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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甲濟의 분석

볼턴 회고록이 폭로한 것!

-하노이에서 김정은은 애원하며 매달렸다

글 : 조갑제  조갑제닷컴·조갑제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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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핵화 사기극은 문재인 정권의 창작품
⊙ 문재인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 아베는 국민의 수석 대변인
⊙ 문재인에게 ‘정신분열증세’ ‘횡설수설’ 등 경멸적 표현
⊙ 박치(文), 음치(트), 길치(金)의 세 바보 합창
볼튼 회고록
  나는 존 볼턴 회고록이 나오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하였다. 2018년 4월 27일의 판문점 선언 이후 나는 ‘비핵화(非核化) 사기극’이 진행 중이라고 단언(斷言)했다. 볼턴 회고록이 나의 주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나의 희망은 헛되지 않았다. 볼턴은 지난 6월 23일부터 발매된 회고록(《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북핵(北核) 회담을 트럼프-문재인-김정은 합작의 사기극으로 묘사했다.
 
  그는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확정된 후에 안보보좌관이 되어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서 “더욱 비관적이고 실망하게 되었다”고 썼다. 북한 정권의 협상전술에 빠져 클린턴, 부시(아들), 오바마 정부가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은 여러 번 미국에 팔아먹은 카드를 또 들고나올 것이고 그사이 경제 원조를 받으면서 핵 능력을 강화하는 시간을 벌려 할 것이라고 봤다. 볼턴은 1935년 윈스턴 처칠이 썼던 글을 인용하였다. 나치 독일에 대한 영국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처칠은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통제 불능이 되었을 때 뒤늦은 처방을 하여 재앙을 부르는 역사의 교훈을 사람들이 알면서도 무시한다’고 개탄했다.
 
 
  ‘외교적 춤판’
 
야지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
  볼턴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려고 하는 열성(zeal)에 가슴이 아팠다”고 썼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김정은을 만나려는 꿈을 갖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트럼프가 2018년 초 한국의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김정은의 초대를 전달받았을 때 트럼프가 즉석에서 수용한 것을 ‘충동적인 결정’이었다고 평했다. 다음이 문제가 되었던 대목이다.
 
  〈4월 12일 나는 한국 측의 상대인 정의용을 만났다. 역설적으로, 정의용은 나중에 김정은에게 트럼프를 정상회담으로 초청하도록 제의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인정하였다. 이 모든 ‘외교적 춤판(fandango)’은 한국의 창작이었는데, 이는 김정은이나 미국에 대한 진지한 전략이라기보다는 그들의 ‘통일’ 어젠다와 연결되어 있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을 비핵화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이해함에 있어서 미국의 본질적 국익(國益)에 대한 이해를 결여하고 있었다. 이는 내용보다는 극적 효과를 염두에 둔 위험한 자세였다.〉
 
  ‘통일 어젠다’가 무엇인지는 부연설명이 없는데, 이 정권이 추진하는 북한식 연방제 통일이 아닌가 의심할 근거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 ‘국가연합’ 또는 ‘낮은 단계 연방제’ 운운했는데 어느 쪽이든 평화적 자유통일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4조 위반이다. 문재인 정권이, 그러한 국체(國體) 변경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으로 북핵회담을 이용하려고 하니 북핵폐기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사진 찍기나 종전(終戰)선언 같은 쇼에 몰두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볼턴은 그럼에도 한미협력에 빈틈을 보임으로써 북한 정권의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썼다. 볼턴 회고록엔 문재인 및 정의용과 아베 및 야지 쇼타로(일본의 국가안보국장)의 생각을 대치시키는 대목이 여러 군데 나온다. 그는 문재인 측에 비판적이고 아베 측에 호의적이다.
 
  볼턴은, 정의용 실장을 처음 만난 직후 야지 쇼타로 국장을 만났고 야지는 한국 측과 180도 다른 생각을 전했는데, 그것이 “내 생각과 거의 일치하였다”고 썼다. 야지의 분석은 이러했다.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북한의 결심은 불변(不變)이다. 평화적 해결의 마지막 기회에 접근하고 있다. 일본은 ‘행동 대 행동’의 해결방식에 반대한다. 핵 제거는 2년 내에 해야 한다.〉
 
  볼턴은 비행 공포증이 있는 김정은이 미국이 제안한 제네바나 싱가포르까지 오기 싫어 회담이 깨지기를 바랐다고 솔직하게 적고 있다. 그는 회담을 쇼로 생각하는 트럼프를 견제해줄 사람으로 아베 일본 총리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아베는 트럼프를 만날 때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김정은에게 속으면 안 된다.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단거리·중거리 미사일도 위협이다. 핵무기뿐 아니라 화학·생물학 무기도 없애야 한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제기해달라 등.〉
 
  아베는 트럼프가 잘 잊어먹기 때문에 똑같은 이야기를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고 한다. 그런 아베를 트럼프는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볼턴의 계산에 따르면 영국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아베가 ‘트럼프의 좋아하는 지도자 랭킹 1위’였다고 한다.
 
