학원 석사, 경북대 박사.
⊙ 국방부 군비통제관실 협상전략 담당, 4자회담(제네바회담) 대표,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차석대표 및 대변인, 남북국방장관회담 대표 및 대변인 역임.
⊙ 現 코리아DMZ협의회 남북분과위원장, 한국안보통일연구원 통일연구소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지난 1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44차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연설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통일은 한국에만 대박이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 대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의 불안한 상황과 경제난 등을 상정해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논의들이 한창이다. 급변사태에 관한 논의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있어 왔고, 우리 정부도 단독 또는 한미(韓美) 연합으로 이러한 사태에 대비한 준비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북한 급변사태 관련 질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물론, 북한 급변사태 대비는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북한의 급변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관련 대책을 수립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급변을 기정사실화하고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기에 급변이 일어날 것을 전제로 정책을 수립한다면, 북한과의 대화나 교류도 불필요한 것이 된다. 오로지 압박 일변도로 북한의 조기 붕괴와 급변을 유도하는 방안이 최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그러한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결국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를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평화상태를 구축하고 나아가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인구 변수로 작용할 듯
 
  북한 내 불안정성으로 언젠가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견해를 같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급변사태가 조기에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그 입장과 판단이 맞서 있다. 그렇다면 조기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낮다는 판단은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일까.
 
  우선, 북한에 조기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은 김정은(金正恩)이 아버지 김정일(金正日)에 의해 3대째 권력세습을 했지만, 그의 권력 안정성은 매우 불안하다는 판단에 근거를 두고 있다. 후계자 김정은은 아버지로부터 핵무기라는 강력한 힘을 물려받았지만, 동시에 극복하기 어려운 빈곤도 물려받았기 때문에 김정은 집권기간 중 경제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결국 북한은 조기에 급변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견해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대외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2011년 말 김정은이 집권한 직후 북한은 미국과 2·29 합의를 도출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합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곧 장거리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했다.
 
  물론 이 실험은 실패했지만 2·29 합의를 사문화(死文化)시키는 뼈아픈 결과를 가져왔다. 합리적 사고로는 이러한 북한의 조치를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2012년 12월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재차 강행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듬해인 2013년 2월에는 국제사회와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5월 하순에는 중국에 최룡해를 김정은의 특사로 보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때 개성공단도 일방적으로 폐쇄하더니 거의 애원하다시피 재가동을 요구한 바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김정은 리더십의 불안정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장성택의 처형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북한은 김정은 일인독재 수령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을 세우는 데 후원자의 역할을 수행했던 고모부 장성택에게도 반역혐의를 씌워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김정은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강경세력에 떠밀려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의 정권 장악력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북한 내 또 다른 권력투쟁을 불러와 급변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외부세계의 정보가 유입되면서 결국 북한에서도 1990년대 동구권이나 중동의 오렌지 바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체제의 耐久性
 
지난해 12월 6일 중국군 선양(瀋陽)군구 소속 전차가 열차에 실려 혹한기 훈련을 하는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동원되는 선양군구는 북한과 국경을 맞댄 동북 지역을 관할한다.
  조기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북한 정권과 체제의 특성, 그리고 북한이 처한 대외환경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 즉 북한에서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상황이라면 민란(民亂)이나 쿠데타를 들 수 있지만, 북한의 독특한 교육체계와 강력한 감시체계하에서 그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처한 상황을 보면 주민들의 삶은 매우 피폐한 상태다. 2012년 기준 국민총소득은 33조5000억원으로 남한의 38.2분의 1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137만1000원으로 남한의 1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의 통치구조를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이는 북한의 교육구조가 민란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아이들은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주당 약 4시간, 대학교에서 20~30과목의 체제교육을 받고 성장한다. 즉 철저한 세뇌교육의 결과, 현재의 통치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철저한 감시체계가 유지되는 한 민란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한 주민은 만 7~13세까지는 소년단에서, 만 14~17세까지는 청년단에서(노동당 미가입자는 30세까지), 만 18세 이후 사망 시까지는 노동당에서 단체생활을 한다. 30세까지 노동당에 입당하지 못한 사람은 직업에 따라 농업근로자동맹, 직업총동맹, 민주여성동맹에서 활동한다. 은퇴 후에는 죽을 때까지 인민반의 통제를 받는다.
 
