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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북한의 700만 예비군 마주한 우리 예비군 300만, “전시(戰時)에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선 예비군, “전쟁 나면 동사무소로 가는지, 소속부대로 가는지조차 모르겠다”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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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예비역 간부, “수십 년 동안 한곳만 지킨 북한 예비군은 바다 위 물길 다 꿰고 있어”
⊙ 동대 예비군 소집 관계자, “전쟁 나면, 총기 받기도 전에 다 죽을 것 같다”
⊙ 병무청 관계자도 예비군 용어 ‘동미참’이 뭔지 몰라 쩔쩔매
⊙ 동원지정, 향방작계, 동미참 등 예비군 8년 차에게도 어려운 예비군 용어
⊙ 젊은 여군은 대부분 퇴역해 예비군 훈련 면제, 막대한 인적자원 낭비
⊙ 예비군 훈련에서 수류탄 처음 본 예비역 해공군 장병 어떻게 던지는지조차 몰라
⊙ 미 예비군, 지역 경찰과 함께 시가지 전투 훈련해 실전감각 키워
⊙ 예비군 훈련 참가해 보니, 육해공 장교와 병사가 뒤섞여 소총 들고 돌격 앞으로!
  “북한의 공격이 시작됐으니, 즉각 전 병력은 공격을 준비하라!” 이런 중요한 지시를 예비역 장군이 내릴 수 있을까. 과거 한미연합훈련에 여러 차례 참가한 예비역 공군 간부들에 따르면, 이렇게 중요한 지시를 연합훈련 중 미국 측 예비역 장성은 여러 번 내렸다고 한다. 이 지시는 한미 연합군에게 전달됐고 즉각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그 예비역 장군을 보좌한 사람은 미 공군의 현역 대령과 역시 현역인 한국 공군 대령 등이었다. 즉 예비군 지휘관의 말을 현역 간부가 듣고 따른 것이다. 예비역 한국 공군 간부들에 따르면, 이는 “미국에선 흔하다”고 했다. 이런 예비군과 현역의 조화가 한국의 예비군에선 가능할까?
 
 
  병무청 관계자도 ‘동미참’이란 용어의 의미를 몰랐다
 
2010년 6월 17일 고양시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채승우
  취재를 통해 만난 다수의 예비군 장병은, ‘한국의 예비군은 유사시 활용도가 떨어지는 병력, 오합지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예비군의 자체 능력 문제라기보단, 우리 군의 예비군 편제와 훈련의 구성 탓이었다. 국방부와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 등에 따르면, 2014년 10월 기준으로 북한 정규군의 총수는 120만명이다. 여기에 북한은 예비군 약 700만명이 있다. 우리의 현역 병력은 약 63만명, 예비군은 300만명이다.
 
  《월간조선》은 우리의 예비군 시스템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예비군 시스템은 예비군들에게조차 어려운 것이었다. 일단 예비군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알아야 하는데 현역 장병은 물론 예비군들조차 예비군 용어를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실제로 국내 주요 검색포털에 예비군을 검색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검색창에 예비군이라는 글자만 쓰면 연관 검색어로 예비군 1년 차, 예비군 2년 차, 예비군 3년 차 등 연차가 따라붙은 검색어가 줄지어 나온다. 관련된 질문과 답변이 수십 개다. 대부분의 예비군은 연차별로 자신이 받아야 할 훈련, 받은 훈련, 빠진 훈련, 벌금 등 각종 사안에 대해 몰랐다.
 
  예비군의 생소한 단어인 동원지정, 동미참, 1차 보충, 향방작계 등의 단어에 대해서도 예비군 대부분이 몰랐다. 특히 4년 차 이하의 예비군들은 이런 단어가 생소해 동사무소(동대)에 전화를 수차례 건다고 했다.
 