  북한 정권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볼턴의 의심을 확인시켜준 것은 2018년 5월 하순에 있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으로부터 들었다면서 미국 및 국제전문가의 참여하에 폭파시킬 것이라 했지만 외국 언론사 몇 군데만 부르고 전문가의 참관은 없었다. 볼턴은 이를 “범행현장의 증거인멸”이라고 했다.
 
 
  김계관 성명에 낚인 트럼프
 
  회고록에서 볼턴은 자신의 싱가포르 회담 사보타주 공작을 솔직하게 적고 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는 리비아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핵개발 포기 후 ‘아랍의 봄’ 사태를 만나 군중에게 맞아 죽은 카다피를 연상시켜 북한 정권의 신경질적인 반발을 샀다. 볼턴은 이 책에서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하지만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것 같다. 싱가포르 준비 회담에 북한 측이 나타나지 않고 욕설을 계속하자 볼턴은 트럼프를 설득, 회담을 취소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때가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찬스였지만 일생일대의 쇼를 놓친 데 대한 트럼프의 아쉬움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副相·차관)의 성명서가 파고들었다. 5월 25일 조선중앙통신사를 통해 발표된 이 글은 외교적 명문(名文)이다.
 
  〈24일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불현듯 이미 기정사실화되여 있던 조미수뇌 상봉을 취소하겠다는 공식립장을 발표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리유에 대하여 우리 외무성 최선희 부상의 담화 내용에 《커다란 분노와 로골적인 적대감》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오래전부터 계획되여 있던 귀중한 만남을 가지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밝히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로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조미수뇌 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 력사적인 조미수뇌 상봉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 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왔다.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오시였다.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
 
  존 볼턴은 회담 취소를 선언한 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트럼프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썼다. 이때의 기분을 “지붕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다른 외교관의 덜 적대적인 성명서에 근거하여 6월 12일 회담을 다시 추진하도록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김계관의 사려 깊은 성명에 낚인 것이다.
 
  볼턴은 회담 취소를 취소시킨 결정이 큰 실수였다고 평했다. 트럼프가 무슨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회담을 원한다는 것을 김정은이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다음 날엔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불러 비밀회동을 하고 다음 날 공개하였다. 정의용 실장은 볼턴에게 회담 내용을 설명했는데, 김정은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포괄적인 합의를 이루도록 집중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고, 김정은-문재인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원칙에도 합의하였다는 내용이었다. 트럼프의 회담 취소로 당황한 쪽은 김정은이었는데 트럼프가 서둘러 굽히고 나옴으로써 그 뒤 주도권은 김정은에게 넘어간다.
 
 
  황당무계한 한미군사훈련 중단 결정 과정
 
  2018년 6월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김영철이 백악관을 찾아와 트럼프를 만났다. 미국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믿기지 않는 말을 했다. 한미군사훈련을 축소시킬 의향이 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볼턴 회고록에 담긴 여러 특종거리 중 하나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억지 논리를 수용하는 순간이었다. 트럼프는 북한 정권의 대변인처럼 한미훈련이 북한에 자극적이고 돈이 많이 든다고 하였다. 방어훈련이 자극적이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회담을 앞두고 그것도 적(敵)에게 털어놓아 가장 중요한 카드를 무효로 만든 것이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이 순간이 최악이었다고 썼다.
 
  〈북한 측은 미국의 최고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의 군사력이 협상대상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그 전에 우리는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부인해왔는데. 이는 문재인 같은 햇볕정책론자들의 입장에서도 큰 양보였다. 한국의 좌파들이 햇볕정책이란 판타지급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은 주한미군이었다. 만약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면 그때서야 그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이 몰고 올 결과를 자각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문재인의 멘토 그룹에 들어가는 정세현 민주평통 부의장은 최근 ‘우리가 미국을 아무리 섭섭하게 해도 주한미군 철수 못 한다’는 요지의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에 들어가 있다는 주사파(主思派), 즉 김일성주의자들의 반미(反美) 성향을 볼 때 미국을 괴롭혀 스스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안전할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정은은 이미 김영철로부터 보고를 받았을 트럼프의 약점을 파고든다. 그는 북한에는 강경파가 있다면서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없애주어야 자신의 입장이 편하겠다고 한다. 이어 판문점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 이야기를 꺼냈더니 ‘이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註-이게 사실이라면 문재인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다).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미군사훈련은 자극적이고 돈이 들고 시간 낭비라고 했다. 이어 이런 딜(deal)을 할 줄 모르는 장군들을 무시하고 자신이 결정을 하겠다고 하더니, “회담이 신뢰 속에서 이어지는 기간엔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기분 좋게 김정은이 미국의 돈 낭비를 줄여주었다고 농담했다.
 
  김정은과 김영철은 함께 웃었다. 트럼프는 옆에 있던 폼페이오와 켈리(비서실장)에게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동의할 리가 없었지만 대통령 면전에서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다행히 볼턴에게는 묻지 않았다.
 
  김정은은 북한의 강경파가 트럼프의 결정에 큰 감명을 받을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김정은은 “이제 우리는 핵미사일 발사 단추가 누가 큰지 비교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면서 로켓 엔진 시험장도 철거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이 “한 시간 만에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둔 것에 축하를 한다”고 하자 트럼프도 “다른 사람들은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는 다시 훈련 중단 문제를 언급하면서 반대해온 미군 장성들을 비난하였다. 적군 앞에서!
 