  게다가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도·시·군 당위원회를 통해 전 사회를 감시하며, 군(軍) 당위원회의 집행부서인 총정치국을 통해 군대도 통제한다. 장성택 처형 이후 권력 엘리트 사이에서 분화와 균열의 가능성은 예견해 볼 수 있겠지만, 이러한 감시체계로 당장의 급변사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1980년대 말 동유럽 체제전환의 필요조건이었던 주민들의 저항과 엘리트의 균열 및 소련의 해체라는 대외조건 등이 아직 북한에서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 비록 불만이 있을지언정 집단행동은 불가능하고, 시민사회의 싹도 미형성이며,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수령 영도체제가 지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트의 균열도 이제 가능성이 씨를 뿌린 것이지만, 정치변동과 체제전환을 결과할 정도의 확실한 권력투쟁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특히 북한의 후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과 G2로의 부상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제어하는 대표적인 대외환경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군사분계선 탈북은 무력충돌 가능성 높아
 
평양에서 세련된 옷차림의 한 여성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거리를 걷고 있다.
  그동안 대북문제를 다루어 온 필자의 경험으로는 적어도 수년 내 북한에서 통제불능의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두고 싶다. 많은 전문가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김일성(金日成) 사망, 고난의 행군, 김정일 유고 등 변화의 상황에서도 20년간 정권과 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만큼 내구성이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향후 북한 정권의 주민 통제력이 느슨해지고, 외부의 정보가 엘리트는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롭게 유입되는 여건이 도래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내부 통제가 어려워 외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들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유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작전계획 5029’에서 상정하는 6가지 상황 중에서 북한 정권 교체를 제외한 다섯 가지 상황에 따른 우려 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① 핵·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북한 대량살상무기 탈취 및 제3국 반출 우려 상황=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역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상황이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에서 어떤 급변상황에서든지 지도부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함으로써 다른 세력에 탈취돼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지 그 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다.
 
  만일, WMD 일부 또는 전부가 제3국이나 불순세력에 반출되거나 반출될 우려가 있을 때 이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과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2001년 9·11테러를 주도하고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알카에다와 같은 세력에로 이러한 무기류가 유입된다면 온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WMD 공포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으로 전개될 때, 미국이나 중국이 진입하거나, 또는 대한민국이 북한 내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과 충돌이 유발될 가능성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된다면 러시아나 일본도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이와 관련해 철저한 대비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② 쿠데타, 주민봉기 등에 의한 북한 내전(內戰) 상황=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여 지정된 후계자 없이 쿠데타의 주력세력과 반세력 간 내전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외부세력의 개입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아울러, 주민봉기로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고 정부군과 국민군 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기존세력 또는 반정부세력들 중에 중국 또는 국제사회에 개입을 요구한다면, 이는 내전의 국제화로 확전될 우려가 있다.
 
  특히 더욱 우려되는 것은 내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북한에 개입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향해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확전으로 전개될 우려도 있다. 이러한 경우도 상정해 철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
 
  ③ 북한 주민 대량 탈북=북한 내 급변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되면 대규모의 탈북자가 밖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우선 생각해 볼 때 탈북 예상경로로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가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중국은 이에 대비해 선양군구에 병력을 증강하고 대규모 동계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경로는 동해를 건너 일본으로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주로 북송교포들과 그 가족·친척일 가능성이 있다. 일본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해와 동해를 통해서, 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경우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중국이나 일본이 북한의 대량 탈북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우리도 탈북민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金寬鎭 장관, “북에서 인질사태 발생하면…”
 
지난 1월 28일 북한 김정은이 제323부대의 지휘관과 군인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기념사진을 함께 찍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 부대는 김정은이 최근 방문한 제11항공저격여단으로 평안남도 순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④ 홍수, 지진 등 북 정권이 자체적으로 수습이 어려운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작전=만일 북한 내 홍수나 지진 등 북한 정권이 자체적으로 수습이 어려운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수많은 인명이나 재산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나 재정상태를 감안한다면, 감내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개입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북한에 산재한 대규모 댐은 부실공사로 만들어져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백두산 화산의 재활동으로 인한 재난, 낙후된 영변핵시설의 대폭발 등의 상황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자체적인 극복 역량을 구비하고 있었지만,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개입이 있었다.
 
  또한 아이티의 재난 상황이나 필리핀의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국제사회가 개입해 적극적인 인도주의적인 지원 작전을 펼쳤다. 만일 북한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개입이 이루어질 경우, 그 양상이나 북한의 반응 여하에 따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될 우려가 있다.
 
  ⑤ 북한 내 한국인 인질 사태=2013년 3월, 김관진(金寬鎭)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개성공단 내 한국인이 인질로 잡힐 경우 군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답변한 일이 있다. 당시 북한은 이러한 우리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일이 있었다.
 
  과거 개성공단에 근무하던 우리 인원이 상당기간 북한 측에 억류됐던 사례도 있었다. 금강산에서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탄에 맞아 피살된 사례도 있다. 물론,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이후 우리 정부가 취한 5·24 조치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북한 방문이나 교류는 현저히 감소했다.
 
