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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일본의 자위대를 낳아 키워준 부모는 북한!

글 :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goms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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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측 사진). 아키히토(오른쪽) 일왕과 나루히토 왕세자(우측 사진). 사진=조선일보
  일본의 군사전문가 이노우에 가즈히코(井上和彦)는 그의 책 《국방의 진실-강력한 자위대(國防の眞實-こんなに强い自衛隊)》(雙葉社, 2007)에서 “일본 자위대를 낳아 키워준 부모는 북한”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북한이라는 존재는 일본의 방위정책 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패전으로 무장해제를 당한 일본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자위대의 전신(前身)인 경찰예비대를 창설했다. 북한이 남침하지 않았다면 자위대 창설은 엄두를 내기 힘들었다. 북한은 절묘한 타이밍으로 자위대를 ‘지원’하면서 일본의 방위력 증강에 본의 아니게 공헌했다.
 
  1992년 자위대가 처음으로 PKO부대를 캄보디아에 파견할 때다. 1993년 5월, 북한은 노토(能登)반도에 노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캄보디아에 PKO를 파견하면서 제국주의 부활의 전조라고 비난을 받았던 자위대에는 ‘고마운 한 방(ありがたい一發)’이었다.
 
  1998년 8월 북한은 대포동1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해 12월 일본 정부는 안전보장회의에서 ‘탄도 미사일 방위에 관한 미일협동기술연구’를 승인했다. 1999년 3월 북한 공작선이 노토반도에서 발견돼 해상자위대에서 처음으로 해상경비행동을 발령했다. 덕분에 해상자위대는 해상보안청과 공동으로 불심선(不審船·검문에 응하지 않는 선박)에 관한 공동대처 매뉴얼을 만들었다.
 
  해상자위대는 영해 경비용으로 고속미사일정 하야부사형 6척을 단기간에 취역시켰다. 북한 공작선 한 척이 동해의 해상방위력을 일거에 향상시킨 셈이다. 2001년 12월 규슈 남서해상에서 영해 침범을 한 북한 공작선이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교전하다 침몰했다. 해상보안청은 전후 처음으로 외국군과 총격전을 벌였고 이는 헌법 9조에 명시된 교전권 금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사건이었다.
 
 
  2006년 핵실험 계기로 방위성 출범시켜
 
미국과 일본이 일본 규슈에 배치하기로 한 X밴드레이더(AN/TPY-2). 사진=조선일보
  2006년 7월 5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 대포동2호 등을 포함해 미사일 7발을 동해로 잇달아 발사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관방장관이 중심이 된 일본 정부는 즉각 강경제재를 시작했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문 채택을 주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정말 고맙다, 북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노우에 가즈히코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미·일 동맹이 한층 강화됐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헌법 개정 논의가 박차를 가하게 됐다”면서 “지금껏 금기시돼 온 핵무기 보유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아베 총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근거한 경제제재를 단행하는 동시에 헌법에 금지된 집단적 자위권(동맹국이 공격받을 때 자국의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하는 권리) 행사에 착수했다. 미국과 공동개발 중인 미사일 방어 체계(MD) 도입도 서둘렀다.
 
  2006년 6월 일본 의회는 국회에 제출된 방위성 승격 법안을 그해 12월 전격 통과시켰다. 방위성 관계자들은 북한의 핵실험은 일본인의 안전보장 의식과 자위대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핵실험을 계기로 미·일 동맹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발사하기 전부터 이미 주일 미 해군과 해상자위대는 탄도 미사일 추적을 위해 이지스함 2척씩을 주변 해역에 배치했고, 항공자위대의 신호전자측정 항공기 YS-11E와 미 공군의 전자정찰기 RC-135 코브라볼이 감시비행을 했다.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는 자위대와 주일미군 간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서두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은 탄도 미사일 감시 능력이 뛰어난 X밴드레이더를 아오모리(靑森)에 있는 항공자위대 샤리키(車力) 기지에 설치했고,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PAC-3 패트리엇 미사일을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배치했다. 2006년 8월에는 탄도 미사일 요격용 SM-3 미사일을 탑재한 미 해군 이지스함 샤일로호를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배치하는 등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향상시켰다.
 
 
  노동 미사일 발사에 탄도 미사일 파괴명령 내려
 
지난 1월 29일 일본 자위대원들이 도쿄 이치가야 방위성 건물 옆에 놓인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다. 앞서 북한이 2012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일본은 방위성을 비롯해 군시설이 있는 사이타마와 오키나와 등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했었다. 사진=조선일보
  지난 8월 3일 북한이 발사한 노동 미사일이 일본 아키타(秋田)현 오가반도에서 서쪽으로 250km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일본 전역이 노동 미사일 사거리 안에 들어가면서 안보 불안감이 확산되자 미사일 방어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북한의 탄도 미사일에 대해 자위대가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에 대해 상시 요격 가능 태세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제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이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가 징후가 사라지면 해제해 왔다.
 