  볼턴의 회고록에서 가장 황당한 장면이다.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은 볼턴 회고록 소감을 세 바보의 합창에 비유했다. 문재인은 미국과 엇박자만 놓는 ‘박치’, 트럼프는 고래고래 고함만 내지르는 ‘음치’,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 이후 길을 잃은 ‘길치’. 아마도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과 국군일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 직후 절망적이 된 트럼프
 
  볼턴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트럼프의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고만장했던 트럼프도 “북한과 신뢰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똥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볼턴은 이 말이 “북한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가장 현명한 발언”이었다고 비아냥댔다.
 
  2018년 7월 평양에 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도 만나지 못했다. 김영철은 핵폐기 이전에 ‘안전보장’이 있어야 한다면서 검증은 비핵화 이후에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미국의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 원칙과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패한 6자회담의 합의 수준도 못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실장이 미국에 전해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거짓이었음이 새삼 드러났다. 그 뒤 2년간 미북회담에서 ‘비핵화 프로세스’는 실무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 비핵화의 첫 단추인 핵시설 신고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볼턴은 “문재인 정권의 목표와 미국의 국익이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고 썼다.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 분위기 띄우는 것을 최우선시하는 문재인 정권은 미국이 추구하는 핵폐기 목표와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볼턴은 한미 간의 균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썼다. 트럼프도 “이건 시간낭비야. 그들이 말하는 건 비핵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잖아”라고 불평했다. 7월 27일 실무자 회의에서 폼페이오는 “비핵화를 향해서 북한이 한 일은 없다. 성공 가능성은 제로이다”고 했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즈음 ‘미군이 한국전에서 왜 싸웠는지를 이해하지 못해 왜 주한미군이 있는지, 왜 한미군사훈련이 필요한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말을 함부로 했다’고 한다. 평양에 가 있는 폼페이오에게는 “김정은에게 주라고 한 선물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다그쳤다. 트럼프는 엘튼 존의 〈로켓 맨〉 CD에 서명하여 “이걸 김정은에게 주라”고 했었다. 폼페이오가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잊은 듯했다.
 
  2018년 8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으로 떠나기 직전 북한 당국은 “종선선언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김정은을 만날 생각을 마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내왔다. 요컨대 핵폐기는 회담의 주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폼페이오는 그래도 가려고 했으나 이번엔 트럼프가 말렸다.
 
 
  볼튼 作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보내는 편지’
 
  그 직후 트럼프는 볼턴에게 “시진핑(習近平)이 김정은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볼턴은 즉시 한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올렸는데 형식은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말함 직한 충고를 상상하여 쓴 것이었다. 나는 이것이 볼턴의 실력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본다. 세부사안에 약할 수밖에 없는 최고 지도자에게 흥미를 유발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알게 하는 방식이고 무엇보다도 핵심을 찌른다.
 
  〈보세요, 김정은 동지! 트럼프가 얼마나 많은 ‘나이스 레터’를 쓰든 그를 믿으면 안 됩니다. 모든 자본주의 장사꾼이 그렇지만 그 또한 귀하를 빨아먹으려 하는 자예요. 트럼프가 진실로 원하는 건 북한을 남한으로 돌려버리는 겁니다. 트럼프, 폼페이오, 볼턴은 똑같아요. 당신을 혼란시키기 위하여 서로 다른 척할 뿐입니다. 미국인들은 단기적 사고(思考)에 젖어 있어요. 그들은 변덕이 심해서 믿을 수 없어요. 더구나 문재인도 그들처럼 생각하는데 더 나빠요. 그는 평화주의자니 우리 둘이서 깔아뭉갤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힘’을 이해합니다.
 
  귀하는 나와 떨어지면 안 됩니다. 핵무기 프로그램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금전적 원조를 얻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방도입니다. 만약 미국을 상대로 협상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귀하는 머지않아 평양에 있는 나무에 매달리게 될 거요, 틀림없이. 그러니 나에게 붙어 있어요.
 
  핵무기, 미사일, 생산시설을 숨기기만 하면 됩니다. 지난 20년간 그랬던 것처럼 이란의 우리 친구들은 북한 미사일을 계속해서 시험해줄 거예요. 귀하는, 숨겨놓은 지하공장에서 이란을 위해서 핵폭탄을 만들어줄 수 있잖아요.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無力化)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이란 석유를 더 많이 사줄 것이고, 자본투자도 늘릴 겁니다. 이란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할 겁니다.
 
  미국을 속이려면 군인 유해를 돌려줘요. 그들은 그런 일에는 감성적으로 반응해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귀하의 아버지가 납치해간 일본인들의 유해를 돌려줘요. 아베는 공개적으로 눈물을 보인 뒤 달러가 꽉 들어 있는 가방들을 보내줄 겁니다.
 