  하지만 앞으로 남북관계와 교류협력이 확대되고 북한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SOC사업에 우리 인원들이 투입될 경우, 북한 내 기거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유사시 북한이 한국인을 인질로 잡을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만일 개성공단 또는 북한 내 다른 지역에서 한국인이 인질로 잡히고 우리 군이 나서서 이들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할 경우 많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 한국 주도권 인정해야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발할 때, 우리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장래에 최소비용으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유리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분단 70년을 맞는 지금 한국의 경제력과 남북의 상이한 체제와 이념, 가치를 고려할 때 급속한 흡수통일은 달성하기 쉽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 비용과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공산 독재정권 재수립을 도울 수도 없을 것이므로 대한민국의 최대의 이익은 가까운 장래에 저렴한 비용으로 북한의 전 영토를 포함한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를 통일에 유리한 여건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견지할 대응원칙으로 박창희 국방대 교수는 민족자결, 한국 주도, 다자협력, 북한 주민들의 기본권 존중, 자유민주주의 등을 들고 있다. 아울러 대비를 위한 주요 조치로서 남북한 관계의 특수성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 제고 노력, 한반도 미래에 대한 주변 강대국들과의 전략대화 강화, 한미 간 북한 붕괴 시 공동대책 구체화 노력을 제시하고 있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한국 안보에 긍정적으로 적용하거나 통일로 연결하기 위한 과제로서 통일에 대한 공감대 확산과 현실적 인식, 중국의 일방적 개입 예방, 한미동맹의 적극 활용, 국제사회의 지원 확보, 독일 사례의 학습과 활용, 북한 지도층과 주민의 협조 확보, 북한 붕괴 시 한국의 주도적 개입을 위한 정책개발 등을 제시했다.
 
  우선, 급변사태 발생 이전에 추진할 과제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북한 지역 관할권 정당성 설득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한국은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한국의 개입과 궁극적으로 북한 지역에 대한 관할권 행사가 정당하다는 점에 대해 국제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국제법적, 외교적, 경제적 측면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전개돼야 한다.
 
  한국의 외교관들은 국제법적으로 한국의 관할권이 정당하다는 논리적 근거를 인지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주장하고 홍보해야 한다. 이를테면 1948년 12월 12일 총회 결의 등 여러 차례의 유엔 결의가 한반도에 단일국가 건설을 규정했다는 점이나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였지만,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통일까지의 과도기적 조치였음을 강조해야 한다.
 
  한국 헌법 3조, 4조, 66조 3항이 한반도 단일국가와 통일 지향 의지를 천명하고 있듯이 한국 정부와 민간인들도 남북한에 갈라져 사는 한민족이고 하나의 민족이고 언젠가는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과 의지를 지속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남북한은 676년 신라의 삼국통일 이래 동일민족으로 역사, 언어, 문화, 풍습의 공동체로 살아왔고, 국제정치적 요인으로 민족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분단된 상태로 살아왔으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민족자결권에 의거해 하나의 국가를 이루는 것이 자연법과 실정국제법 모두에 부합하는 것임을 주장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동북아 평화와 공영에 이바지하는 평화 애호 모범국가라는 국가 이미지를 확립해 주변 강국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권을 부담없이 인정하고 환영하는 국제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통일 한국의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국가안보와 대외전략의 주축으로 삼아 계속 발전시켜 나가되 중국과 러시아가 통일 한국에 대한 안보적 우려를 갖지 않도록 신뢰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잡아라
 
2012년 4월 25일 열병식에서 퍼레이드 중인 북한 전략로케트군 KN-08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한 급변사태 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 강대국들은 우려하고 있다.
  둘째, 미국·중국 등 주변국들과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된 논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최근 윤병세(尹炳世)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북한의 제반 상황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 협의채널을 만들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1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 기조연설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중국과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불안정 상황을 감안해 주변국들과 북한 급변사태 시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위기관리의 책임과 권한이 한국에 있고 북한의 급변사태 시 한국이 WMD 관련사항을 제외하고 북한 전역에 대한 민사, 정치, 군사 관할권을 접수할 것이라는 점을 미국에 다짐받고, 중국 역시 이에 동의하도록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의 지지를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북한 주민들을 친한화시키고, 탈북해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한다. 동서독의 사례에서 보듯 독일 통일은 동독 주민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앞으로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한 이후, 그러한 사태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통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 스스로가 대한민국을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김정은 정권과 보위세력을 뺀 나머지 주민들이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동경심을 갖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 대한 호감을 갖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도록 하는 노력이 그들에게 분명하게 인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정착한 2만6000여 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이 이 땅에서 잘 정착하고 행복을 누려야 한다. 이들의 삶에 대한 좋은 소문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가 이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우리 국민들은 이들에 대한 혹시나 편견을 버리고 우리 국민과 동일하단 인식을 갖고 대해야 한다. 이들은 통일의 전령(傳令)이며 전도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군 파견·親中정권 수립 막아라
 