  병무청에 문의해 보니 예비군의 용어는 다음과 같이 구분되어 있었다. 문의과정에서 병무청 관계자도 ‘동미참’이란 단어가 무슨 용어의 약자인지 몰라 쩔쩔매기도 했다. 병무청 및 동대 여러 군데에 문의해 보았음에도 예비군 체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계자들조차 일부 상이하게 답하기도 했다. 예비군 체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어처구니없이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가. 동원지정 훈련
 
  동원지정이란 유사시 대응하는 예비군을 특정 부대로 지정한 병력을 뜻한다. 이 동원지정은 매년 12월 중순경 병무청에서 직접 각 예비군에게 통지서를 발송한다. 이 통지서를 보고 다음연도 훈련에서 자신이 지정된 부대로 가서 훈련을 받는다. 예비군에게 있어 이 동원지정 통지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게 병무청 관계자의 말이다. 동원지정자는 반드시 적혀 있는 부대로 가서 훈련을 받아야 하며, 유사시 해당 부대로 집결(응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북한의 도발로 예비군 동원 명령이 하달되면, 이 동원지정자는 동사무소(동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동원지정 통지서에는 유사시 집결해야 하는 시각이나 날짜가 명확히 표기되어 있다. 예를 들어 M(동원령)+1이라면 동원명령 하달 후 1일 이내에 지정된 부대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표기법, ‘M+1’부터가 예비군들을 헷갈리게 한다. 또 이 통지서에 유사시 자신이 집결해야 하는 부대명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예비군은 취재 중 단 1명도 보지 못했다. 연평도 포격 당시 일부 예비군들이 조국을 지키겠다며 소집을 자처했음에도 대부분이 어디로 가야 되는지 몰라 국방부에 직접 전화를 건 사례가 대부분이다.
 
  나. 동미참 훈련
 
  동미참이란 동원 미참가 훈련의 약자다. 즉 앞서 언급한 동원지정이 안 된 병력이 받는 예비군 훈련을 일컫는 말이다. 이 병력들은 가까운 육군부대 혹은 지역 예비군 훈련소에 가서 훈련을 받는 게 보통이다. 동미참 훈련의 경우에는 동원지정과 달리 거의 모든 군과 계급이 한데 모여 훈련을 받는다. 공군의 경우는 동미참이라고 해도 공군부대에 모여 받는 게 일반적이다. 동미참 훈련은 보통 입영교육이 아니라 출퇴근 교육을 받는다. 앞서 동원지정 훈련을 불참한 인원도 동미참 훈련을 받게 된다.
 
  다. 보충 훈련
 
  보충 훈련이란 앞서 언급한 훈련을 불참했을 경우 보완하기 위해 받는 훈련이다. 1차, 2차로 나뉘고, 육해공 군인이 모두 한데 모여 훈련을 받는다. 계급에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도착한 인원 중 분대의 1번이 된 사람이 각 분대의 분대장을 맡으며, 분대는 약 10명씩 배정된다. 즉 일찍 도착한 예비군 중 한 명이 1분대 1번을 받아 분대장이 되고 바로 뒤에 온 2번부터 일반 분대원이 되는 것이다. 1분대 1번으로 온 사람이 육군 예비역 병장이고 2번으로 도착한 사람이 예비역 해군 중위이거나 특전사 하사라고 해도 그냥 분대원일 뿐이라는 말이다. 보충 훈련의 경우도 입영교육이 아니라 출퇴근 교육을 받는다. 2차 보충 훈련까지 특별한 사유(건강문제 등) 없이 무단결석할 경우 벌금이 부과되고,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면 주민등록이 말소될 수도 있다.
 
 
  병무청 내부 관계자, “동원지정은 랜덤이다”
 
2010년 고양시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채승우
  그럼 누구는 동원지정이 되고 누구는 동미참이 되는가? 무슨 기준으로 동원지정이 되는 것일까. 병무청의 한 내부 관계자는 “동원지정은 병무청에서 매달 예비군 병력 자료를 업데이트한 뒤 지정 여부를 정하고 12월 중순 무렵 각 예비군에게 배포해 동원지정 결과를 알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동원지정을 분류하는 방법에 대해선 알 수 없다”며 “그냥 랜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동원지정의 목적은 현역의 부족한 병력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유사시 현역과 함께 전투에 임하게 된다. 예비역 병력 중에서도 현역을 직접적으로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병력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국방부의 예비전력과에서 매달 군별, 계급별, 보직별 인원 등을 파악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이를 기준으로 필요한 병력을 예비군 중에서 동원지정으로 선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얼마나 정밀하게 분석되어 동원지정이 나오는지는 미지수다. 일부 특수 보직이었던 예비역 장병의 말을 들어보면 이 기준이 애매하다고 한다.
 
  한 예비군은 “제가 현역 때 수행했던 보직은 항상 인력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원지정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질문에 답한 이 중에는 자원이 부족한 특수 보직자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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