  나는 지금 트럼프와 무역전쟁 중이에요. 이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어 우리를 아프게 할 겁니다. 우리로선 다행이지만, 트럼프 주변엔 다수 미국인이 그러하듯 단기적인 사고를 하고 문재인처럼 허약한 월스트리트 충고자들이 포진해 있어요. 나는 미국으로부터 콩을 더 수입해주고, 기술도 더 사주려고 해요(그 기술을 훔쳐서 더 값싸게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되팔려고 해요). 그러면 그들은 물러날 겁니다.
 
  다음 달에 만나면 더 상세하게 설명해줄게요. 일본도 따라올 수 없는 원조계획을 보여드릴게요. 나는 유엔의 대북(對北)제재를 전혀 위반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국경경비대로 하여금 너무 열심히 감시하지 않도록 할게요. 귀하는 걱정 말아요. 가진 핵무기를 포기하지만 않으면 남한은 곧 익은 과일처럼 귀하에게 떨어질 거요. 김정은 동지, 장기적으로 생각해요. 역사의 승자(勝者) 편에 서고 싶으면 해답은 중국입니다. 미국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닙니다.〉
 
 
  하노이 결렬 작전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2019년 1월 20일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다. 사진=뉴시스
  볼턴은 2019년 2월 말쯤 예정된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가 싱가포르 회담에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였다. 그는 김정은이 핵폐기를 할 생각이 없는 것을 확인한 이상, 두루뭉술한 합의를 막는 게 최선의 국익이란 생각을 하였던 것 같다. 김정은은 다방면으로 미국을 압박해왔다. 2019년 새해가 밝자 1월 8일 시진핑을 찾아가 만났다.
 
  10일 뒤 김영철이 워싱턴을 방문해 김정은의 친서를 트럼프에게 전하고 90분 동안이나 만났다. 다행히 트럼프는 김영철에게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엔 제재를 해제해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바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볼턴의 눈엔 대북(對北)특사인 비건이 문제였다. 그는 북한의 술책인 단계적 해결책(행동 대 행동)을 선호하는 듯한 언동을 했다. 폼페이오가 비건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볼턴은 국무부의 협상가들이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욕심과 언론의 보도에 중독되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판단해 트럼프에게 미리 회담 전략을 브리핑하기로 했다. 2월 12일 첫 보고회가 45분간 진행되었다. 트럼프에게 영상을 틀어주었다. 클린턴, 부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는 장면과 그 뒤 북한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 장면을 대치시켰고, 마지막엔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고르바초프와 만났을 때의 장면을 보여주었다. 레이건이 여기서 군축협상을 깸으로써 오히려 그 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였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브리핑이 끝나자 트럼프는 세 가지를 명심하겠다고 했다.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
 
  “서둘 필요가 없다.”
 
  “회담을 깰 수 있다.”
 
  볼턴은, 하노이 회담에서 모든 것을 걸 필요 없고 실패해도 전처럼 대화를 계속하면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는 김정은이 더 급하다고 보았다. 볼턴은 “재앙적 타협이 하노이에서 이뤄지는 것을 막는 데 전력을 다했다”고 썼다. 하노이 회담을 잘 넘기면 북한과 타협하라는 압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보았다. 문제는 협상 실무팀장인 비건을 견제하는 것이었다.
 
 
  “終戰선언은 문재인만이 원하는 것”
 
  두 번째 보고회는 2월 15일이었다. 북한 측 선전 영상을 통하여,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했는데 북한은 대규모 훈련을 계속하고 있음을 트럼프에게 설명했다. ‘완전한 비핵화’의 요점을 정리하여 트럼프에게 주었다. 이것을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주겠다고 했다. 볼턴은 국무부가 추진하는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접근법보다는 협상의 기본입장을 확실히 하는 것, 즉 핵시설에 대한 완벽한 신고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2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였다.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 알려달라고 했다. 그날 아침에도 폼페이오와 비건, 그리고 볼턴과 NSC(국가안보회의)의 앨리슨 후커가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에게 보고회를 가졌다. 트럼프는 “회담을 결렬시켜도 좋다”고 했다. 비건에겐 “김정은을 좋아한다고 말하되,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라”고 했다.
 
  트럼프를 뺀 실무 책임자 회의에서 던퍼드 합참의장은 종전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이날 회의 분위기도 “그렇다면 왜 우리가 그것을 추진해야 하는가. 북한도 그것엔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종전선언은 문재인만이 원하는 것이다”면서 내키지 않아 했다는 것이다.
 
  2월 21일에 마지막 브리핑이 있었다. 직전에 아베 총리가 트럼프와 통화하였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김정은이 예상하지 못한 카드를 숨겨 가지고 와서 트럼프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술 대비책도 논의되었다.
 
  2월 24일 트럼프 팀의 하노이행 비행기가 앵커리지에서 재급유를 받기 위하여 착륙하였을 때, 비건이 초안(草案)을 잡은 미북성명서가 전달되었다. 볼턴이 보기엔 북한 측이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것이 아닌 문서로 밝혀졌다. 볼턴은 비서실장과 부통령에게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알렸다.
 