  명령이 발령된 직후 자위대는 PAC-3 부대를 도쿄(東京) 이치가야(市ヶ谷) 방위성 부지 내에 배치했으며, 동해상에서 경계임무를 수행 중인 이지스함도 1200km 사정거리를 가진 해상배치형 요격 미사일(SM-3)을 탑재한 상태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20의 실전 배치에 맞서 노스롭그루먼의 최신예 조기경보기 E-2D 2호기를 조기에 발주하는 등 방공망 확충 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방송은 8월 10일 “방위성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검토예산을 세우면서 사드를 구입할 것인지, SM-3 해상용 미사일을 지상용으로 확보할지를 놓고 저울질을 했었다. 그런데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라는 호재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당초 5년 중기방위계획이 끝나는 2018년 이후에나 사드를 들여올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도입 시기를 2018년 이전으로 앞당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드 배치를 고대하며 눈치를 살피던 일본 정부는 한·미 양국이 지난 7월 8일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기다렸다는 듯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드 도입하면 본토 요격률 100% 육박
 
  일본에는 교토(京都) 부근 교탄고시(京丹後市)의 교가미사키 항공자위대 기지와 아오모리현의 샤리키 기지에 사드에 이용되는 ‘X밴드레이더(TPY-2 레이더)’가 있다. 요격용이 아니라 최대 탐지거리가 2000km인 조기 경보용이다. 2014년 일본이 X밴드레이더를 배치하려 하자 중국은 크게 반발했고 일본은 이를 일축해 버렸다.
 
  일본은 PAC-3 미사일 요격에 앞서 해상의 이지스함에 배치된 SM-3 미사일로 고공에서 1차 요격을 한 뒤 실패하면 지상에서 PAC-3 미사일로 요격하는 2단계 요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PAC-3의 최대 요격 고도는 20km에 불과하지만, SM-3의 최대 요격 고도는 250km에 달한다. 사드의 최대 요격 고도는 150km다.
 
  박휘락(朴輝洛)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사드를 도입하면 1단계로 해상에서 SM-3 미사일로 요격하고 2단계부터는 지상에서 사드(2단계), PAC-3 미사일(3단계)로 요격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일본 본토의 요격률은 거의 100%에 육박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일본은 사드라는 3단계 미사일 방어망을 독자적으로 갖출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일본은 자위대가 직접 사드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현재 사드 레이더 기지를 두 곳 운용하고 있다. 전방모드라서 탐지거리가 1100km 이상이고 한국과 북한 전역을 커버한다. 위쪽 아오모리현 쓰가루시 샤리키 기지(2006년 배치)는 하와이 방향 미사일, 아래 교토 교탄고시 교가미사키 기지(2014년 운영)는 괌 방향 미사일을 탐지한다. 일본은 최소한 1개포대의 사드 미사일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박휘락 교수는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면서 북한 탄도 미사일에 대해 수도권과 서해안 지역이 취약지역으로 남게 됐다”며 “수도권은 사드보다는 요격고도 50~100km의 하층·중층방어용 요격 미사일인 L-SAM으로 대응해야 하고, 서해안 지역은 사드 포대를 이른 시일 내 도입해 해결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했다.
 
  8월 8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00년 만에 첫 생전 퇴위 의사를 발표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헌법개정을 통해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가려는 아베 정부에 대해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로 일왕의 발언에 의미를 부여했다.
 
  1192년 가마쿠라 막부가 세워진 이래 일본은 줄곧 무사의 우두머리, 즉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이 통치해 왔고, 1868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명목상 모든 국사를 천황의 이름으로 치렀으나 실권은 조슈, 사쓰마 등 번벌(藩閥)에 있었다.
 
  전통적으로 황실은 막부와 생리가 맞지 않았다. 아베는 조슈번의 계승자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대승으로 헌법 개정의 8부 능선을 넘은 아베 총리에게 아키히토 일왕은 마지막 장애물이다. 1933년 출생한 아키히토 일왕은 1949년 가쿠슈인(學習院) 고등과에 입학한 후 미국인 아동문학가 엘리자베스 바이닝(Elizabeth Vining) 부인을 가정교사로 맞아 미국식 민주주의를 교육받은 인물이다.
 
  노태우(盧泰愚)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나 자신은 간무(桓武·737~806) 천황의 어머니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일본서기(日本書紀)》에 나와 있는 사실에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연호 헤이세이(平成-평화가 이뤄지라)처럼, 아베 내각이 북한이란 X맨을 이용해 동북아의 불안을 조장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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