지난 1월 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워싱턴 미 국무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후 브리핑을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주요한 조치로서 6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북한 지역에 대한 대한민국의 관할권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주도해 북한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해 북한 급변사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노력하되, 결의안 내용에 북한사태를 한반도 또는 한민족 문제로 규정해야 한다. 또한 북한 지역의 안정화와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을 위한 다국적군을 구성할 경우, 그 작전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국가를 한국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북한 지역 내 모든 군사작전과 민사작전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과정으로 인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아 국제관리가 시행될 경우, 한국이 가장 큰 권한을 확보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통해 북한 내 친한 정부 수립을 유도해 북한 지역의 장래가 한국의 의도대로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국 주도의 자유민주 통일을 달성하려면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반대하지 않도록 통일 한국의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관련국들의 입장을 감안해 미래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능, 주한미군 규모와 주둔 지역 등에 대한 현명한 조정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북한 주민의 희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쿠데타 또는 주민봉기로 인한 내전으로 확산될 경우, 수많은 인명의 희생이 예상된다. 리비아나 시리아 사태 등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내전에서 집단학살이 일어난 사례는 많이 있다.
 
  따라서 북한 내전 상황에 대한민국 정부와 군이 개입하는 경우, 내전세력들에 급변사태 이후 그동안 행해진 주민 학살 행위에 대해서 후일에 반드시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경고를 북한 내부에 고지하여 이들이 주민 살상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셋째, 중국군의 개입을 억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북한 내 급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유엔 안보리를 개최해 국제적 대응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대한민국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국군의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실 북한 지도부나 주민이 중국의 개입에 거부감을 갖고 있고, 중국도 북한 복구비용이 막대하며 북한 지역에 개입 시 초래될 외교적 부작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므로 직접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질 의지가 있다는 것을 결연한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중국군 파견이나 친중 정권 수립 가능성을 차단시킬 필요가 있다.
 
 
  자유민주주의 통일 한국 달성이 목표
 
  넷째, 북한의 영토가 분할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주변국들에 의한 완충지대 설치나 지역분할 기도를 저지해 북한 영토가 분할되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실 현재의 분단은 미국과 소련의 영토분할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비극이라 할 수 있다. 6·25전쟁 기간 중에 영국 정부는 중공군 참전을 막기 위해 북위 40도선 이북을 완충지대로 설정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한 협상을 하자는 제의를 미국에 했지만, 당시 미국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미국 관료 중에서는 북한 지역 일부와 중국 지역 일부에 걸쳐 완충지대가 설치된다면 이 제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만일 북한 지역 내 완충지대를 설정하거나 일부 지역을 분할해 중국에 세력권을 인정할 경우, 중국의 국력 강화추세를 감안할 때 이 지역을 회복하는 것이 장기간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북한의 민주화를 유도해야 한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북한을 탈공산화시키고 민주화시키는 절호의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한국 정부가 북한 간부들을 잘 설득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즉 북한의 급변사태하에서 기존 체제유지를 위해 지도부를 결사옹위하기 위해 나서기보다 민주화를 위해 전향한다면 그 과거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일반사면을 약속하겠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에 흡수통일 되더라도 급변사태 이후 북한 간부들이 처신만 올바로 하면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한다면 상당수의 북한 중견간부들이 주민 편에 서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위해 활동하게 돼 공산 정권 붕괴와 북한 민주화를 거쳐 대한민국 중심으로 통일되는 데 기여하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자유민주주의 통일 한국을 달성해야 한다. 즉 북한 급변사태가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통일 한국 달성으로 귀결되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 통일의 사례에서 함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 급변 상황에서 즉각적인 흡수통일은 주변 강대국들의 반대로 어려울 뿐 아니라 총체적인 사회적 혼란과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그보다는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관리하에 북한의 개혁적 인사들을 중심으로 임시정부를 수립한 뒤, 북한 지역을 안정시키고 질서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즉 공정 감시하에 자유선거를 거쳐 민주주의 과도정부가 수립돼 독일의 경우처럼 이 과도정부가 한국과의 통일을 자원해 통일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감안할 때, 개방을 거부한 채 북한이 핵을 끝까지 부여잡고 공포정치를 이어나간다면 결국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향후 북한 급변사태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기회가 되도록 만들려면 지금부터 착실한 준비가 중요하다.
 
  하지만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만반의 준비는 하되, 조기 급변 가능성을 단정한 대북통일정책 추진이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협력구상은 방향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2014년은 우리에게 ‘통일대박’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새로이 기능을 강화해 출범한 NSC의 역량 발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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