 
  트럼프, 코언 증언 덮을 기삿거리 관심
 
2019년 2월 2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은 하노이에서 만났지만 성과를 얻지 못하고 헤어졌다. 사진= 백악관
  트럼프 팀은 2월 27일 하노이에서 대책회의를 했는데, 대통령은 비건의 초안을 비판하고 세 가지 선택이 있다고 했다. 빅딜, 스몰딜, 결렬. 스몰딜은 대북제재를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므로 안 되고, 빅딜은 김정은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려 하지 않으므로 어렵고, 그렇다면 결렬밖에 없을지 모른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트럼프는 코언의 증언을 덮을 만한 큰 기사를 만드는 데 ‘결렬’이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듯했다.
 
  이날 김정은 측과 트럼프 측의 만찬이 있었지만 북한 측 요청으로 볼턴은 참석하지 않았다. 만찬장에서 김정은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터이니 2016년 이후의 유엔 대북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볼턴은 폼페이오에게 “그 외의 카드는 없는 것 같으냐”고 물었고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2월 27일 밤 트럼프는 텔레비전으로 코언의 증언을 시청하느라 잠을 못 자서 다음 날 아침 회의는 취소되었다. 2월 28일 오전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로 가는 차중(車中)에서 트럼프는 “북한에 ICBM 폐기를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다가 “스몰딜과 결렬 둘 중 어느 것이 더 큰 뉴스가 될 것 같으냐”고 묻기도 했다.
 
  오전 9시부터 김정은-트럼프 단독회담이 있었다. 본회담은 11시부터 시작되었다. 트럼프 측은 폼페이오·멀베이니 비서실장·볼턴, 김정은 측은 김영철·이용호·통역이었다. 기자들이 들어와 촬영을 끝내고 나간 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언론이 괴롭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정은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나는 그런 부담이 없다”며 웃었다. 인권문제에 대하여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그 문제를 의논했다고 하자”고 하여 모두를 웃겼다.
 
  트럼프는 “쉴 동안에 뭘 준비했느냐”고 했다. 김정은은 “전임자들이 일찍이 내어본 적이 없는 제안을 갖고 하노이까지 멀리 왔는데도 트럼프가 만족하지 않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가 한동안 진행되다가 트럼프가 볼턴에게 ‘비핵화의 정의(定義)’에 대하여 정리한 것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에 맞게 될 밝은 장래에 대하여 정리한 문서를 요구하여 이를 김정은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김정은에게 “평양까지 비행기로 태워다주겠다”고 했고, 김정은은 웃으면서 “그럴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계속해서 “그렇게 하면 좋은 그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에 추가할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정은은 영변 폐기가 북한으로선 얼마나 큰 ‘양보’인지, 미국 언론이 얼마나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를 다시 설명했다. 트럼프는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달라고 하지 말고 몇 퍼센트만 해제해달라는 식으로 수정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 순간이 가장 위험하였다고 볼턴은 썼다. 만약 김정은이 “좋다”면서 응했다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고 그것은 미국 측에 재앙이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김정은은 트럼프의 말에 불평만 했다. 얻는 게 없다고.
 
 
  약한 모습 보이는 김정은
 
  트럼프는 화제를 돌려 남북한의 통일 가능성과 중국의 역할에 대하여 물었지만 김정은은 본안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을 때릴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폐기를 약속하면 어떠냐고 했다. 그러면서 “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했다. 볼턴은 좋은 기회라고 판단, “북한의 핵, 화학, 생물학 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가 있어야 하며 이는 군축협상의 전통적인 절차이고, 이전의 협상은 이것이 이뤄지지 않아 실패하였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단계적으로 진행하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말했듯이 “북한은 체제안전을 위한 법적 보장이 없다”고 불평했다. 트럼프는 무슨 종류의 보장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김정은은, 외교관계도 없고, 70년 동안 적대(敵對)관계였으며 겨우 8개월의 개인적 관계뿐이라고 답했다. 구체적 요구는 없었다. 김정은은 만약 미국 군함이 북한의 영해를 침범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고, 트럼프는 그럴 때는 “나에게 전화하라”고 했다.
 
  김정은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합의가 불가능하게 되었음이 명백해지자 양측은 발표문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김정은은 공동성명으로 하자고 했고, 트럼프는 따로 발표하자고 했다가 말을 바꾼다. 이렇게 설왕설래하다가 트럼프가 한 번 더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고 했더니 김정은은 더 제안할 것이 없다면서 공동발표를 ‘하노이 성명’으로 하자고 했다.
 
  볼턴은 이게 함정이라고 판단하였다. 여기에 영변 문제를 끼워 넣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의 제재 해제 제안을 받아들이면 미국에서 정치적 파장이 커서 재선에서 선거에서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즉각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약화시키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정은은 계속 공동성명을 제안하면서 두 지도자 사이의 벽을 느낀다고 불평했다. 절망감을 느낀다는 표현도 했다. 볼턴은, 이런 감성적 호소에 트럼프가 넘어갈까 걱정했다고 썼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위로하였고 모두가 웃었다. 김정은은 다시 영변 보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 볼턴은 1992년 남북비핵화 선언 이후 북한이 여러 차례 비핵화를 약속했던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영변 폐기의 대가로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하는 게 합의의 장애물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제안이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끄럽다”고 했다.
 
 
  볼턴, “문재인의 생각은 정신분열적”
 
2019년 4월 11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볼턴 안보보좌관. 볼턴은 정의용을 불신했다. 사진=뉴시스
  이제 회담이 끝나는가라고 생각했는데 김정은은 그게 아니었다. 영변을 다시 설명하면서 전임자들이 이룬 것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득하려 하였다. 볼턴은 그렇다면 양측이 따로 성명을 내자고 했다. 김정은이 북측은 성명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공동성명을 원한다면 김영철과 폼페이오가 초안을 마련해보라고 했다. 북한 측은 퇴장하였다. 트럼프는 볼턴에게 질문을 던졌다.
 
  “7000마일이나 떨어진 나라를 제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했다. 볼턴은 “그들이 미국인을 죽일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트럼프가 옆방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폼페이오가 와서 공동성명 작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하였다. 김정은이 영변 이야기를 또 꺼내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하노이 회담은 공동성명 없이 끝났다. 볼턴은 싱가포르의 패배를 하노이의 결렬로 복수한 것이다.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을 결렬시킴으로써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 볼턴은 “북한은 ‘어떤 합의라도 합의는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외교관을 이용해먹는 데는 선수들”이라면서 트럼프가 그런 외교관을 닮아간다고 걱정했다.
 
  볼턴은, 하노이 회담 직후 정의용 실장과 이야기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플랜B 없이 온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각을 전했다. 미국이 ‘행동 대 행동’ 전술에 넘어가지 않은 것은 잘했지만 영변 폐기는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로 가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하더란 것이다. 볼턴은 이 대목을 소개하면서 그런 문재인의 생각은 ‘정신분열적’이라고 했다. 영변 폐기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는 전술이 ‘행동 대 행동’인데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국내에서 어렵게 되면 일본 문제 제기”
 
  2019년 4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와 회담할 때 배석한 볼턴은 문재인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기록을 남겼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되었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걱정이 많은 듯했다. 남북관계에서 구체적 실적이 나오지 않아 햇볕정책을 선전했던 그에겐 정치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볼턴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말을 적게 하기로 하였다. 문재인 정권이 자신을 속죄양으로 삼으려 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문재인은 트럼프에게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세 번째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제안하였다. 장소로는 판문점이나 미국 선박이 좋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조는 듯하였는데 문재인의 독백을 차단하고 말했다. ‘문재인의 노력은 감사하지만 두 번이나 회담이 실패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 번으로 족하다. 그러니 회담 전에 북한이 핵무기를 없앤다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요지의 이야기였다.
 
  볼턴의 관찰평은 이렇다.
 
  〈문(文)은 내용보다는 형식을 걱정했다. 그가 정말 강조하고 싶어 한 것은 자신이 김정은-트럼프 회담에 합석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트럼프는 정상회담 전에 북핵폐기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말려들지 않았다.〉
 
  오찬 도중 트럼프는 한일관계를 물었고 문 대통령은 “역사문제가 두 나라의 미래에 개입하여선 안 되는데, 때때로 일본이 그렇게 한다”는 말을 했다. 볼턴은 이런 평을 붙였다.
 
  〈물론 역사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일본이 아니고 문(文)이고 의도적이다. 다른 한국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문재인도 국내에서 어렵게 되면 일본 문제를 제기한다.〉
 
  문 대통령은 회담 끝머리에 가서 “오는 6월 12일에서 7월 27일 사이에 제3차 미북정상회담을 갖도록 북한에 제의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는 어떤 날도 좋지만 그 전에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잘랐다.
 
 
  아베와 문재인 비교
 
2019년 4월 26일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골프를 치고 셀카를 찍으며 친분을 과시했다. 사진=뉴시스
  그 후 4월 26일 백악관을 방문한 아베 일본 총리에 대한 묘사도 있다. 아베는 문재인과 정반대 관점이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하노이 회담을 깬 것을 좋게 평하고 대북제재는 강화되어야 하며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했다.
 
  5월에 들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아베와 문재인이 잇따라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베가 대북제재의 국제공조를 흔들려고 도발하는 것이라고 경고하자, 트럼프는 미일(美日) 공조를 강조하는 성명을 내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거리 발사체는 미사일로 볼 수 없다고 격하하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다음 날 전화를 걸어왔다. 예상대로 그는 북한의 도발 의미를 축소하면서 김정은의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에 관하여 횡설수설했다고 볼턴은 썼다.
 
  존 볼턴 회고록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비교되는 묘사가 많다.
 
  1.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국가 지도자가 아베라고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등장 이후에는 공동 1위가 되었다는 것이다. 곁에서 지켜본 트럼프의 문재인에 대한 태도나 평가는 좋지 않다.
 
  2. 트럼프는 아베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전 일본 외무장관)가 가미카제 특공대 조종사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아베 신타로는 해군비행학교에서 가미카제 훈련을 받았지만 전투에 투입되기 전에 종전을 맞았다.
 
  3. 볼턴은 문재인과 아베의 대북관(對北觀)이 정반대였다고 썼다. 문재인은 김정은에게 끌려다니면서 미국을 오도(誤導)하려고 했지만, 아베는 북한 정권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에 서서 늘 정확한 정보와 시각을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4. 트럼프는 아베를 만나는 것을 즐거워했고, 문재인을 만나면 짜증을 내거나 졸기도 했다고 한다.
 
  5. 아베는 트럼프를 이용할 줄 아는 지도자로 그려져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나면 반드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해달라는 아베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일본을 방문하면 납치자 가족을 만나주었다. 아베는 트럼프에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을 위협하는 중거리·단거리 미사일과 화학·생물학 무기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입장을 심었으며, 제재로 북한을 압박해야 굽히고 나올 것이란 주장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했다.
 
 
  독재자 앞에 약해지는 트럼프·문재인
 
  6. 작년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을 때 아베는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것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하였다. 트럼프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긴 하지만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는 트럼프를 옆에 세워두고 ‘안보리 위반’임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문재인 정권은 김정은에게 비위를 맞추려는 트럼프와 보조를 같이하면서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탄도미사일이 분명함에도 ‘발사체’니 ‘방사포’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도 미사일 발사를 ‘대포 발사’라고 말하곤 했다는 점이다. 트럼프와 문재인이 독재자 앞에서 약해지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7. 아베와 트럼프의 사이가 좋으니 그 아래 실무자들끼리도 협조가 잘 되었다. 볼턴은 상대역인 일본의 국가안보국장 야지와 긴밀히 협력하였다.
 
  8. 아베는 트럼프를 다룰 줄 아는 사 람으로 비친다. 인간적으로 상호 존중하면서도 국익을 위하여서는 다른 말을 할 줄도 알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일본의 이익을 반영할 줄도 알았다. 그야말로 주체적 외교였다.
 
  9. 볼턴은 한일 간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역사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쪽은 일본이 아니라 문재인이라고 썼다.
 
  10. 문재인은 김정은을 위하여 한미동맹 정신과 국민의 안전을 희생시키는 사람, 그래서 트럼프와 볼턴으로부터 경멸을 받는 사람, 아베는 일본의 이익과 인류보편적 가치를 견지하면서도 트럼프의 존중을 받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다. 볼턴 회고록을 읽으면 한국인의 입장에선 문재인보다 아베가 더 위해주는 사람이란 인상을 받는다.
 
  북한노동당의 일본 내 지부 역할을 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6월 26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하여 “북남(남북) 간의 화해도 방해하는 볼턴과 일본 정부는 한통속임을 재확인했다”고 비방했다. 이는 북한노동당의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 칼럼 ‘메아리’에서 “(회고록을) 읽으면서 새삼스레 느낀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볼턴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파탄시키기 위해 얼마나 비열한 수작을 다 했는가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볼턴을 가리켜 “이번만이 아니라 부시 정권 시기부터 가장 지독하게 놀았다”며 “이른바 ‘제2의 핵 위기’를 창출한 것도, 조선을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맨 앞장에 서서 떠들어댄 것도 이 자”라고 했다.
 
  이어 “다른 하나는 아베 수상의 존재”라며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대결 의식을 고취하며 초강경 자세를 유지할 것을 주장했다”고 주장했다.
 
 
  최대 수혜자는 김정은
 
  존 볼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통하여 북핵회담의 내막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예상했거나 보도해온 맥락과 90% 일치한다. 북핵 문제에 대하여 정확한 시각을 가지고 알렸다는 데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 정권과 언론의 선동 속에서도 문재인 정권과 트럼프의 기만(欺瞞)에 넘어가지 않고 맨정신을 지켜냈다는 게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독후감을 요약한다.
 
  1. 문재인과 트럼프는 북핵폐기라는 사안의 본질보다는 이 협상을 통하여 각자의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데 더 치중하였다.
 
  2. 트럼프의 사익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아 올해 재선되는 것이고, 문재인의 사익은 국민들을 평화 무드에 빠뜨려 선거에 이기는 등 좌파 정권의 강화에 북핵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3. 두 사람의 국익 배신행위로 두 나라 국민들은 더 위험해졌다. 국가·국군·국민의 안전이 희생된 것이다.
 
  4. 김정은은 이 기간에 20개 이상의 핵폭탄을 더 만들고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켜 핵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의 대북제재도 느슨해졌다. 김정은이 3자 중 가장 큰 수혜자이다.
 
  5. 북핵협상의 전(全) 과정은 대(對)국민 및 대언론 사기이고 사진 찍기였다. 좌익식 선전·선동이 외교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사례이다.
 
  6. 김정은은 한 번도 ‘북핵폐기’를 약속한 적이 없다.
 
  7. 김정은이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핵심이 한미동맹 해체인데, 문재인과 트럼프는 이를 ‘북핵폐기’로 설명, 국민들을 속였다.
 
  8. 김정은보다 문재인, 트럼프가 거짓말을 더 많이 했다.
 
  9. 김정은에게 트럼프와의 회담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정의용이라고 한다.
 
  10. 정의용은 2018년 3월 초순 트럼프를 만났을 때 “김정은이 비핵화를 결심하였고 트럼프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했고, 트럼프는 충동적으로 이 제안을 수용하였다. 이게 결정적 실수였다.
 
  11. 정의용은 김정은의 ‘조선반도 비핵화’를 ‘북한 비핵화’로 둔갑시켜 트럼프를 함정에 빠뜨린 것으로 보인다.
 
  12. 문재인은 김정은에게 들었다면서 미국 측에 ‘북핵폐기를 1년 안에 끝내겠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는 미국 및 국제전문가도 입회시키겠다’는 김정은의 언질을 전했는데 허언(虛言)이 되었다. 전문가 검증 없는 풍계리 실험장 폭파는 핵개발 범행 증거인멸용이었다.
 
 
  실무협상 가로막은 트럼프의 자기 과시
 
  13. 2018년 5월 말 볼턴이 트럼프를 설득, 싱가포르 회담을 취소시켰을 때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찬스가 생겼으나 직후 김계관이 발표한 성명에 넘어간 트럼프가 변심, 싱가포르 사기극으로 치닫는다.
 
  14. 트럼프는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온 김영철에게 “나는 한미군사훈련을 싫어한다”는 천기누설을 한다.
 
  15. 트럼프는 오로지 돈을 아끼려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싶은 충동의 소유자, 전형적인 정상배(政商輩)이다.
 
  16.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문 초안은 6월 12일 아침까지도 마련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 내용에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김정은과 악수, 담소하는 쇼에만 집중했다.
 
  17.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은 잘 준비되어 있었고, 트럼프는 공부를 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트럼프를 추어준 뒤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자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즉석에서 중단을 약속했다. 국방 당국자와 사전논의도 하지 않았고, 한국 정부와 상의도 하지 않고 김정은의 숙원사업을 들어준 것이다.
 
  18. 이날 김정은은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청하였더니 그것은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이야기했다”는 비화도 털어놓았다. 이게 사실이라면 문재인은 비겁하다. 한미군사훈련 중단은 한국과 미국이 결정할 문제로서 북한이 개입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항의했어야 한다.
 
  19. 싱가포르 합의문은 북한 정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이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하여 상호 노력해가기로 합의했다는 식이었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해결책에 열려 있는 자세임을 보여주는 듯한 언질을 주기도 하였다.
 
  20. 싱가포르 회담 이후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북핵 문제는 이제 해결되었다고 선전하는 바람에 그 뒤 실무회담은 전혀 진척되지 않았고,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인 핵시설 신고 문제는 건드리지도 못했다. 톱다운 방식의 협상은 해선 안 되는 것이다.
 
 
  트럼프 재선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21. 아베와 문재인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문재인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아베는 한국과 일본인의 수석대변인처럼 행동하였다. 아베는 “북한은 믿을 수 없다, 핵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위협이 되는 단거리도 문제다, 납북자 문제도 거론해야 한다, 화학·생물학 무기도 없애야 한다,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해결책에 말리면 안 된다”고 누누이 트럼프를 설득, 교육시켰다.
 
  22. 하노이 회담은 싱가포르 참패에 대한 볼턴의 복수극이었다. 여러 차례 트럼프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작전을 논의해 회담을 깨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을 했다.
 
  23. 영변 시설 폐쇄라는 하나의 카드만 들고나온 김정은은 트럼프가 제재 해제를 거부하자 당황하여 애처로울 정도로 매달렸다. 김정은으로선 씻을 수 없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24. 하노이 회담 직후 문재인은 정의용을 통하여 볼턴에게 앞뒤 맞지 않는 정신분열적 평가를 전했다.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해결책을 거부한 것은 잘했다. 그러나 영변시설 폐기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
 
  25. 문재인은 3차 미북수뇌회담을 제의하였으나 트럼프는 이를 거절했다. 판문점이나 미국 선박 위에서 회담을 갖고 자신도 동석하자는 것이었다.
 
  26. 판문점에서 트럼프-김정은이 만난 것은 사진 찍기용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문재인을 배제하려 했다. 문재인은 그럼에도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선전했다.
 
  27. 문재인은 실질보다는 형식을 중시한다.
 
  28. 종전선언은 북한도 열심이 아니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의 통일 어젠다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문재인이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종전선언의 가짜 평화 무드를 확산시켜 개헌, 보안법 폐지 등 연방제 통일의 길을 열려는 술책인 것이다.
 
  29. 트럼프는 주한미군 주둔에 돈이 많이 든다면서 연간 주둔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받아내야 하고, 필요하다면 철수 카드를 들이대라고 부추긴다. 그가 재선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0. 볼턴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은 거의 전부가 재선 득실(得失)과 연관되어 있다고 폭로하고 대통령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단정했다. 문재인 또한 대북(對北)정책을 민주당 세력의 장기집권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비핵화 사기극이다. 소극(笑劇), 즉 코미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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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민현    (2020-07-26) 찬성 : 13   반대 : 0
처음부터 문씨와 김정은의 협작에 어벙하고 들떨어진 트럼프가 놀아난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아니다
  김우영    (2020-07-26) 찬성 : 20   반대 : 0
반역자 문 재인. 어리석은 자 트럼프. 대한 민국과 미국을 지킨자 볼턴. 일본을 지킨자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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